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01/03 15:29:32
Name 방랑자크로우
Subject [일반] 공기업 채용연계형 청년인턴에 대한 푸념
안녕하십니까. 항상 피지알에 와서 푸념만 늘어놓는 방랑자크로우입니다.

작년(작년이라해봤자 1~2주전이지만)에 공기업 채용연계형 청년인턴에 대해 글이 올라왔었는데요.

저 또한 Eva010과 같이 공기업 채용연계형 청년인턴을 해본 입장에서 몇자 적어보겠습니다.



1. 입사

공기업 입사는 정규직을 기본바탕으로 설명드리면

서류->인적성(합,불)->전공필기->논술->실무진면접->최종면접

이런식으로 가는데 인적성, 필기, 논술을 한번에 보는데도 있고 실무진면접과 최종면접을 한번에 보는데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인턴선발과정에서는 서류에서 바로 최종면접으로 가는경우가 많으며

중간에 인적성이나 1차(실무진면접)을 하는 곳도 있습니다.



저와 같은경우는 서류->인적성, 전공필기->1박2일 합숙면접 의 면접을 보았는데

논술만 빠졌다 뿐이지 들어간 후엔 정규직 선발보다 더 빡셌다고 현직자가 그렇게 말했고

여러곳에 최종면접까지 가본 입장에서도 이렇게 빡센 전형은 없었습니다.

1박2일 면접은 술자리에 장기자랑까지...휴....



부끄러운 일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전 1박2일 합숙면접전까지 제가 지원한 곳이 인턴인줄 몰랐습니다.

공고엔 신입사원 선발이라 적어놨고 공고중간에 작은 글씨로 채용연계형이라 적혀저있었습니다.

모두 제 불찰이지만 인턴인줄 알았더라면 지원을 안했을건데...

막상 붙고 나니 다니면서 다른걸 해보자는 생각으로 입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본사에 발령을 받아서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입장이 되었지요.



2. 인턴생활
Eva010님은 인턴생활이 엄청 힘들었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정도 까지는 아니였습니다.

인턴은 매순간 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잘보여야 한다것이 스트레스였지요.
(머 어느곳이나 다 똑같겠지만요...)

8시30분 출근 6시 퇴근은 비교적 원론적으로는 잘 지켜졌습니다.

하지만 저의 출근시간은 6시50분 퇴근시간은 8시 였습니다.

출근시간은 제가 아침에 운동한다고 부지런떤게 있어 논외로 하고 퇴근시간은 팀마다 케바케이지만 저희팀은 좀 바쁜 부서라서

7시30분쯤 퇴근을 했습니다.
(원론적으로 6시라는건 다른 곳으로 간 동기들은 5시 40분부터 연락이 안됩니다....그들은 칼퇴ㅠ)



3. 인턴평가

이건 말하기가 좀 그런게 있는데 회사마다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입사점수 50%, 연수원성적 10%, 인턴평가 전반기 20%, 후반기 20% 이렇게 했습니다.

예상 하셨겠지만 입사한 순간에 정규직 전환은 결정되어있었던 겁니다.

무슨 놈의 정책을 이렇게 만들어놨는지 인턴기간 전,후반기 평가는 주관적입니다.

팀에서 맘이 들면 다 100점 줄수 있는 겁니다....



한국사람들 특성상 자기 팀에 있었던 사람 냉정하게 엿먹어봐라 하면서 100점줄수 있는데 50점 주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저희 또한 그랬고요. 고로 인턴기간 평가 40%는 하나마나한 평가 다 100점 맞는 평가입니다.

그나마 객관성을 띄고 있는것이 입사점수와 연수원성적인데 연수원성적은 다 비슷합니다. 그리고 다 오픈되지요.

그렇지만 입사점수는 오픈이 안됩니다. 이미 정직원 정해진 사람은 정해져 있는거죠.

전 그것도 모르고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남들은 팀의 배려속에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며 자기 공부를 하는데 전 그럴틈이 없을 정도로 일만 했습니다.

웃긴게 몇년 먼저 들어온 선배가 있는데 다른팀에서 하는 말이 그 선배보다 제가 더 일을 많이 한다는 말도 있었고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차장님들은 자기 할일을 저에게 미루는게 일수 였고 팀장님 또한 사적인 일까지 시켰습니다.

허울좋은 본사죠...일만 많고 다들 위로 올라가기 위해 서로를 이용하는...

아...본사라고 가산점 같은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더 미치는거죠.

알지도 못하는 직원들은 본사니 될꺼다 그러니 일을 익혀야 된다 열심히해라...



그리고 무슨 공모전을 그리 하는지...

'인턴도 참가' 이렇게 하면 다들 눈에 불이 붙어 참여합니다. 돈 들여서 그래픽 작업하는 인턴도 있었습니다.

전 그 전주까지 회사일로 출장이 있어 마감날에서야 그냥저냥 해서 냈는데 3위에 입상했습니다.

