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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0/08 23:21:47
Name 좋아요
Subject [일반] 여자아이돌 투수론 2편 - 에이핑크로 보는 투수포지션

1. 선정의 이유

 꽤나 많은 아이돌. 그중에서도 걸그룹은 소위 ‘보컬의 분업화’라고 할만한 여지가 대체로 거의 없습니다. 아예 보컬조 따로 비주얼조 따로놀던지, 메인보컬이 원톱으로 많은 분량을 가져가고 나머지 멤버들이 조금씩 조립되던지 하는 등 소위 ‘바람직한 형태’로 보컬의 분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편이죠. 그런면에 있어 아직 이 에이핑크라는 팀 역시 성장해나가야할 부분은 있는 팀은 있지만 걸그룹 중에서는 보컬의 분업화에 비교적 충실히 잘 따라가고 있는 팀이라고 보기 때문에 선정했습니다.


2.포지션비유

1)선발

 선발투수의 가장 큰미덕이라고 하면 누가 뭐라고 해도 ‘이닝이팅’ 능력입니다. 많은 이닝을 확실하게 책임져주고, 되도록이면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이상 해주는 것이 팀의 승리를 위해서나 장기적으로 불펜의 소모를 막는 면에 있어서도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러한 선발을 걸그룹에 비유하자면, 항상 딱 떨어지게 맞는 것은 아니지만 주로 ‘리드보컬’ 포지션에 있는 멤버들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곡의 전반부를 책임지고, 많은 분량을 소화하며, 전체적인 곡과 팀의 색깔을 낼 수 있어야 좋은 선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야구의 투수와 달리 이 선발 포지션이라고 딱 전반만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법은 없기 때문에 좋은 선발 투수는 아예 전반에 모든 것을 건 경우가 아니라면 선발과 중간계투 모두를 책임지는 스윙맨 포지션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자아이돌이 얼굴이 이뻐서 나쁜 경우야 있겠냐만은 무대의 핵심에 서는 시간이 긴 포지션인 만큼 비주얼적으로도 중심을 잡아줄 수 있으면 더욱 금상청화인 포지션 되겠습니다.

2)롱릴리프

 경기의 중반과 후반 그 사이를 있는 허리요원이죠. 선발투수의 이닝이팅과 부담을 덜어주고 동시에 클로저가 7,8회에 등장하는 불상사를 막아주는 역할을 맡습니다. 주로 가져가는 스탯은 ‘홀드’. 세이브투수의 조건을 만족한 후 후속 불펜에게 넘겨줄 때 얻는 스탯인데 그 이름처럼 경기의 전반부와 후반부의 연결을 부드럽게 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잘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롱릴리프를 걸그룹의 보컬포지션으로 비유하자면 사실 정해진 포지션은 따로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서브, 서브, 리드, 메인보컬 이러한 구분으로는 역할론이 분명치 않은 부분이 있죠.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곡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부드럽게 이어주어 곡의 흐름을 잘지키고, 하이라이트 부분이 온전히 잘 폭발하게 해줄 수 있는 역할을 맡는 포지션이라는 것입니다. 이전에 필자가 쓴 글에 굳이 비유하자면 [EXID LE로 보는 걸그룹 포인트가드론]에서 말씀드린 포인트가드의 입장에 가깝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3)원포인트릴리프

 원포인트릴리프는 불펜 중에서도 아주 특정타이밍에만 아주 짧게 나오는 포지션입니다. 주로 좌타자 1명을 상대하기 위해 많이 나오는 포지션인데, 짧은 등장만큼 어쨌거나 그 잠시잠깐 투구를 맡기는 순간만큼은 확실한 효과를 보장해야하는 투수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포인트릴리프를 투수에 비유하자면 주로 서브보컬, 서서브보컬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배당되는 소절 자체가 많지 않은 편으로 특정타이밍에 춤,음색, 랩,비주얼 등 주로 보컬실력 외적인 부분에서 포인트를 주는 역할을 합니다.

