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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2/07 07:02:33
Name 12년째도피중
Subject [일반] 그냥 주말에 귀멸의 칼날 : 무한열차 본 이야기. 주절주절 (강스포) (수정됨)
철저한 리뷰 글 아닙니다. 그냥 갔다온 이야기.
일하다 하기 싫어서 쓰는 글이므로 손가는 대로 치고 있습니다.
물론 감상도 적혀 있습니다. 혼자 보고 오니 영화에 대해 대화도 못했고... 그런고로 머릿 속에서 정리할 필요를 느껴서요.


영화 자체는 볼까 말까 하다가 봤습니다.
차도 없고,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보려면 오후에서 저녁까지 통으로 날려야되는 환경이라 고민했는데...
그래도 오래된 덕후 입장에서, 간만에 히트한 소년만화다 싶어서 결국 보러 갔습니다. 1기도 그런 마음으로 봤었죠. 그래도 1기의 인상이 비교적 좋았기에 마음을 먹게 됐네요. 대신 원작은 안봤습니다.


본의 아니게 일반판 입장시간을 놓쳐 4DX로 관람했습니다. 그래서 이게 일반판과 어떻게 감흥이 다를까 잘 모릅니다. 4DX 관람 경험 자체가 적어서 적절했는가 판단은 힘들지만 여하튼 개인적으로 관람에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방의 한계로 화면 사이즈는 좀 작았습니다. 아니지. 큰 곳도 있는데 그건 다 '소울'에게 줬더군요. 그래도 애니 두 개가 동시에 이 정도의 개봉관을 차지하고 있는 건 오로지 코로나 덕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코로나 시국 이후 처음으로 영화관을 갔습니다. QR코드 인증하느라 그런 건지 입장에 시간이 좀 걸리더군요. 주말이긴 했는데 그래도 생각 외로 사람 많아서 놀랐어요. 아는 사람들도 만났는데 전부 소울보러 가버린...
줄 설 때 간격유지 좀... 이라고해도 현실적으로 어렵긴 하더군요.
소울 보는 분들하고 한 줄을 서야했는데 커플들은 한 커플 제외하고 모두 소울로 갔습니다. 결론적으로 과거 나와 동질감이 느껴지는 무리(?)들과 함께 입장. 저 포함 개인으로 온 분들이 많은 것이 특징.

시작할 때 영화 티저가 하나 반복해서 나왔는데 어... 이렇게 대놓고 망삘이 느껴지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슈에이사와 유포터블 로고가 지나간 후 영화 시작.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입니다. 보실 분들은 뒤로가기 해주세요.







화면에 아지랑이가 일렁일렁... 초반에는 신경쓰였습니다.
귀살대 무덤 보여주고, 열차에 탑승하면서 4DX맛 보여주고 시작. 생각해보면 누군가의 죽음을 예고하는 연출이었겠네요. 마지막에 결국 죽음을 확인하면서 나름 수미상관.


초반에 살짝 집중 안되는 타임이 있었습니다. 원작을 안 본 입장에서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누구의' 꿈인지 살짝 애매했습니다. 처음에는 과장된 행동과 몸짓으로 이것이 꿈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쿨쿨 자는 모습으로 한 번, 마지막으로 표를 끊으면서 꿈이 시작된 거라는 걸 대사로 알려주는데... 그래도 뭔가 그 경계선이 불분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첫번째 꿈(?)이 누구의 것인지, 혹은 공통의 것인지 애니만 본 입장에서는 지금도 불명... 이건 제가 구식인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전투에서 4DX 효과 많이 나옵니다. 여러모로 주인공인 탄지로가 활동할 때 효과가 제일 많이 나오긴 했는데 막상 개인적인 임팩트는 20초도 안나온 젠이츠가... 아니. 이건 연출자체가 좋았군요.
확실히 열차라는 공간은 직선적인 액션 연출에 딱입니다. 본작은 그것을 굉장히 잘 활용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좀 딴 얘기입니다만 웹툰 기반 만화들에서는 지형활용이 극히 제한적이라는게 늘 액션에 제한을 주더라고요. 아니 지형이나 공간을 잘 설정해놓는게 액션에서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봅니다. 캐릭터 설정과도 맞물리고요. 저같으면 무리를 해서라도 젠이츠의 활약을 최소 두 번은 만들어먹지 않을까. 왜 안썼는지 알겠고 그게 더 합리적인 이유라 봅니다만 연출이 너무 멋져서.


