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9/06 22:39:22
Name 김연아
Subject [일반] [클래식] 듣기 쉬운 피아노 독주곡 10선 - 2
요새 운동하느라 몸이 말이 아닌고, 힘든 일이 있어서 마음도 넝마인데, 이럴 때 피아노 독주곡들이 참 소소한 위로가 되곤 하죠. 이번엔 듣기 쉬운 피아노 독주곡 두번째입니다.

1. 모짜르트 피아노 소나타 11번

모짜르트의 멜로디는 확실히 특별합니다. 음악이라는게 분명히 취향에 따라 갈리는 부분도 있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모짜르트의 멜로디는 귀에 꽂히는 강도가 다릅니다. 멜로디의 러블리함, 그리고 그 와중에 적절히 담겨져 있는 감정까지, 하늘이 내린 재능이 무엇인지 구구절절 이해하게 됩니다. 첫 마디가 울리는 순간 그냥 빨려들어 가게 됩니다.

2. 모짜르트 피아노 소나타 8번

아마데우스라는 영화 때문에 모짜르트의 이미지에 대한 왜곡이 많습니다. 모짜르트는 그렇게 경박하고 멍청하지만 음악만 잘 하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엄청난 과소비로 쪼들리게 산 건 맞지만. 그의 음악에 대한 이미지도 마찬가지인 것 해요. 모짜르트의 음악은 밝은 음악들이 유명하지만, 이렇게 단조 음악에서도 훌륭합니다. (너무 당연한가요?) 실제로 많은 곡들에서 특유의 밝은 멜로디 뒤에 멜랑콜리함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죠.

3.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베토벤의 초기 피아노 소나타 중 가장 유명한 걸작입니다. 마음이 몹시 상하고 슬픈 감정이라는 부제답게 굉장히 비통한 느낌을 잘 표현하죠. 과거 고전주의적 면모를 탈피하기 시작하여 극적인 감정 전개를 보여주지만, 형식적인 면에선 초기 피아노 소나타답게 조금 단순한 편이어서 귀에 잘 들어옵니다.

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5번

그렇게 유명한 곡은 아닌데 제가 종종 듣는 곡입니다. 마치 초기 소나타로 돌아간 느낌을 주면서도 악보적으로는 진일보한 면모가 보여요. 시기가 시기인만큼 역시 낭만주의로 넘어가기 직전의 노래다운 그런 면도 엿보입니다. 단순하고 경쾌해서 귀에 쏙쏙 들어오지만, 그런 여러 면을 가진 게 좋아요.


5. 쇼팽 에튀드 Op. 10 No. 12 혁명

너무 유명한 곡이죠. 쇼팽이 이렇게 몰아쳐주면 듣는 사람은 그냥 미추어버려 넘어가버립니다. 심장에서 소용돌이치던 뜨거운 감정의 혈류가 뇌로 올라가 터지는 느낌이 들곤 해요. 여유되시면 Op. 10 전체를 들어보세요. 전체적으로 귀에 잘 들어오는 아주 화려한 전집류입니다.

6. 쇼팽 왈츠 Op. 61 No. 1 강아지왈츠

강아지가 빙글빙글 도는 모양을 그린 곡입니다.그래서 노래도 빙글빙글 돌죠. 누구는 개와 사람 가지고 vs 놀이나 하고 있는데, 쇼팽은 개 도는 걸 보고 이런 노래를 만드네요.

7. 바흐 골드베르그 변주곡 BWV 988 no. 13


바흐가 자신의 후원자가 불면증에 걸려 이것 좀 치료해달라고 의뢰받아서 만든 작품으로, 바흐 인생작이기도 하거니와, 인생 최고의 작곡료를 기록해준 기념비적인(???) 곡입니다. G장조 아리아를 주제로 여러 개의 변주곡을 썼는데 저는 13번을 좋아해요.

아래 것은 기본 주제가 되는 G장조의 아리아입니다. (뒤에 2, 3이 이어나옵니다만..) 사실 이제 젤 듣기 쉽죠 크크

8. 드뷔시 아라베스크 1번

다른 노래들에 비하면 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긴 한데, 첫소절이 듣기 좋아서 그냥 넣어 봅니다. 공중을 살짝 뜬 듯한 감각으로 사뿐하게 꿈결을 거니는 듯한 느낌이 너무 황홀하죠.

