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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3/13 20:58:50
Name santacroce
Link #1 http://santa_croce.blog.me/220639899232
Subject [일반] 누가 미국의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가? 2

앞글에 이어진 글입니다. 


마무리를 대신하여: 정글과 온실의 공존이 가능할까?

 

몇 가지 정보를 가지고 어설프게 써 본 글이기에 빈틈이 많을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정리를 해보면 미국은 아직 자체적 인재 양성으로만 이노베이션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으며 외국의 인재들을 계속적으로 영입해야 혁신이 지속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외부 인재 유입은 역으로 인력 송출국의 인재난을 부추길 텐데 여기에는 경제적으로 못 사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서유럽 및 노르딕 국가들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유럽이든 아시아든 인재를 확보하려는 전쟁은 더 커질 것 같지만 미국이 아직 승리하고 있는 이유는 정글과 같은 열대우림기후의 풍성한 생태계가 훨씬 유리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정글 보다 위험이 통제된 온실을 훨씬 더 선호하겠지만 현실은 온실을 유지할 에너지를 정글에 의존하는 형국 같기도 합니다.  

물론 온실 국가나 정글 국가나 모두 그 고유의 문제에서 자유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각각의 내재된 갈등은 더 커져 갈 것 같습니다. 

 

* OECD 국가들의 소득 불평등 GINI 계수와 90분위/10분위 배율 비교 

 

정글 국가인 미국은 높은 소득 불평등을 어떻게 계속 끌고 갈 수 있을지에 대해 지금까지의 막대한 생산력 증대에 기반한 저소득 보조금 지급이외의 해결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기존 방식으로는 경제적 격차 확대와 혁신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감내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미국인들은 실제의 소득 불평등 정도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또는 낙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2014년 FT가 보도한 미국인들의 소득 불평등 인식 정도를 보면 아래 그림의 왼쪽처럼 중산층이 두터운 형태로 미국 사회를 그리고 있지만 실제 불평등 정도는 빈곤층이 매우 많고 부자들과 중산층의 격차도 큰 편입니다. 

이런 현실 인식의 부조화는 미국의 기성 정치가들에게는 큰 부담을 덜어 주었는데 최근의 정치 흐름을 보면 그 프리미엄은 급격히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 소득 분포에 대한 미국 사람들의 인식(좌)과 실제 분포(우)

 

한편 유럽 사람들은 아래 프랑스 사람들처럼 실제 소득 불평등보다도 사회가 더 불평등하다는 인식을 하는 편입니다. 미국에 비해 월등히 좋은(?) 사회안전망을 가지고 있지만 이런저런 문제로 내부적 갈등은 점점 커져가고 있는 형국에서 아무리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불평등에 민감한 시민의 시선을 뒤로하고 미국처럼 아시아 인재들에게 막대한 부의 가능성을 미끼로 이들을 불러 모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유럽의 높은 복지혜택을 바라보고 몰려드는 사람들 중 절대다수는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난민들입니다. 혁신을 추구하는 상당수 인재들에게는 유럽의 공공의료혜택 보다도 또는 100배나 비싼 약값을 부담하더라도 그 이상의 부를 얻을 수 있는 미국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 소득 분포에 대한 프랑스 사람들의 인식(좌)과 실제 분포(우)

 

실제로 스웨덴의 취업허가는 EU와 노르딕 국가 중에서 의외로 매우 관대한 편으로 3천 명의 인도와 중국 등 IT 인력을 불러 모으고 있지만 그 두 배에 이르는 취업허가는 딸기 채취를 하기 위한 태국 노동자들로 채우고 있습니다. 

사회적 동질성이 통합과 발전의 밑거름이었던 유럽 국가들이 미국과 같이 막대한 부를 미끼로 아시아의 특출난 인재들을 불러 모으기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 스웨덴의 2012년 취업허가 직군별 분포

 

* 스웨덴의 2012년 취업허가 국가별 분포

 

 

흔히 미국의 정글 경제를 비판하면서 승자독식을 주요 근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 주장은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의 1%가 가져가는 세전 소득의 비중이 30년간 2배 이상 증가한 사실을 보면 더욱 그럴 듯합니다.  

그런데 만약 그 1% 부의 쏠림이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들의 연봉이 마이너리그 선수들에 비해 더 빠르게 증가하며 발생한 것이며 더욱이 30년간 메이저리그의 선수들은 계속 바뀌었으며 경기력이 향상되었다면 이를 30년간 같은 선수들이 교체 없이 주전으로 뛰면서 미국에 비해 덜 받는 스웨덴 야구리그(상상의 비교지만)에 비해 열등하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야구에 열광하는 관중들이 있는 한 메이저리그에서는 월등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쿠바 출신 신인에게 더 고액의 연봉을 약속하게 될 것 같습니다. 

 

* 각국의 상위 1% 소득 비중 비교

 

혁신과 사회적 평등은 본질적으로 양립이 불가능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하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상 두서 없이 길게 쓴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각종 참조 문헌은 블로그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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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이리
16/03/13 21:30
수정 아이콘
이러니 저러니 해도 자체 시장규모가 혁신의 가장 중요한 토대입니다.
16/03/13 21:5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16/03/14 05:00
수정 아이콘
미국인들이 자국의 불평등에 대해서 얼마나 낙관적이었는 지를 보여주는 짧은 동영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PKKQnijnsM

만든 사람이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구별하지 못하고 있고, 소득 불평등과 자산 불평등을 대충 퉁치는 등 뭔가 문제가 좀 있긴 한데, 그런 거 다 감안하고 보아도 아주 인상적이죠.
santacroce
16/03/14 09:15
수정 아이콘
흥미있는 자료 감사합니다. 다만 말씀하신 것 처럼 소득 불평등이 아닌 자산 불평등으로 문제를 접근하면 역설적이게도 스웨덴과 미국은 그렇게 큰 차이가 없게 됩니다.
16/03/14 05:5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6/03/14 14:45
수정 아이콘
흥미로운 글이네요
님의 글 전부 잘 읽고있습니다^^
이시하라사토미
16/03/31 16:30
수정 아이콘
와 잘봤습니다.

왜 이제서야 보게 되었을까요.

바닷가 주변에 많은 소득이 몰린다고 하는데...
그럼 디트로이트나 시카고 같은 내륙 도시들은 성장이 멈춰 버린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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