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사건부터 시위 상황까지 가슴아프고 답답한 상황이 많이 발생한 하루네요.
그래서 가벼운 글을 지금시점에 써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 잠시 하긴 했는데
자유게시판에서도 파리테러와 민중총궐기 관련글이 많으니 쉬어가는셈 치고 적어봅니다.
영화감상이 뭐가 극한취미냐고 하시겠지만, 그리고 당연히 극한취미가 아니지만
약 48시간동안은 저에게 극한취미가 됐었습니다.
한동안 꼭 봐야할 영화들이 많지않다가 갑자기 막 몰려왔는데 이런저런 여건상 미뤄둔 것도 있고
새로 개봉한 영화들도 있던 한 주였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시간을 배분해서 보고싶은것들을 다 볼까
고민하던 상황에서 급 미국출장이 결정됐습니다;; 내일 오후 출발이네요.
출장기간은 2주라 길진 않지만 보고싶은 영화들이 대형 블록버스터들이 아니거나, 특별전이거나,
혹은 블록버스터인데 평이 생각보다 좋지않아서 커다란 상영관에서 2주안에 내려올 것 같거나 해서
과감하게 금요일 하루 전체를 비웠습니다;;;
그렇게 목요일저녁 한 편 - 금요일
[네 편] - 토요일인 오늘 아침 한 편 해서 총 여섯편을 관람했습니다.
목요일 영화가 저녁 7시반에 시작이었고 오늘 오전 영화가 1시에 끝났으니 40시간동안 여섯편을 봤네요.
영화를 본 순서는
늑대아이 - 나이트 오브 컵스 - 스파이 브릿지 - 더 랍스터 - 썸머워즈 - 스펙터
였습니다.
1. 늑대아이늑대아이는 사실 이미 몇차례 봤었습니다. 2012년 제 베스트3 안에 드는 작품이기도 했고,
제 개인적인 애니메이션 감독 넘버1 자리가 신카이 마코토에서 호소다 마모루로 바뀐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에서도 월E...를 넘어서진 못하고 동급은 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개봉한지 3년이 지난 영화이기도 하고 하니 작품 자체에 대한 말은 딱히 필요없을 것 같고...
극장에서 보면 더 좋습니다. 기회가 많이 없습니다. 이 기회에 그냥 보세요 크크
http://www.cgv.co.kr/arthouse/event-view.aspx?idx=13485
(서울에서는 다음주 화요일(17일, CGV 압구정), 금요일,그 다음 월요일, 수요일(20일, 23일, 25일, 이상 CGV 명동 씨네라이브러리)에 상영이 잡혀있습니다. 그 다음주는 부산(CGV 서면)에서도 합니다.)
사실 극장에서 다시 보고싶긴 한데 이런저런 상황때문에 포기할까 하다가 마침 시네마톡이 있고 감독님이 직접
참여하신다해서 이 기회 아니면 언제 극장에서 다시 보고 또 감독님을 보겠냐 싶어서 갔는데 시네마톡도 나름
괜찮았고 싸인받을 시간도 따로 챙겨줘서 들고간 블루레이에 싸인도 받아서 이득이었습니다 크크
2. 나이트 오브 컵스
테렌스 말릭 감독의 작품이고 크리스찬 베일 주연의 영화입니다.
사실 테렌스 말릭 감독 작품은 "트리 오브 라이프" 밖에는 못봤었는데 전 솔직히 그 영화 보고 딱히 좋다는 느낌은 못받았었어요.
다만 화면 하나는 확실히 좋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전작에 비해서 평도 좀 떨어지긴 했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남자배우와 여자배우인 크리스찬 베일과 케이트 블란쳇이 나온다니 안 볼 수가 없었습니다.
나탈리 포트만도 좋아하고요.
결론을 말하자면,,, 색감이 아주 좋은 추상화를 본 느낌이랄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더라고요 크크
나중에 사람들이 리뷰해놓은걸 보니 '아 그런거구나...' 싶긴 했지만 볼 땐 그냥 멍하게 봤습니다.