탄지로가 가족과 행복하게 보내는 모습에서 찡하더군요. 원 주책맞게 벌써 거기서부터 눈물이. 이후의 홍수를 예고했습니다. 넵. 제가 가족서사에 약합니다. 특히 형제, 자매 관련에는 거의 조건반사수준. 다만 조건에 따라 호불호가 명확한데 이 작품은 제 조건은 통과했습니다. 크크.
꿈속에서 대화하던 아이들을 굳이 일그러뜨리면서 히히히히 하는 연출이 없던 것만으로도 천만다행. 그건 진짜 구식이긴 하죠. 작위적인 대사가 없던 건 아닌데 그래도 '행복했던 지난 날'에 대해 적당하게 잘 표현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제 기준, 과한 건 아니라 봐요.


개그씬으로 들어간 젠이츠와 이노스케의 내면세계는 쏠쏠하게 환기 역할을 잘해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노스케 부분. 이노스케는 복선 회수도 훌륭하게 됐다고 생각. 젠이츠는.... 어.... 하긴 젠이츠 존재감이 강해지면 그건 그것대로 곤란. 실제로 제가 아는 어린 여덕은 젠이츠 징징거리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스킵해가면서 봤다고 하더군요.
여하튼 진부하다면 진부할 수 있는 연출이긴 했는데 그래도 기대한 맛은 내줬다는 생각.


탄지로의 내면. 소금호수... 아니 명경지수 그 자체더군요. 이제와 드는 생각인데 카마다 탄지로라는 캐릭터는 남자가 생각해내는게 좀 어려운 캐릭터가 아닐까요. 여자작가들이 남자들이 이상화시킨 성녀 포지션을 만들기 어려운(=안만드는) 것 처럼요. 여러모로 상대 성별이 기대하는 이상적인 면이 결정화 된 캐릭터라고 해야하나.


네즈코 귀여워요. 젠이츠 네 이놈! 출연 분량의 상당수를 네즈코와의 연애씬으로 채웠겠다!
원작을 못봐서 뭐라 하기 어려운데, 이거 XXX에서 건드리면 네즈코가 수동적인 인간관과 일본인의 여성관이 묻어있는 어쩌구 할 것 같은 느낌도 들더군요. 원작자가 남자였으면 피묻었어 이거. 안그래도 "작품 내 욱일기 문제로 논란이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무한열차'는..."으로 소개되는 상황인데 이것까지 묻었으면.... 아니. 어차피 그래도 개봉했겟네요. 지금 영화관들이 그런거 따질 시국이 아니지.



사실 열차 액션이라고 하면 다들 기대하는게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건 없더군요. 사실 영화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만든게 아니니 어쩔 수가 없긴 하죠. 여하튼 멈추지 않고 달리는 열차. 잠든 사람들. 유일하게 잠에서 깬 인간. 생각하면 이것저것 지나가는게 있긴한데 그런건 패스하고 다른 걸 잡았습니다. 뭐... 검술액션이니까요. 그게 확실했죠. 화려했고요.


렌쥬로의 머리는 부계유전인가. 역시 대머리도 그렇고 모발은...
어머니 유전자 뭐함.




필살기 위주의 검술 대결은 만화로서는 뭔가 명확한데 애니로 나오면 애매한 구석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태생적 한계를 어떻게든 연출로 살려낸 유포터블에게 박수. 여하튼 대결이라는 부분에서 그 긴박감과 비장감. 그리고 소위 '간지'를 어떻게 살려내느냐에 있어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는 회사에요. CG의 활용이라는 부분에서.


수하들한테 송곳만 주지말고 무기 좀 넉넉하게 챙겨줘라. 그러니까 니가 하현인거여. 배반자가 한 명 정도밖에 없던거 생각하면 성공적이구만 그리 무기를 아껴서야. ....는 농담이고 그랬다가는 주인공 일행 망...