4)클로저

 한경기의 완전한 승리를 책임지는 역할. 소위 수호신이라고 하는 거창한 이명이 주어지는 역할이기도 합니다. 사실상 불펜 중 가장 강력한 구위(제구력은 물론)를 가진 선수가 맡는 역할입니다. 선발과 중간계투 모두 강한 팀의 경우에는 대부분 경기의 마지막타이밍에만 출전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소위 ‘중무리’라고 하여 중간계투부터 마무리까지 다하는 혹사를 당하는 포지션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클로저를 투수에 비유하자면 아무래도 메인보컬에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곡의 종반부라고 할 수 있는 후렴부분을 주로 책임지는 역할을 맡기 때문입니다. 보컬이 약한 팀의 경우에는 앞선 중무리 포지션 마냥 여기저기 뛰어다녀야하는 공통점도 갖고 있습니다. 통상 가장 구위가 강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포지션이 클로저인 것처럼 팀내에서 보컬능력과 성량이 가장 뛰어난 멤버가 주로 이 메인보컬을 맡게 됩니다.


3. 포지션매칭

1)선발 - 윤보미

 에이핑크에서 있어 선발포지션이라고 할만한 멤버는 단연 윤보미입니다. 메인보컬은 아니지만 실제로 에이핑크의 주요타이틀 곡에서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메인비주얼은 손나은, 메인보컬은 정은지라는 것이 에이핑크의 공식이기는 하지만 무대에서는 선봉을 잡고, 노래에서는 캐릭터를 더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누구냐고 하면 바로 윤보미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초반에도 많이 등장하고 후렴구에서도 핵심적인 부분을 많이 맡기 때문에 사실상 스윙맨 포지션을 겸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팀의 1번 댄서라는 점 때문에 퍼포먼스적인 부분에서도 룰을 많이 맡다보니(인트로, 킬링댄스파트 등등) 여러모로 전방위적인 활동을 하는 멤버인데요. 그렇다보니에이핑크의  '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멤버이기도 합니다. 모든 투수 중 선발의 비중이 가장 높고 중요하듯이 말입니다.

2)롱릴리프 - 김남주

 김남주양은 에이핑크의 공식 '연결점'입니다. 곡이 환기되거나 보컬에서 보컬, 비주얼에서 보컬 등 에이핑크의 노래에 있어 중요한 변화가 일어날 때는 남주양이 보컬과 음색으로 이를 연결시켜 줍니다. 예를 들어 미스터츄의 경우 박초롱양이 '두번 세번 나의 볼을 꼬집어봐도' 파트와 후렴구인 '미스터츄, 입술위에 츄'파트를 연결하는 '마치 Dreaming dreaming 꿈을 꾸는듯 네 생각만 해도 미소가' 부분을 남주양이 맡습니다. 이외의 곡들에서도 전반부가 끝나고 후렴이 시작하기 직전, 또는 핵심적인 고음이 터지기 직전 파트를 대체로 남주양이 맡고 있죠. 이는 무대의 선발을 맡고 있는 윤보미양과 핵심후렴구를 맡는 정은지양의 사이, 비주얼라인과 보컬라인의 사이 등등에 윤활유가 되어주고 있는데요. 다양한 타입의 강력한 카드가 있어야 투수진이 단단해지듯이 걸그룹의 보컬도 하나의 일관성 아래 퀄리티 높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어야 풍부하고 좋은 보컬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멤버별 음색과 스타일에 있어 스펙트럼이 다소 있는 에이핑크에게는 연결점 역할을 맡는 남주양의 포지션은 그 중요성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3)원포인트릴리프

(1)박초롱

 음색으로는 단연 에이핑크 멤버 여섯명 중 가장 팀컬러에 최적화된 보컬로 순도 높은 청순음색을 사용하고자 할 때 주로 등장합니다.
때때로 LUV에서처럼 마지막 후렴구를 배당하기도 하는 등 팀 에이핑크나 회사 에이큐브에서 전술적으로 쓰고자 하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량 등의 약점 때문에 메인을 잡지는 못합니다만 특정조건 안에서는 보컬라인보다 효과적인 전술적인 카드라는 점에서 원포인트릴리프로서의 역할은 충실히 하는 편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2)손나은

 보컬보다는 주로 비주얼적은 강조가 필요할 때 출격하는 멤버. 음색적으로는 담백한 편이라 중음 내지 저음 파트에서 주로 출격합니다.
비주얼적인 강조카드라는 점은 특히 LUV활동에서 잘 드러나는 편인데, 청순걸그룹이라는 그룹 특성상 비주얼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멤버의 역할도 적지 않기 때문에 핵심적인 보컬멤버라고는 할 수 없어도 전술적인 한 카드로서의 위치는 확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3)오하영

