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2/06 00:17:15
Name 로랑보두앵
Subject [일반] 박진영이 20대에게 보내는 글

(최근 일어났던 JYP회사의 일들과 무관하게 그저 박진영이 20대에 조언하는 글 그 자체로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살 때 세상은 승자와 패자, 둘로 갈라진다.

붙은 자와 떨어진 자.

이 두 세상은 모든 면에서 너무나도 확연히 차이가 났다.

한쪽은 부모님의 축복과 새 옷, 대학생활이라는 낭만과 희망이 주어졌고, 다른 한쪽은 비로소 깨달은 세상의 무서움에 떨면서 길거리로 무작정 방출되어야 했다.

부모님의 보호도, 학생이라는 울타리도 더이상은 존재하지 않았다.

철없던 청소년기의 몇년이 가져다주는 결과치고는 잔인할 정도로 엄청난 차이였다.

나는 비로소 내가 겨우 건너온 다리가 얼마나 무서운 다리였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그 이후론 승자 팀에 속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그 사실을 즐기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정말 나의 20살은 이렇게 승리의 축제로 뒤덮였고, 나는 내 장래를 위한 어떠한 구상, 노력도 하지 않았다.

나의 20살은 이렇게 친구, 선배, 여자, 술, 춤으로 가득찼다.

나는 세상이 둘로 갈라졌으며 나는 승자팀에 속해 있었기에 이제 아무 걱정 없이 살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7년 후 나는 놀라운 사실들을 또 목격하게 되었다.

영원할 것만 같던 두개의 세상이 엎치락 뒤치락 뒤바뀌며

그 2세상이 다시 4세상으로 8세상으로 또 나누어져 가는 것을 볼수있었다.





대학에 떨어져 방황하던 그 친구가 그 방황을 내용으로 책을 써 베스트 셀러가 되는가 하면,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취직했던 친구가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되기도 하고,

춤을 추다 대학에 떨어진 친구가 최고의 안무가가 되기도 하며

대학에 못가서 식당을 차렸던 친구는 그 식당이 번창해서 거부가 되기도 했다.

20살에 보았던 영원할것만 같던 그 두 세상은 어느 순간엔가 아무런 의미도 영향력도 없는듯 했다.





20살,

그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20살 전에 세상이 계속 하나 일 줄 알고 노력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좌절했듯이

20살에 보았던 그 두가지 세상이 전부일거라고 믿었던 사람 또한

10년도 안되어 아래 세상으로 추락하고 마는 것이다.

반면 그 두가지 세상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과 꿈을 가지고 끝없이 노력했던 사람은 그 두개의 세상의 경계선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었다.

지금 20살 여러분들은 모두 합격자, 아니면 불합격자의 두 세상중 하나에 속하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승자는 자만하지 말 것이며,

패자는 절망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살에 세상이 둘로 달라지는 것으로 깨달았다면

7,8년 후에는 그게 다시 뒤바뀔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것이다.





20살은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말고

일찍 출발한다고 반드시 이기는 것이 아니며

늦게 출발한다고 반드시 지는것도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


워낙 여기저기서 떠도는 글이라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을거라 생각해요.

2년여간의 군생활 후 복학을 1달여 앞두고 오늘하루 찐한 패배감을 맛보았습니다.

친구에게 이공계장학금이 2+2라는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듣고

부랴부랴 신청하려 봤더니 저런~ 1,2학년때 평량평균이 3.3이 안되서 아웃이군요.

씁쓸한 맘으로 공모전 사이트를 서핑중,

모회사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캠퍼스 알림이 같은걸 채용한다길래

자소서를 쓰려보니, 와우 이거뭐 경력에 쓸것도 없고 도대체 글로서 나자신을 부각시키려니

이거뭐 건덕지가 없어도 너무 없어서 유재석이 와도 포장이 안될 거 같더군요.

한번 생각에 빠집니다. 아, 도대체 나란놈은 대학교 1,2학년동안 뭘하고 살았나?

제대로 공부를 한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뻔질나게 놀러 다닌것도 아니고.

생각해보면 고3수능시절. 대학에 합격된 순간, 말그대로 온몸이 풀려버린 느낌입니다.

원하는 대학만 가면 장땡이다라는 아닐한 생각에

대학에 붙고나서 모든걸 해냈다는 되도 않는 자만감에 2년이란 시간을 날려버렸네요.

이제 복학만 하면 내세상이다!! 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설렘으로  충만해 있었는데

음.. 뭐 화도나고 한심하기도 하고 .. ^^

문득 박진영씨가 20대에게 쓴 글이 생각나서 퍼와봤습니다.



"너 임마 너, 너보고 좀 느끼라고 쓴글이야."

