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3/10 00:01:13
Name 王天君
File #1 e946a9815d8f0388992e814bf28a45e18faedc8b_m.jpg (43.9 KB), Download : 60
Subject [일반] 2001 스페이스 오뒷세이 - 1


어떤 현상은 현상 자체로 남겨두는 게 아름답다. 이쁜 것은 이쁘고, 따뜻한 것은 따뜻한 것이다. 거기서 오는 심미적 충족감을 현실에 끌어오고, 이를 미래 시점으로 이어가려고 하면 좀 따분한 의무부여가 된다.이는 공포라는 상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스필버그의 <죠스>나 스콧의 <에일리언>을 보면서 우리가 어떤 당위를 느끼는가? 해변을 나가지 말아야겠다, 괜한 행성에 불시착하지 말자, 이런 식의 행동 원칙을 세우려한다면 이는 좀 바보같은 짓이다. 대부분의 공포는 미지에 숨겨져있고 인간은 그 앞에 속수무책이다. 현세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평화로운 현실에 침투해버린 상상력에 벌벌 떠는 것 뿐이다.

스탠리 큐브릭의 <스페이스 오뒷세이 2001>역시 마찬가지다. 이 영화를  “경고”로 해석하는 시각들을 볼 때마다 난 좀 코웃음이 난다. 경고는 어떤 가능성을 근거로 경계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를 지닌다. 스탠리 큐브릭과 아서 클락이 정말 인류에게 어떤 자각과 변화를 요구했다는 말인가? 언제 어디서 모노리스가 떡 하니 떨어질지 모른다, 인공지능 HAL이 인류를 뒤통수칠지도 모른다, 라면서? 있지도 않은 경고장을 고이 접어 그 위에 큐브릭의 인장을 찍는 이들을 보면 난 좀 말리고 싶다. 당장 냉전시대에서도 멍청이 정치가들과 미치광이 과학자를 내세워 세계의 멸망을 이끌고 그걸 두며 비웃음을 날리던 감독이, 뭐하러 알지도 못하는 미래를 두고 그런 영웅주의를 끌어오겠냔 말이다.

이 영화에는 압도적 공포가 존재한다. 그런데 공포를 피해야 할 것으로만 간주하면 이 영화의 결말은 설명할 수 없게 된다. 모노리스가 등장할 때마다 청각을 조금씩 뜯어빼내는 듯한 음악이 들리고 인류는 진보를 이룩한다. 쌩고기를 뜯어먹던 원숭이들이 우주를 날고, 우주선 위에서 조깅을 하면서 모노리스 이후 세련된 문명을 즐긴다. HAL의 오류를 견뎌내고 나면 극한의 황홀경, 스타게이트가 이어진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어느 방안,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양식의 공간이다. 거기서 먹고 자는 인간 앞에 모노리스가 나타나고, 이 둘은 하나가 된다. 진화를 이룩해오던 존재가, 진화를 이끄는 존재를 만났고, 궁극의 진화를 이루어 지구로 돌아간다. 새로운 탄생이자 미지의 초월이다. 역사라는 대해를 헤매는 인류의 오딧세이는 태어난 곳으로 회귀한다. 그리고 영화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힘차게 울리며 이것이 또 다른 시작임을 알린다. 이 웅장한 시퀀스로 완결되는 흐름을 다 무시하고 HAL이 주는 공포 하나에 압도되어 경고장을 자꾸 대필할 필요가 없다.

공포란 무엇일까. 인간은 공포라는 자극에 대해 본능적인 혐오를 느낀다. 이는 생물로서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설계된 심리적 방어기제니까. 동시에, 공포는 인간이 평소에 접하지 못하는 자극의 영역이다. 나는 큐브릭이 인간 자체에 내재된 자극의 설계도를 비틀어버리려는 욕망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서운 게 어때서? 지금 우리는 일상을 빠져나와서, 새로운 세계를 맛보고 있지 않은가. 공포는 “새로움”을 알릴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반응이다. 여태 이런 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 알 수 없음이 불편하고 두려운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새롭지 않게 될 때, 존재는 존재를 익숙하게 받아들이며 적응한다. <스페이스 오뒷세이>는 이 공포를 초대장으로 활용하는 영화다. 모노리스가 나올 때마다 으어어어 하는 이상한 사운드가 나온다. 여태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존재가 등장하고, 여기에 원숭이들이, 인간들이 두려워한다. 호기심이나 경이를 모두 제외해버리면, 오로지 불가지의 경계를 건드릴 때 나오는 인간의 이성적 반응이 남는다. 이 사운드를 기점으로 없던 것이 있고, 세계는 그로 인해 바뀐다.

