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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9/10 20:39:51
Name 우주전쟁
Subject [일반] 책 읽다가 뜻밖의 국뽕(?)을 잠깐 맛보네요.
pgNJ7xd.jpg

알쓸별잡에서 김상욱 교수가 언급한 책 월터 J. 옹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가 나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이북으로 구매해서 읽고 있습니다. 재미는 잘 모르겠지만(;;) 책의 주제가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에 대한 비교분석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문자에 대한 내용들이 나오는데 한글을 매우 높이 평가한 내용이 나오네요. 그대로 옮겨보면...

[알파벳의 역사에서 아마도 가장 주목해야 할 유례없는 성과는, 한국에서 1443년 조선의 왕 세종이 한국인을 위한 알파벳을 고안하라는 칙령을 내렸을 때 이룩되었다. 그때까지 한국어는 한자만으로 쓰였다. 한국어는 중국어와는 전혀 유연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휘에 한자를 애써 적용(그리고 상호조합)시켰던 것이다(한국어는 중국어로부터 차용을 많이 하였으나 상당히 한국화되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내용은 중국인이 이해할 수 없다). 대대로 많은 조선인들은, 즉 쓸 수 있는 모든 조선인들은 상당한 시간을 복잡한 중국-조선식 철자법을 익히는 데 소비해왔다. 그들은 새로운 쓰기체계를 그다지 환영하지 않았다. 새로운 쓰기체계로 해서 그들이 애써 습득한 기능이 시대에 뒤지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왕조의 권력은 강대했으며, 세종은 많은 저항을 예상하면서도 칙령을 내렸다. 이 점에서 그가 비교적 강인한 자아를 가지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어떤 언어에 알파벳을 적용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몇 년이나 몇 세대가 걸린다. 세종이 모아들인 학자들은 선행 준비기간을 거치기는 했지만 한국식 알파벳을 3년 만에 완성했다. 그 성과는 매우 훌륭하여 조선어 음운체계에 거의 완벽하게 적합하였고, 한자로 쓰인 텍서트의 와양과 유사하게 알파벳 기록물을 쓸 수 있도록 아릅답게 도안되었다. 그러나 이 주목할 만한 성과도 수용 측면에서는 예상대로였다. 그 알파벳은 실제로는 학문 이외의 비속한 목적에만 사용되었다. '진지한(serious)' 작가들은 고통스런 훈련 끝에 터득한 한자 쓰기체계를 계속 사용했다. 진지한 문학은 엘리트적이었으며 엘리트적으로 보이기를 원했다. 20세기에 이르러 한국이 한층 민주화됨에 따라 비로소 알파벳은 현재의 우위(아직 전적이지는 않지만)를 획득했던 것이다.]

물론 지금은 한글을 집현전 학자들이 아니라 세종이 거의 단독으로 만들었다는 의견이 대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보시다시피 한글창제 과정과 그 이후의 수용행태에 대해서도 비교적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세계의 석학들이 한글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칭송했다는 식의 얘기들은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왔지만 이렇게 실제 저작에서 해외학자의 의견을 직접 확인하게 되니까 새삼스럽게 한글의 우수성을 다시 실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 좋은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끝에 아닐 수도 있다는 단서는 달았지만 저자가 책의 다른 부분에서 한글도 영어 알파벳의 기원이 되는 셈(족)계 알파벳의 영향을 받았지 않았을까 추측하는 부분입니다.

[세계의 여러 알파벳, 즉 히브리, 우가리트, 그리스, 로마, 키릴, 아라비아, 타밀, 말레이, 한글 등은 어떤 식으로든 셈계 알파벳에서 유래되었다. 다만 우가리트와 한글은 문자의 외형을 보면 반드시 셈계 알파벳과 관계 있는 것 같진 않다.]

제가 문외한이긴 합니다만 당시 세종대왕이 서구의 알파벳을 알았고 한글창제에 있어서 그것의 영향을 받았을 것 같지는 않네요.

