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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11/29 19:26:24
Name 밑힌자
Subject [일반] [근현대사 교과서 출판사 '좌편향'논란 내용 수정 결정]
http://cynews.cyworld.com/Service/news/ShellView.asp?ArticleID=2008112913370240158&LinkID=740



금성교과서를 비롯한 근현대사 출판사들이 교과부의 권고를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상세한 기사를 구하지 못해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과연 어디까지 고치게 될지 궁금합니다. 초등학교때는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찌르는' 노래를 줄줄 외우고, 신탁통치라는 것은 소련의 계략의 일부로만 알고 지냈던 저로서는 고등학교 와서야 이들 교과서들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다른 시각들을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저 아쉬운 마음뿐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어느 말이 맞는지 긴가민가 했었지만, 이제는 전문적 영역에까지 접근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 안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대충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작금의 이 사태가 보다 씁쓸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종종 어떤 책들이 편향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저도 그런 책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까마득한 신입생 시절에 운동권 선배들이 좋은 책이라며 가져와 보았던 근현대사 서술서는 웬걸, 사학 전공자가 아닌 철학 전공생이 서술한 것이었고 만년떡밥인 '북침설'이 떠억하니 실려있었습니다(북침설은 현재 학계의 성향과는 상관 없이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정설입니다. 일단 근래 극비문서들이 공개되면서 남침 준비가 계획적이었으며 상당 기간을 두고 이루어졌다는 것이 밝혀진 지 오래입니다. 물론 미국이 이를 간접적으로 유도했다는 설도 있지만 아직까지 근거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물론 이 책은 옛날 책이었고, 80년대에는 이 정도 책이라도 있었기에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어릴 때까지만 해도 그런 책들보다는 소위 '우편향'되었다는 책들이 훨씬 많았죠. 초등학교 때 보았던 4.19 만화가 한편 있었는데, 이 만화에서는 아이들이 '언니 오빠를 쏘지마'라고 이야기하면 군인들이 '그래, 우리도 그럴 생각은 없단다'라고 이야기하며, 마치 한멍도 죽은 이들이 없는 것처럼 서술하고 있습니다(꽃까지 들고 있습니다). 이런 건 해석 여부를 떠나 확실히 사료 제시의 오류죠.
사실 '정당한 평가'운운 하기 위해서는 학계에서의 성실한 토론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생산적인 토론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일단 여기에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가치평가가 먼저 우선되어야 했고, 그 때문에 자칫 온정주의에 호소하는 온갖 잡설들이 난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어쨌든 공산화를 막았으니 우리는 잘했어!' 논리입니다. 그렇죠. 공산주의를 막기 위해서 이승만은 일찌감치 지방으로 피난해서는 미리 녹음해놓은 라디오 방송으로 시민들을 안심시켜 한강다리의 비극을 야기했으며, 그 와중에서도 곳곳에 수감되어 있는 보도연맹 관련자들을 사살할 것을 꼼꼼이 지시한 것이겠지요. 조병옥의 말처럼, '제주도 양민들은 빨갱이니 씨를 말려도 되는' 것이겠구요. 모든 학살과 폭력, 끔찍한 비인간적 행위들은 모두 '공산주의'라는 세계의 죄악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행위'로 정당화됩니다(제가 요즘 자주 떠들고 다녔습니다만, 최근 근현대사 연구서에서는 서로 비슷한 근거들을 인용하면서도 그 이견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전 우파 연구서에서는 커밍스를 무슨 좌빨의 화신처럼 취급했습니다만, 근래에는 그 신뢰성을 보장받은 연구들은 수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같은 근거들을 취급하더라도, 결론은 '~~한 것은 맞지만, 만약 그대로 내버려두었다면 우리는 공산국가가 되었을 것이다'라는 겁니다. 이것은 '우리가 좌우합작만 완료했더라면 아름다운 민족국가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순진한 주장 만큼 'IF'에 매달리는 주장입니다. 고로 이런 주장을 할 참이면, 이들도 좌우합작의 가능성에 대해 반박할 자격은 안 되는 거지요).
현재 교과부가 제시하고 있는 권고안은 실로 재고해 볼 가치도 없는 것들입니다. 특히 새로 나온 뉴라이트의 근현대사 교과서는 연도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사실 근거를 제시하는 데에도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만큼, 기본기가 안 되어 있는 대충 만든 책입니다(좀 잘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 경제사 연구 하나에만 매달려, 책 한권을 다 해보려고 한다는 점에서 에이스 혼자 먹여살리는 원맨팀과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뉴라이트라는 단체, 이영훈 교수나 안병직 교수(이분은 동명이인이 한분 계시니 혼동하지 마세요. 같은 서울대이기는 하지만 서양사학을 전공하신, 전혀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계신 분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구글에서 검색 한번만 쳐 보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므로 따로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한가지 말씀드리면, 이분들은 그 나름의 전문적 연구 성과는 인정할 만하나 그 국지적 연구 성과를 지나치게 확장함으로써 오류를 범하고 계신다는 겁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이분들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만 여기에서는 이쯤 하기로 하고.

