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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28 02:14:09
Name 잉여잉여열매
Subject [일반]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무기
가입하고 인사글 올린 뒤로는 처음으로 이렇게 글을 남겨보네요
(눈팅하면 간혹 댓글을 달았습니다 ^^;;;)

아마도 이 글을 누르신 분들은 굉장한 전쟁무기에 대한 글인가 싶어서 들어오신분들이 반이상이실것 같은데...

사실은 그냥 제 속풀이나 할려고 글을 적게 됐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대나무숲 같은거라고 해두죠)

저는 이제 곧 대학졸업을 앞두고 있는 시점입니다. 취업준비를 위해 눈코뜰새 없이 준비해도 부족할 이 시간에

최근 저는 가장 친한친구들에게 상처를 받아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은 졸업작품을 하느라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좋은 물놀이 한번 못가본게 처음일정도로

너무 바쁜 스케쥴을 소화했습니다. 저희 학교는 졸업작품을 할 때 3인 1조를 이루어 작업을 진행합니다.

사실 이 3인은 가장 죽이 잘맞고 맘이 잘맞는 친구들로 이루어지죠. 물론 저도 그랬습니다. 참 좋은 친구들이었습니다.

1학년때 새터에서 친해진 이후 줄곧 붙어다니면서 성공해서 3명의 공동회사까지 만들자는 치기어린 꿈까지 가지고 있었죠.

하지만 졸업작품을 하면서 저희의 우정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땐 왜 몰랐을까 싶네요)

저는 욕심이 많아서 남들에게 지는 걸 굉장히 싫어했고 같이 팀을 이룬 친구들도 물론 승부욕들이 대단한 녀석들이었죠.

졸업작품을 처음 시작할때는 모두들 밤새가며 열심히 작업하는 아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약속시간을 어기고 회의를 할 때도

비협조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절대 그들을 비난하지 않았습니다. 여자친구가 저에게 묻더군요,

"다른 선배들은 그렇게 하지도 않고 시간도 맨날 어기는데 너는 왜 바보처럼 항상 먼저 일어나고 준비하고 늦게까지하냐."

이 말을 들을 때도 웃으면서 넘겼습니다. "어제 늦게 들어가서 피곤해서 그렇겠지^^ 나는 괜찮다."

물론 속으로는 저도 불만이 있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절대 누군가 그들의 잘못을 예기해도 절대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죠.

그게 그들에게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우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모든 작업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기 할쯤

3자의 친구로부터 참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진짜 재밌어서 그런게 아니라 어이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먼저, 이 친구 둘은 제가 없는 곳에서 저를 엄청 깠다(?)더군요. 물론 둘이서 그런 얘기를 했다면 절대 원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없는 자리에서 항상 저의 얘기가 오고가고

그 자리에는 항상 다른 친구들도 끼어있었다는 것에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배신감이 딱 맞는 표현이겠군요.

아무리 그래도 내부적인 얘기를 그렇게 대내외에서 말하고 다녔다는게 저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더욱더 충격적이었던 그 다음의 얘기였습니다.

"자기들은 이렇게 열심히 할 생각 없는데 니는 열심히 하니깐 참 안할수도 없고 할수도 없고 그랬다 카더라"

네, 그들은 제가 열심히 했다는거에 불만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유인 즉슨, 졸업작품을 진행하는 동안 취업한 선배들이

그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졸업작품 열심히 안해도 된다. 공모전 열심히 안해도 된다. 어차피 회사에서 보지도 않는다. 니들 할꺼해라."

는 통화를 했다더군요. 그 뒤로 부터 아마 그 친구들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제일 속상했던건 그런얘기를 왜 같은 팀원에게 하지 않았냐는 것입니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1등 한번해보자고 다짐하고 공모전에서 큰 상한번 받아보자고 시작은 해놓고

이제와서 선배들이 그런 얘기를 했다고 나는 내 스펙이나 준비하러 갈련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니 참.... 한숨만 나오더군요.

애초에 같이 하자고 말이라도 하지말지....



물론 그 친구들은 제가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조차 모릅니다.