 2015년 리멤버 활동에서는 포지션이 많이 변화하기는 했지만 꽤 오랜시간 저음 비주얼멤버로서 한 포인트를 잡는 멤버였습니다.
에이핑크 데뷔4주년 데뷔곡 새끼손가락 때까지만 해도 그야말로 '원'포인트 릴리프였죠. 팀원 중 눈에 띄는 저음멤버로서 음색지분은
팬덤내에서도 제법 있을 정도의 멤버였기 때문에 그 선에서도 어느정도는 충분했다고도 할 수 있었습니다만 실력의 상승과 팀 에이핑크의
변화에 따라 리멤버 활동에서는 거의 준선발급 포지션에까지 이르렀습니다. 향후 에이핑크 활동이 어떻게 흐를지까진 알 수 없겠습니다만
늘어난 실력이 줄어들거나 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한다면 원포인트릴리프에서 확실히 벗어나 온연히 한명의 선발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4)클로저 - 정은지

 곡의 후렴구와 마무리를 책임지는 멤버. 팀 에이핑크의 보컬 폼이올라오지 않았을 때는 거의 중무리급으로 활약했다는 점에서 투수력이 약한 팀에서 갖는 에이스의 고충도 한번 겪어 본 멤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에이핑크의 보컬 폼이 어느정도 올라온 시점부터는 확실하게 마무리만 전담하게 되면서 그 부담이 초기에 비해 확실히 줄어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여튼 보컬에서 확실히 방점을 찍고자 할 때는 어김없이 출장하는 멤버로 흔들림없는 구위와 제구력을 미덕으로 보는 마무리 투수처럼 흔들림 없는 가창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4. 마치며

 대중이 모든 아이돌그룹에게 비투비나 마마무, 인피니트처럼 보컬부자 그룹이 되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만은 단기적으로라면 모를까 장기적으로 보면 보컬이 약한 팀은 결과적으로 경쟁력에서 밀리거나 한 끗더 치고 올라갈 수 있을 때 그러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줍니다. 굳이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한다는 당위성을 부여하지 않더라도 보컬은 분명 하나의 아이돌팀이 '잘되기 위한' 중요한 한 요소임이 분명하죠. 파트 분배가 어떻니 누가 어디서 무슨 역할을 하니 하는 까다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정도로 팬과 대중의 입맛도 상당히 까다로워진 만큼 분명 많은 그룹들이 깊은 고민도 하고 있을 것입니다. 필자로서는 꼭 하나의 아이돌 팀 안에서 모두 짱짱한 보컬실력을 가질 필요까진 없다고도 생각은 하지만 최소한 '아름다운 포지션 분배'는 가능 할정도로 셋팅이 된 팀들이 보고 싶습니다. 단기적인 술수싸움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석에 가까운 탄탄한 투수진을 구축해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좋은 성적을 가져가는 프로야구팀처럼, 아이돌팀도 그렇게 만들어지고 성장해나가는게 맞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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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백호랑이
15/10/08 23:41
수정 아이콘
어제 보미랑 남주를 봤는데 둘다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노래를 잘 불렀어요.
둘 보면서 굳이 정은지가 없어도 한 곡을 다 채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보미는 정말 이쁩니다. 진짜 우와... 하면서 볼 수 밖에 없어요.
에이핑크초롱
15/10/09 00:15
수정 아이콘
그 생각을 대변하는 곡이 이미 있죠. My Darling이라고 보미랑 남주가 듀엣으로 부른 곡이요.
*alchemist*
15/10/09 00:36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남주가 저렇게 롱릴리프 부분에 나와서 조금은 아쉽습니다 ㅠ_ㅠ

포지션 나눠주신 부분이나 에이핑크 팀 전체를 생각하면 남주양이 저 위치를 정말 잘 소화하고 잘 합니다만
맑은 톤의 목소리 덕후인 저로서는 BnN 처럼 멜로디를 전담하고 나오는 남주도 보고 싶은데
좀 너무 적게(?) 나오는 거 같아 개인적으로는 아쉽습니다.. 흐흐
15/10/09 01:13
수정 아이콘
제가 볼땐 남주는 아직 저평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좀 더 포텐이 터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오하영 화이팅!! (응?!)
강가딘
15/10/09 08:00
수정 아이콘
보미앙은 에이핑크에서의 선발 뿐만 아니라 진짜 선발투수로써도 잘할거 같다는...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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