종종, 이 나라는 아직 객관적 역사를 이야기할 정도로 안정된 틀을 잡지 못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국가의 경계도 모호하지요. 영토 분쟁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과 남한의 관계가 아직 유동적이라는 점에서 모든 기준들은 불확실한 영역으로 돌입합니다. 국가의 기조가 확실하지 않은 만큼, 아직까지 그 성립에 대한 평가도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고, 이럴 수록 그 정당성에 대한 평가는 쉽사리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본과의 역사적 관계에 대한 평가는 어느 정도 확실하지만(그 덕분에, 일제 치하에 근대성을 부여하려는 현재 근현대사 수정이 지지를 받지 못하는 거겠죠. 신탁톶치 같은 애매한 영역에 대해 딴지를 걸었으면 물타듯 넘어갔을 공산도 큽니다만... 현재 식민지 근대화론의 현장은 애매한 한반도의 정세와 관련이 있다기보다는, 독일에서 근대성에 대한 토의를 무기로 스스로의 과거를 정당화하려는 논의와도 비슷한 맥락에 있습니다), 남북 관계가 얽혀 있는 문제는 항상 신중한 것도 그 때문이겠죠. 현재 민주주의의 성립에 입각한 해석은 주류 역사 해석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디만, 여기에 대한 서술도 종종 엇갈립니다(현재 교과서 수정안이 바로 여기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이는 대립되는 사상과 관련된 이견이 아니기 때문이죠). 자유를 이야기하면서 민주화 운동은 '좌익'의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많은 주장들은, 사실 그 '자유'가 정치적, 개인적인 것이 아닌 '자유시장경제체제'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모순입니다. 동일한 것처럽 보이는 개념들이 혼재되어 있고 각기 다른 장소에서 다른 목적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어떤 역사적 해석을 밀어붙이는 것은 일순 모순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물론, 이런 문제점을 들어 총체적 혼돈으로 역사를 몰고가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만큼 중요한 것은, 사료에 대한 2차적 평가의 신중함입니다. 이영훈 교수의 경제사적 평가는 중요하지만, 그것을 생산적인 형태로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그동안 국내 사학자들이 연구해 왔던 18세기부터의 시장경제 발달에 대한 연구와 대치시켜 함께 교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영훈 교수의 연구는 신선하기는 하지만 국지적이며 또한 일반론적 해석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고, 그 때문에 오히려 관련 영역에서의 연구를 확장하는 단초로 삼아야 할 종류의 것입니다. 어떤 정론으로 취급될 수준의 것은 아닙니다. 이를 교과서의 주된 해석으로 삼는 것은, 많은 분들이 말씀하다시피 소위 '편향'에 대해 '편향'을 낳는 꼴입니다. 무엇에 대해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없다면,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그것이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하지만 요즘 교육의 주류가 '창의적 사고' 아닌가요?
웃긴 것은, 근현대사 수정을 외치는 분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은 '우리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한다'라던데, 오히려 그렇다면 식민지 근대화론을 부정하고 내재적 경제발전론을 주장해야 하는 게 더 좋은 게 아닐까요? 사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우리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는 게 아니라,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을 회복'시키려고 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실제로도 '시장경제를 무시하고 있다'는 식으로 발언하기도 했죠. 하지만, 역사학이 '시장'에 대한 평가에만 주목해야 합니까? 그리고 그것을 위해 많은 인간적 군상들의 기록을 왜곡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마치, 경제사 과목을 하나 넣으려는 생각이 역사학 전체를 멍들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타를 알게 된 이후로 PGR에서 많은 것을 얻어간 만큼(눈팅만 5년... 했군요), 자게 첫글은 생산적인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이렇게 일기에 쓸 내용이나 쓸데없이 주절거리고 말았군요. 신입생때라면 바로 들고일어났을 텐데, 이제 군대도 다녀 오고 취업 걱정(학부제로 이도 저도 아닌 것들만 배운 온리 사학과가 뭘 해먹고 살 수 있을까요. 예전에는 강독이 필수여서 언어라도 잘했다지만)도 하다 보니 잘하는 것도 없는 놈이 뭘 떠들 수 있겠냐 하는 자괴감만 듭니다. 대학원 쪽에서는 집회를 열겠다고 하는 것 같던데 몇달째 지지부진한 걸 보니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군요. 이제는 무슨 일이 벌어지면 화낼 힘도 없고 그저 한숨만 쉬고 바로 고개를 돌리게 됩니다(보통 이런 게 정치적 무관심을 노리는 파쇼 정치 전술이라죠). 내 코가 석자라는 생각이 들죠. 어디 나가서 떳떳하게 말하려면 내 스스로부터 어떻게 쓸만하게 만들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쁜 와중에 중요한 공모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네요.
조금 전에 TV에서 2차대전 영상을 보내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참, 그런 상황에서 다들 어떻게 살아남았나 몰라요. 그러고 보면 이런 이야기들은 다 엄살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뭐 그렇습니다. 열심히 살면 다 바뀌겠죠. 비록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일주일에 한번씩 찾아오는 달콤한 휴일(그마저도 못챙겨먹는 날이 많지만)도 내일 하루 남았는데, 좋은 시간 되시고 다음 주는 즐겁게 보내시길 빌겠습니다.


