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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4/23 16:33:18
Name 라울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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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프리메라 리가] 펩, 준비 되었는가?




[사진 : 무리뉴 형, 살살해...]

2010년 11월, 누 캄프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처참하게 무너진 그 날, 무리뉴는 ‘패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담담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레알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한 어떠한 플랜 B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무리뉴의 이 같은 발언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하얀 사자 군단은 계속해서 연이은 승리를 기록하였으며 그 어느 때보다 환상적인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주포’ 곤살로 이과인이 갑작스런 장기 부상으로 쓰러졌으며, 대체자 카림 벤제마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에게 또다른 플랜 B를 준비할 어떠한 이유도, 자원상의 여유도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누 캄프 원정에서 기존 경기에서 ‘하던대로’ 경기를 하다, 다른팀이 ‘지던대로’ 지고야 마는 그림이 연출되었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기존의 레알 마드리드에 대한 철저한 해법이 있었다. 리오넬 메시를 최전방에서 다소 쳐진 위치에 배치하여 알론소와 케디라만 존재했던 레알의 중원을 철저히 공략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은 미드필드 한가운데 위치한 메시를 지나치게 의식한 탓에 메시를 중심으로 포백이 동그랗게 쏠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순간적으로 비어있던 레알의 측면엔 비야와 페드로가 빠르게 파고들었다. 당시에 터진 골들이 중원에서 측면으로 한번에 찔러주는 대각 패스들에 의한 골들이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바르셀로나만을 상대할 플랜 B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주제 무리뉴는 바로 31R 빌바오 전에서 새로운 전술을 도입한다. 바로 페페를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디 마리아를 왼쪽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것이다. 시즌 내내 중앙 공격수와 오른쪽 윙포워드로 배치되었던 페페와 디 마리아의 위치변경은 날카로운 역습 3방으로 빌바오를 3-0으로 무너뜨리며 성공으로 끝이 난다.

페페와 디 마리아의 공통된 특징은 광범위한 활동량과 빠른 기동력을 들 수 있다. 실제로 수비시에 페페는 라울 알비올과 카르발료 사이에 위치하였고, 디 마리아는 마르셀로보다 더 후방에 위치하여 순식간에 수비수의 숫자를 늘렸다. 동시에 역습상황에선 두 선수 모두 최전방까지 적극적으로 공격가담을 시도하여 위협적인 장면들을 연출했다. 만약 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 페페의 헤딩슛이 들어갔더라면 경기양상은 더욱더 레알에게 유리한 쪽으로 변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두 선수의 대활약은 그 동안 바르셀로나와 상대하는 팀들의 고민과도 같았던 메시와 알베스를 무력화 시키는데 성공하였다. 근 3년 동안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어떠한 팀도 제시하지 못했던 해법을 무리뉴가 인테르-레알 마드리드 두 클럽을 이끌고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엘클라시코의 마지막 대미라고 할 수 있는 챔피언스 리그 홈 앤드 어웨이 대전이 남았다. 여기서 두 팀은 또 한 번의 진검승부를 펼칠 것이다. 바르셀로나에 대한 해법을 찾은 레알 마드리드는 또다시 같은 패턴으로 도전해 올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된다면 레알 마드리드도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바르셀로나 또한 설욕을 절대 장담할 수는 없다.

바르셀로나에게 챔피언스 리그 타이틀이 없다면 클럽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라는 평가도 다소 주춤할 것이 분명하다. 또한 레알에게 결승 티켓을 내주기라도 한다면, 1년 내내 더 우세했다는 평가 또한 역전되게 된다. 따라서 바르셀로나에겐 이번 챔피언스 리그가 지난 패배를 설욕함과 동시에 매우 클럽의 명예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볼 수 있다.

