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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9/20 02:04
-나의 악몽
간신히 태어난 나의 아이는 쌍둥이 였다. 신체가 역해서, 태어난 직후부터 스스로 생존이 불가능 했다. 나는 어떻게든 살리려고, 머리만 떼어내어 생명유지 기계에 연결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수술을 하도록 했다. 세월이 지나도 감정이 생기지 않는 것 같았다. 웃지도 않는다. 나는, 두 명의 두개골을 열고, 직접 뇌속에 전극을 연결해 주고, 표정을 짓도록 신호를 보냈다. 두 명은 완전히 꼭 닮게 맥도날드의 도날드와 같은 미소를 띄웠다. 초점이 맞지 않은 눈. 아이 앞에 나는 없다. 아무도 없는 그냥 벽이 있을 뿐. 머리에서부터 조금씩 피가 흘러나와, 뺨을 붉게 만든다. 첫사랑이 깨진 후 2주일 정도 지난 뒤에 꾼 꿈이었다.
08/09/20 02:04
15. (다음 이야기는 90년대 초에 들은 것입니다. 보통 배경은 조선후기 쯤인 옛날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반전의 방법은 동일하지만, 동기와 전개에는 무척이나 다른 여러가지 변형판이 있습니다. 도꼬탁님이 덧글에서 언급해주신바 있고, 한국이나 일본의 영화나 TV극의 한 장면에서 영감을 얻은 듯 하기도 합니다.)
아기가 태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남편이 죽어버리는 바람에 한 여자가 어렵게 살고 있었다. 그녀는 생계를 꾸릴 방법이 마땅찮았으므로, 항상 아기를 업고 다니면서 주로 구걸이나 아기를 업고 할 수 있는 날품팔이를 하며 목숨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 여자에게 흑심을 품은 한 남자가 여자에게 수작을 걸기 위해 한 가지 장난을 쳤다. 남자는 여자에게 깊은 밤, 서낭당에 가보면 귀신이 나온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지 몹시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자에게 오늘 밤 자정에 서낭당에 갔다오고, 그 이야기를 해 주면, 엽전 10냥을 주겠다고 했다. 여자는 무서웠지만, 엽전 10냥이면 당분간은 양식을 살수 있었으므로, 남자의 제안에 응했다. 물론 남자는 귀신으로 변장하고 서낭당에 숨어서 기다리면서, 여자를 놀래킨 뒤에 어떻게 사연을 엮어 가려고 하고 있었다. 여자는 그날 밤, 만약을 대비하여 낫을 하나 챙겨 손에 들고 길을 나섰다. 여자는 무서움을 달래기 위해, 아기에게 "열냥 벌러 가자. 열냥 벌러 가자"라고 계속 읊조리면서 애써 씩씩하게 서낭당으로 갔다. 그런데, 서낭당에서 사람 같은 것이 불쑥 튀어나왔고, 여자는 혼비백산하여 정신없이 도망쳤다. 여자는 매우 빠르게 멀리까지 도망쳤는데도, 도망치는 와중에 뒤에서 무엇인가가 다가와 머리채를 잡아 당기는 것 같았다. 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정신없이 뒤를 향해 낫을 휘둘렀다. 한참을 도망친 끝에 숨을 돌린, 여자는 뒤를 돌아보고 그만 혼절하고 말았다. 업고 있던 아기의 머리가 낫으로 잘려나가고 없었던 것이다. 등뒤에서 머리채를 잡은 것은, 다름아닌 업고 있던 아기였다.
08/09/20 02:06
16. (다음 이야기는 역시 "전파만세 - 리라하우스 제 3별관" 등을 중심으로, 일본 2ch 사이트의 글을 번역해 올리는 곳에서 최근 유행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의 이름이 다른 것도 있고, 묘사나 배경이 조금씩 다른 판도 있지만, 반전의 수법과 인물관계는 모두 일치합니다.)
두 환자가 있었다. 두 사람은 한 병실을 쓰고 있었는데, 둘 다 거동이 불편했고, 투병생활은 가망도 없는 삭막한 나날들이었다. 답답하고 적막한 병실 생활과,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는 견디기 어려웠다. 두 환자 중에, 한 환자는 자리가 창가쪽에 있었다. 그 환자는 항상 창 바깥을 바라보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환자에게 해 주었다. 창바깥의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해 주었고, 여러가지 거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른 환자에게 알려 주었다. 항상 병실에 누워 있을 뿐인 이들에게 이것은 하루하루 매우 소중한 것이었다. 어느새 환자들은 이것이야 말로, 투병생활의 낙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득, 반대편에 있던 환자는 자기가 두 눈으로 직접 경치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죽어가는 얼마 안되는 시간 동안, 그 경치를 자기도 생생하게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어차피 죽을 인생이라고 생각하니, 마지막 단 한 가지 욕망에 대한 집착은 점점 더 커졌다. 마침내, 겉잡을 수 없는 욕심과 광기에 휩싸여 그는 거의 이성을 잃고 말았고, 꼭 창밖 경치를 보고 싶다는 집착 때문에, 일을 저지르기로 했다. 그 환자는 창가의 환자가 꼭 먹어야하는 약을 기회를 봐 몰래 숨겼고, 결국 창가의 환자는 죽어버리고 말았다. 마침내, 죽은 환자가 실려나가자 반대편에 있던 환자는 빈 자리로 옮겨달라고 했다. 드디어 자기가 창가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항상 다른 사람의 묘사를 통해서만 보던 경치를 보고자, 창문의 커튼을 열어 보았다. 그런데, 커튼을 열어보니, 창문 바로 앞은 거대한 벽돌벽으로 막혀 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
08/09/20 02:16
더욱더 많은 이야기를 원하시면
http://gerecter.egloos.com/ 게렉터님 블로그에 기타게시글에가시면 재미있는 이야기들 많아요
08/09/20 11:22
저 환자 이야기에서 제가 본 버전은 약을 숨긴게 아니고 너스콜을 해달라는걸 무시한 버전이었는데.. 어쨌든 저 이야기도 참 인상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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