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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4/13 21:57:02
Name LunaseA
Subject [일반]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에 대해 놀란점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북한은 보편적인 민주주의와 인권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국가라는 것이 저의 판단이며, 정의당의 판단입니다.이른바 북한의 3대 세습도 보편적 상식에서 볼 때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합니다.현재 북한의 이와 같은 상황을 개선하자는 데에는 보수도 진보도 큰 이견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 이정미


제가 아는 NL에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수준의 워딩입니다.
이 문장을 보며 그간 10년 묵은 채증이 쑥 내려가는 듯 했습니다. 이 간단한 소리를 해야하는데.. 그걸 안하니 참으로 답답했던 것이죠.

같은 말을 해도 항상 사족이 붙습니다. 예컨데 이런 문장이 됩니다.

"보편적 민주주의 관점에서 납득할 수는 없으나 북한 사회의 특수성 측면을 고려해야"
"북한의 특수한 상황때문에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으나, 물론 보편적 관점에서 납득하기는 어려운 일"

물론 그런 관점이 가능하다는 것은 이해하나, 뒤를 안닦은 것처럼 아주 찜찜합니다.
이런 대답을 전혀 할 필요가 없는 성격의 질문에 대해 오히려 논점을 흐리는 듯한 답변이고, 대다수 사람들은 당연히 뭔가 색안경을 끼고 볼 수 밖에 없죠. 그리고 경우에 따라 그 색안경은 반드시 부당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바닥에 대해 잘 안다면 오히려 아주 정당한 색안경인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우 이정미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당연히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됩니다. 인천연합이니까요.
그런데 여태까지 오랜 세월 진보정치판을 관찰해본 경험에 따르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여러가지의 가능성들이 있겠습니다.

연합의 스탠스 자체가 변화한 것인지, 아니면 이정미의 독자적 판단에 대한 묵인이거나, 그도 아니면 이정미가 원래 특이한 인물이었거나..


저는 묵인 혹은 변화에 무게를 둡니다.

둘 중 어느것이든 그것은 '조금이라도 흐릿한 답변을 하다가는 정치세력으로서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다' 는 상황판단에 의한 것이겠습니다.
이것은 한 정파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보편적 관점을 특수성보다 절대적으로 우선한다'는 정견을 채택했음을 의미하며, 그것이 외부의 강제에 의해서든 아니든 그건 둘째 문제일 것입니다.
어찌됐든 그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노선이 어떤 것인지 결정했고, 메이저(거창한 의미는 아니고, 그저 언제든지 국회에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플레이어랄까요)로서의 지위를 잃지 않으려면 그 노선을 유지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제는 이해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아직 설레발일수는 있습니다. 몇년 더 지켜보다보면 과연 그런지 드러날 일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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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바라
16/04/13 22:01
수정 아이콘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라고 봅니다.
기존 통진당 인물들이 민중연합당 들어가던데..
그쪽이랑은 확실히 차별화를 해야겠죠.
포포탄
16/04/13 22:03
수정 아이콘
뭐... 저런 워딩을 해도 아직 정의당을 종북이라고 말하는 유저가 당장 이곳에도 여럿 있었는데요.
비수꽂는 남자
16/04/13 22:03
수정 아이콘
저는 더민주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입니다. 진작에 좀..
북풍이 통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한층 민주주의가 진일보한 느낌마저 받습니다.
카롱카롱
16/04/13 22:04
수정 아이콘
탈북자 공개는 진짜 하...
16/04/13 22:13
수정 아이콘
이정미에 대한 사상검증은 저열한 행태였습니다..

하지만 이걸 전제한 상황에서
많은 이념들중 가장 가치 없는 것들 중에 하나가 민족주의이고...
한민족이라는 것에 집착하며 그런 시각으로 북한을 바라보니
제대로된 비판이 어려웠던 것인데..
그런면을 탈피했다는 점은 환영할만 합니다...