자, 펩 이제 너의 차례야 라고 말하는 듯한 무리뉴의 전술에 과르디올라는 어떠한 해법을 제시할 것인가. 얇은 선수층으로 인하여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또다시 무리뉴에게 무릎을 꿇을 것인가? 두 클럽의 명예로운 전쟁 뒤에 펼쳐지는 세계 최고의 두 감독의 지략싸움도 굉장히 기대가 되는 관전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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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거북
11/04/23 16:40
수정 아이콘
진짜 리그와 국왕컵에서 주고 받은 모양새가 되어서 챔스가 너무 기대되네요. +_+
11/04/23 16:43
수정 아이콘
레알 팬이지만 현실적으로 베스트 11 최강은 바르샤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변수는 역시 부상과 바르샤의 얇은 스쿼드.
이니에스타 징계가 취소되었다고 들었는데 그건 좀 아쉽네요.
한국에선 보통 반 바르샤 정서가 강한데 얄미운 짓도 많이하고 솔직히 너무 잘하니까...;

아무튼 결론은 레알 승.
11/04/23 16:44
수정 아이콘
아 추가로 디마리아는 수비가담이 참 좋은거 같더군요. 페널 유도 장인이기도 하고.
잘 안되는 날은 무리한 돌파가 문제가 되지만 아무튼 참 좋은 영입인듯.
그리고 벤총무도 화이팅
아 하나 더 추가하자면 펩이 다른 팀으로 갈꺼 같긴 한데, 결과가 참 궁금하네요.
펩을 까는 사람들 말대로 선수빨이 될지, 아니면 바르샤 축구를 완성한 천재적 감독이 될지.
Jeremy Toulalan
11/04/23 17:02
수정 아이콘
정말 무리뉴 대단한 감독 같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현재 바르샤에 대항할만한 적수는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리그에서의 무승부로 우승은 물건너갔지만 코파델레이에서의 1승은 의미가 아주 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전반에 1골만 들어갔다면 후반 경기 양상도 완전히 달라졌을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챔스 4강이 더욱 기대됩니다
이때까진 아무리 엘클라시코라고 해도 바르사의 압승이 예상됐는데 1승을 한 이 시점에서는 레알의 대반격이 있을 것 같네요
리그를 내줬어도 챔스와 코파를 가져간다면 분명히 성공한 첫시즌이라 할 수 있구요
우유친구제티
11/04/23 17:44
수정 아이콘
무리뉴야말로 바르셀로나 역대 최강의 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11/04/23 17:45
수정 아이콘
무리뉴 정말 대단한 감독입니다;; 감독첫시즌인데...챔스4강에 국왕컵우승이라니...그것도 바르셀로나를 잡고서 첫시즌부터 이런모습을 보여주는데 다음시즌은 얼마나 더 대단할지 기대됩니다.
11/04/23 17:48
수정 아이콘
레알의 전통에 따라 공격축구하라고 외부에서 압력을 주지 않는한
무리뉴가 자신이 원하는 전술을 쓰면 바르샤에게 이긴다는 보장은 없어도 질 것 같지는 않네요.
남은 2경기 모두 레알이 승리하길 바랍니다.
몽키.D.루피
11/04/23 18:22
수정 아이콘
http://sports.media.daum.net/worldsoccer/news/breaking/view.html?cateid=100032&newsid=20110421090031217&p=goalcom

골닷컴의 이 기사를 보면 무간지가 괜히 간지남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중략
먼저 디 스테파뇨는 "바르사가 사자 같았고, 레알이 쥐 같았다"며 무리뉴의 소극적인 수비 전술을 꼬집었고, 과거 레알을 두 차례 지도했던 존 토삭도 "대체 언제부터 레알이 홈에서 수비적으로 경기했나? 팬들도 이를 원치 않는다"며 공격 축구를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과거 레알의 수석 코치직을 수행했던 앙헬 카파마저도 "마치 승리를 포기하고 대패만은 면해보자는 식 같았다. 무리뉴는 전술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그는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단지 대패가 두려울 뿐이다"며 무리뉴를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변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리뉴는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레알의 전술은 감독인 내가 정한다"고 주장했고, 실제 경기에서도 페페와 사비 알론소, 그리고 사미 케디라로 구성된 3명의 수비형 미드필드 라인을 구축해 선수비 후역습으로 바르사전에 나섰다.
..후략