g8SzzEl.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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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취침
23/09/10 20:44
수정 아이콘
?? : 조선이 문화강국인 게 아니라 내가 잘난 것이다.
포졸작곡가
23/09/11 10:43
수정 아이콘
??: 한국이 피겨 강국인 게 아니라 내가 잘난 것이다....
날아라 코딱지
23/09/10 20:58
수정 아이콘
한글이 다른 문명권 문자체계에서 약간이라도 도움을 받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은 이 불가사의할 정도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유일한 문자가 서구학자들에게
가져다 준 충격이 의외로 커서인듯하다
키릴문자가 몽고문자에 일부 차용되고 이걸 조선에서 보고 역시 일부 차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거의 억지에 가까운 추측
여러 외국서적을 탐독했다는 세종의 박학다식함이 그 광범위하게 수집한
외부 지식체계가 한순간 그의 축적된 지적능력안에서 종합되 창조된것이
아니냐는 것이 제가 본 한글에 대한 외국학자의 평정도인데 다 극히 조심스럽고
그냥 혹 있다면 이정도 아니겠냐 식이었습니다
문자로서는 유일하게 거의 완벽에 가까운 알파벳이라 한글은 외국학자들에게
상당히 충격적이고 상식을 넘어선 창조물이기도 하다는 거겠죠
결론은 ....우린 모두 세종대왕님 앞에선 고개처박아야 한다는
지금도 그리고 미래도 한글이 우리 민족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너무 무지막지해서
에이치블루
23/09/10 21:08
수정 아이콘
이미 글쓴 분께서 인용하신 본문에 [...그 성과는 매우 훌륭하여 조선어 음운체계에 거의 완벽하게 적합하였고, 한자로 쓰인 텍스트의 외양과 유사하게 알파벳 기록물을 쓸 수 있도록 아릅답게 도안되었다. ] 라고 나와 있네요.

사실 알파벳의 곡선적인 체계보다는 한자의 획과 부수에 훨씬 가까운 형상인 것만 봐도요.. 이응 빼고는..
23/09/10 21:22
수정 아이콘
한자의 획과 부수에 가깝게 된 이유는 아무래도 붓이라는 필기구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까 합니다. 곡선적인 모양을 쓰면 붓으로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겠죠.
海納百川
23/09/10 21:43
수정 아이콘
히라가나를 보면 딱 드렇지도 않아요
23/09/10 20:59
수정 아이콘
세종대왕이 샘계 알파뱃도 접했고 그걸 접목했다면, 그건 그거대로 신기했을듯싶지만

문헌상 입증되지 못했으니 뇌피셜로 보이네요
23/09/10 21:13
수정 아이콘
경자 2년(기원전 2181) 아직 풍속이 하나같지 않았다. 지방마다 말이 서로 다르고 형상으로 뜻을 나타내는 참글(眞書)이 있다 해도 열 집 사는 마을에도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백 리 되는 땅의 나라에서도 글을 서로 이해키 어려웠다. 이에 삼랑 을보륵에게 명하여 정음 38자를 만들어 이를 가림토(加臨土)라 하니 그 글은 다음과 같았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
우주전쟁
23/09/10 21:16
수정 아이콘
세종대왕님...역시 수메르인의 후예답네요...;;
Mattia Binotto
23/09/11 17:03
수정 아이콘
수밀이(須密爾)인입니다!
규범의권력
23/09/10 21:30
수정 아이콘
흔히 한글의 특성을 논할 때 비교대상이 한자인 탓에 표음문자의 일반적 특성을 한글만의 독창적인 우수성으로 여기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만, 한글이 한국어를 표기하는데에 적합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러운
23/09/15 16:08
수정 아이콘
세계 1등아니면 만족을 못하는지라...
바람돌돌이
23/09/10 21:47
수정 아이콘
알파벳은 받침이 없죠. 한글의 건축적 구조는 오히려 한자와 유사하지 알파벳과는 차이가 큽니다. 한자의 부수나 파자 등에서 자음, 모음, 받침의 구조가 일부 보인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한줄로 늘어놓는 알파벳은 한글의 구조와는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김재규열사
23/09/10 21:48
수정 아이콘
수밀이국은 살아있다 (아니면 말고)
라이엇
23/09/10 21:53
수정 아이콘
한글과 알파벳과의 연관성이 과연 우연일까?
nm막장
23/09/10 21:57
수정 아이콘
네 우연입니다. (단호)
밤수서폿세주
23/09/10 22:04
수정 아이콘
환-국
23/09/10 22:00
수정 아이콘
훈민정음 해례본에 한글의 창제원리가 다 나와있는데
알파벳과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발음기관의 해부학적인 지식까지 충만했던 대왕이신데...
23/09/10 22:13
수정 아이콘
오히려 한글과 알파벳의 유사성은 고대 환국이 존재 했다는 명백한 증거 아닐까요? 순간 소름 돋았습니다..
작은대바구니만두
23/09/10 22:05
수정 아이콘
주변 국가의 문자들의 영향이야 당연히 받았겠지만 알파벳까지..?
23/09/10 22:20
수정 아이콘
한글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도저히 이게 어떤 외부적 요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한 개인이 혼자의 힘으로 만들었다고 도무지 생각이 안 되긴 하죠. 학자들이 어떤식으로든 그 기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게 이해가 되긴 합니다.
23/09/10 22:31
수정 아이콘
킹것이 갓연 짱연일까요
23/09/10 22:53
수정 아이콘
많은 오류가 있겠지만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가 세종대왕의 창제과정시 어려움을 잘 담았다고 봅니다
국수말은나라
23/09/10 23:5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왠만한 발음을 26자로 표현 가능한걸로 한글은 위대하죠
더불어 천지인 핸드폰도 한글 이후 최대의 발명품 되시겠습니다
다만 한국어는 어렵습니다 한글 쉬운거와 무관하게요
압존법을 외국인한테 설명하는건 진심 고역이에요

