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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2/21 23:18:20
Name happyend
Subject 호밀밭의 파수꾼
변형태 선수가 생애 첫 3위에 올랐습니다.
댓글놀이에서 나오는 소위 '순위꿘'테란이 된 것입니다.

변형태선수에게 찾아온 영광은 그다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가 꽤 오래토록 본선진출을 해왔고 엔투스의 간판테란이기 때문일 것입니다.강한테란의 자격요건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변형태선수에게선 매우 낯설고 쓸쓸한 느낌이 들곤 했습니다.극강의 테란전에 비해 보잘것없는 저그전....미칠듯한 격정을 쏟아내는 공격지향적인 성향...
그가 지는 게임을 볼 때도 언제나 정말 멋있게 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는 언제나 자신을 불태웠습니다.조그만 불씨라도 남겨진다면 아낌없이 불태웠습니다.

그런 공격성이 그를 언제나 곤경에 빠뜨리곤 했습니다.그래서인지 그를 보면 언제나 콜필드가 생각이 났습니다.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주인공 콜필드의  공격성이 변형태선수에게 묻어나왔습니다.

아슬아슬한 젊음...구태의연한 승부보다는 세상을 향해 치닫는 열정...기득권을 지키고 앉아 있는 기성세대를 향한 선전포고를 느닷없이 그리고 쉴새없이 해대는 미칠듯한 그의 공격성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로 앞뒤 재지 않고 모든 걸 불살라 버렸던 성장기시절이 생각나곤 합니다.

그래서 덧없는 가벼움을 불태워버리는 공격명령을 받자마자 한줌도 안되는 병력으로도 대쉬하는 마린메딕부대의 발걸음을 보면서 그의 저항이 성공하길 바라게 되곤 합니다.물량과 콘트롤과 운용이 승리자의 전제조건인 스타판에서 그런 것마저 타성에 젖은 관습이라고 비웃는 듯한 그의 끝모를 내달림이 성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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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마초테란일지라도
세상을 바꾸는 마초가 될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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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장
07/02/21 23:21
수정 아이콘
헉~ 존 레논과 마크 채프먼이 생각나서 들어왔는데 변형태 선수 얘기였네요.
07/02/21 23:27
수정 아이콘
마크 채프먼이 레논을 저격하고 유유히 경찰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읽었던 책이지요. 그러나 변형태 선수에게서는 홀든과 채프먼에게서 느껴지는 방황과 고뇌의 정서를 찾기는 힘드네요.
07/02/21 23:29
수정 아이콘
아.. 오늘 진짜 잘하더군요.
변형태선수는 일단 경기가 재미있기때문에 기대가 되죠.
林神 FELIX
07/02/22 05:50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그런 파괴적 이미지보다는 극한의 자기수련으로 이루어진
예술품을 보는 것 같습니다. '재미없는 게임은 안한다.' 사실 승리의 가치와
그 단맛을 누구보다 아는 프로게이머가 저런 계율을 세우고 지켜나가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가장 안정적이고 가장 편해보이는 길을 벗어나
팬들을 위한 선수로서 자기규정을 하고 그 룰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모습이
정말 대견해 보입니다. 그 절제, 그 인내의 보답이 바로 이번 4강의 명경기
들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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