세계가 변화할 때마다 굉장한 불쾌감과 이질감이 덮친다. 그 순간이 지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영화는 지루할 정도의 평온을 보여준다. 나는 이 지루함이 큐브릭의 명백한 의도라고 생각한다. 지루함이라는 감정을 빌미로 관객들은 뭔가가 나왔으면, 변화가 일어났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유려한 미래세계는 변혁의 결과물인 동시에, 현재가 되버린 그 순간 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신세계를 갈망하는 인간의 본성이다. 늘어지는 시간은 위협이 닥치면서 다시 팽팽해진다.  죽음이 도사리는 곳에서 인간은 모험을 시작한다. 암흑에, 중력에, 우주에, 또 다른 지적 존재와 대결한다. 그 극복의 과정은 음산하고 소름끼친다. 그리고 그럴 수 밖에 없다. 그 뒤에 펼쳐질 지평선은 이전의 부정적인 감정만큼, 그리고 이를 뛰어넘을 만큼의 것이기 때문에.

<스페이스 오뒷세이>는 공포스러운 영화다. 그 공포는 감히 극복할 수 없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괴기스러운 소리, 홍채를 일그러트리고 물들이는 공간에서 인간은 절대 앞의 초라한 존재임을 상기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미물은 공포를 먹고 자란다. 그렇게 인간은 물을 차지하고, 소리를 지르고, 우주에서 왈츠를 추고, 바닥과 천장을 이어달리며 계속해서 미를 쌓아올린다. 그 완성된 세계는 다시 지루함으로 미지를 갈구하고, 인간은 또 다른 위험을 자초하며 여행을 시작한다. 그렇게 이어진 항해의 끝에는 직육면체가 서있었고, 인간과 공포는 돌고 돌아 마침내 조우한다. 앞에는 무엇이 있을까. 왜 지금 이것이 이렇게 나타나있을까. 알 수 없다. 공포를 쫓고, 공포에게 쫓기던 존재가 네모낳게 응고된 흐름과 만나 최후, 또 다른 최초의 점을 찍는다.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공포는 경고가 아니라 안내장이다. 아직 그 끝의 반의 반도 오지 못한 이 초라한 존재들은 그저 흐름에 몸을 맡기고 두려움 속에서 무엇을 하려 할 필요가 없다. 그저 공포 이면의 아름다움을 감지하면 된다. 이 영화를 경고로 읽고 이를 전파하는 건 호들갑일 뿐이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기니피그
16/03/10 00:15
수정 아이콘
큐브릭영화는 영화 끝날때 천연색바탕에 '스탠리 큐브릭'
뜨는게 리얼 공포죠.
인간의 불퀘한 구석을 막 휘져어 놓고
이름이 떡하니 뜨니 어찌 이리 무섭던지
누구겠소
16/03/10 00:30
수정 아이콘
영화 한번 보고 싶어지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16/03/10 01:07
수정 아이콘
영화도 영화지만, 이렇게 위대한 소설을 쓰신 클라크 영감님께서는 왜 후속작을 자꾸 내셔서 그렇게 비참한 끝을 보셨는지....
Sydney_Coleman
16/03/10 01:10
수정 아이콘
ㅜㅡㅠ
tannenbaum
16/03/10 01:18
수정 아이콘
그니까요 ㅜㅜ
16/03/10 01:21
수정 아이콘
뭐 굳이 변명하자면 본인이 직접 쓰신 부분은 얼마 안된다고 하드만요.