솔직히 말하면 얘기를 듣고간 후반 30분은 딱 기대치만큼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죽었다고 생각할 때 살아나는 연출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데, 나름 인간은 회복이 안된다 어쩌고 계속 설명하는게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신 그러면 죽어야죠. 거기서 자꾸 살아는게 원피스의 루피인데 그래서 인간미가 영 없었죠. 그래서 형을 대신 죽인 선택이 탁월하다고 생각.


캐릭터를 죽이면 죽이는대로 얻는 대가가 있어야 합니다. 성장물에서는 '아니키'나 스승이 죽으면 아직 미완성이던 주인공들이 각성하는 계기로서 작동하죠. 이 애니는 투입한 노력에 비해 그 대가를 작정하고 탈탈 털어먹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원작 안봤습니다. 정석적인데 참으로 알차게도 뽑아먹었습니다. 가성비가 좋아요. 처음에는 '우마이'만 외치는 흔한 '헨나히또'로 시작하다가 리더로서 실력자 주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귀살대로서, 아버지 어머니의 아들로서 죽는 모습까지. 이전부터 활약했던 캐릭터도 아니고, 극장판에서야 비로소 제대로 등장해서 그 분량으로 사람들의 눈물을 뽑아냈으면 대성공이죠. 가족도 아닌데 말이에요. 솔직히 80짜리로 100이상 피드백이 나오는 느낌.
원피스는 여차하면 한 명씩 죽어서 주인공들을 각성시켰잖아요. 키루가 죽었으면 비비도 각성했을지도? 뭐 동료로 안만들기로 하면서 각성 클리셰(믿는 사람의 죽음)를 제거해버렸다는게 제 생각이지만요. 그렌라간이면 카미나가 대표적이고... 여하튼 성장물 필수요소죠.


한국웹툰 시장에서 성장물이 다 죽어나가고 요새 잘 못보다보니 이 뻔한 클리셰가 생각보다 목이 메지 않는 느낌. 창작자들은 위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성장'이라는 요소를 배제해줄 것을 요청받고 있죠. 또한 캐릭터도 등장시기부터 완성된 형태의 인간이 항상 인기가 좋은게 불변의 법칙이라. 아무리 그래도 페이트에서 시로를 싫어하는 사람, 특히 여성층이 그렇게나 많은줄은 몰랐답니다.


이렇게 말은 하고 있는데 정작 볼때는 남들한테 안들키게 눈물 닦아내느라 힘들었다는게 함정.
아니 머릿속에서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냥 줄줄줄 나와서 '아 역시 나이가 드니 줄줄새는 수도꼭지가 따로 없네'했는데 한 칸 건너 옆자리 청년이 자꾸 손을 눈으로 가져가서 안도. 다행이다.


액션씬... 이라기보다 행위와 행위를 연결하면서 그 안에서 다시 인과관계를 만드는 일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을 새삼 했습니다. 원작자도 그렇고 제작하는 분들의 스트레스가 심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특히 후반부.