(저는 보수니 진보니, 좌익이니 우익이니, 편향이니 꼴통이니 하는 용어가 유치하다고 생각하고 또한 증오합니다. 제 글이 허접하기는 하지만 여기에는 그런 리플이 안 달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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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하늘
08/11/29 19:3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근데 이런 차분하게 정리된 논리가 현실에선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게 씁쓸합니다.
교과서 개정하려는 사람들 보면 거의 막무가내식 밀어부치기식이죠.
논리고 뭐고 필요없고 권력만 있으면 돼 라는 식..
08/11/29 19:44
수정 아이콘
정치적으로 교과서를 바꾼다는 정부의 파시즘적 사고방식이 참 대단합니다.
금성교과서가 GG친건 어쩔 수 없겠죠. 이미 교과서 선정 결정권자인 학교 단체장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켜놨기 때문에.

좀 다른 이야기로 2008년 조중동+한나라당의 최대히트작은 '좌편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말 자체로 이미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을 성공시켰죠.

'잃어버린 10년', '좌파세력', '좌편향' 등등 부정적인 말들로 어떤 사안에 대해 이미지를 덧씌우는 기술이 참 뛰어난 사람들입니다.
이부분은 민주당이나 민노, 진보신당쪽 에서도 부정하기 보단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는 방법'들을 많이 연구해야 할 듯싶습니다.
08/11/29 19:59
수정 아이콘
아... 제 근현대사교과서는 고이 간직해놔야 할 듯 싶네요..
08/11/29 20:05
수정 아이콘
우리들도 이제 정부 몰래 근,현대사 지하실에서 배워야 하는거 맞나요?

일본에서 환호를 하겠군요..
애국보수
08/11/29 20:32
수정 아이콘
mix.up님// '일본에서 환호를 하겠군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했지요. 요미우리 신문은 이미 조선일보등을 인용하며 대안교과서를 극찬했습니다.

웃긴 사실은 금성교과서는 좌파적관점으로조차 쓰인 책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책의 서술과 다른 교과서의 서술은 큰 차이가 없으며 집필진조차 좌파적 성향이 아닙니다. 다만 대표적으로 욕먹는 이유는 단지 점유율이 높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밑힌자님은 역사학을 전공하시는 분인 듯 합니다. 역사학도라면 두배로 씁쓸하시겠습니다.
ComeAgain
08/11/29 20:36
수정 아이콘
금성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로 공부한 저는 좌편향적인 사람입니다. 어쩌나요.
그나저차 이 책은 절대 버리면 안 되겠군요. -_ -
08/11/29 20:52
수정 아이콘
좌편향 수정한다고 해 놓고 왜 일제시대를 고치는지 모르겠다...
08/11/29 21:00
수정 아이콘
애국보수님// 금성교과서가 좌파적관점으로 쓰인 책이 아니라는 점은 백번 천번 공감합니다. 교과부에서 지적한 내용과 금성교과서본문을 같이보면서 수십번 봤지만 아주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전혀 좌파냄새도 맡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집필진중에는 좌파인사가 존재합니다.
미남주인
08/11/29 21:26
수정 아이콘
짧지 않은 글이지만 힘내서(?) 유익하게 잘 읽었습니다. 다 읽은 제가 대견.^^*

마지막줄에 '허섭하다'고 하셨는데 아마 '허섭스레기'를 '허접쓰레기'로 잘못쓴다는 것이 많이 홍보되어서 그런 것 같은데, 동사는 '허접하다'가 맞습니다. 내용과 상관 없는 태클이지만 오기가 자주 눈에 띄어서 다른 분들도 보시면 좋을 듯 하여 댓글로 남깁니다. 그리고, 전혀 허접하지 않았어요~
Ms. Anscombe
08/11/29 22:36
수정 아이콘
이런 문제가 '좌편향'의 틀에서 논의되는 것 부터가 문제입니다..

