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사친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소멸되어있었습니다.
그 아이와의 통신기록 전화번호와 사진 등등 모든 물리적 정보는 통째로 없어졌으며 이름조차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심지어 여사친이 있었다는 걸 기억하는 사람도 민희 혼자뿐 , 다른 사람들은 처음부터 그런 애는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민희는 절친 두명과 함께 여사친을 찾으려고 이리 저리 돌아다녀보지만...
민희와 함께했던 그녀와의 추억은 이 세상에 존재하질 않습니다.
정말로 아무런 흔적도 남아있지... 아니, 존재하지 않습니다.
보다못한 친구들은 민희에게
메모리얼 칩 부작용에 걸린게 아니냐고 물어봅니다.
10년전 운석충돌로 온 대기에 맹독성 가스, 이즈포가 퍼지면서 인류는 멸망의 위기에 처합니다.
이 위기를 타파한 것이 뒷목에 설치되어 이즈포를 여과해주는 메모리얼.
이즈포 자체가 사라진건 아니라 사람들은 메모리얼칩을 항상 뒷목에 붙이고 있는데 가끔 이 메모리얼 칩에는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바로 망상속의 인물을 진짜라고 착각하는 증상입니다.
결국 민희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그 여사친은, 처음부터 가공의 인물에 불과하다는 뜻이죠.
친구의 말에 민희는 혼란에 빠지고 맙니다.
분명 민희의 기억속에 그녀는 분명 존재하는 사람인데 현실에선 그 누구도의 기억에도, 어느 장소에도 그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어디로 증발한 걸까요. 아니면 그녀는 정말 메모리얼칩의 부작용의 산물에 불과한 것일까요
총 71화 메모리얼이었습니다.
메모리얼은 작가 상c의 첫 데뷔작 웹툰으로 장르는 스릴러입니다. 데뷔작이라서 그런지 이 웹툰 자체의 완성도는 아주 높은 편은 아닙니다. 작화는 꽤나 단순하고 역동성이 부족합니다. 스토리의 경우 존재 자체가 소멸하는 현상이라는 소재는 흥미롭지만 실종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와 그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은 조금씩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어느 정도 편의주의적인 전개가 들어가 있기도 하고 좀 뻔한 측면도 있고요. 여기까지 보면 메모리얼은 그저그런 범작 정도로 여겨지긴 합니다만…
이 웹툰은 스릴러라는 장르의 본질을 최대한 붙잡으려는 노력을 했다는 점에서 한번쯤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릴러는 관객이나 독자에게 공포감이나 흥취를 불러일으킬 목적으로 만든 매체를 의미합니다. 결국 스릴러라는 장르의 본질은 결국 얼마나 긴장감을 조성하느냐가 중요하죠. 그런 점에서 메모리얼은 첫 작품 치고 제법 괜찮은 성과를 이루었다고 봅니다. 재밌는 건 이 성과를 앞서 언급한 단순한 작화로 이뤄냈다는 점이죠.
메모리얼은 단순한 작화를 역으로 이용해 작품의 몰입감을 높입니다. 일부러 소개글에는 올리지 않았지만, 일상 코믹물에서나 볼법한 아기자기하고 단순한 작화가 이어지다가 중요한 순간에 이를 비틀어서 순식간에 스릴러의 분위기로 바꾸죠. 그 덕에 오락물의 기본 소양인 다음화를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은 챙겼다고 봅니다.여기에 웹툰이기에 넣을 수 있는 bgm도 적절하게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스토리의 경우 원 패턴으로 질리지 않도록 나름 고심한 티가 납니다. 조금씩 변주를 가해가며 독자가 다른 맛을 느끼도록 배려하죠. 그 변화의 퀄리티가 좋냐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는 됩니다.
정리하자면 메모리얼은 명작이라 하기엔 많이 모자라지만 적당히 즐길만한 웹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가도 대충 마무리 짓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티가 났습니다. 금욜에 할거 없으실 때 주말넘어가기전 가볍게 달릴만한 웹툰이라 봅니다.
별점 : 3/5
메모리얼은 10월 10일 유료화 예정입니다.
오늘 메모리얼 보신후 바로 평행도시를 달리시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