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 Kirlin. 부동산 업자로 돈을 벌었지만 비행기에 관심이 많았기에 1994년 첫 개인비행기로 L-39를 구매하며 비행을 즐기던 그냥 부자였습니다.
L-39 알바트로스. 냉전 시절 공산권의 주력 고등훈련기였고, 냉전 이후 많은 기체들이 미국의 부자들에게 팔려나가 오늘날 미국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기체 자체가 단순하면서도 정비가 쉽고 무엇보다 공산권이 무너지면서 싸게 풀린 기체들이 많아 오늘날 취미용 개인 제트기는 이 기체로 통일되다 시피했죠.
그렇게 전투기를 수집하며 미국 최초의 MiG-29 보유자등의 기록을 가지다 이게 돈이 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냉전 이후 군축에 들어간 미군이 전투기 조종사의 전투 훈련을 해야하는데, 그 상대역을 맡을 비행기들이 점점 줄어들고 유지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죠.
Airborne Tactical Advantage Company. 미국에서 가장 거대한 PMC중 하나지만 전투는 하지 않는 이 회사의 목적은 미 해군의 가상적이 되는 것입니다. 단순히 공중전 뿐만 아니라 전자전, 때로는 미 해군 함정들의 요격 훈련의 대상이 되기도 하면서 대신 건당 돈을 받는 이 사업은 생각보다 쏠쏠했고, 초창기부터 이 회사에 참여했던 Don Kirlin 은 다른 부분으로 눈을 돌립니다. (물론 ATAC도 최근 남아공이나 스페인등으로부터 Mirage F-1 전투기를 100여대 가까이 사들이는등 엄청나게 성장중입니다.)
바로 "개인이 공군을 훈련시키는 회사" Air USA였죠.
전투기들은 한 기체로 다양한 임무를 진행해야하니 점점 복잡해졌고, 조종사들은 그 복잡한 모든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훈련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점점 큰 돈이 들어가죠. 미국은 전쟁으로 예산이 들어가고, 다른 나라들은 이러한 훈련 시스템에 돈을 계속 쓰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작은 나라들은 이런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조차 큰 부담이 되었죠. 전투기가 20~30대 뿐인 나라에서 조종사들을 위한 최신 훈련 시스템을 제공하는건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임무에 투입되어야할 전투기를 훈련에 투입하는건 소수인 전투기들에게 더 부담이되고 손실률이 높아지죠.
이걸 민간이 대신 해준다는게 Air USA 였습니다. 돈만 내면 자신들이 가진 전투기로 단순한 비행 훈련 뿐만 아니라 공대공, 공대지 공격 훈련, 전자전 훈련 등을 대신하게 하는 사업은 생각보다 돈이 되었고 그는 어쩌다보니 그의 공군력은 점점 강해집니다.
대한민국 공군에서 조기 퇴역한 영국제 T-59 호크 고등 훈련기는 타국에 판매할 생각이였는데 사가려는 국가가 없었고, 결국 이 사람이 매입해서 사용하게 됩니다. 원래 공대지 무장 장착을 엄두해둔 기체다보니 공대지 훈련으로도 쓸 수 있지만, 한국에서 인수하자마자 이스라엘제 레이더를 장착하는 등 전투용으로 개수를 했죠. 한국 공군 마크가 아직도 달려있어서 사진만 보면 한국공군 vs 미해군의 전투 (...)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MiG-29를 보유하며 이 기체를 이용해 공대공 훈련등을 진행합니다. 물론 원래 목적인 가상적 훈련으로도 사용하고 있죠.
가난한 나라는 제트기도 없으니, 세스나들을 이용한 훈련도 위탁이 가능합니다. 이 세스나 기체들은 저렴하고, 유지도 쉽지만 무장이 가능하기에 대공 능력이 없는 게릴라등을 상대하는데 적당합니다. 지금은 사라진 아프가니스탄 군의 주력 지원 기체였죠.
PC-9과 같은 기체로는 중-고등훈련 대행도 할 수 있지만 지상 근접지원 훈련도 합니다.
물론 비행기만으로 훈련을 할 수는 없습니다. 위에 기체들은 목적에 맞게 최신예 전투용 레이더를 장착을 하고, 임무 목적에 맡는 군사용 장비들을 장착합니다. 심지어 제트기들은 AIM-9X와 같은 공대공 미사일도, 공대지 폭탄이나 로켓탄등 무기도 정상 발사 할 수 있습니다. 보통 민간용으로 불하되는 전투기들은 이러한 기능을 모두 제거하는데 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훈련을 받을 수 있는건 AESA 레이더의 운용 기술이나 데이터링크 활용기술, JHMCS와 같은 최신장비들의 적응훈련, 전자전 장비들로 4세대 전투기 운용과 5세대 전투기에 대한 대응 운용까지 할 수 있습니다. 이걸 국가적으로 훈련 시킬수 있는 나라도 의외로 적은편이고 그 국가들은 그동안 미국등에 훈련을 위탁했는데 미군도 훈련 일정이 많다보니 이러한 민간 회사를 찾는 것이죠. 보통은 군대에서 전역한 교관들이 교육을 하니 교육 수준도 비슷하고 기체들도 이에 비슷하게 업그레이드를 해놓고 굴리는 상태입니다. 애초에 미군도 자국의 상황상 훈련 스케쥴이 꼬이면 위탁하는 수준이라...
최근...은 아니지만 작년 이 회사는 호주 공군으로부터 46대의 F/A-18 A/B 46대를 도입하기로 합니다. 호주 공군이 퇴역하면서 해외판매를 하려했으나 도입하려는 국가가 없어서 골치였는데 이 회사가 매입하면서 해결되었죠. 이는 들여오자마자 미 해군의 F/A-18C에 맞는 레이더로 교체하고 전자전 장비등을 추가하여 훈련용과 가상적기 용도로 운용할 예정입니다.
민간 군사업체가 점점 세를 넓혀가는데 블랙워터와 같은 전투기업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러한 군대 역할을 대신 아웃소싱하는 회사들의 규모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공중급유를 대행하는 기업도 생기는등, 군대가 조직을 줄이고 아웃소싱화되어가는 과정에서 점점 이러한 업체들이 커질것인데, 그러다보니 한 개인의 회사가 어지간한 나라의 공군력을 능가하게되는 흥미로운 일도 일어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