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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7/20 21:33:06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역사] 서세동점의 서막, 1509년 디우 해전

디우 해전은 1509년 2월 3일 디우 근처 아라비아 해에서 포르투갈이 단독으로 구자라트, 맘루크 이집트, 캘리컷의 연합함대를 격파한 해전입니다. 그 연합함대가 바로 얼마 전에 동로마를 멸망시킨 오스만 제국과 당대 최고 무역국가였던 베니스의 지원까지 받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한편으로는 베니스의 영악함이 인상적입니다. 기독교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자국이 누리고 있었던 향신료 무역 독점을 포르투갈이 깨트리려고 하니까 이슬람국가이며 유럽인들의 공적인 오스만 제국과 연합하니...

포르투갈의 승리는 이 지역에 결정적인 영향을 남겼습니다. 맘루크 이집트와 아랍인들은 인도양에서 후퇴할 수밖에 없었고 인도양의 제해권은 결국 포르투갈이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베니스의 향신료 무역 독점은 깨지게 되었고, 유럽에 대량으로 향신료가 공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압도적 위세를 자랑하게 된 포르투갈은 이 승리를 바탕으로 고아, 실론, 말라카, 호르무즈 등을 신속히 차지하였고 동방의 향신료 무역루트를 장악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다시 유럽인들로 하여금 인도에 더욱 적극적으로 진출해도 괜찮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였습니다.   

사건의 배경


16세기 동서무역 루트

1498년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은 1492년)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양에 도착한 이래 포르투갈은 캘리컷 왕국과 줄곧 적대관계에 있었습니다. 캘리컷은 동서무역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었는데, 캘리컷(그리고 구자라트)은 중국의 비단과 인도네시아의 향신료를 오스만 제국과 아랍으로 재수출하는 가교였기 때문입니다(그리고 오스만과 이집트는 이를 다시 베니스에게 재수출하고 베니스는 이를 다시 유럽에 재수출했었죠)

하지만 포르투갈이 원했던 것은 중개인을 거치지 않는 직거래였기 때문에 캘리컷과의 충돌은 불가피했습니다.

이에 따라 포르투갈의 국왕 마누엘 1세는 포르투갈의 이익을 수호하라고 프란시시코 데 알메이다를 부왕의 자격으로 21척의 군함과 함께 파견했습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캘리컷과 구자라트는 서로 동맹을 체결하고 이집트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파죽지세처럼 진격했습니다. 눈깜짝할 사이에 홍해에 위치한 소코트라를 점령하였고 또 홍해의 입구에 위치한 호르무즈를 점령했던 것입니다. 인도로부터 들어오는 상품은 모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해기 때문에 호르무즈를 점령한 포르투갈은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이에 불만을 느낀 것은 인도양의 토호국들이나 아랍인들만은 아니었습니다. 

베니스의 부추김과 이집트의 전쟁 결심

유럽에 시세 이하로 향신료를 판매하는 포르투갈을 괘씸하게 생각한 베니스는 포르투갈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이집트에 사절을 파견합니다. 베니스는 먼저 포르투갈과의 가격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도록 이집트와 관세 인하를 협상했고(베니스는 향신료를 이집트와의 무역을 통해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아가 포르투갈에 대한 공격까지 건의하게 됩니다. 마침 이 때 캘리컷 또한 이집트에 구원을 요청하는 사절을 파견했었기 때문에 이집트로서는속 앞마당에서 성가시게 구는 포르투갈을 몰아내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해전의 경험이 많지 않았던 이집트는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였고 이에 같은 이슬람 국가인 오스만 제국에게도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오스만 제국은 그 요청을 흔쾌히 수락하고 그리스인 기술자들과 터키인 의용군를 편성하여 파견했습니다. 베니스 공화국도 기술자들을 파견하여 알렉산드리아에서 배를 해체하고 홍해에서 다시 조립하는 등의 기술지원을 했습니다. 

전투

이렇게 많은 지원을 받은 이집트는 홍해를 건너 포르투갈을 기습하고, 처음에는 크게 성공했습니다. 포르투갈 부왕 알메이다의 아들이 이끌던 포르투갈 함대는 완전히 포위당했고, 소수만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왕의 아들 로렌소는 죽임당했습니다. 