9. 슈베르트 악흥의 순간 3번

단조임에도 곡이 상당히 경쾌하죠. 슈베르트가 피아노 선율을 얼마나 자유자재로 다루는지 느낌이 오는 부분입니다. 악흥의 순간은 즉흥곡 비스무리한 것을 좀  짧은 형태로 만든 것으로, 지난 번에 소개드린 즉흥곡과 마찬가지로 슈베르트가 이런 형식에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줍니다. 정말 가곡의 왕으로 소개하기 아까운 분이에요.

10. 리스트 위안 3번

리스트 위안은 총 6곡이 있는데, 이 곡이 가장 유명하여, 리스트의 위안하면 이 곡을 말합니다. 일요일 밤 당장의 내일 출근 걱정부터해서, 지금 안고 있는 모든 걱정 근심에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랍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가장자리
15/09/06 22:46
수정 아이콘
불면증 치료용 음악이라면.... 연주회장에 가서 졸면 제대로 감상하는 그런 곡인 것인가요? 크크
매번 좋은 포스팅 감사드립니다.
김연아
15/09/07 10:31
수정 아이콘
마음이 편안한 음악이죠.

연주회에 졸린 음악은 단언컨데 쉽냐 어렵냐로 나뉩니다. 편안하냐, 강하냐는 전혀 문제가 되질 않습니다요 크크크크.
은때까치
15/09/06 22:53
수정 아이콘
부닌! 여기에서 부닌이 치는 쇼팽을 보다니 너무 좋네요
곡에 딱 알맞는 연주가를 선택해 주신거 같아서 고맙습니다.
김연아
15/09/07 10:33
수정 아이콘
이왕이면 음악만 올라온게 아니라 직접 치는 영상 위주로 고르다보니 사실 제약은 있습니다만,

부닌께 딱 떠줘서 고르는데 별 고민은 없었죠.

제가 영상 고르는 법은 가급적 직접 치는 영상 중에 음악이 좋은데, 가급적 여자걸로.... 뭐 이 정도 순입니다;;;
15/09/06 23:07
수정 아이콘
선곡도 좋지만 연주가 선택이 더 맘에 듭니다 크크
김연아
15/09/07 10:34
수정 아이콘
크크 맘에 드신다니 감사합니다 흐흐
표절작곡가
15/09/07 02:31
수정 아이콘
베토벤의 후기 소나타가 대박이긴 하죠..
교향곡을 능가하는 규모의 소나타도 있는 반면,
군더더기는 다 빼고 할말만 딱 하는 류의 소나타도 있습니다.
오히려 두번째 류의 곡을 쓰는게 작곡가에겐 더 어렵죠...

암튼 피아노 소나타 25번 잘 들었습니다.
(아마 제목이 종달새라고 붙어있을거에요....)
밀물썰물
15/09/07 10:22
수정 아이콘
군더더기 없다는 말씀듣고 듣어봤더니 정말 그런 것같네요.

그런데 바렌보임 요즘 지휘만 열심히 해서 지난번 피아노 연주하는 것 언제 봤나 모르겠는데 연주하시네요.
김연아
15/09/07 10:36
수정 아이콘
연주를 계속 하긴 합니다. 간간히 음반도 냈던 것 같은데..

근데, 영상은 옛날 것들인데 유투브에 바렌보임 영상이 진짜 많이 깔려있어요.

뭐만 검색하면 죄다 바렌보임.

그래서 특별한 거 못찾겠으면 바렌보임으로 갑니다 크크크.
김연아
15/09/07 10:42
수정 아이콘
예전에는 열정이야말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의 절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새는 그 이후 것들로 듣게 됩니다.
베토벤 말년 음악들으면 대굇수 오브 대굇수랄까요.
하나하나 들을 때마다 무슨 이런 미친 대박 퍼레이드가....
제가 작곡가였다면 진짜 대좌절에 빠졌을 듯요...........

그리고 25번에 종달새라는 제목이 붙어있었나요? CD에 한 번 쯤 쓰여있는 걸 봤을 법한데, 제 것들엔 쓰여있는게 없어요..
25번 들으면, 초기 소나타랑 비교했을 때 진짜 빈틈이 없어요. 간결하게 딱 요점만 말 하는데, 거기에 모든 뜻이 다 함축되어 있는 그런 느낌.
표절작곡가
15/09/07 02:36
수정 아이콘
호로비츠 이 양반은 크크크

암튼 피아노 처음 배우는 사람이 호로비츠를 따라했다간 큰 호통을 듣게 될 것이야...

(원래 손가락을 펴서 치면 안됨~~~)
김연아
15/09/07 10:43
수정 아이콘
진짜 괴랄하신 분. 요샌 들으면 들을수록 이해하기 어려워요.

