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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2 00:44
제가 가지고 있는 부캐 중 하나는 글 쓰는 사람입니다..
작은 플랫폼에서 일주일에 한편 씩 스스로의 약속인냥 독자들을 위해서 써내려가고 있는데 글을 너무 잘 쓰시는 몇몇 분의 작가님들의 글을 보면서 내 글이 초라해지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래도 한편 또 한편 완성이 되다보면 언젠가는 더 좋은 글이 탄생할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문장이나 단어를 어떻게든 기록하려 합니다. 그게 나중에 빛을 볼 날이 있을거라는 희망을 품고요.
22/11/02 08:25
감히 제 생각을 조금만 덧붙이자면,
어떤 분야든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단순 반복이 아닌 의도적 반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즐겜 유저가 1만 시간 게임해도 겜돌이지만, 전략과 스킬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프로게이머 지망생은 프로 게이머가 되는 것처럼요. 물론 저도 잘 안지킵니다만.. 저도 질소반과자반님도 영감과 표현을 기록하고 글쓰기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실력이 늘지 않을까요? 흐흐
22/11/02 02:25
아주 냉정하게 글쓴님 스스로의 글쓰기를 평가하시고 발전 방향을 설계하셨네요. 덕분에 제 글쓰기도 돌아보고 반성하게 됩니다. 계획의 실천과 목적 달성을 응원합니다.
22/11/02 06:38
아마 일반인과 비교한다면 지금도 이미 굉장히 글을 잘 쓰시는 상태이시겠죠.
글짓는 일에 프로이시다보니, 하시는 고민이신거 같네요. 어느분야든 프로가 되는 순간, 평가 기준이 완전 바뀌어 버리는거 같아요 우리나라 축구 선수중 0.001%에 해당하는 재능을 가지고 노력을 해서 국가대표된 선수들도 축구 못한다고 허구헌날 욕먹는거 보면 말이죠. 뭔가 야밤에 쓸때 없는 애기를 주절주절한거 같은데. 결론은 파이팅입니다!!!!! ^^;;;;
22/11/02 07:24
일단 이 글은 잘쓰신거 같습니다. 저는 이렇게 술술 읽히는 글을 쓰는 재주가 너무 부러워요. 저절로 쓰다보니 되는건지 아니면 끝없는 노력끝에 얻은 결과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22/11/02 20:15
칭찬에 몸둘바를 모르겠네요크크
글을 잘써야지 하는 노력보다는 어릴적부터 글쓰는 곳에 대한 욕심이 없어서 오히려 글쓰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았었는데 그런 마음가짐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합니다흐흐
22/11/02 09:24
저는 글을 쓰는 걸 정말 귀찮아하고 싫어합니다... 제가 글을 잘 쓴다는 생각도 정말 해본적 없고요. 근데 정신을 차려보니 글을 쓰는 게 제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더라고요. 글 잘 쓴다는 말도 많이 들었고요. 감사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언젠가는 제 부족함이 드러날 거다, 지금까지는 뽀록? 이었다 하는 심정으로 살고 있습니다...
22/11/02 10:03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이죠. 저도 항상 하고 있고요. 제 경우 이공계 쪽이라 논문과 전공 서적만 달고 살다가, 우연히 웹소설이라는 대중에게 보이는 글을 쓰게 된 경우인데....
처음 습작을 썼을 때는 그야말로 만연체 범벅인 글을 썼습니다. 소설이란 걸 써본 적이 없으니 그냥 익숙한 걸 쓴 거죠. 지금 봐도 문장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는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최악이었을 겁니다. 문장이 한없이 이어지는 데다가 한 문장에 행동과 정보도 너무 많고, 현학적인 묘사들도 과할 정도로 많이 들어간 편이면서 소재마저 대중들이 좋아하는 것들보다 그냥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잡탕처럼 섞어버렸거든요. 소위 말하는 벽돌체라고 하죠. 적어도 제 첫 습작은 ‘폰’으로 보기에는 좋지 않은 글이었던 겁니다. 문피아 추천게 힙스터 독자님들한테 추천글은 2개나 받았지만, 당연히 얼마 가지도 못하고 침몰했습니다. 추천글 받아 봐야 유입이 안 늘더라고요 크크. 시장 분석 하고 나서 두 번째 글로 유료화를 갔는데, 이때부터는 오히려 문장 길이가 짧아졌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비해 작법서도 사서 보고 그랬죠. 그 이후로는 이제 긴 문장과 짧은 문장을 어느 정도 상황에 따라 골라서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스킬은 분명 늘었는데, 여전히 ‘좋은 글’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문장력이 늘고 스킬이 늘었다고, 독자들이 ‘명확하게’ 좋아해 주진 않더라고요. 독자들이란 존재란 게 참 변덕스럽습니다. 오히려 보기 힘들 정도로 끔찍한 문장력을 지닌 글에도 열광하는데, 제 기준에서 그 글은 절대 ‘좋은 글’이 아니었거든요. 잘 쓴 글은 더더욱 아니었고요. 조사 ‘에’와 ‘의’조차 빈번히 틀리곤 했으니까요. 