3. 스파이 브릿지
스티븐 스필버그는 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제 기대보다도 훨씬 더 좋았습니다.
3일간 본 여섯편 중에서, 아니 최근 몇달간 본 영화들 중에서 전체적인 완성도 측면에서 제일 좋았어요.
영화 자체도 좋고 톰행크스 연기도 마음에 들었고 보면서 영화의 상황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할 수 있고
여러보로 좋았습니다. 그냥 가볍게 즐길만한 영화를 찾는 상황만 아니라면야 무조건 권하고싶은 영화입니다.
4. 더 랍스터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작품은 처음 접했습니다. 이 영화 뭐낙 골때리면서 상당히 괜찮은 영화입니다.
극장에서 예고편으로 처음 알게된 영화였고 보고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예고 보면서 사실 '블랙 코미디' 쪽인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더군요. 물론 중간중간 블랙 코미디가 나오긴 합니다;;
콜린 패럴의 연기도 좋고 레아 세이두의 모습도 인상적이고 무엇보다도 내용 자체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5. 썸머 워즈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개봉 한참 뒤에야 DVD로 그저 재밌게 봤었고 늑대아이에 와서야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팬이 되다보니
썸머워즈는 못봤었습니다. 블루레이가 있으면서도요;;; 그래서 이번 특별전 때 썸머워즈만큼은 꼭 봐야겠다 싶었습니다.
(거기에 극장에서 못 본 시간을 달리는 소녀도 보고싶었는데 그건 아예 볼 수 없는 상황이 됐지요 크크)
그리고 출장이 결정되기전에 이미 잡혀있던 관람일정이기도 하고요.
재밌게는 봤습니다만 다른 두 작품에 비해서는 덜 좋았습니다. 물론 시달소와 늑대아이에 비해서라는 말이지 충분히 좋았습니다.
다만 판타지성이 훨씬 강해서 모두에게 추천할 수는 없을 것 같은 작품이라고나 할까요;; 그... 조금 과하다는 느낌은 들었거든요.
6. 스펙터
이게 평만 좋았어도 미국 다녀와서 봐도 되는데 평이 상당히 안좋아서 아이맥스나 스타리움관에서는 다녀오면 안할 것 같더라고요;;
어제 네 편을 보고나니 너무 피곤했지만 억지로 갔습니다 크크
안좋은 평들이 기대감을 낮춰줘서 그런것인지 몰라도 전 상당히 재밌게 봤습니다. 뭐 많은 분들이 아쉬워 하는 부분들은
저 역시 공감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봤어요. '이 장면은 없었어야 하는데' 라거나 '이 장면은 좀 무리수인데...'
하는 장면들이 확실히 존재하긴 했지만요;
그런데 이 작품의 완성도라던가 비평이라던가 흥행과는 별개로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은 여기서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작품으로 카지노 로얄에서 새롭게 시작된 007의 모습은 완결이 된 느낌이거든요.
이렇게 여섯편을 단기간에 몰아봤는데 나름 만족스럽게 봐서 괜히 고생했다는 생각은 안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시는 이런짓은 하지말자는 생각은 들더군요 크크
사실 원래 오늘(토요일) 오후에 상영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신작 "괴물의 아이" 까지 예매를 하긴 했었는데
그거까지 보면 진짜 쓰러질것 같아서 일찌감치 포기를 했었습니다. 괴물의 아이야 정식 개봉일이 25일이니
미국다녀와서 보면 되거든요.
아무튼 (아마도?) 다시는 안 할 스파르타식 영화관람기였습니다.
영화관람 자체로 힘들었던건 "왕의 귀환" 개봉 전에 "반지원정대"와 "두 개의 탑" 확장판 연속상영 때
30분간격으로 두 편 연속으로 봤을 때 이후 처음이었네요. 마지막이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