그래도 그렇지, 뒤돌아 설 때를 아는 자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를 어기면 어떻게 되는 지를 너무 잘 보여주셨....
Sydney_Coleman
16/03/10 04:05
수정 아이콘
캐, 캐피탈리즘.. 불호우!
16/03/10 04:17
수정 아이콘
영감님 솔직히 돈도 많이 버셨고 사는 곳은 스리랑카니까 돈 쓸데도 없으셨을 텐데...

도대체 왜 그러셨어요 흑흑
Sydney_Coleman
16/03/10 01:09
수정 아이콘
'오디세이'가 현재의 표준 외래어 표기법입니다.
이전에는 '오딧세이'였구요.
'오뒷세이'는 저는 금시초문입니다만 그 이전의 표기법인가요? 아무튼 참고하세요.
반짝반짝방민아
16/03/10 01:18
수정 아이콘
충분히 노리고 썻을 겁니다.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면서..
Sydney_Coleman
16/03/10 01:28
수정 아이콘
아, 그....... 그정도로 관종일까요 설마.
'누가 튀어나올지 한 번 실험해보자. 일련의 사태 때 눈여겨 봐 둔 적개심 충만한 놈들 중 누군가 나올까?' 뭐 이런 저열한 실험정신에 낚인 경우일 수도 있겠고... 생각하니 끝도 없긴 하네요.
그정도로 정신병적인 사람은 아닐 거라 생각... 음.. 뭐 어쨌든 그리 생각하지는 않겠습니다.
주의 환기 감사합니다.
王天君
16/03/10 03:33
수정 아이콘
기분 나쁘네요.
Sydney_Coleman
16/03/10 04:00
수정 아이콘
아, 그래요?
뭐 어쨌건 반짝반짝방민아 님의 '노리고 썼을 거다'는 데 대한 제 대답은 '그리 생각하지는 않겠다'인 셈인데요. 게다가 일단 문장 내에 명확한 주어는 없으니 본인이 몇시간 전 사용한 논리에 따르면 (공개적)뒷담화도 아니고 저격도 아니니만큼, 위 댓글이 본인 기분나쁜 데 대해 기분은 나쁘지만 사과를 요구할 주제는 아니라 여겨 그저 기분나쁨만을 표현한 경우로 알겠습니다.
그럼 전 수정은 않는 걸로~
王天君
16/03/10 04:17
수정 아이콘
노리고 쓰신 게 맞고, 저 기분 나쁘라고 주어만 생략한 채 관종, 정신병적인 사람이라 저를 지칭하셨지요.
저는 시드니 콜맨님이 저를 "인신공격 당해도 싼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계신다는 걸 잘 알았습니다.
그리고 저를 그렇게 대하고 계신 것도 알겠습니다.
Sydney_Coleman
16/03/10 09:53
수정 아이콘
아, 관심법에 이은 확신을 시전하신 채, 일종의 미러링-정상적으로 통하는 수단이 없으니 그의 방법을 그에게 보여줌으로써 깨우침/자극을 주려는 시도-이었을 가능성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으시는군요? 신기해라. 이정도의 확신에 찬 피해자연(演)이라니..
뭐 거기에 가타부타 확답은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왕천군 님을 좋게 대하고 있는 게 아닌 건 분명하지만 말이죠.

다만 뭐랄까요. 전 제 의도가 어떻게 해석되건 간에, 기분이 나쁘다는 말에 저렇게 답한 데 대한 응답으론 '블로그 글에 제가(왕천군 님 본인이) 썼던 표현 가운데 마스터충달 님이나 the xian님께 잘못이라고 여길 점이 어느정도 있다곤 하지만 이건 정도를 넘어 노골적이고 심하다'거나, 뭐 대강 그 정도의 말은 나올 줄 알았습니다. 아니면 적어도 그것과 이건 다르다, 뭐 그런말쯤이라도요. 헌데 아예 언급을 않는군요?
양심? 부끄러움? 염치? 뭐든 간에 좀 부족한 분이신 걸 다시 한 번 잘 알고 가게 되는군요.