아니라고 말하면, '나는 좌파 같은 그런 나쁜 사람이 아니예요'가 되고

그렇다고 말하면, 좌로 '편향'되어 있다고 말하는 셈이 되어버리니 말이죠.

사실을 따지기 전에 이미 틀부터 지고 들어가는 셈.
08/11/29 22:45
수정 아이콘
역사는 좌, 우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역사는 진실이냐 아니냐로 따지는 것 입니다.

하나의 역사적 사실을 기술 하는데 있어서 좌편향 몰아가는 것은 그런 진실을 왜면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도 역사를 전공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사건은 너무도 안타깝고 화가 납니다.
이카루스테란
08/11/29 22:59
수정 아이콘
그냥 멀쩡한 사람도 자신들의 이익과 배치되면 빨갱이라도 몰아서 사형시키는 수준에서 전혀 발전하지 못한거죠.

여기에 아직도 현정부에 무언가를 기대하시는 분이 계신가요?
밑힌자
08/11/29 23:00
수정 아이콘
애국보수님// 사학 전공이기는 한데 아는 건 별로 없고... 할 수 있는 일은 더더욱 없어서 씁쓸합니다.
미남주인님// 지적 감사합니다. 저도 그 이야기 때문에 '허섭'이라고 썼는데 잘못된 거였군요. 크크. 해당 항목은 수정했습니다.
Ms. Anscombe님// 이것도 어쩌면 선점을 통한 전략일까요;
ROSSA님// 저도 편향 문제 운운 하는 행위는 먼지 뒤집어쓰고 사료에 매달리는 연구자들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현대 역사학이 유물사학에 큰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사상이 뭐니 하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아니겠죠. 사실 편향이라는 용법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나중에 시간이 나면 해야겠군요.
Ms. Anscombe
08/11/29 23:33
수정 아이콘
밑힌자님// 소위 '프레임'이라 불리는 그런 거겠죠..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문제 자체를 '좌편향이냐 아니냐'의 틀로 만들어버리는 순간, 승부는 이미 끝난 겁니다. '의제 설정'에서 지고 들어가는 거죠.. 문제는 효과적인 논리를 동원할 것도 없이, 그냥 '좌편향'이라고만 해 버리면 의제 설정에서 질 수가 없는 '상황 자체'입니다. 그 상황의 핵심은 '편향'은 안 되고, '좌'는 더더욱 용납 자체가 안 된다는 것이지요..
08/11/30 00:02
수정 아이콘
원래 시작한 쪽에서 이미 프레임을 잡고 시작했는데 그걸 바꿀순 없죠. 이미 시작부터 지고 들어간거니...
이번 사안은 불합리한게 맞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긴 하죠.
만일 다음 정권이 한나라당이 안 잡는다면 그땐 어떻게 바뀔지 참 궁금합니다.
그땐 친일편향 교과서라고 하면서 수정을 요구하려나요?
그러지는 않겠지요. 뭐 그런다면 그건 한나라당과 다를바가 없으니까요.
불합리한 현실이 억울하다면 힘을 키워야겠죠.
그것밖에 없습니다.
Ms. Anscombe
08/11/30 00:11
수정 아이콘
분수님// 맞습니다. 그런데 저 같은 사람이 '친 이슬람교적이다'라고 했으면 아예 무시당했을 것입니다. 누가 먼저 시작을 했건, 말도 안 되는 틀은 무시당하고 맙니다. 즉, 문제는 '좌편향'이라는 틀이 통하는 현실에 있는 것이죠. 그 틀로 시작을 하더라도 말이 안 된다면 그냥 무시당할텐데, 현실이 그렇지 않으니까요.
08/11/30 00:24
수정 아이콘
Ms. Anscombe님// 뭐 그건 권력을 갖고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지 않았다면 좌편향 이라는 프레임을 잡고 시작했더라도 교과서 수정까진 갈 수 없었을 겁니다.
요지는 힘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겠죠.
권력을 잡은 다음 한나라당처럼 할 필요는 당연히 없습니다만 그 반대를 막기 위해서는 권력을 잡을 힘을 키우고 또 잘해야 합니다.
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은 계속 야당으로 쭈욱 살아야 합니다.
최소한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주지않기 위해서는 정권 잡는 쪽에서 잘해야 할테니까요.
그래야 나라가 발전할 겁니다.
이번에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는 60%의 사람들은 그점을 깨달았을텐데 과연 다음에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을 어떻게 막아야 할 지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고민해야 하겠죠.
Ms. Anscombe
08/11/30 00:29
수정 아이콘
교과서 수정은 힘의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그 틀이 계속 통한다는 건 언제든지 약간의 힘만 있으면 말도 안 되는 의제를 '설정'만 해도 통할 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에 정말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설령 한나라당 류의 집단이 정권을 잡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그런 의제는 힘을 발휘할테니까요. 그런 의제의 힘은 선거 결과에 종속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덧붙이면, "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은", 예전에 제가 어떤 글(https://pgr21.com/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sn1=on&divpage=2&sn=on&ss=off&sc=off&keyword=Ms.%20Anscombe&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9420)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08/11/30 00:38
수정 아이콘
Ms. Anscombe님// 뭐 그건 한나라당의 지지가 20% 미만으로 떨어져서 한 20년정도 지나야 될 문제라고 봐서 현재로선 답이 없죠.
여러가지 외부 요인에 의해 현재의 그 프레임이 존재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보수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런 보수를 끌어안을 올바른 보수당이 없다는게 문제겠죠.
그런 의미에서 진보적인 사람들을 끌어안을 힘있는 진보당도 한참을 지나야 될 듯 싶긴 하네요.
전 비한나라당에서 최소 20년 동안 정권을 잡으면 우리나라 역사가 최소한 제대로 발달 될 것 같습니다만
그렇게 될 일은 없으니 발전하다 후퇴하다 발전하다 하겠지요.
사실 정반합의 문제와도 통한다고 봐야겠네요.
후퇴해봐야 발전의 방향도 보일테니까요.
문제는 그런 기반이 우리나라에 있느냐 하는 걱정정도네요.
없다면 뭐 망하는 수밖에 없긴 합니다.
전세계로 봤을때 조그마한 땅떵어리이니 그대로 사라진다고 해도 뭐 세계사에 한 두줄 정도 흔적을 남기겠지요.
하늘하늘
08/11/30 03:06
수정 아이콘
분수님// 교과서가 우편향이니 좌편향이니 하는게 문제는 아니죠.
각 출판사가 각자의 관점과 가치관으로 판단할 문제입니다.