넵 진영이형. 명심할게요ㅠ


대한민국 복학생!!!! 화이팅합시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릴리러쉬
10/02/06 00:19
수정 아이콘
말 하는거 보면 말 진짜 잘하는 사람이죠.
인간적으로는 좋아하지 않지만 그 화술만큼은 인정할수 밖에 없는 사람이에요.
10/02/06 00:26
수정 아이콘
어찌 보면 다 맞는 말 같습니다. 20살 때의 시작은 무의미하죠. 10년후 20년후의 그 모습이 중요하다고 느껴지네요...
10/02/06 00:45
수정 아이콘
정말 가슴 깊은 곳을 비수같이 찌르는 말들이네요.. 박진영씨가 좋건 싫건 맞는말이죠
마르키아르
10/02/06 00:57
수정 아이콘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네요..
10/02/06 02:36
수정 아이콘
20살은 시작일 뿐이라고 자위하면.. 끝이죠..

20대가 지난 지금, '지금이 아니면 끝이다'라는 각오와 근성으로 덤볐어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부터라도 잘해야죠 뭐 -.ㅜ
XabiAlonso
10/02/06 11:42
수정 아이콘
참 좋은 글인 것 같네요. 복학생인 저로써도 마음을 다잡게 되네요.
10/02/06 14:45
수정 아이콘
이공계장학금말입니다....

군대까지 다녀오셨으면 06~07학번이시죠??

그때까지는 2+2제도 적용안되는데요.... 그냥 예전기준 그대로 간답니다..
참소주
10/02/06 16:25
수정 아이콘
저도 이제 복학해야 하는데.. ㅠㅠ
10/02/06 16:51
수정 아이콘
확실히, 세상은 붙은 자와 떨어진 자로만 나뉘어지지는 않습니다.
수많은 요소들로 승패가 수없이 갈리고 인생역전도 나오고 하는 법이더군요;
아레스
10/02/06 20:05
수정 아이콘
박진영씨 말은 참 잘하죠.. 그리고 말하는거보면 참 영리하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말이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7998 [일반] [웹툰] 당신이 알고있는 주변의 죽음이, 설계된 것이라면...? [53] Thanatos.OIOF7I6907 12/07/04 6907 0
34517 [일반] 좀비 좋아하시나요? [27] 자이체프5806 12/01/08 5806 0
34516 [일반] 술? 좋아하시나요??? [24] Eva0106153 12/01/08 6153 0
34466 [일반] [VOCALOID] 주간 시유 신곡들로 찾아뵙니다. [2] legend3394 12/01/05 3394 0
34404 [일반] 공기업 채용연계형 청년인턴에 대한 푸념 [12] 방랑자크로우6043 12/01/03 6043 1
34259 [일반] [VOCALOID] 시유 Rising! 좋은 신곡들만 엄선해봤습니다. [7] legend3744 11/12/28 3744 0
34162 [일반] 공기업 정규직 전환 청년 인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42] Eva01011030 11/12/26 11030 0
33923 [일반] [VOCALOID]대한민국 가요계를 향한 한 소녀의 도전이 시작됩니다. [45] legend8666 11/12/16 8666 0
29656 [일반] 최종면접 발표를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49] 신입생8240 11/06/10 8240 0
28856 [일반] PGR취업 성공하신분의 경험담을 듣고 싶습니다. [28] 방어운전4694 11/05/03 4694 0
26130 [일반] 에이스 게시판에 있는 허클베리핀님의 만화 <남김> 공모전 대상 수상! [16] 아이유4718 10/11/02 4718 0
25960 [일반] 행복지수에 대한 잡담. [24] 유유히4219 10/10/23 4219 0
25443 [일반] [제3회 게임비평상 공모전] 게임 비평에 자신있으신 분들.. [3] canoppy3265 10/10/01 3265 0
24242 [일반] 스마트폰을 쓰신다면, "물조"를 사용해 보세요 ^^ [46] 루뚜님6708 10/08/13 6708 0
23549 [일반] [음악] 야밤에 노래나 들어보아요 : 인디씬의 신보와 기타등등 [3] 코리아범3217 10/07/18 3217 0
20997 [일반] 차가운 도시남자들을 위한 순정만화 가이드 - 1편 [65] sinfire6815 10/04/09 6815 1
20742 [일반] [잡담]휴학생의 푸념 [5] 길태훈3467 10/03/31 3467 0
20098 [일반] 소설을 연재해볼까 합니다. [4] xeno2999 10/03/11 2999 0
19333 [일반] 박진영이 20대에게 보내는 글 [10] 로랑보두앵6862 10/02/06 6862 0
15816 [일반] SK와이번스의 역사 - 4. 스포테인먼트, 팬들과 함께 달리다. [14] 유니콘스3867 09/09/08 3867 0
15011 [일반] 쥐를 잡는 고양이. [3] 먹도3429 09/08/05 3429 0
11753 [일반] 2009년 13주차(3/23~3/29) 박스오피스 순위 - '이것이 아카데미의 저력이다' [12] AnDes4750 09/04/02 4750 1
9552 [일반] [근현대사 교과서 출판사 '좌편향'논란 내용 수정 결정] [24] 밑힌자3980 08/11/29 3980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