생각이 닿긴 했지만 본인은 전-연 무관하다고 여겼다면 정말 자신에게 관대하고 미안한 줄 모르는 게 대단한 경우겠고, 생각이 닿았으나 말을 할 경우 입장의 궁색해짐을 고려하여 무언급으로 일관했다면 이는 염치없는 것이 대단한 경우겠고, 아예 너무나 달라서 생각이 닿지조차 않았다! 라면 음... 그건 뭘까요? 무의식 수준까지 파고든 자기애일까요? 독해력이 밑바닥을 치던 분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해서요.

좀 늦게 [저야말로 충달님께 사과를 받아야 합니다.] 라는 명-문장을 봣습니다.
그냥 마음대로 사세요.
대문과드래곤
16/03/10 13:56
수정 아이콘
본인 특기 아니신가요. 본인의 길고 긴 주장중에 가장 오해가 될만한(그리고 실제로도 그러한) 문장만을 맨 처음에 사용하여 사람들의 주목을 끈 후에 본인의 주장 전체를 이야기하며 지적한 사람에게 '난 결백한데 왜 사소한 일부가지고 망상을 해서 그러십니까?'하고 되묻는 식의 화법말이에요.(물론 주장 전체를 말한 뒤에도 그 논리가 이상하고 앞뒤 안맞는 경우가 많아 논란이 되곤 하죠)

위의 콜만님의 댓글도 마찬가지인 것 같네요. 기분나빠 보이지만 아마 파고들면 그게 아닐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뭐 보니까 결국은 그 정도의 관종도 아닐거고 정신병적인 사람도 아닐거라고 생각하는신다는데요 뭘.
리니시아
16/03/10 12:59
수정 아이콘
[관종] [정신병적인 사람]
굉장히 무례한느낌이 가득한 덧글이군요
Sydney_Coleman
16/03/10 15:41
수정 아이콘
네.
일련의 사건과 지금까지의 히스토리를 제외하고서 댓글만을 따로이 놓고 본다면 그리 말하지 않기 힘든 댓글이긴 하겠지요.
https://pgr21.com/?b=8&n=63984&c=2500915
위 댓글과, 어제오늘 간의 다른 글들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례를 여전히 비난하고 싶으시다면 어쩔 수 없겠습니다만..
리니시아
16/03/10 15:48
수정 아이콘
허허 일련의 사건과 지금까지의 히스토리는 그곳에서 말씀하시는게 좋겠습니다.
이 글과 사건들의 글과는 엄연히 별게니까요.

[그리스어 발음이랑 헷갈린 거에요. 그리스 관련 수업 시간때 교수님이 늘 오뒷세이아 라고 표기를 하셔서 그렇습니다. ]
라고 아래의 덧글에 본인이 직접 해명도 하셨네요.
Sydney_Coleman
16/03/10 15:54
수정 아이콘
'충분히 노리고 썻을 겁니다.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면서..'
일단 뭐 말 꺼낸 게 저는 아니지요?
https://pgr21.com/?b=8&n=63984&c=2500624 를 참조하세요.
아무튼 그에 대한 답이 '이 글에 대해서만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몇시간 내 일어난 근 몇 주간 가장 큰 일을 본문 작성자가 그 중심에 서 있다곤 하지만 연결지어 말하기에는 부적절한 것 같네요'가 물론 더 바람직한 태도긴 하겠습니다.

그리고 직접 그리스어 발음에 의한 혼동으로 그러했다며 해명하기 전에 먼저 단 댓글이니 시간관계를 참조하세요.
해명 후에 따돌려두고 왈가왈부하며 정신병적이니 관종이니 한 경우와는 상당히 다른 모양새라고 봅니다만.

어쨌건 '다른 이야기를 끌고 들어오지 말라'는 말씀은 일리가 있겠지요~
앞으로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리니시아
16/03/10 16:47
수정 아이콘
'충분히 노리고 썻을 겁니다.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면서..'
일단 뭐 말 꺼낸 게 저는 아니지요?

