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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3/10 00:56:47
Name 고래상어
Subject [질문] 이세돌 vs 알파고 1경기 102번째 돌의 의미?
이번 대국 102번째 수가 정말 묘수였다고 하는 기사나 글이 많이 있는데요. 바알못이라 어떤 정도의 의미였는지, 어떤 분위기였는지 궁금하네요.

이 수가 가진 의미나 전후 상황에 대해 정치하게 분석한 글 또는 당시 이세돌 기사의 영상(사진으로는 놀라는 것을 보았는데 현장 분위기도 궁금합니다) 등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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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 Martial
16/03/10 01:02
수정 아이콘
헉 지금 똑같은 글 쓰고 있었습니다
제목 : 알파고의 102수에 대하여
본문 :
일단 핵-바알못입니다. 오목밖에 할 줄 모릅니다
19x19 판에 흑 백 돌을 번갈아 두고
대충 많이 감싸는(?) 사람이 이긴다 뭐 이 수준 밖에 안됩니다

대략 이세돌 프로가 유리하게 이끌어 가고 있었는데 102 수를 기점으로 이세돌 프로가 흔들리고
알파고가 승리했다는 언론의 기사들이 많이 나오네요.
신의 한수 라고 평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렇다면 101수를 이세돌 프로가 뒀을 때 제발 여기만은 두지마라~ 라는 생각을 못한 수준의 파격적인 수인건가요?
물론 그 수를 읽는 수준이 그 사람의 실력이겠죠
(페이커와 제가 솔킬각을 재는 능력자체가 천지차이인 것처럼요)

가령 스타로 치면
노배럭 더블을 하는데 4드론만 하지 마라~ 했는데 4드론이 왔다 뭐 이런 예상가능한 수라는 건지....
정석대로 했는데 말도 안되는 물량에 찍어눌리는?(전혀 예상이 안된) 이런 걸까요?

=================================================================================
글을 써놓고 아직 글쓰기 버튼 안누르고 다른 곳 보다가 왔더니 질문 글이 올라와있네요 크크
저도 묻어갑니다~
포메라니안
16/03/10 01:09
수정 아이콘
여기만 두지 마라~가 아니라 아예 생각조차 못했던 수였던 것 같아요. 해설자들도 읭? 뭐죠? 분위기였으니까요.
상대하는 이세돌만 입 쩍 벌리고 엌~ 했었어요.
알파고가 유리한 상황에서 수비하는 수가 아니라 불리한 상황에서 알파고가 변수를 만들기 위해 공격과 침투로서의 의미가 있는 수라 더 기괴했죠.
스타로 보면 강민 아비터 할루시네이션 같은 느낌? 할루시네이션 쓰기 전까지 해설자들도 뭐죠? 뭐하는거죠? 뭘 하는건지 모르겠네요.. 했던 분위기니까요.
그 전까지 우변은 이세돌의 집이 확실해보였는데 그 수로 인해 우하변쪽에 알파고에 집도 내주고 시간이 많이 끌렸고,
그 이후 진행됨에 따라 좌상변을 예상보다 아무런 타격도 못주면서 크게 내줘서 집차이가 많이 난 것 같아요.
포메라니안
16/03/10 01:03
수정 아이콘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102가 두어졌을 당시에는 정작 이세돌 말고는 엥? 뭐야? 뭐죠? 했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악수다, 인공지능의 한계다.. 등의 반응이었던 걸로... 심지어 해설자들도 그 수의 깊이를 알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결국 그 수로 인해 우하변에 이세돌 집을 깨고 자기 집을 만들어 냄으로서 신의 한수가 된 것이었죠.
원추리
16/03/10 01:04
수정 아이콘
흑집에 침투함 -> 흑집을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대신에 아랫쪽 백돌을 강하게 만들 수 있음 -> 아랫쪽 백돌이 강해지면서 대량의 백집이 생성됨
을 노리는 수였고 당연히 흑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세돌 선수가 그렇게는 못해주겠다며 버티는 수를 뒀고 백돌은 정확하게 대응해서 아랫쪽을 앗아가는대신 위쪽을 앗아갔죠.

