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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7 13:54
잘 읽었습니다. 멋대로 덧붙이자면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과 '계속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는/놔주는 것'은 별개의 층위입니다. (충달님의 글이 그렇지 않다고 암시하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전자는 나 자신의 영혼의 평화(현대적으로 표현하면 정신 위생)을 위해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이지만 그것이 꼭 후자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고승이 자비심을 가진 채로 (어쩔 수 없이) 괴물이나 악한의 숨통을 끊는 동양 설화의 클리셰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그 반대쪽에는 복수를 했지만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불행해지는 박찬욱 복수 3부작의 주인공들이 있겠고요.
23/09/17 18:36
예전에 자신의 자녀를 살해한 살인범을 용서했던 부모가 생각납니다. 그들은 살해해야만 했던 이유를 이해했을까 갑자기 의문이 듭니다.
학교폭력의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학폭을 저지른 이유를 알면 용서할 수 있을지 갑자기 의문이 듭니다. 어떤 부모의 자녀를 감싸다가 결국 고소를 당한 특수교사는 합당한 지식이 없었을지 갑자기 의문이 듭니다
23/09/17 18:46
이해하고 용서할 만한 일을 이해하고 용서하기 위해서죠. 말씀하신 3가지 예시는, 저로서는 이해하고 용서할 만한 일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23/09/17 18:47
모든 것은 이해하면 용서할 수 있다. 그러려면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지식을 쌓아야만 한다. ..이 문장과 배치되는 말씀을 하시는거 같은데요?
23/09/17 18:55
그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모든 지식을 갖추었다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까요?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것도 순수하게 궁금해지네요
23/09/17 19:09
제가 오해하기 쉽게 글을 쓴 것 같네요. 교권 추락 사태에 있어서 교사들의 지식과 이해가 부족하여 문제가 벌어졌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저라면 어떻게 했을지 생각하니, 아는 것도 없이 상대를 대했다가 오히려 일을 그르쳤을 것이라는 점까지 생각이 닿았습니다.
저는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에도 선이 있고, 그 선을 넘어가면 결국 법이라는 강제성이 동원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 법(아동복지법 제17조)에 문제가 있다면 법을 고쳐야 하고요. 다만 이런 극단적인 사례를 제외한다면,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많은 일들은 이해하고 용서할 만한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이해하면 좀 더 너그럽게 대할 수 있겠죠. 아마 '모든 것은 이해하면 용서할 수 있다.' 이 말을 한 사람도 그런 맥락에서 말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다면 그건 신이나 신의 아들 쯤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23/09/17 19:48
저는 진짜 순수하게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지 궁금했어요. 물론 그런 사람은 없겠죠.
한편으로 생각하길, Ai가 있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해당 ai를 판사로 삼아 재판을 하면 과연 살인범에게 이해와 용서를 바탕으로 관대한 판결을 내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그렇다면 인간은 신을 창조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해 봤고요. 간만에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는 회복탄력성 글 때부터 당신의 글을 좋아했어요
23/09/17 19:57
알 수 없는 영역의 일이지만, 만약 인간이라면 측은지심이 본성이라 생각하기에 너그러운 판결이 나올 것 같고, AI라면 인간이 만들었기에 역시나 인간의 경향을 따를 것 같습니다.
제 글을 오래도록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흐흐
23/09/17 20:25
사람은 배움을 멈추는 순간 죽는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효율적인 방법중에 하나가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는 생명 연장의 수단 중에 하나 라고 저 혼자서 생각 중입니다.
23/09/17 22:26
소설을 읽는 목적 중 하나가 세상과 사람에 대한 이해라고 하죠. 그렇지 않은 글도 사실 없겠지만, 어쨌든 굉장히 교양스러운 목적입니다. 물론 그러다 보면 전문 지식은 전문서를 보면 되고, 재미는 스마트폰을 보면 되므로, 사람들이 왜 점차 교양소설을 안 읽는지 알게 되기도 합니다만.
23/09/18 12:50
저는 어디선가 이런 문구를 본 후 남이 독서를 왜 해야 할때 이 말을 들려주죠
책은 특정 분야에서 최소 수만시간 이상 종사한 사람이 수백 시간 이상의 노력을 들여서 수백 페이지로 정리한 전문가의 일생이 요약정리된 것인데 네가 책을 읽으면 어떤 사람의 일생의 노하우를 몇 시간만에 습득할 수 있다 이 얘기를 듣는순간 무척 공감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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