맞는 말씀이네요.
하지만. 관종, 정신병적인 사람이라는 말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닌것 같다는 의미였습니다.
참고해 주시겠다니 감사합니다.
Sydney_Coleman
16/03/11 02:29
수정 아이콘
네.
리니시아 님을 포함하여, 당사자가 아닌 다른 분들의
'미러링이건 어쨌건 해당 단어들의 용법이란 불쾌하고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곳의 일을 영화감상 글에 끌고들어 온 것은 문제다'
는 비판들은 온전히 수용하겠고, 불쾌하셨다면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이따금 올려 주시는 영화글은 잘 보고 있습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cottonstone
16/03/11 09:01
수정 아이콘
제 3자지만 댓글이 잔인해서 눈물이 날려고 해요.
Sydney_Coleman
16/03/11 10:20
수정 아이콘
이미 세 분째 비슷한 지적을 해 주시는 분들이 있으시네요. 먼저 아래 댓글 링크를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https://pgr21.com/?b=8&n=63984&c=2501673

더하여, 댓글 내용 작성의 시기란 본문 작성자의 사과문 작성 이전, 입장표명 글 작성 이후임을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cottonstone님이 제 3자지만 제 댓글이 잔인해서 눈물이 날 정도신 것과 비슷하게, 저 또한 제 3자로써('사과문'에 뒤늦게라도 본문 작성자가 직접 사과한 두 분이 계시지요.) 본문 작성자가 작성한 입장표명글과 그 글의 댓글에서 내뱉었던 표현들에 굉장히 분노했었다는 거죠.

잘못에 대한 비난이 과하다는 동정이 옳다면, 명백한 잘못을 반복해 지적당해도 사과할 것은 없고 외려 자신이 사과받아야 한다는 사람에게 그 뻔뻔함을 그 자신의 방법으로 후려치려는 분노 또한 옳은 면이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랬다고, 기본적으로 '말리는' 포지션에 정당성이 더 크게 있다는 점을 부인하진 않겠습니다.

결국 당시 제가 제 행동이 어느정도 정당하다고 여겼던 이유를 설명드리는 것이란 본문 작성자의 흠을 들추고 후벼파는 일이 될 수밖에 없는데, 제가 그 시점 그 맥락에서 '완벽하게 정당성과 이유가 전무한, 그 어떤 경우라도 결코 할 수 없는 말'을 한 것은 적어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위 댓글 링크 내용을 참고해 주세요.)

다만 그런 논점을 떠나, 글 밖에서의 일을 끌고 들어와 영화 글 내에서 글을 읽는 분들께 해당 댓글을 노출시킴으로써 불쾌감을 야기했다, 또는 그렇게 말할 이유가 있다 할지라도 어쨌건 해당 표현은 지나치다, 는 말씀이라면 제 3자로써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전적으로 사과드릴 뿐입니다.
cottonstone
16/03/11 12:02
수정 아이콘
개인마다 경험치가 다른 것인데 괜히 또 시드니님께 죄송해요.
Sydney_Coleman
16/03/11 12:49
수정 아이콘
아닙니다, 경계의 말씀으로 주의깊게 받아들이겠습니다.
김퐁퐁
16/03/10 01:32
수정 아이콘
Sydney님도 같은 맥락으로 쓰신 댓글 아니셨나요. 크크
저도 오뒷세이라는 표기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왕천군님이 의도하신게 만약 정말 그것이 아니고 다른 뜻이라면 사과드리겠습니다.