코이카나 이런데에서 하는줄 모르겠으나 아프리카같은 곳에다가 한글 26자를 수출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자기네 말을 한글로 쓸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이러브유
아이싯데루
워아이니
봉쥬르
구덴탁
알라뽕따이 처럼요
김승남
23/09/11 03:57
수정 아이콘
이미 한글을 표기법으로 쓰는 곳이 있습니다. 아직도 그런진 몰겠지만요
Cazellnu
23/09/11 08:53
수정 아이콘
한국어를 글자로 가장 잘 표현하게 만든게 당연하기는 한데
타국가의 언어로 쓰기엔 표현하지 못하는 발음이 있는건 어쩔수 없다고 봅니다.
다만 글이 없는 민족이나 국가에서 쓰기엔 발음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받아들일만한 완성도가 높은 문자임엔 틀림 없다고 보고
이미 아프리카에서 그렇게 사용되는 례가 있다고 알고 있긴 합니다.
23/09/11 06:40
수정 아이콘
세종은 천재였어! 하나로 설명해야하는데 그게 납득이 안됐던 나머지 크크
안희정
23/09/11 09:23
수정 아이콘
어? 누가 한글은 발음기호쭉정이랬는뎅
국수말은나라
23/09/11 09:51
수정 아이콘
광화문에는 이론적으로 말이 안되는 두 분이 계시죠
세종대왕 그냥 천재
이순신 그냥 전신

누구를 모티브로 배웠냐 어떤 지류로 싸웠냐 이런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죠

명량해전이 어떤 이유로 설명이 되는지...그냥 판옥선 한척으로 133척을 때려잡다가 전세가 한척이 이기니 나머지 12척이 우르르 와서 300척 때려잡는거

집현전 학자는 분신일뿐 본인 머리로 글자를 만들어내고 천문을 열어재낀 세종대왕
포졸작곡가
23/09/11 10:48
수정 아이콘
우리야 발음 되는 자모음 종류를 2개 국어 이상 알고 있죠~(한글 알고,,, 적어도 영어 알파벳은 알고 있음...)

세종 대왕은 그런 정보 없이
옆에 표의문자 초강대국 끼고 있었으면서도 표음문자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거부터 천재...
음절이 아니라 음소로 자모음 나뉜다는거 알아낸 거 초천재...
자음 만드는데 X레이도 없이 해부학적으로 구강구조 본따낸 거 초초천재....
모음 만드는데 천지인 상징 도입..... 창의력이 만땅....
열혈둥이
23/09/11 11:56
수정 아이콘
문자라는걸 한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드는것도 모자라서
사대하던 옆나라 표의문자랑은 다르게 표음문자로가는데
심지어 그문자가 만듦새도 완벽에 가깝다?
근데 그 천재가 하필 왕이여서 역적으로 처단당하지 않고
문자를 전국에 보급했다?

무슨 웹소설 판타지도 아니고 학자라면
원인이 있어야 결과가 나올테니 한번 파보고싶을것같아요.
승승장구
23/09/11 13:33
수정 아이콘
시뮬레이션 글보고 나니 세종의 한글창제는 버그인가 하는 생각이...
singularian
23/09/11 13:54
수정 아이콘
(수정됨) 모택동이 중국을 통일한 후, 간체자를 만들 시기,
그 한자의 발음기호로 한글을 쓰자는 주장이 학자들로부터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글자가 더 없이 훌륭함에도 [동이족 오랑캐의 글자]라서 영문 알파벳으로 결정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세상을보고올게
23/09/12 12:25
수정 아이콘
세종대왕 한글창제 하나만으로
이성계 위화도 회군 및 왕위찬탈이 다 용서가 되죠.
그런 천재가 심지어 하필 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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