민족이라는 불분명한 명제를 앞세우는 자들이 진보를 자처하는 것도 참 촌극이에요..
소독용 에탄올
16/04/13 22:15
수정 아이콘
NL양반도 나름 비주사가 있긴 했습니다.
비중이야 뭐...
또니 소프라노
16/04/13 22:17
수정 아이콘
정의당도 수권을 노리는 정당이니까요
글자밥청춘
16/04/13 22:22
수정 아이콘
이정미가 주사파긴한데, 진보의 긍정적인측면중 하나는 어쨌든 민노당 통진당 터지는과정속에서 정반합의 시도가 내적으로 지속적으로 일어났다고 봅니다. 그러니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민합당으로 나뉘는거고.. 정의당은 진보정당내에서 리버럴이 가장강한정당이죠. 진보내의 우파랄까, 이정미가 주사파인게 십년가까이 이전의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이에 충분히 바뀐걸수도있습니다. 심상정이 지금의 심상정이지 않았듯이요. 전 정의당의 이런행보에 아쉬움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정의당만으로 이번선거에서 7석이상을 달성한다면, 그리고 그게 현실정치에서 더 큰 진보적 정책으로 돌아온다면 인정해야죠. 멀리 보는것만이, 원칙,이념,신념만이 현실을바꿀 이상은 아니라는걸요.
닭장군
16/04/13 22:35
수정 아이콘
저는 그 리버럴땜시로 정의당을 좋아합니다. 흐흐.
닭장군
16/04/13 22:33
수정 아이콘
저냥반이 처음부터 비주사였거나, 그것이 아니라도 리버럴(참여계)들과 적극적으로 붙었다는 점에서 이미 변화는 예고되었거나 혹은 이미 변했었다고 봐야죠. 그리고 통합진보당 말기부터 지금까지 이정미를 간간히 봤는데(그러니까 영상등의 매체를 통해서요), 저냥반이 속한 인천연합이 어떤곳인지는 모르겠으나 정의당에 대한 애정이 대단한것 같습니다. 통진당사태후 따로 나와서 새살림 차릴때 축사(?)하는 영상을 본 적 있는데 굉장히 뭐랄까.. 가슴벅차한다고 해야하나? 이게 단순히 이제 우리 표 많이 얻고 당선될것이다 하는 그런기대(솔직히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그런 긍정적인 기대는 하기 어렵죠.)로 그렇게 기뻐하는건 아닌것 같았고요. 뭔가 새로운 길을 찾았다는 그런느낌이 보이는듯 하더군요. 통진당때는 바보같아보이지 않아서(?) 저런 사람도 있었군 하고 기억은 하고 있었는데.. 위의 영상을 보고 저렇게 기뻐하나 싶어서 꽤나 인상에 남았습니다.
닭장군
16/04/13 22:41
수정 아이콘
그리고 참여계도 굳이 분류를 하자면 리버럴이 되는거지, 사상적으로 강성이 아니라서 뭐든 괜찮다 싶으면 수용 폭이 넓죠. 다른 좌파 정당들의 통합 대상이 되고, 현 좌파정당 중에서 그나마 수권 가능성이 있는 정당이 된 데에는 그것도 한 몫 했을 겁니다.
16/04/13 22:53
수정 아이콘
다소 환상이 있으신것 같습니다. 정파를 불문하고, 널리 알려져있는 대부분의 NL쪽 인사들은 거의 비스무리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유명한 이정희나, 아니면 구통진의 누구누구들이나, 아니면 지금 이 글에서 말하는 이정미나, 아니면 인천의 김성진이나.. 그 누구든 거의 차이가 전무합니다. 내면의 섬세한 차이까지를 말하는 것은 아니고, 흔히 말하는.. '분류'할 수 있는 정도의 차이랄까요..
'비슷한 곳'에 몸을 담고 계속 활동하는 것 자체가 한통속(?) 이라는 뜻이며, 이들 활동가들은 생활속에서 아주 끈끈하게 정을 쌓고, 사상과 정치적 관점을 깊숙히 공유하게 됩니다. 그러니 어딜가든 다 비슷합니다.
물론 꼭 나쁜 의미로만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사실 NL좋아합니다. 다만 그동안 참 너무 안타까웠을 뿐이죠..

음.. 나름대로 '적나라하게' 본문을 쓴다고 썼는데.. 전달이 전부 안되는건 어쩔 수 없겠네요..
닭장군
16/04/13 22:56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게 맞다면, 제가 환상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 그동네가 좀 지독한것이라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아니 사람이 좀 변하는게 정상 아닌가요? 흐흐.
16/04/13 23:06
수정 아이콘
아.. '지독'이라는 표현이 참으로 그럴싸 합니다.
지독할 정도로 결집력이 강하고, 좋게 말하면 서로에 대한 신뢰가 정말 강하고, 정이 깊고, 사람들이 참 좋고, 어떤 상황이 닥쳐도 그 상황을 '낙관적'으로 받아들이고 돌파하려는 경향들이 지독하게 강합니다. 아주 예전부터 이어져온 기풍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소한 이벤트 하나하나에도 신기할 정도로 몰입하고 즐기는.. 그런 태도가 몸에 깊이 박혀있는 것이 NL입니다.