허나 현재 게시판 상황을 생각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점, 참작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Sydney_Coleman
16/03/10 01:40
수정 아이콘
'같은 맥락'이라 함은 치고받는 맥락에서 비껴난 별론으로 그 적대적 흐름을 유지한 채, 라는 말씀이신가요. (정확히 어떤 말씀이신지 좀 헷갈리네요;) 음... 말투가 좀 퉁명스러운 점에 본문 작성자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좋지 않은 점이 기여를 하긴 했습니다만, 맞춤법 오타나 오류 같은 부분에 대해선 다른 분들께도 종종 댓글이나 쪽지를 통해 말씀드려 왔었습니다.
'각종 휘황한 단어를 휘두르는 사람이 맞춤법도 제대로 모르시네요. 오디세이가 표준입니다' 뭐 이런 댓글은 아니니까요.
김퐁퐁
16/03/10 01:59
수정 아이콘
제가 쓴 맥락이라는 단어는 반짝반짝방민아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저도 어느 누군가가 알아주기를 바라며 '뒷'이라는 표기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한번 왕천군님에게 말씀드리자면 그런 의도가 아니며 그저 언어적 감각을 위해 '오뒷세이'라는 표기를 했거나 혹여 다른 의미가 있었다면
제가 한 오해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겠습니다.
王天君
16/03/10 03:32
수정 아이콘
그리스어 발음이랑 헷갈린 거에요. 그리스 관련 수업 시간때 교수님이 늘 오뒷세이아 라고 표기를 하셔서 그렇습니다.
김퐁퐁
16/03/10 10:13
수정 아이콘
예 알겠습니다. 제 저열한 상상이 부끄럽네요. 혹여 기분 상하셨다면 정말로 죄송합니다.
王天君
16/03/10 13:35
수정 아이콘
괜찮습니다. 생소한 표기법이었나보죠. 사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6/03/10 17:46
수정 아이콘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976892
저 교수님의 교양강좌를 들은 적 있는데 희랍식 표기법으로 오뒷세이아를 고집하십니다.
저쪽에선 꽤 유명하신 분 같은데 실제로 집필하신 책들에도 다 오뒷세이아로 적어두셨죠.
물론 저 영화에 희랍식 표기법을 적용하는 건 틀린 거 같지만 외래어 표기법에 딱히 관심이 없다면 잘못쓸 수도 있을 겁니다.
뭐 애초에 그런 의도로 다신 댓글이 아닌 거 같지만서도...
Sydney_Coleman
16/03/10 17:53
수정 아이콘
아뇨, 애초에는 그런 의도로 단 댓글 맞는데요. 오-해입니다.
https://pgr21.com/?b=8&n=63984&c=2500624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각종 휘황한 단어를 휘두르는 사람이 맞춤법도 제대로 모르시네요. 오디세이가 표준입니다' 뭐 이런 댓글은 아니잖습니까?

전 오딧세이로 알고 있었고(고전모음집에서 일리아드, 오딧세이아로 읽어서요) 구글링해보니 오디세이로 바뀌었다고 하더라구요.
일단은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는 게 정석이겠지요.
16/03/10 18:03
수정 아이콘
표기법을 따르는 건 맞는데, 진심으로 국립국어원의 표기법은 틀렸어! 라는 신념이 있다면 다르게 써도 된다는 거죠.
실제로 창비처럼 독자적인 표기법 쓰는 출판사도 있고..
애초에 본문의 영화는 미국 영화니까 저도 오뒷세이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너무 어그로로만 생각하시는 거 같아서요.
Sydney_Coleman
16/03/10 18:06
수정 아이콘
제 원 댓글이 '너무 어그로로만 생각한다'구요..
음...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면에서 그리 느껴지는지 따라가지 못하겠네요.
Sydney_Coleman
16/03/10 18:29
수정 아이콘
딱히 국립국어원의 표기법을 무조건 따라야만 하고 아니면 너네들은 이단이다라는 말까지는 아닌데요.
'coffee' 한글 표기가 '코오휘'이던 시절도 있었죠.
그냥 외래어 표기법 업데이트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Sydney_Coleman
16/03/10 18:00
수정 아이콘
음. 헉꿈님, 김퐁퐁님이 직접적으로 오해하신 것에 더해,
반짝반짝방민아님도 그런 뉘앙스를 어느정도 느끼셨을 테니 말씀을 꺼내셨었던 것일 테지요.
해서 헉꿈님께 여쭤보고 싶네요.
========
'오디세이'가 현재의 표준 외래어 표기법입니다.
이전에는 '오딧세이'였구요.
'오뒷세이'는 저는 금시초문입니다만 그 이전의 표기법인가요? 아무튼 참고하세요.
========
여기서 어떤 다른 악의가 느껴지는지요? 전 원 의도도 그러했고 다시 봐도 좀 퉁명스레 맞춤법에 대해 말하고 넘어간 정도일 뿐이라고 생각됩니다만 다른 분이 보시기엔 이상한가 해서요.
16/03/10 18:08
수정 아이콘
그 댓글 자체로는 별 감정이 느껴지진 않습니다만 말씀하신 반짝반빡방민아 님과의 댓글에선 악의가 느껴졌습니다.
바로 밑에 글에 불질러 놓고 영화 감상 글을 같이 올린 거야 눈꼴 시려울 수 있습니다만 굳이 맞춤법까지 지적하면서 더 키울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Sydney_Coleman
16/03/10 18:25
수정 아이콘
일단 댓글을 https://pgr21.com/?b=8&n=63984&c=2500608 계층에 달아 주시는 게 나았을 것 같습니다. 원댓글에 직접 말씀하시니 서로 간에 대화가 꼬인 면이 있네요. 어쨌건 써 주신 첫 댓글의 [애초에]란 표현은 적절하지 못하겠지요.

