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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07/21 22:42:30 |
Name |
하심군 |
Subject |
김준영. 범자의 반란. |
솔직히 말하겠다. 나는 스타를 잘 하지도 못하고(당연한 소리지만 어떤게임인지는 안다) 요즘의 전략추세가 무엇인지 또 요즘 잘하는 선수가 어떤선수인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최연성선수의 묵직한 물량에 열광하고 마재윤선수의 대체 왜 이기는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이겨있는(...) 플레이에 감탄하며 최근에는 김택용선수의 저그잡는 프로토스 플레이에 반해 있는, 다시말해 겉으로 드러나는 플레이 모습에 선수를 기억하는 편이다.
그런면에 있어 나에게 김준영 선수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선수였다.
저그 선수중에선 딱히 폭발적인 컨트롤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완벽한 운영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며 후반물량이 특출나다고 하지만 조용호선수만큼 눈에 띄지는 않았다.
어쩌면 내가 이 선수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 까닭일 수도 있다. 실제 나는 온게임넷에서도 듀얼토너먼트나 프로리그를 열심히 볼정도로 열광적인 팬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결승에서 2:3으로 변형태 선수를 누르는 그의 모습을 보며 내 기억속에 한 사람이 떠올랐다.
WWE에서 레슬러치곤 작은 키에 단단해보이지만 그리 크지 않은 근육을 가진 빳빳한 털이 참 서민스러워 보였던 레슬러 크리스 벤와.
그 역시 언더테이커나 트리플 H처럼 무거운 기술을 자유자재로 선보이지 않았고 크리스 제리코나 에지처럼 잘생기지도 않았다. 어떻게 보자면 그도 상당히 애매한 위치에 서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그는 특유의 근성으로 상대방에게 슈플렉스를 먹이고 정말 제정신이 아니다 싶을정도로 링 구석에 올라가 점프 박치기(...)를 하는등의 플레이로 관중들을 사로잡았고,
결국 그는 레슬매니아에서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게 된다. 기억이 오래되어서 상대가 기억나지도 않지만 2가지 분명한 사실은
하나는 트리플H나 그 정도되는 헤비급 탑 레슬러였고
두번째는 그에게 압도적으로 밀리면서도 근성에 근성을 더해 결국 그에게 폴을 빼앗은 것이다.
그가 챔피언을 꺾고 꽃가루가 쏟아지는 속에서 챔피언 벨트를 쥐고있을때 그는 감격에 젖어 울고 있었다. 그동안의 설움과 수모.. 자신의 수많은 단점을 모두 부숴내고 결국 정상에 도달한 사람만이 낼 수 있는 눈물. 결코 천재가 낼수가 없는 눈물.
그 눈물을 오늘 그에게서 본 것 같다.
앞으로 그가 얼마나 더 큰 활약을 할지는 알 수가 없다. 또다른 재능있는자가 혹은 근성있는자가 그것도 아니라면 신에게서 선택받은자가 다시 새로운 정상의 자리에 오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준영와 변형태 선수가 벌인 오늘의 한판승부는 스타리그의 한차원 다른 명승부로 기록에 남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미 객관적으로 2:0 징크스도 깨졌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오늘 김준영선수의 우승을 축하드리고 오늘의 승부에서 없어서는 안될 최고의 맞수 변형태선수에게 분발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다음에는 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도록.
P.S) 근데 이번 결승 재미없겠다고 하신분 누구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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