상현...인가 그 친구 등장할 때 좀 뜬금없는 감이 있긴 했는데 미리 전조를 알리는게 낫지 않았겠느냐는 부분에서는 선뜻 대답하기가 힘듭니다. 어설프게 신경만 분산되는 효과도 무시못할 것 같아요. 이 만화 보면서 늘 드는 생각이 이게 베스트인가? 아니, 그렇다고 이걸 고쳐버리면 또 다른데가 이상해질지도?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런 생각이 든다는 자체가 나름 건실한(?) 애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덕후의 입장일 수 있고, 입맛에 안맞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하. 뭐냐 이거." 싶을 수 있겠다 싶어요.
일본 만화, 특히 소년 만화 내에서 작가와 독자간에 이뤄지는 어떤 합의의 지점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는 분들일수록 더더욱요. 원작을 안보고 만족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야 그게 그렇게 잘나간다며. 나 일본만화 안보는데(혹은 본지 오래됐는데) 얼마나 잘났는지 함 봐볼까?" 하는 분들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하튼 깔끔했습니다. 거슬리는 부분도 크게 없었고 적당히 유쾌했고 적당히 카타르시스도 있었고.
연출공부하는 느낌도 있고 그랬어요. 한국시장에서도 저런 감정선과 신파가 좀 먹힐...수도 있지 않을까 했지만 현재 환경이 저걸 받아줄 환경이 아니라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어찌됐건 근래 일본애니 추천작 가운데 가장 정통파 왕도 소년만화 였다는점은 부정하기 어려우니까요. (이 만화 보기 전까지 근 10년내 성장 왕도물 원탑은 케모노 1기.... 진심입니다. 타츠키 감독님의 2기가 어서 나왔으면 좋겠어요. 2기가 나왔다는 거짓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만족했습니다. 근래 잃어버린 소년의 감성을 조금은 충전한 느낌?
개인적으로 뭔가 영감을 줄 정도까지의 강렬한 경험은 없긴한데, 그런 애니라면 애초에 대히트했을리가 없다고 봐서.... 나름 이 좁은 덕후 바닥에서는 천만영화의 대중성을 갖고 있달까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뭔가 오소독스한 맛을 기대했다면 잘못 찾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3D 활용을 잘한 카메라 액션은 수준급이고 4DX는 그 점에서 나름 궁합이 괜...찮을 것 같아요. 이거 확언을 못하겠네요. 여튼 전 좋았다는거.



결론은 보기를 잘했다. 1시에 집을 나가서 7시에 들어온 값은 했다.

그리고 나는 이 글 치느라 또 두 시간을 할애했다.
일은 그대로 쌓여있다. 나는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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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나중에 부분 부분 수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거슬리는 조사 몇 개를 수정했습니다. 첨언한 문장도 두 세 개 있습니다. 2021-02-07 오후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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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7 07:09
수정 아이콘
케모노 프렌즈 2 일본 TV도쿄 2019.01.15. ~ 2019.04.02. 12부작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시청 가능하네요.
12년째도피중
21/02/07 08:48
수정 아이콘
흑흑.... 설명하는 시점에서 실패한 드립 확정이네요...
상하이드래곤즈
21/02/07 11:22
수정 아이콘
라스트오브어스 너무 재밌게 했는데
2도 곧 나오겠죠?? 너무 기대됩니다!?
오우거
21/02/07 07:52
수정 아이콘
젠이츠가 최고 인기 캐릭터인데
비중이 더 많았다면 그정도 인기를
얻진 못했을것 같은 느낌이죠.
살짝 아쉬운 느낌으로 적절하고 애매한? 지점에서
잘 끊었다 싶습니다.

시각적으로 유난히 화려한 스킬을 쓰기도 하고
12년째도피중
21/02/07 08:52
수정 아이콘
아? 그...그렇군요.
그 쪽 물정은 요새 어두워서 여기서 줏어듣거나 오프에 있는 여덕 몇한테만 듣는게 다라.... 현실은 그렇군요.
하긴 제가 초딩이었으면 툭하면 눈감고 '벽력일섬!' 수천번은 외쳤을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연출 좋아라하는데 주변에서는 죄다 부정적 피드백뿐이라....

그리고 확실히 다른 기술들에 비해 유난히 화려하긴 해요. 말씀듣고보니 그 아쉬움도 좋긴 한듯.
21/02/07 07:59
수정 아이콘
놀랍게도 젠이츠는 인기순위1위의 캐릭터입니다.얘 분량을 원작보다 늘리려한다는 썰이 나올 정도로 인기 캐릭터입니다.
12년째도피중
21/02/07 08:53
수정 아이콘
분량이 아쉽더군요. 저야 그런 캐릭터가 인기있으면 좋죠. 익숙하거든요.
시린비
21/02/07 08:39
수정 아이콘
애니 다음 진행 부분에서 젠이츠랑 맷돼지 활약이 적은파트에서 그걸 조율한다음에 애니제작하려는 얘기가 있을정도로..
12년째도피중
21/02/07 08:55
수정 아이콘
좋은 생각 같습니다. 여튼 이번에 젠이츠 비중이 너무 적긴 했으니까요. 제작진 부담감이 크겠어요.
고생들 하시는 만큼 현장에서 제작하시는 분들에게 그 소득이 많이들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21/02/07 08:45
수정 아이콘
렌고쿠, 아카자 액션신 만으로도 꽤나 만족했네요