이 이후에 이세돌 우세에서 알파고 우세로 바뀌었는데 그 뒤에도 이세돌 선수가 실수를 많이 했습니다.

백 102 자체는 '그렇게 둘 수도 있다'는 것 자체는 누구나 알고 있는 수입니다. 오히려 초보자라면 뒷일 생각안하고 그냥 어떻게든 되겟지 하고 둘 수도 있는 수예요.
그런데 그 뒤에 이어질 변화까지 다 읽고 둘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죠. 기사들은 거기 들어가도 별 의미가 없을거다라고 판단해서 아예 그 뒷수를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알파고는 거기서 이어지는 수를 다 읽고나서 둔 거구요. 실제로 이세돌이 버티면서 뒀는데 알파고는 정확히 대응해서 이득을 얻었죠.
Camomile
16/03/10 01:09
수정 아이콘
히카루의 바둑에 나오는 필살기인 '처음에는 악수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묘수'에 해당됩니다.

이세돌이 째고둔 건 아닙니다. 예측을 못했을 뿐이죠.
상황은 폭탄드랍에 스타팅 멀티와 그 앞마당이 파괴되고 알파고가 앞마당에 멀티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류지나
16/03/10 01:19
수정 아이콘
바둑에서 묘수는 누구나 봐도 거기인 자리가 아닙니다. 그런 자리는 프로가 놓치질 않죠.
진짜 묘수는 아무도 생각을 못했지만, 발상을 다시 하면 설득력이 있는 자리. 그리고...
'그 한 수를 진짜 묘수로 만드는 후속 수순' 이야말로 묘수를 묘수답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묘수였지만, 그 수가 놓이기 전만 하더라도, 프로 최고급 기사들도 아무도 그 위치를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왜?
일단 좁은 곳에 과감히 뛰어들어가는 것은 승부수입니다.
인간은 승부수를 과감하게 두기란 쉽지 않죠. 수많은 수읽기와 정교한 수순, 그리고 결단력과 결행. 이러한 것들이 동반되어야 하죠.
102수가 놓이기 전의 백도 엄청나게 나쁜 대국이 아니었습니다. 흑이 조금 기분좋긴 하지만 아직 한 판의 바둑이었죠.
이러한 상황에서 승부수를 두려면, '이 국면에서 여기를 들어가는 것이 필수다' 라는 형세판단이 나와야 합니다.

즉, 인간이 그 수를 두려면 굉장한 무언가를 투자하지 않고서는 쉽게 결행하기 어려웠던 수라는 거죠.


하지만 알파고는 다릅니다. 멘탈이라는게 없고, 오로지 그 수가 통하느냐, 통하지 않느냐, 현 판국에서 최선이냐 아니냐만 놓고 봅니다.
그래서 형세판단에서 불리하면, 그 뛰어듬이 최선일테니 망설임없이(기계니까) 결행한거죠.
이전까지는 흔히들 그랬습니다.

"AI? 흠 그게 아무리 잘 둬봐야 결국 기계지. 바둑은 정수만으로 되는 것이 아냐. 바둑은 그 특유의 감각적인 착수, 승부사의 날카로운 직감이 필요한 게임인데 기계가 어떻게 승부사의 직감을 가지겠나? 인간에게 안될거야."