하지만 가산점은 없습니다. 이용해 먹을려는 거죠...

수상자들과 전무님과의 티타임에서도 그러더군요.

기성직원들은 이런거 참여안하는데 인턴들은 참 참여를 잘하고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그래도 전 끝나기 전까지도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남들 다 점심때 수료식 하고 집에가는데도 전 마지막 까지 팀장님이 준 일을 했드랬지요...



4. 다음 기회를...

Eva010님도 말씀하셨듯이 인턴을 수료하면 가산점이 있습니다.

서류면제, 필기 5%....

그런데 보훈 대상자들이나 지역 가산점 있는 사람들은 5%~10%의 가산점을 서류, 필기, 면접까지 가져갑니다.

전 이번 인턴을 하면서 세상에 보훈 가산점이 있는 사람이 이리 많은지도 몰랐습니다.

상대가 안되는 게임인거죠...



거기에 Eva010님 말씀처럼 5개월동안 공부를 안했습니다. 핑계를 조금 대면 못했습니다...

그냥 일반으로 들어오는 사람들과도 상대가 안됩니다.

가장 중요한 걸 빼 먹었군요.

이곳은 다음 채용도 채용연계형 인턴으로 뽑는답니다. 정규직은 없답니다.

인턴 5개월 동안 개처럼 일했는데 또 보장도 되지 않는 생활을 5개월을 더 해야 한다라...



여러분이라면 또 인턴을 하시겠습니까???



그리고 5개월이라는 것도 꼼수입니다.

5개월까지는 실업급여를 회사측에서 안 줘도 되는거죠. 왜 공기업들이 채용기간을 5개월으로 하는지 알수 있는 대목입니다.

국가에서도 실업급여를 줄 의무도 없고요.



제가 부족하여 정규직에 떨어졌지만

이렇듯 친애하는 이명박대통령각하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만든 청년인턴, 채용연계형 청년인턴을 경험한 입장에서

직접적으로 이명박대통령각하를 욕할 명분을 준 이명박 대통령각하에게 고맙습니다.

제가 불충하게도 죽을때까지 저주할겁니다.하하하하하하하



글 재주가 없어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제대로 전해 졌는지 모르겠습니다.

공기업 인턴을 하실분은 다시 한번 생각을...아니 두번해보십시요.



그나저나 갑자기 할게 없어지는게 이런기분일 줄은 몰랐습니다.

영어공부도 다시해야하고 전공도 다시 해야하는데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는군요.

새해에는 달라져야지 하면서도 3일째 이렇게 있습니다.

늦었지만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2/01/03 15:34
수정 아이콘
비단 공기업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기업에서도 인턴에 맛들리지 않았나요?
일 시킬 헤드 몇명만 있으면 대학교에서 1년에 두번씩 사람을 공급해 주니까요.
뺑덕어멈
12/01/03 16:19
수정 아이콘
입사점수 50%가 제일 말도 안되네요. 그럴거면 왜 인턴을 뽑는건지 모르겠군요.
거기에 상대평가 제도라면.... 그냥 희망고문이네요.
방랑자크로우
12/01/03 17:28
수정 아이콘
정부에서 인턴으로만 많이 뽑으라고 하니까요.
특히 힘없는 공기업은 정부눈치봐서 모두 인턴채용을 하는거죠.
기업입장에서는 손해볼거 없으니요. 정부평가도 잘받아 어차피 정규직과 같이 스펙 좋은애들이 들어오니까요.
언론에서 나온 공기업 채용 만명도 실제로는 거기서 20~30%만 정규직이 되는거죠.
실업률 낮출려는 꼼수입니다.
하우두유두
12/01/03 16:35
수정 아이콘
조만간 제가 가고싶은곳이 청년인턴 뽑을텐데....
그저 암울입니다.
그나마 작년도 정규직전환율이 3명중 두명
올해는 아직모르겠구요 ㅠㅠ 그래도 써야하는 이 신세...
rechtmacht
12/01/03 16:59
수정 아이콘
심심한 위로를...
12/01/03 17:06
수정 아이콘
저도 지금 공기관에서 인턴을 하고 있지만.. 제가봐도 이 청년인턴 이건 진짜 말뿐인 노예제도인것 같습니다... 결론은 빼먹을거 빼먹고 버리기 쉽고 그렇다고 인턴들이 맘대로 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노예처럼 굴리고 눈치도 알아서 봐주고 아주 허울뿐인 정직원으로 전환채용이라는것도 결국 공명첩을 살수 있는 놈만 받아가라는 것으로 밖에 안보여요.. 저도 조만간 결정이될텐데 그냥 마음 편하게 먹고 지내고 있네요... [m]
12/01/03 17:40
수정 아이콘
저도 이번달까지 정규직 전환 인턴 중인데 6대2의 경쟁률입니다. 크크 근데 이미 결정되어 있겠죠. 뭐.
인턴도 인턴이고 계약직도 참 문제가 많더군요.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의 전환은 훨씬 어렵습니다. 2년내에 칼같이 자르고, 연봉도 얼마안되고, 복지도 별로. 노동력만 착취하더군요. 무려 공공기관이.
12/01/05 05:13
수정 아이콘
마져요

지원한 회사에 밑에 조그만하게

소정의 평가를 거쳐 정직원 전환이라고 써져있는데...