굳이 맞춤법까지 지적하면서 더 키웠다,
너무 어그로로만 생각한다..
악의가 느껴졌다...
먼저, 위의 리니시아 님과의 대화에서 이미 말씀드렸듯이, 이 글 바깥에서 일어난 일을 끌고 들어온 데 대해, 해당 표현이 헉꿈님과 다른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불쾌감을 불러일으켰다면 사과드립니다.

다만 단순하게 '너무 어그로로 생각하고, 악의에 가득차 굳이 맞춤법까지 지적하면서 더 키운' 것은 전혀 아닙니다.
'주어가 없으니 뒷담화도 아니고 저격도 아니다. 그러므로 사과할 것이 없다'란 식의 글쓴이의 말이 직전글에 있고,
제가 쓴 정도의 댓글과 비슷한 구조의 댓글들을 휘갈기시곤 '내 말은 따지자면 그런 뜻이 아니니 내가 사과하거나 인정할 부분은 전무하다'는 식의 댓글을 쓴 경우란 열 손가락은 가볍게 넘기시는 게 글쓰신 분이라,
그에 대한 일종의 미러링 시도-정상적으로 통하는 수단이 없으니 그의 방법을 그에게 보여줌으로써 깨우침/자극을 주려는 시도-로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제 자신은 '미러링의 수단이라면 하는 일이 무엇이건 충분한 정당성이 부여되며, 그 미러링에는 의미가 있다'는 식의 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입니다만, 글쓴 분은 메갈의 방식-미러링-은 어쨌건 의미가 충분하다고 말씀하시는 분이라 이런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물론, 당사자가 아닌 분들의
'미러링이건 어쨌건 해당 단어들의 용법이란 불쾌하고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곳의 일을 영화감상 글에 끌고들어 온 것은 문제다'
는 비판들은 온전히 수용하겠고, 불쾌하셨다면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더해서 오뒷세이 표기는 전혀 어그로 방향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쨌건 댓글 말미에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겠다'는 게 이거저거 다 쳐냈을 때의 제 대답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애초에 '맞춤법을 지적해서 더 키운' 것은 확실히 아니고, 그냥 외래어 표기법에 대해서만 말한 겁니다.
이 정도면 대답과 해명이 되었을 것 같네요.
16/03/10 01:20
수정 아이콘
정말 엄청 나게 졸린 영화가 압도적으로 무서운 것으로 바뀌었을 때... 정말 벌벌 떨면서 봤습니다. 스타게이트 장면은 현기증이 나면서 눈 주변을 가렸었네요.
Sgt. Hammer
16/03/10 02:44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 제가 후임들한테 틀어줬던 것 중 불만이 가장 많았던 영화 1, 2위가 이거랑 샤이닝이었습니다 크크크...
박신영
16/03/10 08:36
수정 아이콘
인상적인 리뷰네요. 잘 읽었습니다.
연환전신각
16/03/10 12:05
수정 아이콘
솔직히 초반이 너무 지루합니다
"아 그래 무슨 뜻인지 알았으니까 빨리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면 안될까" 라는 생각이 떠오르는........
중반 이후의 HAL과의 접전은 정말 재미있었지만
16/03/10 12:14
수정 아이콘
그 초반에 졸림을 못 이기고 자고 일어나보니 영화가 끝나있었습니다. 책을 진짜 재밋게 읽어서 영화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봤다가 실망을 금치못했는데 클라이막스 부분을 봤어야하는 거였군요ㅠ 나중에라도 뒷 부분 꼭 봐야겠습니다
리니시아
16/03/10 12:58
수정 아이콘
영화 2천여편 넘게 봤지만 아직도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보지 않았습니다.
짧게나마 클립영상으로 볼때도 무언가 굉장히 압도적이었는데, 제대로 볼 엄두가 안나더군요..