라고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수를 보고 지금까지 가져왔던 인간의 편견이 모두 무너지게 생겼습니다.
기계도 승부수를 둡니다. 그것도 아주 담담하게.
Paradigm
16/03/10 01:25
수정 아이콘
https://pgr21.com/pb/pb.php?id=humor&no=266966&page=3
유머게시판 글이 꽤나 적절해보이네요.
왕삼구
16/03/10 04:25
수정 아이콘
전혀.. 묘수는 아닙니다. 바둑에서 흔히 나오는 침입 수단에 하나일 뿐이에요. 아마추어들도 그 부근에 둔다면 생각할 수 있는 선택지들 중에 하나에요. 단지 그 수가 그 국면에서 가장 적합한가 판단해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죠. 아 물론 그 침투하는 한 수 자체는 아마추어 유단자라면 누구나 떠올릴만큼 쉬운데 그 뒤 수읽기는 기력에 따라 천지 차이납니다. 그리고 해설하는 분들이 이세돌 구단의 편에 서서 해설하고 형세판단했기 때문에 그런 수를 애써 떠올리지 않았을 겁니다. 반대로 그 상황에서 이세돌 구단이 백이였다면 그 침투수를 다 추천하면서 해설했을 거에요.
포포탄
16/03/10 04:34
수정 아이콘
저는 굳이 102번째에 두어야하는 수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그렇게 될 형국이긴 했지만, 타이밍이 "왜 굳이 지금 여기에?"라는 느낌이 들게 했죠.
김테란
16/03/10 06:14
수정 아이콘
102수 착점한 그쪽 자체가 부분적으로 어려워서 승부수고 묘수인게 아니라 순서의 문제에요.
거긴 어차피 흑이 한동안 자체보강할 자리가 아니고 쉬운 변화기 때문에 프로들은 대개 어떻게 가냐면
쉬운쪽의 변화를 계속 고려해가며(맛을 노리면서) 우하귀쪽 돌들부터 먼저 조금이라도 결정해 나가면서
우변지역의 착점지점과 타이밍을 보는식으로 좁혀나가는, 상대적으로 쉬운 수순을 택합니다.
근데 102로 바로 들어갔기 때문에 아직 결정되지 않은 우하귀쪽 돌들의 많은 변화와 영향을 계속 읽어가면서 진행해야하며,
이는 그 지역을 102가 아닌 다른수로 처리해 나갈 경우들과도 비교 되어있어야 합니다.
이게 엄청 어려운거라 프로들은 거의 졌다 싶을때만 어떻게든 흔들어 보려고(같이 벼랑길 가자는) 이런 수순을 선택하거든요.
근데 그럴 경우엔 이미 차이가 크기때문에 약간 손해보더라도 안정적으로 수변화를 줄여가며 받아주는 흐름으로 가게 됩니다.
즉, 어제 대국의 경우와 같은 차이에선 프로들의 경우엔 가지 않는 길이라 고려대상 자체가 아닌 것이라 보면 됩니다.
(한마디로 우변부터 정리하려는건 사람은 확신이 들 정도의 비교검토가 불가능할 정도로 엄청나게 경우의 수가 늘어난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듯)
일단 컴퓨터가 승부수를 던진다는 것도 놀라운데, 승부수 던질만큼의 차이가 아님에도 던진거라 헉! 믿는구석이 있는건가?
하고 매우 놀란거고, 결국 어려운 변화에 대한 수읽기가 상당히 정교한 수준까지 되어 있었다는데에 또 놀란거죠.
(사람은 험해서 안다니는 길을 컴퓨터는 이렇게 갈 수 있는 능력이 있구나 하는)
예를 들자면 이런정도 느낌이죠.
1점차로 지고있는 무사만루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뜬금없이 삼진이나 병살될 수도 있는데 있는 힘껏 풀스윙을 하는거에요,
알고보니 어떤공이 어디로 올지 이미 파악했던거고 그 공은 넘어간거죠.
레모네이드
16/03/10 07:37
수정 아이콘
족보에 없는 수는 아닙니다. 수법자체는 상용수단인데 그게 적절한 타이밍에 아프게 성립했습니다. 왕삼구님이 위에 말씀하신 대로 그 수자체는 유단자면 떠올리기 쉽지만 그 게 가능한 지 또 후속수단은 있는 지 수읽기하고, 이후의 형세는 어떻게 되는 지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고래상어
16/03/10 09:20
수정 아이콘
답변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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