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에 '육룡이 나르샤'가 완결된 줄로 착각하고 드라마를 시청해버린 마음속의빛입니다.
드라마 내용이나 설정에 대한 미리니름(내용누설-수위는 조절하고 있습니다.)이 포함된 글임을
고려해서 글을 읽어주시면 감사합니다.
육룡이 나르샤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프리퀄(과거편)이며,
'용의 눈물', '정도전' 같은 여말선초 때를 배경으로한 사극에
무협지에서나 나올법한 다양한 무사들이 등장하는 퓨전사극입니다.
극 초반부터 여러 인물들을 통해 작품 내 최강자 설정을 갖고 있는 정체불명의 인물 '척사광'에 대한
개인적인 흥미로 이 인물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다가 혹시나 저처럼 이런 필담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을까싶어
가볍게 글을 적어봅니다. (편의상 가벼운 문체로 글을 쓰겠습니다. )
'천하제일검' 척사광.
고려의 소드마스터 척준경의 후예로 극중 실전된 최강의 검술 '곡산 검법'을 복원해내었다는
작가 공인 '육룡이 나르샤' 최강의 무사이자, 뿌리깊은나무에 등장하는
'개파이(카르페이 테무칸 - 대적불가, 대륙제일검)'와 호각의 실력을 지닌 먼치킨 캐릭터.
일단 캐릭터 설정부터 남다르다.
드라마 초반부터 최강자의 이미지가 그려졌지만, 정작 당사자는 50부작 드라마에서 절반을 넘긴 29화 정도에 등장.
무공 서열을 비교평가하여 서열 정리하는 재미가 있을 정도로 저마다 남다른 실력과 개성을 지닌 무사들이 활약하는
이 무협지 같은 세계관 속에서 무사들은 약자와의 싸움을 시시하게 생각하고, 강자와의 싸움에 희열을 느끼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척사광의 존재는 그렇지 않다는 부분에 그를 주목하게 만든다.
무휼, 이방지, 길태미, 길선미 등등 내로라하는 고수들과 비교하면, 척사광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설정 몇 가지가 떠오른다.
'검 -> 대결(싸움) -> 살인' 이라는 단순한 전제를 기본으로 살인이 싫기 때문에 싸움을 기피하고자 검을 잡지 않는다.
살인이 싫어 싸움을 기피하는 부분을 보면 '바람의 검심'의 역날검 켄신을 떠올리게 만든다.
1. 얼핏보면 여자로 착각할 정도로 사내답지 않은 곱상한 외모와 체격을 지녔으나, (히로인 카오루와 비슷한 체격)
2. 죽이지만 않으면 된다는 자기만의 철학으로 악인에게는 팔다리가 부러지는 고통을 선물해주는 불살의 검객.
3. 대략 10대 중반 정도의 나이에 '비천어검류'라는 신비한 검술을 체득하였고, 그 때가 전성기였다.
4. 나이가 30대이지만, 10대 소녀들과 나이대가 비슷해보일 정도의 동안을 지닌 자이다.
그리고 '곡산검법'을 사용하며, 평소 하는 일(직업)을 생각해보면 여러모로 만화 '킹덤'의 '강외'를 떠오르게 만든다.
5. 치우라는 신비의 일족. (소문에 비해 실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곡산 척씨 일족도 유사하다.)
6. 춤을 통해 신을 강림시켜 싸울 수 있다.
7. 강외가 전력을 다하고자 마음 먹을 때 최소 1분 동안은 그녀를 대적할 자가 없다.
8. 다만 위의 항목을 역으로 설명하자면, 단기 결전에서 승부가 나지 않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강외가 위험해 처할 수 있다.
9. 보통 뛰어난 무사들은 강인한 의지(승부에 대한 집착 또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집념 -누군가를 보호-
또는 살고자하는 본능, 미치거나 흑화되거나 각성을 하는 등)가 강해질수록 전투력이 급상승하는데 반해,
강외는 오히려 모든 의식을 내려놓고 온전히 신에게 모든 걸 맡겨버리면(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면) 최강의 전투력을 지니게 된다.
