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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04 01:46
서울대는 나라에서 설립하고 운영하는 기관입니다. 기관은 주체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없습니다.
법인(人)이 되어야지 말 그대로 '사람' 취급을 받아 권리를 가지고 무엇인가를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지금의 서울대는 그 자체로 '사람'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란 사람의 신체 기관 중 일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예산 등도 국가에서 결정하고, 운영 방침도 국가에서 결정합니다. 법인화가 되면 이러한 것을 스스로 내부에서 결정할 수 있습니다. 법인화가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은 일단 등록금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었기 때문에('대한민국'이란 사람의 신체 일부니까요) 사립대에 비해 낮은 등록금으로도 문제가 없었지만, 법인화가 되면 이러한 지원이 어찌 될지 모릅니다. 총장 이하 높으신 분들은 '지원 넉넉히 받을테니 걱정 안해도 된다'고 하지만, 확실히 결정된 사안은 하나도 없습니다. 말 그대로 땡전 한 푼 못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등록금은 자연스레 폭등하겠죠. 기초학문 문제도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운영 방침을 나라에서 정했으므로 상대적으로 서울대는 학문의 다양성이 사립대들에 비해 준수되는 편이었습니다. (적지 않은 사립대들은 인문대, 자연대 등 기초학문을 다루는 과들을 통폐합 시켜서 말 그대로 고사시키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법인화가 되면 괄호 안의 내용처럼 서울대가 변화하지 않으리란 보장 역시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법인화 자체의 내용과는 상관없지만, 역시 중요한 사항이므로 말씀드리자면, 3~4년 전부터 법인화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오고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너무 급작스럽게 통과가 되어버린겁니다. 학생들의 의견은 하나도 안 들어놓고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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