확실히 극장판이라 조금 더 화려한 느낌!
12년째도피중
21/02/07 08:58
수정 아이콘
아카자가 그 상현을 말하는거로군요. 두 사람의 액션씬은 "화려하다!"라는 것 이외에 집중이 분산되는 감이 있어서... 나중에 다운로드 판으로 나오면 그 부분 좀 봐야겠네요. 액션씬 - 회상 - 액션씬은 연출의 기초이긴 한데 이게 액션자체에 대한 집중도는 떨어뜨리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건 내용을 모르는 사람의 입장이고 원작을 보고 가신 분들은 확실히 액션에 더 집중할 수 있으셨을 것 같네요. 기회가 되면 두 번 보러가도 괜찮을것 같네요. 이번에는 일반판으로.
21/02/07 09:10
수정 아이콘
저는 내용을 알고 가서 오롯이 액션신에 집중할 수 있었는데

12년째도피중님 말씀 듣고 보니 확실히 그런면이 있네요
21/02/07 10:0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알고 가는 사람은 누구나 마지막 30분이 작품의 결정체이고 그 이전까지는 반쯤은 곁다리라는 걸 알고 있는데, TVA때도 그랬지만 절대 호흡 당기지 않고 원작 그대로 담아가지고... 솔직히 초반 한시간은 되게 지루했습니다.

하현 6은 CG도 별로고...

탄지로 꿈, 탄지로 무의식 영역, 렌고쿠가 시라누이 쓰는 거. 아카자 등장 전까지는 딱 이정도만 볼만했고 나머지는 그냥 그렇구나 싶고.

그래도 아카자 나온 다음부턴 쩔었어요. 엄청 좋았음. 렌고쿠 씨의 승리다!!!!
12년째도피중
21/02/07 14:20
수정 아이콘
역시 모르고보길 잘했다 싶습니다. 원작을 아는 사람 입장이야 "아 자질구레한 설명은 솩솩 축약하고 액션씬을 더 많이 넣으란 말이야!"할 수 있는데, 그랬으면 이렇게 대박을 치는 확장성을 갖지는 못했을겁니다. 리얼하지 않은 액션씬은 사실 작가의 농간(기만) 밖에는 없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입장이라 그럴 수도 있습니다.

여하튼 1기만 보고 간 입장에서 2시간은 금방 갔습니다. 원작을 보고 간 사람은 상상하던 장면이 더 멋있게 나왔다는 점에서, 원작을 모르고 간 사람도 얼추 끼워맞춰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잘만들기는 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21/02/07 15:1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액션을 늘려야 한다...기보다는, 귀칼 TVA 자체가 호흡이 좀 늘어지는 편이거든요. 사실 원작 대사도 설명조로 할 때는 꼭 단어 한두개가 더 많기도 했고.... 단어 한두개쯤 생략해도 충분히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데도요. 그런데 그런 대사까지 원문을 그대로 넣는단 말입니다.

ex)"멈추지 마, 계속 달려. 지금 멈추면 물의 호흡에서 히노카미카구라의 호흡으로 바꾼 반동이 온다! 그럼 나는 움직일 수 없게 되겠지"(TVA 히노카미카구라 첫사용 때)

극장판에서도 엔무 죽을 때 혼자서 독백하는 게 쭉 나오잖아요? 그런데 그건 TVA까지 갈 것도 없이 극장판 본 사람이면 다들 알 수 있고 사실 몰라도 작품 이해에 별 상관 없는 대사지요...