웃으면서 저를 대하는게 참 어색해보이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저도 얘기하지 않을 겁니다. 같은 사람이 되긴 싫거든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게 사람이라는 걸 뒤늦게 라도 조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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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28 02:27
수정 아이콘
아, 멘붕 올만한데요... 기껏 열심히 준비했더니 고맙다는 이야기는 못할망정..
힘내세요. 지금 열심히 하신만큼 사회 나가시면 그 차이가 날겁니다. 마인드 차이가 있는데요!
절름발이이리
12/10/28 02:32
수정 아이콘
화가 날 만 하네요. 하지만 가급적 당사자들과 털어놓고 얘기하시길 권합니다. 그들이 잘못을 했다곤 하나 수습 못할 수준의 잘못이라곤 생각 안되고, 이 정도로 친구를 잃는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잉여잉여열매
12/10/28 02:44
수정 아이콘
네 언젠가 좋은 안주거리가 될 정도가 되면 얘기하려구요
시간이 지나 상처가 좀 아물면 꺼내겠습니다^^
최종병기그녀
12/10/28 02:38
수정 아이콘
정말 학생들은 어리석게도 선배들의 말 한마디에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죠
무슨 회사는 어떤 스펙이 필요하다 그거나 그 정도 안되면 내지 마라 등등 많죠
근데 막상 합격하는 주변 사람들보면 그것과는 많이 다른 스펙으로도 많이 붙더라구요

친구들이 말도 없이 그렇게 행동햇다는 것에 충분히 기분 나쁘실만도 해요
그리고 그런 말이 있죠 졸업작품이나 그런건 진짜 마음 맞는 애들 아니면 모르는 사람들끼리 하는게 낮다
정말 졸작하다 싸우는 친구들도 많이 봤었죠
마음의 상처를 입으셧겟지만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해야되겟죠
같은 사람안되기로 하신거만 봐도 좋으신 분이라는 걸 알것 같아요 남은 졸업작품 잘하시고 힘내세요
잉여잉여열매
12/10/28 02:48
수정 아이콘
졸작은 잘 어찌어찌 잘 마무리됐습니다^^ 네 룸메도 절대 친구랑 하지 말라는 말도 있죠
어머니가 항상 남얘기하면 결국 남도 니 얘기를 한다고 말씀해주신게 이렇게 도움이 되긴 하군요
이런경험도 있을수 있구나 하겠습니다
12/10/28 02:48
수정 아이콘
그런데 대게 졸업작품은 형식적인경우가 많고 보통 그 사실을 알고 있지 않나요? (글쓴분처럼 뭔가 해보겠다하면 달라지겠지만요)
꼭 선배가 한마디 했다고 해서 마음을 바꿨다기보다는 막상 열심히하려고 보니까 보통 일이 아니라 본인들도 감당하기가 어려운 차에 그런식의 말을 들으니 생각을 바꿨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친한친구 생각을하니 이제와서 갑자기 말을 바꾸기도 참 어렵고 말이죠.
그 뒤에서 깠다는 것도 막 님을 비난하고 욕하는게 아니라 자기들 나름대로는 앞에서 얘기하기는 미안하고 답답하니까 그렇게라도 푼 걸 수도 있고요.
뭐 이러나저러나 처음엔 하자고 해놓고 저런식으로 삐뚤어진 태도를 보이고 뒤에서 얘기하는건 잘못은 잘못인데 그래도 의사소통을 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네요. 저 같으면 별 인연 없는 사람이라면 그냥 손해좀 말 것 같은데 많이 친했던 사람이라면 말이라도 한번 해볼 것 같습니다. 이전에도 큰 실망감을 안겨준 친구들이 아니라면요.
잉여잉여열매
12/10/28 02:55
수정 아이콘
대게의 졸작 진행은 그러긴 한데 저희는 사실 공모전에 큰 목표를 뒀거든요 지난해에 같은 공모전에 입선의 쓴맛을 보고
올해는 꼭 높은 상받자고 다짐하고 시작했습니다 졸작은 공모전과 같은 사이트로 같이 진행했구요 (결론은 공모전에 더 비중을 뒀다는 말이에요)

님의 댓글을 보니 그럴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조금 시간이 지나 가라앉으면 꼭 얘기하려고 합니다 . 직접 듣고 싶기도 하구요 조언 감사합니다 ^^
무검칠자
12/10/28 02:58
수정 아이콘
제가 당사자가 아니라서 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물론 님이 태도나 방향은 맞는 것 같은데요. 반대 입장도 한번쯤 생각을 해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어느 조직이든 사람마다 바라는 기대치가 조금씩 다릅니다. 어쩌면 친구분들은 그 작품에 대해 님 만큼의 열정이 애초부터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열정이 없다"라는게 참 웃긴게...말로 표현하기가 참 거시기 하거든요. "나는 너만큼의 열정이 없다."라는 것을 표현하면 마치 내가 무기력하고, 무책임하고, 한심하게 여겨지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그걸 표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또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을 해보면 그게 그렇게 까지 큰 잘못은 아닐 수있거든요...