척사광은 무협지에서는 흔히 보기 어려운 독특한 설정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뭐, 요즘 판타지 만화나 게임을 생각해보면, 요즘에는 흔해빠지고 넘칠 정도로 진부한 설정일 수도 있다.
(오른손에 흑염룡을 풀면 약자였던 자도 일순간 최강자가 되거나, - PGR유머글에 자주 나오는 단골소재
초사이어인 3이 되면 체력의 소모가 매우 크지만, 일시적으로 마인부우와 대등하거나 우위에 설 수 있거나,- 드래곤볼
용투기를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모든 면에서 굉장한 전투력을 갖게 된다거나, - 타이의 대모험
기어 세컨드를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모든 기술이 한 단계 진화된다거나....... - 원피스)
단, 이 설정들은 어느 정도 상대와 합을 맞추다가 몸이 좀 풀렸을 때 또는 위기에 처했을 때에 진가를 드러내는 클리셰를 지니고 있다.
한 때 대중적인 RPG 게임의 대명사였던, 월드오브워크레프트 같은 게임과 비교해보면,
전사 캐릭터는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매우 한정적인 상태에서 싸우게 되지만,
공격과 방어로 상대와 합을 맞추면서 '분노' 라는 자원을 얻고, 소모함으로써 강력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작중에 등장하는 일정 수준 이상의 고수들은 이와 유사한 개념을 지니고있는지
서로 합을 겨루다가 때가 되면 각자 지닌 절기를 사용할 수 있을 즈음 서로 눈치를 보며 승부를 망설인다.
(승부를 보려고하면 둘 중 한 명 또는 둘 모두 죽을 수 있으니까)
그런데, 척사광은 이와 반대되는 개념을 지닌 것 같다.
원래 하수들을 상대로는 합을 맞춰볼 필요도 없어 일방적인 제압이 가능하지만,
작중 내로라하는 고수들을 상대로도 그는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면 합을 맞추는 것이 아닌 일방적인 공세를 유지한다.
드라마는 '실전 경험이 없다', '체력이 약하다' 와 같은 말로써 척사광의 약점을 표현하고 있지만,
보면 볼수록 그는 킹덤에 등장하는 '강외'를 닮았다는 게 필자의 느낌이다.
작가의 생각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척사광이라는 인물은 굉장히 많은 핸디캡(체격, 근력 등 신체조건 포함)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런 건 전혀 문제가 안 되는 캐릭터일 것이다.
(그가 심어놓은 나뭇가지는 이것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한다. 개파이와는 전혀 다르지만, 다르지 않는 듯한 느낌)
육룡이 나르샤의 무휼, 이방지는 만화 킹덤으로 따지자면, '무신'과 같은 존재들이다.
그들은 영화 '전사 하이랜더'처럼 강자와 싸울수록, 적을 죽일수록 강해지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뿌리깊은나무의 개파이는 그 정점에 도달해있는 인물로, 킹덤에 나오는 무신 '방난'을 떠올리게 만든다.
척사광은 치우 강외와 닮아있고,
개파이는 무신 방난과 닮아있다.
비록 가상의 캐릭터들이고, 서로 싸울 일이 없지만, 작가가 선덕여왕, 뿌리깊은나무, 육룡이 나르샤 세계관을 하나로 연결시키고 있기
때문에 싸우면 누가 이길지 상상해보는 재미가 쏠쏠하지 않을까 싶다.
(둘이 싸운다는면, 그 전투 구도는 만화 킹덤에서 강외와 방난이 싸우는 것과 유사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
육룡이 나르샤는 이제 완결까지 4화를 남긴 예정이고, 굵직한 역사적 사실을 표현하는데도 분량이 부족하지 않을까
살짝 걱정되는 상황이다. 현재 나의 관심은 오직 남은 4화동안 척사광이 또 등장할 수 있을지 여부에 집중되어 있고,
이 선량하고 불쌍한 캐릭터를 무휼이나 이방지(높은 확률로 무휼)의 먹잇감으로 삼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