다른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말할 것도 없었고요. 요소요소를 분석하여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글이라면 분명 좋은 글과 나쁜 글이 확연하게 나뉩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도 메시지, 스토리, 형식이 잘 짜인 글을 ‘나쁜 글’이라 볼 수는 없지요. 문제는, 이 독자라는 불가해한 존재들은 객관적으로 잘 쓴 것 같은 글도 종종 외면하곤 한다는 겁니다. 그나마 설득력 있는 이유는 하나, 그냥 재미가 없어서요. 재미란 게 주관적이라는 건 차치하고서라도. 그럼 재미만 있는 글이 좋은 글이냐? 잘 쓴 글이냐? 독자들이 열광하니까? 그건 또 그렇다고 볼 수는 없죠. 위에서도 말했듯이 간단한 조사조차 빈번하게 틀리는 글을 어떻게 잘 쓴 글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이 분야 끝판왕은 귀여니라고 있긴 하죠.) [최근 외고를 쓰고 있던 플랫폼에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유인 즉슨 독자들은 작가의 생각과 경험이 녹아 있는 작품을 더 선호한다는 이유였죠.] 이 부분을 보고 생각한 건데, 플랫폼마다 먹히는 글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주류 독자층이 뭘 선호하냐 역시 분명 중요 요소고요.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고 싶냐면, 그냥 저 플랫폼 독자들과 Fig.1님 성향이 단순히 안 맞았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겁니다. Fig.1님이 딱히 글을 못 써서가 아니라요. 그게 못 쓴 글 아니냐? 전 딱히 ‘그렇다’라고 명확히 말할 수는 없다 생각해요. 플랫폼이 전 세계에 그거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요. ‘독자’라는 존재가 개입하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죠. 물론 그렇다고 Fig.1님이 생각하시는 해결책이 잘못됐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저도 이렇게 말하긴 하지만, 집에는 두꺼운 작법서만 10권이 넘게 쌓여있습니다 크크. 소설을 포함하여 온갖 글들을 찾아 개인적으로 분석하는 일들도 여전히 하고 있고요. 좋은 글, 잘 쓴 글에 대한 고민도 계속해서 하고 있죠. 그런데 잘 썼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독자들한테 외면받기도 하고, 도리어 대충 날림으로 쓴 부분에서 독자들이 열광하기도 합니다. 여전히 좋은 글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한 가지 확실한 건, Fig.1님의 해결책처럼 꾸준히 하다 보면 적어도 저점은 확실히 높아지더라고요. 독자들이 기존보다는 ‘덜’ 외면합니다. 평균치 따지면요 크크. 가장 자유로울 것 같은 작가들의 생활이, 까보면 정말 쳇바퀴처럼 똑같은 경우가 많죠. 기계적인 삶으로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만 봐도 그렇고요. 댓글에 말하셨던 것처럼 ‘의도적인 반복’이 참 중요하다고 봅니다. 하루키처럼 매일이 칼 같진 않더라도. 분명 이전보다 글 쓰는 실력은 확연히 늘어났는데 독자들은 처참하게 외면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지 않고 고민하면서, 끊임없이 보고 써보는 것이라고 봐요. Fig.1님이 해결책이라 말한 부분의 셋째에 해당하는 부분이죠. 개인적으로 다른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이번에 데프트 선수가 ‘패배는 괜찮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말했지요. 전 글쓰기에도 해당한다고 봅니다. 저도 아직 웹툰화도 못 해본 하꼬지만, 문득 이 글을 보고 Fig.1님이 같은 길을 걷는 동지(?)라는 생각이 들어 얘기가 길어졌네요. 저도, Fig.1님도 포기하지 않고 쓰다 보면 언젠가 볕 들 날 오지 않을까요? 그런 날이 빨리 오길 기원해봅니다 크크.
22/11/02 22:15
정성스러운 댓글 감사합니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특히 ‘패배는 괜찮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습니다.
독자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도 플랫폼에 올리는 글들은 독자를 신경 안 쓸 수 없죠. 그럼에도 발전없는 독자의 호응보다는 나만 아는 발전이 더 값지다고 생각해서, 그저 꾸준히 써보겠습니다. 같이 화이팅입니다!
22/11/02 10:03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전에 피지알에서 상대방이 듣고싶어하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글을 봐서 글쓰기 지식을 조금 엿본 느낌이었는데 이번 글도 다른 형태의 지식을 본 느낌입니다.
22/11/02 15:33
Fig1. 이시라고 해서 저랑 비슷하게 연구논문 쓰시는건줄 알고 동병상련을 느끼러 들어왔는데 다른 글쓰기셨군요!
창조적인 글쓰기 하시는분들 참 부럽고, 또 부럽습니다. 제가 그걸 잘 못하거든요. 응원합니다! 지금도 잘 쓰시지만 좋아지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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