"레알의 전술은 감독인 내가 정한다" 후덜덜;;; 무리뉴한테 바라는 폭풍간지가 바로 이런 거 였죠.
11/04/23 18:36
수정 아이콘
올시즌 3번의 경기에서 전술적으로 사실상 1:2로 무리뉴가 앞섰다고 보는데, 펩은 과연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2차전 페페 수미 -> 3차전 페페 중미로 공격 으로 안티바르셀로나 전략은 점점 더 발전하고 있습니다.

코파델레이에서 바르셀로나가 후반 중반~연장 사이에 분명히 변화가 필요했음에도 펩은 별다른 카드를 꺼내지 않았고 그대로 팀은 패배했는데, 이럴 때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전문가들 이야기로 보아서는 쉽지 않아 보이네요. 드록바 같은 센터포워드형 선수가 스쿼드에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전술적으로 변화의 가능성이 있었을텐데요. [m]
왕은아발론섬에..
11/04/23 19:02
수정 아이콘
스포츠 감독 중에서 가장 멋있는 것 같아요.
전술, 리더쉽, 인터뷰 스킬. 뭐하나 빠지는게 없네요.

가장 기억에 남는게 첼시에서 인테르로 이적할때 드록바였나? 아무튼 첼시 선수 한명 끌어안고 눈물을 훔치던 모습이...
선수를 비즈니스로 대하는게 아니라 가족처럼 대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써니티파니
11/04/23 19:15
수정 아이콘
정말이지 만화같은 커리어와 명성을 가지고 있는 무링요에요.
적장이지만 팬입니다. 존경스럽다는 말은 이럴때 쓰는 거겠죠.
한 리그에서 잘하는것도 쉽지않다던데 3개국... 아니죠 4개국인가요? 를 휩쓸고 다니니 정말 대단한 감독입니다.
Langrriser
11/04/23 21:29
수정 아이콘
현존 최고의 감독이 퍼거슨 영감님이라면, 지금 당장 '감독의 능력'만 봐서 퍼거슨과 맞붙을 사람 꼽으라면 저는 당장 떠오르는 건 무간지밖에 없네요 -_-;;; 퍼거슨 떠나고 맨유를 감당하라면(후임으로써) 이 사람 밖에 없을것 같기도 하고...;;
무리수마자용
11/04/23 21:33
수정 아이콘
무링요는 약간 나폴레옹같은 느낌입니다. [m]
11/04/23 21:44
수정 아이콘
입 때문에 많이 까이지만

이기면 언플 심리전의 달인 무간지

지면 입축구 오랄싸커

결론은 이기면 됩니다.
Geradeaus
11/04/23 21:59
수정 아이콘
무리뉴는 정말 '다음엔 어떻게 할까?'를 기대하게 만드는 사람이에요. 약간 과장하자면, 가슴 설레게 한다고 해야 하나. 지금까지의 행보도 전설적이지만, 그것이 현재진행형이라는게 더욱 놀라워요. 퍼거슨의 경력은 넘사벽이지만, 무리뉴는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을 해왔고, (현재까지는) 단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기에 어떤의미에서는 더 대단하죠. 옮겨다니는 모든 팀의 선수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것을 보면, 타고난 리더쉽과 카리스마가 워낙 빼어난 듯 합니다. 전 레알 팬은 아니지만, 무리뉴가 계속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날고기던 딩크옹도 주춤하는 걸 보면, 무리뉴도 수 년 내, 빠르면 올해안에 침몰할 수도 있겠지만요.)
11/04/24 13:37
수정 아이콘
다른거보다 올시즌 무간지는 리옹은 꺾고 올라간 것만으로도 성공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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