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한달에 한번 이발을 합니다. 중요한 일이나 외출할 일이 생기면 그런거 없이 자르는데 마침 내일이 그런날입니다.
단골 미용실이라 들어가자마자 반겨주시는 원장님. 15분 기다려야 된답니다. 금요일이라 파마 손님이 좀 있네요.
왔다갔다 하시면서 스몰토크가 펼쳐집니다. 날씨가 덥다느니, 이번에는 좀 빨리 왔냐느니...얼추 대답하다보니 자리가 났네요.
그냥 하던대로 밀던데는 밀어주시고요 길이만 다듬어주세요. 바리깡으로 옆머리를 치면서 또 스몰토크가 이어집니다.
저번에 어머니 왔다가셨잖아요? / 네
머리 마음에 들어하셨어요? / 네. 생각한대로 나왔다고 좋아하시던데요
다행이네. 저번에 와서 결제하고 가신 다음에 엄청 좋아하셨어요. / 에? 집에서는 티 하나도 안 내시던데?
원래 딸들이 어머니 모시고와서 긁고 가는거 잘 하는데 아들이 그런건 희귀하네 / 그렇군요 허허헣
기분 좋으셔서 칭찬 막 하고 그러시더라고요 / 집에서는 머리얘기만 하셔서 몰랐네요 허헣허
이후에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는데 머리속엔 '어머니가 되게 좋아하셨다'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도 저기까지 밖에 기억이 없어요
평소에 가족이랑 카드 쓰는거는 밥사고 장보고 옷사입고 이런거만 하다가 마침 머리하신다길래 따라가서 긁었을뿐인데. 예상하지 못한데서 훅 치고 들어와서 기분이 싱숭생숭합니다. 집에서는 왜 티를 안내셨을꼬...
최근 뒤숭숭한 소식들만 많아서 소소하게 기분좋았던 에피소드가 생겨 풀어봅니다.
금요일 잘 마무리하시고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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