뭣보다 엔무가 나오는 파트 자체를 아카자에 비해 힘 쫙 빼고 만들었어요. 그 이상한 CG하며 하현의 개성 하나도 안 느껴지는 전투씬 하며(원작부터 그랬음 사실). 원작에선 만화니까 쓱쓱 읽어내려갈 수 있는데 영상물에선 그게 안 되거든요. '설명을 생략하고 액션을 넣어라'가 아니라 '호흡을 좀 당겨라'가 제 감상이었습니다.
12년째도피중
21/02/07 15: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 뇌피셜로는 그거 원작자와의 엠바고일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작자 입장에서 그 대사는 결.코. 빠져서는 안된다고, 타협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느껴져요. 크크크. 대사 한 줄도 협의된거 이외에는 '못'빼는 걸걸요. 이게 누가 갑이냐에 따라 달라요. 대사 하나 뺐다고 다른 연출 하나를 추가하자고 나서는 원작자들도 있을터라. 회의는 피곤하잖아요.
저야 저 스스로 느긋한 템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지금의 템포가 뭐가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아마 원작자도 똑같이 생각할 가능성이... 여튼 대박을 터트렸으니 바꿀 일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템포가 빠르면 좋겠죠. 대신 희생시키는 것에 대한 문제.

하나 더. [뭘 그렇게 일일이 설명하냐 vs 뭐 그렇게 불친절해]는 진짜 난제입니다. 말씀하신 그 대사가 제 기준에서는 "어. 저거 빼면 안될걸"입니다. 아이고. 굳이 하자면 "그럼 나는 움직일 수 없겠지"는 뺄 수 있겠네요. 확실히 템포를 저해하긴 하니까요. 그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둬야만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게 원작을 보고 애니를 보면 아무래도 뺄게 보일 수 밖에 없어요. 서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느냐, 검술 대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느냐...에서 제작자들은 서사를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근데 대사관련은 진짜 주도권이 확실하지 않으면 큰일날걸요.
21/02/07 15:48
수정 아이콘
저였다면 "멈추지 마"랑 "그럼 나는 움직일 수 없게 되겠지" 정도는 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거 말고도 되게 많은데, '설명 자체'를 하더라도 단어 한두개 빼서 더 타이트하게 조일 수 있는 게 많더라고요.

가끔 보면 귀칼 설명들은 퇴고 안한 웹소설 보는 것 같음... 저거 단어 한두개 더 뺄 만한데? 싶은 게 꽤 많이 보입니다...
12년째도피중
21/02/07 16:51
수정 아이콘
크크크. 아마 저거 퇴고한 걸 겁니다. 편집자와 창작자의 입장은 이리도 다르답니다.... 그리고 웹소설과 만화 콘티의 세계도 분명 다르지요.(대충 게슴츠레한 눈을 한 멍멍이 짤)
시작점에서 짧은 문장을 두 번 말해야 한다. 그래야 맛이 산다. 라고 분명하게 생각하고 모든 연출을 구상했을걸요. 실은 네 문장쯤 이었을수도 있을겁니다. 그런데 저기서 중복이니 하나를 빼라고요? "나 안해" "니가 써라." (연락두절) 크크크크 눈 앞에 훤합니다.

웹소설은 뭐 그럴 수 있을겁니다. 그런데 만화가들은 안그래요. 괜히 뒤에서는 욕해도 앞에서는 작가님 작가님 하고 비위맞춰주는게 아니라니까요. 모두가 초 유리멘탈들입니다. 아 그냥 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그거 물에서 헤엄치는 물냥이 급 희귀종이거나 아니면 자기 작품에 애착이 없거나 둘 중 하납니다. 싫으면 처음부터 절제된 문장능력을 기르던가 아니면 화면으로 모든 정보를 전달하면서 대사를 극도로 줄이하는 절제된 연출의 미를 보여야죠. 흑흑.
21/02/07 17:10
수정 아이콘
하긴 웹소설, E북에서도 편집자 분들은 문장 자체는 잘 안 건드리려고 하더라고요. 작가한테 크리티컬할 수도 있고 고친다고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어서....
12년째도피중
21/02/0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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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유가 제일 크긴 합니다. ;;
21/02/07 11:01
수정 아이콘
시로를 싫어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았군요 ㅠ_ㅠ~
12년째도피중
21/02/07 14:23
수정 아이콘
여덕들이 특히나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주로 페그오로 시작해서 스튜딘 판이나 UBW로 스토리를 이해해서 그러시다고....
저희같이 [야겜]으로 시작한 사람들은 시로에 대해 공정한(?) 평가를 내릴 수 있죠. 암요~. ㅜ.ㅜ
21/02/07 11:21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전달하는 까마귀 우는거 원작에도 나왔었나요?
거기서 살짝웃음
21/02/07 14:23
수정 아이콘
저도 거기서 살짝 크크 원작에서는 못본 것 같네요
12년째도피중
21/02/07 14:24
수정 아이콘
실은 저도. 크크크
아비치
21/02/07 11:33
수정 아이콘
염주 마지막 장면에서 불 쓰는 캐릭터는 옆동네 누구처럼 배뚫려 죽는게 전통이 된건가 생각이 들어서 혼자 웃었네요 크크
12년째도피중
21/02/07 14:36
수정 아이콘
주인공의 성장을 위해 형님은 역시 불을 써야...
그렌라간의 카미나도 그렇고 뭔가 처음부터 작가가 죽이려고 작정한 캐릭터의 전형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눈가에 눈물 맺히는거랑은 별개. 크크.
21/02/07 13:33
수정 아이콘
덕후..