이 소정의 평가가 면접도 처음부터 다시 보고 논술도 보고 시험도 다시 보고 그런건지 생각도 못 했습니다.

이미 들어올때 시험이랑 면접을 다 봤는데 또 다시 본다는게 정말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저는 마지막 논술과 면접이 가장 점수 배점이 높아서 일을 열심히 한 애들이 다 떨어져서 가슴이 아팠는데...

정말 이 제도 너무나 이상합니다.

아 그리고 공모전... 전 우리회사 공모전이 아닌 정부에서 하는 공모전 1등을 한 애가 있었고 회사를 빛냈기 때문에 100%
뽑아줄지 알았으나 떨어트려버리더군요 ㅠㅠ

새해 첫 날에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중에서도 공기업 인턴하다 떨어진 애들을 만났는데 정말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애들이 정말 폭삭 늙어버린것 처럼 머리에 새치가 너무 많아졌고 원형 탈모에 다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찌하다보니 친구모임중 올해 취업한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제가 술값을 다 내고 왔지만 정말 씁슬하더군요. ㅠ_ㅠ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과 취업의 문이 얼마나 좁은가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이번에는 안타깝게 되셨지만 그래도 다른 좋은 회사에 들어 가실 수 있을 겁니다. 화이팅 하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7998 [일반] [웹툰] 당신이 알고있는 주변의 죽음이, 설계된 것이라면...? [53] Thanatos.OIOF7I6908 12/07/04 6908 0
34517 [일반] 좀비 좋아하시나요? [27] 자이체프5807 12/01/08 5807 0
34516 [일반] 술? 좋아하시나요??? [24] Eva0106154 12/01/08 6154 0
34466 [일반] [VOCALOID] 주간 시유 신곡들로 찾아뵙니다. [2] legend3394 12/01/05 3394 0
34404 [일반] 공기업 채용연계형 청년인턴에 대한 푸념 [12] 방랑자크로우6044 12/01/03 6044 1
34259 [일반] [VOCALOID] 시유 Rising! 좋은 신곡들만 엄선해봤습니다. [7] legend3744 11/12/28 3744 0
34162 [일반] 공기업 정규직 전환 청년 인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42] Eva01011030 11/12/26 11030 0
33923 [일반] [VOCALOID]대한민국 가요계를 향한 한 소녀의 도전이 시작됩니다. [45] legend8666 11/12/16 8666 0
29656 [일반] 최종면접 발표를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49] 신입생8241 11/06/10 8241 0
28856 [일반] PGR취업 성공하신분의 경험담을 듣고 싶습니다. [28] 방어운전4696 11/05/03 4696 0
26130 [일반] 에이스 게시판에 있는 허클베리핀님의 만화 <남김> 공모전 대상 수상! [16] 아이유4719 10/11/02 4719 0
25960 [일반] 행복지수에 대한 잡담. [24] 유유히4220 10/10/23 4220 0
25443 [일반] [제3회 게임비평상 공모전] 게임 비평에 자신있으신 분들.. [3] canoppy3266 10/10/01 3266 0
24242 [일반] 스마트폰을 쓰신다면, "물조"를 사용해 보세요 ^^ [46] 루뚜님6709 10/08/13 6709 0
23549 [일반] [음악] 야밤에 노래나 들어보아요 : 인디씬의 신보와 기타등등 [3] 코리아범3218 10/07/18 3218 0
20997 [일반] 차가운 도시남자들을 위한 순정만화 가이드 - 1편 [65] sinfire6815 10/04/09 6815 1
20742 [일반] [잡담]휴학생의 푸념 [5] 길태훈3467 10/03/31 3467 0
20098 [일반] 소설을 연재해볼까 합니다. [4] xeno3000 10/03/11 3000 0
19333 [일반] 박진영이 20대에게 보내는 글 [10] 로랑보두앵6862 10/02/06 6862 0
15816 [일반] SK와이번스의 역사 - 4. 스포테인먼트, 팬들과 함께 달리다. [14] 유니콘스3867 09/09/08 3867 0
15011 [일반] 쥐를 잡는 고양이. [3] 먹도3429 09/08/05 3429 0
11753 [일반] 2009년 13주차(3/23~3/29) 박스오피스 순위 - '이것이 아카데미의 저력이다' [12] AnDes4750 09/04/02 4750 1
9552 [일반] [근현대사 교과서 출판사 '좌편향'논란 내용 수정 결정] [24] 밑힌자3980 08/11/29 3980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