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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7/27 05:12:56
Name 솔로처
Subject [일반]  [펌글] 노르웨이 총리의 연설문


국왕 폐하, 에스킬 페데르센 노동당 청년조직 대표님, 그리고 여러분.

우토야 섬과 수도 오슬로에서, 노르웨이가 2차대전 이후 최악의 참사를 맞은지 이틀이 되어 갑니다. 마치 영원한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지난 시간 동안 우리의 밤낮은 충격과 절망, 분노와 통곡으로 채워졌습니다.

오늘은 추도하는 날입니다.
오늘 우리는 잠시 스스로를 멈추고 죽은 이들을 기억하며 더 이상 우리 곁에 있지 않은 이들을 추모할 것입니다.

9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노르웨이 경찰은 25일 희생자 수를 76명으로 수정했다 : 편집자] 몇몇 사람들은 여전히 실종 상태입니다.

이들의 죽음 하나하나는 모두 비극입니다. 이들이 모여 국가적인 비극이 됐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이번 비극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중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알고 있습니다. 간접적으로 아는 이들은 더 많을 것입니다. 저도 몇몇을 알고 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모니카입니다. 그는 [노동당 청년조직 건물이 있는] 우토야 섬에서 20년 정도 일했습니다. 우리 중 많은 이에게, 우토야 섬은 곧 그를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죽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젊은이들의 안전을 보장해 주고 보살핌을 주다가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의 딸 빅토리아와 헬렌, 남편 존은 오늘 드람멘 교회에 있습니다. 이는 매우 불공평한 일입니다. 저는 당신들이 알기를 바랍니다. 우리들이 당신들과 함께 울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또다른 이는 토어 아이클란드입니다. 그는 호르달란주(州)의 노동당 청년조직의 지도자였고 가장 주목받는 젊은 정치인 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그가 지난 노동당 전국대회에서 유럽연합(EU)의 우편시장 완전개방안에 대한 감동적인 반대연설로 박수갈채를 받고 논쟁에서 승리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지금 그는 죽었습니다. 영원히 떠났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들이 우리가 잃은 이들 중의 두 명입니다.

우리는 우토야 섬과 정부청사 건물에서 더 많은 이들을 잃었습니다. 우리는 곧 그들의 이름을 알게 될 것이고 사진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악행의 공포스러운 전모가 드러날 것입니다.

이는 새로운 시련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이를 이겨내야 합니다. 이 비극의 한가운데에서, 저는 위기의 상황에서도 고개를 떨구고 의기소침해하지 않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저는 제가 만난 사람들의 존엄함과 동정심, 결의에 감명받았습니다.
                                                        
                                                              
▲ 스톨텐베르크 총리가 25일 오슬로 시청 앞에 모인 시민들에게 연설하던 도중 장미꽃 한 송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우리는 작은 나라이지만 자랑스러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충격받은 상태지만 우리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테러에 대한 우리의 보복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많은 개방성, 그리고 더 많은 인간애입니다.

원주민성이 절대 아닙니다. 노동당 청년캠프에 참석했던 한 소녀가 미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 이를 가장 잘 보여줍니다.  그는 "만약 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증오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랑은 얼마나 클지 상상해 보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저와 모든 노르웨이 국민들이 깊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전 세계가 여러분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프레데릭 라인펠트 스웨덴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많은 세계 정상들이 전해 온 위로의 뜻을 그대로 전달합니다.

이것이 여러분의 상실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했던 사람들을 다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인생이 가장 어두운 고비를 맞을 때 도움과 위안을 필요로 합니다.

지금 여러분의 삶은 가장 어두운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할 것임을 여러분은 알기 바랍니다.




여러모로 생각할 부분이 많은 것 같아 퍼와봅니다.

정말 명 연설문이네요. 최악의 참사를 겪은 뒤에도 노르웨이가 내놓은 대답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사랑'이군요.
성숙한 노르웨이에게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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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11/07/27 05:15
수정 아이콘
이건진짜...대처가 말이 안나올정도로..대단하다고 밖에 말 못하겠네요..
11/07/27 05:16
수정 아이콘
"테러에 대한 우리의 보복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많은 개방성, 그리고 더 많은 인간애입니다. "
라는 구문은 정말 명문이네요...
Lonelyjuni
11/07/27 05:18
수정 아이콘
노르웨이 국민으로서 자부심이 느껴질것 같네요. 멋있는 나라네요.
11/07/27 05:21
수정 아이콘
한국의 네이트 댓글에선 마치 자국인의 살인이 아니라면 용납된다는 베스트 글도 보이고
살인은 용납 안 된다 하더라도 대부분이 이민자 정책에 대한 거부감과 그에 대한 동조의 글이 대부분인데,
정작 저 끔찍한 일을 당한 국가에선 그 시선을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많은 개방성. 그리고 인간애에 대해 말하네요.