소년만화를 좋아하는 덕후지만

"하. 뭐냐 이거." 가 솔직한 제 감상이었습니다

이제 늙었나봅니다

원피스는 좋지만, 에반게리온은 좋지만

그랜라간도 아주약~간 애매했는데

귀멸은.. 아 뭐냐 이거..
아케이드
21/02/07 13:41
수정 아이콘
그랜라간이 애매하면 덕후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피가 끓어 올라야죠 크크
21/02/07 14:26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그게 애매하더라니까요 크크크크
12년째도피중
21/02/07 14: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실은 그거 저도 애매....하지만 끝까지 봤습니다. 그 정도의 힘과 재미가 있긴 했어요. 다만 도중에 뭔가 급하게 내용을 수정한 것 같은 느낌에 좀 쎄했습니다. 로제놈의 설정변화 같은 건 암만 봐도 피드백 후 급하게 바꾼 것 같았어요.
최종화 전까지는 꽤 좋았고 최종화가 오히려 피가 끓는게 아니라 솔직히 뇌절의 느낌이었는데 평가가 좋아서 역시 '주입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어떤 의미로 웹소설의 느낌도 좀 나고 그렇습니다. 고구마 조금은 먹어주던 시절 기준으로요.

개인적으로 가이낙스 최고의 연출은 다이버스터 4화와 6화의 연출입니다. 그렌라간 직전에 만들었는데 망(...)했죠. 그런데 그게 작품에 하자가 있어서가 아니라 낚시가 너무 거대해서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세대가 보기는 더 힘든 애니가 되어버렸지만요. ㅜ.ㅜ 절름발이가 범인급의 스포만 곳곳에 널려있고...
12년째도피중
21/02/07 14:1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은퇴한' 덕후인겁니다. 과거형이죠. 크크.
주기적으로 계속 보고 들어야 겨우겨우 주입식으로나마 "재미"를 느끼는게 덕후바닥인데 그 사이에 신규 IP들을 접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되니까요. 그렌라간이 14년 전 애니입니다. 14년!
최신 업데이트가 14년 전인데 재미를 느끼는게 이상하죠. Gunners님께 뭐라하는게 아니고 단순히 늙어서의 문제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작품자체는 과거 소년만화들에 비해 질이 떨어지지 않아요. 만일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면 가슴에 손을 얹고 과거의 IP를 하나하나 되새겨 봅시다. 크크크.

사실 남 얘기가 아니라서 하는 소립니다. 저야 공백이 많지 않았는데도 쫓아가는게 버거운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 할까요. 과거 열정적으로 덕후활동을 했던 이들이 지금 만나면 딱 그 시절에 멈춰있는 느낌을 받곤해서 슬픕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간 다리격인 유포터블의 출세작인 UBW나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2006년작 다이버스터를 권해보긴 합니다만 반응이.... 애초에 바빠서 뭘 집중해서 보는게 힘들다 하더군요.

친구야. 그게 요새 것들이 꼭 후져서 그런거 아니야. 우리가 늙은게 맞긴해. ㅜ.ㅜ 점점 마음이 닫혀져가.
21/02/0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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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 은퇴..맞네요 인정합니다 크크

그런생각도 드는게 덕후의 덕심이란 일정용량이 정해져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소모해버리면 더이상은 없는거 아닐까..
12년째도피중
21/02/07 14:47
수정 아이콘
오픈 마인드를 계속 유지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물론 그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긴 합니다. ㅜ.ㅜ 재미없는 게임을 남들이 말하는 재미를 찾을때까지 하는 느낌이라.