그래서 몇 문장 안읽고 흘려봤지만 '공포' 라는 말씀이 나올 때 마다 단순한 공포가 아닌 깊은 생각이 들만한 영화일것 같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영화를 본 뒤에 글을 다시 봐야겠습니다..
대문과드래곤
16/03/10 13:52
수정 아이콘
제목이 틀렸네요. 오뒷세이는 듣도보도 못한 표기법이기에.. 뭐 본인의 나름대로의 변은 있겠으나 이 경우에는 외래어 표기법이라는 규정이 명확하게 존재합니다. 때로는 사소한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정성들여 쓴 글의 신뢰도를 확 낮추어버리기도 하지요.
체리상
16/03/10 14:18
수정 아이콘
오뒷세이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3999 [일반] 체스판은 딥블루 때문에 망했는가? [23] 최유형14103 16/03/10 14103 11
63998 [일반] 국어국문학과 전공책 나눔합니다. [20] 푸른봄3931 16/03/10 3931 2
63997 [일반] 애초에 바둑은 스포츠가 아닙니다 [90] threedragonmulti12394 16/03/10 12394 14
63996 [일반] 바둑이라는 게임의 깊이, 그리고 인공지능. [8] Quantum5963 16/03/10 5963 4
63994 [일반] 사과하면 죽는 병. [40] 세인트8272 16/03/10 8272 12
63993 [일반] 차단 시스템 이렇게 개선하면? [71] 에버그린4979 16/03/10 4979 0
63992 [일반] 피에스타/비스트/거미/우주소녀/JJCC의 MV와 레드벨벳의 티저 이미지가 공개되었습니다. [11] 효연덕후세우실5928 16/03/10 5928 0
63991 [일반] (인터넷) 개인 방송에 대한 심의 문제 [106] 수면왕 김수면8622 16/03/10 8622 4
63990 [일반] 노를 젓다가 [7] Colorful3690 16/03/10 3690 13
63989 [일반] 한 달 쉬었습니다. [7] 캡틴백호랑이5037 16/03/10 5037 6
63988 [일반] 캐치 유 타임 슬립! - 8 튜토리얼(7) (본격 공략연애물) [6] aura3782 16/03/10 3782 3
63987 [일반] 점점 그럴 나이 [23] The xian4857 16/03/10 4857 6
63986 [일반] 알파고와의 나머지 4게임은 잔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42] 릴리스12307 16/03/10 12307 6
63985 [일반] 출사 :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 16 (4. 쫓는 자와 쫓기는 자) [35] 글곰4685 16/03/10 4685 64
63984 [일반] 2001 스페이스 오뒷세이 - 1 [48] 王天君5952 16/03/10 5952 5
63983 [일반] 王天君입니다. [336] 王天君24974 16/03/09 24974 50
63981 [일반] 지하철에서 [82] 누구겠소7262 16/03/09 7262 52
63980 [일반] 독일에는 쾨니히스베르크가 없다? - 쾨니히스베르크 + 폴란드 이야기 [26] 이치죠 호타루8021 16/03/09 8021 18
63978 [일반] [3.9]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박병호 스프링캠프 2호 솔로 홈런) [4] 김치찌개4696 16/03/09 4696 0
63977 [일반] 독일언론에서 긁어오기 - 알파고 [19] 표절작곡가8795 16/03/09 8795 3
63975 [일반] 음.......알파고의 승리라 [96] 삭제됨11783 16/03/09 11783 2
63973 [일반] [알파고] 한 산업이 붕괴되는 순간.. [244] AraTa_Justice18090 16/03/09 18090 11
63972 [일반] 중국 무술 영화의 세계 [17] 럼즈알엔10610 16/03/09 10610 1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