현재는 그게 이루어지지 않고 강압적인 방법으로 정부가 바꾸려고 한다는데 있는것이고
만약 다음 정부가 들어서서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 교체를 시도한다면 똑같이 욕먹을 겁니다.

이런경우 절차와 과정이 중요한것이라 봅니다.
오소리감투
08/11/30 17:56
수정 아이콘
애초에 좌편향이라는 말 자체가 그들이 설정한 레토릭일 따름인데 그걸 연일 선전하고 튀겨주는 매체가 있으니 그게 공신력(?)까지 얻어가는 군요.
지금의 검인정 제도는 한나라당 선배인 김영삼정권하에서 만든 건데 김영삼도 그러면 좌빨이 되는 걸까요?
이럴 거면 아예 국정교과서로 다시 돌아가자고 솔직하게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들은 일본의 새역모보다도 떨어지는 집단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색채를 그대로 담은 교과서를 검인정제도 하에서 냈을 뿐이지 한국처럼 정부와 교육수장까지 나서서 출판사나 학교에 압력을 넣지는 않았거든요.
조중동이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깔 때마다 '그보다 더한 놈들이 무슨 망발일까?' 하는 생각 밖엔 안 듭니다.
리롱기
08/11/30 20:47
수정 아이콘
여러분....
좌파가 나쁜 겁니까...?
참내...
큐리스
08/11/30 21:44
수정 아이콘
저도 본문에서 다른 내용이라 죄송합니다만...
'허접하다'가 아니라 '허접스럽다'가 맞습니다.
사전에 '허접하다'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다른 뜻이예요...
좀 뒷북이긴 하지만 댓글보고 또 오해하시는 분이 있을까 하여 적어봅니다. @_@;
밑힌자
08/12/07 00:41
수정 아이콘
큐리스님// 이제 봤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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