그래도 아스날 경기를 풀시즌으로 보는 정신력이라면 가능하실겁니다. 아니지 거기다 정신력을 쓰셔서 못하시는 걸지도.... 일단 전 못해요.
21/02/07 22:17
수정 아이콘
아스날은 그냥 신체의 일부같은거니까요

요새 사실 잘 안봐요 그래서 정신력 유지..
21/02/0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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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째도피중님 말씀대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신작들을 보신다면 의외로 볼만 할 지도 모릅니다. 저도 8,90년대 작품으로 덕질을 시작한 늙은 덕후지만 신작도 간간히 챙겨보고 있습죠. 추억보정 제외하고 옛날 작품을 다시보면 이걸 왜 재밌게 봤었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8,90년대가 서브컬쳐의 황금기이긴 했고 지금보다 명작이 많이 쏟아지던 시절이었지만 최근작들이라고 수준이 그렇게 떨어지진 않더라고요. 온라인에 유행한다고 따라서 챙겨보지 마시고 아무거나 이거 괜찮겠는데하고 마음 가는게 있음 감상해 보세요. 덕심은 잠들어 있을 뿐 사라지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크크크.
21/02/07 14:44
수정 아이콘
저도 그랜라간은 뜨거워지다 마는 불완전 연소 같은 느낌이더군요. 그랜라간이 명작임은 틀림없지만 건버스터, 자이언트로보, 진 겟타를 볼 때 만큼 울컥하고 감정이 북받치는 느낌은 받지 못했네요. 왜그런가 생각해봤더니 대사가 좀 오글거리더군요; 자연스럽게 스토리와 연출에 몰입되는게 아니라 연극 무대를 보는 것처럼 작위적인 느낌이었습니다.
21/02/07 22:22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요

하야오할배가, 우리는 현실을보고 애니를 만들었다면 요즘 시키들은 애니를보고 애니를 만든다니까

그래서 니들이 안되는거야 이 오X꾸 놈들아.. 이랬는데

전 그거 진짜 완전 개공감하거든요

근데 이게, 1세대 (현실보고 애니만드는사람들) -> 2세대 (애니보고 애니만드는사람들) 여기까지는 그래도 그나마 괜찮은데

3세대... 이제 현실에서 아예 멀어져서, 패러디를 원본으로 아는 애들이 나와버리면 아예 답이없어지는거죠

그랜라간도 2~3세대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왔다갔다 했다면

귀멸은 뭐랄까.. 종잇장 같았달까요 아무것도 느낄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늙은건 인정하는데 그래도 역시 무언가가 없었어요
21/02/0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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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도 무한열차가 대성공을 해버리는 바람에 2기가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낮시간대로 끌어당기자던가 그런데 다음에피소드 배경이 유곽입니다...
뒤의 이야기로 극장판으로 내버려서 돈 좀 벌자라던가
이어지는 에피소드 중 1기의 인기캐릭터들의 비중이 적은 파트가 있는데 윗선에서 거기에 인기캐릭터들을 등장시키자고 한다던가
12년째도피중
21/02/07 15:18
수정 아이콘
아이고... 이게 워낙 히트하다보니 작품 자체에는 부작용도 많군요.
이거 대박치기 전에는 페이트 팬들이 우스갯소리로 나스한테 페그오로 번 돈으로 페이트 루트도 유포터블한테 맡겨서 극장판 만들자고 했었는데, 이제는 그게 문제가 아닐 정도군요. 제작진들 머리가 아프겠습니다. 유포터블의 시험대로군요.
21/02/0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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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곽편은 소재때문에 고민인것같고
도공마을은 젠이츠 이노스케가 안나와서..
오늘하루맑음
21/02/08 11:52
수정 아이콘
스토리상 이 시점이 초중반 즈음에 정점이라서...

저라면 유곽 대장장이는 날릴거 같습니다

극장판으로 완전히 엔딩까지 볼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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