그 기풍을 반드시 주체사상의 품성론으로만 볼것은 아닐 것입니다. 한국사회의 주류적 전통, 주류적 문화 중 상당히 긍정적이면서도 어찌보면 보수적인 것들이 좀 극적으로 나타나 있다고나 할까요. 품성론은 사후적 해석이고..
예컨데, 운동권 출신이 취직, 창업하면 엄청 잘한다는 얘기들이 있었지요. 업종에서는 건설, 부동산이랑 아주 잘 맞고..
실제로 그 업계에서 성공케이스를 틈틈히 보기도 했습니다.
16/04/13 23:38
수정 아이콘
이런 배경들을 안다면, 왜 제가 이렇게 놀라는지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본문의 문장은 이정미 개인에서 나온 문장이 결코 아닙니다. 이정미가 저런 문장을 구사했을때 인간관계가 온전히 보전되어야 하고, 그런 문장을 구사하는 분위기가 조직내에 구현될 수 있는 분위기여야만 가능합니다.

예를들면 어떤 조직에서 내부 친분에 의한 모임이 있고, 북한 얘기가 나왔다고 해봅시다.
기존의 NL이라면, 북한의 권력형태에 대해 그다지 나쁜 말이 나오지를 않습니다. 초심자(?)가 분위기를 잘 모르고 이상한 소리를 하면, 다들 친절히 설득을 하지요. 설득하는 사람들의 심리상태는 뭐냐. '북한이 그럴리가 없다능' 입니다. 북한이 아주 후진걸 알긴 알아도, 그래도 좋은 구석은 어느정도 있지 않나.. 이런 심리상태에서 출발해서, 여기저기 긍정적인 것들을 찾아보다가(이것까지는 좋은 일입니다), 급기야는 안좋은걸 좋은것으로 무리하게 합리화하는 단계에까지 이른 것이죠.

아무튼 그런 설득의 결과, 북한의 3대세습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정당하게 볼수도 있다.. 라는 결론을 피설득자가 받아들이게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 피설득자는 주사파가 아닙니다. 21세기 들어 휴전선 이남에서 진지하게 주체사상을 학습한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누가봐요. 어디 일부 학생운동권에 여전히 주사파가 있다고들 하는데, 말이 안돼요. 일당 사상 그 자체가 말이 안되고, 걔들은 그걸 볼 시간적 여유도 없어요.
그리고 주체사상은 정말 지독하게 재미가 없습니다. 예전'주사파'중에도 제대로 학습한 사람은 거의 없을걸요. 저는 학문적 목적에서 회고록, 총서, 기타등등을 조금 보았는데, 아 이거는 정말 고문이에요.
그리고 저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90년대 들어서면서 학생운동권의 학습량은 급감한 것으로 압니다. 즉, 대부분의 주사파는 사상적 주사파가 아니에요. 물리적 학습량자체가 안됩니다. 또한 원래 주사파에서는 '전도' 작업 자체를 아무에게나 하지 않습니다. 극히 소수에게만 시도하며, 거기서도 실패가 더 많습니다.
그러므로 NL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냥 인간관계로 얽히고 얽힌겁니다.

따라서, 현재 이정미는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고, 보편적 민주주의 관점은 조직내에서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것으로 짐작해봅니다.
현재까지 추론한 바에 의하면, 현재 이정미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는 북한을 비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닭장군
16/04/14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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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확실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겠군요. 그곳이 그런 곳이었다면 정말 엄청난 변화가 맞는것 같습니다.
Korea_Republic
16/04/13 22:34
수정 아이콘
PD는 북한이 핵실험하면 나름의 비판적인 워딩은 뽑아내곤 했습니다. 다만 언급하신대로 찝찝한 여지를 남긴게 문제였죠.
16/04/13 22:42
수정 아이콘
PD.. 이게 참 제가 쓰면서도 참 적절한 표현은 아닌것 같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요즘 세상에 NLPD인민민주주의 혁명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자는 현재 감상적 민족주의자, 후자는 한때 혁명을 지향했고 현재 좌파.. 이 정도가 딱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PD쪽은 애초에 북한과 관련해서 일말의 찜찜함도 없었다고 봅니다. 찝찝했다면 그것은 북한에 대해서 찝찝한게 아니라 '좌파적' 관점에 대해 찝찝함을 느끼셨던 것일 겁니다.
16/04/13 22:44
수정 아이콘
정의당이 저런면 땜시 통진당 작별하려고 떠나온 진보신당 + 국참당 + 기타 작은 진보계열 정당들의 모임인데 아직도 이런 이야기 나온다는게 더 놀랍네요.
16/04/14 00:50
수정 아이콘
그럼에도 정의당 최대계파나 다름없는 인천연합이 NL이죠. 여기는 정파는 달라도 당권파의 정치적 행태에 반해서 따라나온거에요.
임시닉네임
16/04/14 01:03
수정 아이콘
이번선거에서 정의당에 대해서 정말 놀라운건
전국지지율이 국민의당과 엇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가고도
지역구 2석밖에 못먹었다는 겁니다
선거 대 참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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