저게 노르웨이의 대다수 국민들의 뜻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저런 정부를 가진 국민들이 전 너무나 부럽습니다..
레지엔
11/07/27 05:28
수정 아이콘
한국이었다면 '대응이 미온하다' '정부는 테러를 용납하고 있다' '싸구려 감상주의다'라고 비판받았겠군요. 국민을 부러워야 할지 정부를 부러워야 할지 애매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1/07/27 06:20
수정 아이콘
연설 내용은 실로 훌륭하군요.
하늘하늘
11/07/27 06:32
수정 아이콘
'만약 한 사람이 그렇게 많은 증오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랑은 얼마나 클지 상상해 보세요'

...
603DragoN2
11/07/27 08:23
수정 아이콘
노르웨이어 배우고 싶습니다.
11/07/27 08:38
수정 아이콘
이런게 국격이죠.
몽키.D.루피
11/07/27 08:52
수정 아이콘
진짜 엄청 나네요..
11/07/27 09:41
수정 아이콘
사람의 마음을 다독거려주는 명연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담고 있는 뜻도 그렇지만, 문장 하나하나 진정성이 느껴지네요.
11/07/27 09:49
수정 아이콘
이런게 국격이죠. (2)
11/07/27 09:54
수정 아이콘
이런게 국격이죠. (3)
11/07/27 10:14
수정 아이콘
이 링크가 몇 분을 소환하게할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웨스트윙 시즌4에서의 연설이 생각나 링크 첨부합니다.
상황도 좀 얼추 비슷한 편인거 같구요..

저런 지도자가 실제로 우리에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볼때마다 하게 만드는 연설입니다.
근데 노르웨이는 정말로 그런 지도자가 있었군요.

http://youtu.be/XQWxgnFc1fk
11/07/27 10:23
수정 아이콘
테러에 대한 우리의 보복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많은 개방성, 그리고 더 많은 인간애입니다.

이 부분이 정말로 와닿네요.
11/07/27 10:30
수정 아이콘
역시 국가는 그 국민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지게 되는것인지..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같은 상황에서 최고 통수권자가 저런 연설을 했을 때 어떤 반응이 돌아올 지 생각하면 씁쓸하군요.
11/07/27 11:16
수정 아이콘
아마 20년쯤 지나면 정치교과서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그러기를 바라구요 [m]
Mr.쿠우의 절규
11/07/27 12:25
수정 아이콘
이런게 국격이죠. (4)
지도자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민주주의의 특성상 국민들의 모습을 대변한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르웨이 국민들 전체가 저렇게 여기고 있는 거겠죠.
잠시나마 "꼴랑 21년? 왜 안죽이고 냅두나?"라고 생각했던 제가 부끄럽네요.
고구마줄기무��
11/07/27 12:28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도 강력범죄가 일어날때마다 범죄발생원인이나 배경에 대한 진지한 분석과 해결의지없이
사회불안강조-->강력한 처벌 및 형법강화 식의 포퓰리즘적 범죄정책에서 벗어났으면 좋겠군요.
사실 이정도까지 바라는건 너무 크고 북한드립만 좀 자제해줘도 감사할듯합니다.
영원한초보
11/07/27 13:00
수정 아이콘
좋은 연설문에 댓글은 우리나라 국민 비하군요.
자신이 그런 국민이 아니면 되는거고 내 주변에 올바른 사람들이 있으면 다행인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내 주변 사람이 바뀌도록 노력하면 되겠죠.
11/07/27 14:19
수정 아이콘
멋진 연설이네요. 감동 받고 갑니다.
투투원
11/07/27 14:56
수정 아이콘
영어 자막이 잘 못 된건가요?
nativity = 원주민성
naivity는 naivety의 오타이며 순진함이라는 뜻을 가지는데 타 영문 사이트에는 연설문 영어번역에서 naivety를 쓰네요 .
http://www.regjeringen.no/en/dep/smk/Whats-new/Speeches-and-articles/statsministeren/statsminister_jens_stoltenberg/2011/address-by-prime-minister-in-oslo-cathed.html?id=651789 <---여기서 영어 번역 공인 버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씨밀레
11/07/27 15:05
수정 아이콘
근데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시민의식이라는건 경제가 좋아지고 사회 문화가 발전하면서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성숙해 진다고요.
우리의 아버지 세대인 기성세대보다.. 우리가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 좀 더 나은 시민의식을 가지게 되겠지요.
언젠가 우리의 아이들이 기성세대가 되면 분명 훨씬 높은 수준의 시민의식을 가지게 될거라고 봅니다.
노르웨이도 많은 시련을 거쳐 저런 사회의식을 이끌어냈을 것이고요.
그러니 저 연설문을 보고 우리나라 국민을 비하할 필욘 없다고 보여지네요.
11/07/27 15:36
수정 아이콘
국민의 수준에 맞게 지도자를 얻는다...라고 하던데..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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