사실 호로비츠 영상은 치워버려야 크크크크크.
밀물썰물
15/09/07 10:20
수정 아이콘
지난번 10곡도 다 못들었는데 또 올라왔네요. 그런데 이번에서 상대적으로 짧아서 벌써 몇개 들었습니다.
오늘 팀장도 휴가라 몰래 듣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좋은 곡 고맙습니다.
김연아
15/09/07 10:44
수정 아이콘
사실 원래 듣기 쉬우라고 악장까지 콕 찝어서 올릴 계획이었는데, 지난 번 음악들은 이상하게 악장별 영상을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번에는 진짜 짧은 곡도 많이 넣었고, 영상도 비교적 의도대로 잘 구해졌어요.

잘 들으세요.
밀물썰물
15/09/07 11:55
수정 아이콘
맨 첫곡에 모짜르트에 대해서 쓰셨네요.
저는 모짜르트 곡에대해서 "어쩌면 모짜르트는 꼭 자기 같은 곡을 쓴다"라고 표현을 합니다. 모짜르트 곡은 들으면 딱 모짜르트다라고 할 수 있는 뭔가가 있습니다. 그중 더 모짜르트 같은 곡이 있고 약간 덜 모짜르트 같은 곡이 있기는 합니다만.
신동 정말로 신동입니다.
엘렌딜
15/09/07 23:16
수정 아이콘
모차르트 10번이 아니라 8번이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0807 [일반] 이슬람의 개혁을 촉구하는 여성 운동가 [13] aurelius6236 15/09/08 6236 1
60806 [일반] 토요일에 앤트맨을 CGV 천호점에서 보던도중 [16] 치킨과맥너겟8753 15/09/07 8753 6
60805 [일반] 자유게시판 운영위 연장 및 신규 운영위원 모집 안내 [2] 박진호3434 15/09/06 3434 1
60803 [일반] [야구] 롯데 송승준선수가 예비FA대열에 합류(나지완추가) [113] 이홍기10972 15/09/07 10972 0
60802 [일반] KBO 프로야구 5위의 행방은 과연 누구에게(?) [69] 호가든7550 15/09/07 7550 0
60801 [일반] tvN 하반기~내년초 드라마 라인업과 잡담 [58] 샤르미에티미10338 15/09/07 10338 0
60800 [일반] 지금 발생하는 난민들은 영국과 프랑스가 책임져야죠 [78] 군디츠마라11720 15/09/07 11720 4
60799 [일반]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는 분들께 추천하는 아이템 [26] Zelazny8059 15/09/07 8059 0
60798 [일반] 새정치연합 혁신위 공천 관련 10차 혁신안 전문 [32] 알베르토6377 15/09/07 6377 0
60797 [일반] 피시방 요금 설명과 흡연 신고 방법 [81] 하드코어16155 15/09/07 16155 0
60796 [일반] 더 팩트의 특종 예고... 그리고 그 결과 [52] 효연광팬세우실12349 15/09/07 12349 1
60795 [일반] [야구] 서울시에서 고척돔 관련 문서를 공개했습니다. [42] The xian10635 15/09/07 10635 0
60794 [일반] 유머게시판 출처 규정이 너무 과하네요 [103] Perfume7234 15/09/07 7234 15
60793 [일반] [영어 동영상] 조지 칼린 & etc, "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 [63] OrBef10095 15/09/07 10095 11
60792 [일반] A씨 "사진 속 인물 강용석 맞다, 거짓해명 죄송" [46] 이홍기11434 15/09/07 11434 0
60791 [일반] '19금' 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32] 유라6189 15/09/07 6189 0
60790 [일반] 레드벨벳/WINNER&IKON의 티저와 러블리즈의 티저 이미지가 공개되었습니다. [9] 효연광팬세우실3613 15/09/07 3613 0
60789 [일반] 빅스타/MIWOO/GOT7/전진/DAY6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8] 효연광팬세우실3089 15/09/07 3089 1
60788 [일반] [야구] 야구 몰라요_KBO순위경쟁 [21] 이홍기8897 15/09/07 8897 1
60787 [일반]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을 보며 느낀 불쾌감 [97] 조던15037 15/09/07 15037 20
60786 [일반] [축구] 프랑스에서 네덜란드를 볼 수 있을까? [26] Rorschach4767 15/09/07 4767 0
60785 [일반] 유럽이 시리아 난민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생각하시나요? [62] 살랑살랑10508 15/09/06 10508 0
60784 [일반] 삶이 힘들 때 생각해 볼 이야기.by 마왕 [6] 천무덕4571 15/09/06 4571 1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