이에 격분한 부왕 알메이다는 바로 복수전을 이끌고자 했지만 포르투갈 국왕은 부왕 알메이다를 알퐁소 알부케르케 경으로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을 잃은 부왕은 이성을 거의 잃은 상태였고, 국왕의 명으로 임무교대를 하러 온 알퐁소를 오히려 투옥시키고 (...) 자신이 직접 아들의 복수를 위한 반격을 준비합니다 (완전 상남자.............)

 알메이다 부왕

이에 포르투갈군은 18척의 군함과 1500명의 병사, 그리고 동맹국 코친왕국의 400명과 함께 대대적인 반격을 개시합니다. 다음과 같은 선전포고와 함께 말이죠


http://snulife.com/modules/editor/styles/default/img/bg_qmark.gif); background-attachment: initial; background-size: initial; background-origin: initial; background-clip: initial; background-position: 0% 0%; background-repeat: no-repeat;">
나, 부왕은 디우의 통수권자인 당신에게 고한다. 나는 나의 기사들과 함께 당신의 도시로 향하고 있다. 당신네 사람들은 나의 동포들과 싸웠으며 나의 아들이라고 불린 사내를 죽였다. 나는 하늘에 계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들, 또는 그들을 도운 이들에게 반드시 복수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찾지 못한다면 당신의 도시를 차지할 것이다.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 나는 당신에게 분명히 말한다. 내가 지금 당신이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길 바란다"




그러나 이집트, 캘리컷, 구자라트의 연합군은 100척의 군함을 보유한 대군이었습니다. 승패는 전투가 벌어지기도 전에 이미 결정난 것처럼 보였으며, 이집트나 구자라트도 당연히 승리를 예감했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이 연합함대를 전멸시켰습니다. 

서세동점의 서막

디우 해전은 서구의 기술이 동양을 압도한 첫 사례였습니다. 

이집트 연합함대는 지중해용 갤리선 위주였고, 포르투갈의 군함은 최신식 캐락이었던 것입니다. 대포의 사정거리, 군함의 크기 등에서 연합함대의 배는 전혀 적수가 되지 못했으며, 포르투갈의 군함에 전혀 타격을 주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전투로 포르투갈은 디우를 차지했고 그 후 인도의 많은 해안도시들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해상 교통의 요지 말라카까지 말이죠.

이 전투 이후 위기를 느낀 오스만 제국은 이후 100년 동안 수차례 포르투갈을 인도양에서 몰아내고자 전투를 벌였지만, 해상에서는 모두 패했고, 그 이후 오스만 제국은 인도양에서 영향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됩니다.  

소수의 유럽 정예 함대가 절대다수의 외국 연합함대를 격파한 사례로, 이는 유럽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등이 모두 대항해시대에 참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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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ordfish-72만세
15/07/20 21:40
수정 아이콘
그런데 그 포르투갈이 오만에게 패배하죠. 이 때 뺏긴 식민지가 동아프리카 잔지바르. 즉 퀸의 프래디 머큐리가 태어난 곳이자 탄자니아의 시작인
곳이죠.
또한 향신료 무역 역시 포르투갈이 스페인에 합병된 이후 사실상 인도네시아 각 번국을 통합하고 영국까지 격파한 네델란드의 손에 넘어가게 되구요.
사실상 생산과 무역을 통합 시킨 최초의 유럽국가는 이 때문에 포르투갈이 아닌 네덜란드죠.
휀 라디엔트
15/07/20 22:09
수정 아이콘
이건...대...대항해시대다!!
Shandris
15/07/20 22:47
수정 아이콘
덕분에 500여년 후 동양의 한 온라인게임 유저들은 포르투갈 영지가 된 고어에서 자스민을 열심히 나르며 재미를 보았지만...
몽키매직
15/07/20 22:50
수정 아이콘
하지만 돈되는 향신료 산지는 죄다 네덜란드가 차지...
swordfish-72만세
15/07/20 23:06
수정 아이콘
영국은 패했지만 대신 뉴욕과 물물교환...
구밀복검
15/07/20 23:19
수정 아이콘
저땐 대항해시대 수에즈 운하 패치가 없어서 희망봉까지 돌아가야 했다고 하죠..
아모르
15/07/20 23:47
수정 아이콘
벨벳온의 성지중 한곳인 디우군요 크크
아케르나르
15/07/21 07:11
수정 아이콘
여기가 대항온 유저들이 리플을 단다는 그 곳입니까?

향신료, 귀금속, 노동력.... 자원에 대한 욕심이 전쟁과 소위 진출이라고 말하는 정복으로 이어지는 건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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