아 좀 횡설수설하는 거 같은데...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요지는 공동체 리더쉽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비전 공유"입니다.

님께서 졸업작품에 대해 어느어느 정도의 수준을 원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면 그것을 구성원들에게 충분히 공유를 해야 공동체가 잘 굴러간다는 말씀입니다. 공유를 하고, 납득을 못시키면 충분히 납득을 시켜야지요..

많은 회사에서는 그 납득을 돈과, 권력과 시간으로 눌러버리지만, 님은 친구관계잖아요. 결국 설득과 충분한 대화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님께서는 "뭐 이런거 가지고 구질구질하게 설득하고 매달려야하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게 님과 같이 열정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여겨질 지 모르지만, 또 그만큼 열정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힘들 수 있거든요..

음....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주세요. ^^ 다른 사람들이 못따라오면 조금은 기다려주고, 속도도 늦춰주고 하는 넓은 마음이 있다면 지금 가지고 있는 열정에 덧붙여져 정말 훌륭한 인재가 되실 거라 믿습니다.

화이팅 하세요.
잉여잉여열매
12/10/28 09:22
수정 아이콘
네 어쩌면 너무 친했기 때문에 서로가 말을 안한거일수도 있을것 같아요
일등해보자는 마음은 맞았지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방향도 없이 열정으로만 진행했던게 실수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위에 일이있었다고 비난할 생각은 없어요 그냥 제가 받은 상처기 커서 풀어놓고 싶었거든요
시간이 지나 조금 아물면 웃으면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
ace_creat
12/10/28 09:06
수정 아이콘
흠, 서로가 깊은 대화를 나눌 여유가없었던갓같네요 오해들이 쌓이고쌓여서 그런식으로 터져버린것같아요 [m]
잉여잉여열매
12/10/28 09:24
수정 아이콘
같이 대화를 하지 않은게 제일 큰잘못인것 같애요
3자를 통해서 들은것도 어떤식으로든 이야기가 와전됐을수도 있는데
처음 들었을 때는 그게 꾀 충격이었거든요 '나는 불만있어도 남들에게 얘기하지 않았는데 저 친구들은 어떻게 얘기할수있지?'
약간 이런 서운한 감정들이 컸던 것 같습니다. 조금 괜찮아질때가 되면 얘기해볼려구요^^
Lv.7 벌레
12/10/28 10:49
수정 아이콘
속이 많이 상하셨겠습니다. 사실상 3명 그룹에서 혼자만 따돌려진 것인데 말이죠. 올해가 넘어가기 전에 어떠한 행동 때문에 어떤 생각이 들었었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라고 솔직하게 대화해 보세요. 잘 풀릴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계속 나오는 단어의 맞춤법이 틀리니까, 글을 읽기가 불편했습니다.
"예기" -> "얘기". 이야기를 줄여 쓰는 것이기 때문입다.
"어의" -> "어이". 어의는 임금님 전담의사를 뜻합니다.

제가 맞춤법 지적했다고 부디 노여워하진 말아주세요. 글을 잘 쓰시는데, 사소한 맞춤법 틀리는 것 때문에 글의 인상이 확 안 좋아지는 것이 안타까워서 지적한 것입니다. [m]
리니시아
12/10/28 16:12
수정 아이콘
아 많이 열받으시겠네요
저 같으면 당장이라도 소리지르면서 난리를 쳤을것 같습니다..
뭐라고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그래도 졸업작품에 정말 열정을 쏟으신만큼 어떤 결과가 나오시던 혼자서만 성취감을 만끽하셨으면 좋겠네요
정말 친한분들이라고 여기셨을텐데 참 마음이 아프시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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