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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7/27 00:18:32
Name 바위처럼
Subject [일반] 착한 사람을 잡아먹는 착한 사람들
한 여자아이를 소개받았다. 내가 본 여자중에 매우 고운 외모를 지닌 그룹에 들어갈 법한 아이였다. 첫 눈에 긴장을 하고 마른 침을 삼켜야 할 정도로. 설렘 가득한 기분으로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차가운 아이스 커피를 앞에 둔 채 오늘 날씨가 참 덥죠? 영화 좋아하세요? 같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는,




그런 자리였다면 더 할 나위 없었겠지만.






그 자리는 그렇게 유쾌하지 않았다.





한 친구는 내가 모 노동조합의 노동관련법 교육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고작 8주간의 교육이 전문가를 만들어 줄 리 없고, 나는 들었던 강의보다 강의가 메모된 교재 없이는 아무것도 말하지 못할 그럴 수준의 사람이었다. 법이라는게 그렇게 평범한 소시민에게 쉽게 다가와서 무기가 되어주지 않는 것이다. 물론 내가 너무 머리가 나빠서 그럴수도 있다. 어쨌거나 나는 누군가에겐 노동법을 공부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졌고, 나는 그래서 전문가가 아닌 노동법을 들어본 사람임에도 누군가의 상담을 하게 되었다.


곱디고운 여자아이는, 말하자면 피해자였다. 그 아이의 가장 친한 친구는 나와 가깝게 지내는-그러나 남자친구가 생긴뒤론 단 한번의 연락도 하지 않던-후배였다. 그 아이는 다짜고짜 자기의 친구를 데려와서는 이 선배가-어느새 호칭이 오빠에서 선배로 바뀌었다만 넘어가도록 하자-그런건 잘 안다며 다 해결해 줄 거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나는 그 후배에게 지난학기에 배운 전공과목을 전범위로 다시 시험칠테니 몇 개나 '쳐' 맞는지 좀 구경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너 전공수업 전문가냐? 어? 8주 강의들은 내가 뭘 알겠냐 어? 그런데 따지기도 전에, 한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고, 한 여자아이는 여전히 불안하고, 슬프고, 고독해 보였다. 다행히도


아무 일도 없었다. 그 어색한 커피숍의 자리에는, 이따금 왜 말을 하지 않냐고 다그치는 활달한 후배의 오지랖과 나 잘 모른다고 둘러대는 한 평범한 남성과 그리고 친구의 선의를 중간중간 필사적으로 막는 고운 여자아이의 손만이 몇 번 지나갔다. 후배는 기어코 내 연락처를 알려줘도 되냐고 묻고는 대답도 듣지 않은 채 톡방에 초대를 했다. 둘은 가봐야겠다고 했고, 나는 약간은 벙 찐 상태로 혼자 집에 들어왔다. 책장에는 먼지가 약간 쌓인, 아주 연하게 쌓인 노동법 교재가 있었다.


두꺼운 책을 펼쳐 앞 부분을 읽다 잠이 들었다. 이틀정도는 그렇게 수십페이지를 읽다가 이내 손에서 놓았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나며 카톡에 새 메세지가 하나도 없을 무렵, 그 아이에게서 따로 연락이 왔다. 그 아이는, 만나서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카톡으로 물어볼 게 있다고 했다. 나는 잠시 답장을 미루다가, 전화로 하는게 낫지 않겠냐고 물었다. 1이 사라진지 한참 뒤에, 그녀는 지금 통화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이야기는


참으로 딱했고
참혹했다.

흔히 있는 어느 스탠딩 바의
예쁘장하게 입고 서서 말동무만 하면 된다는
시급이 쎈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어리숙한 여대생이
사장의 요구와 손님의 접근을 요렁껏 처리하지 못하고
점점 과한 노동을 요구받다가
퇴직할 때에는 제대로 된 임금정산조차 못받고
성적인 모욕까지 당해야했던
그런
이야기였다.
담담하게도, 그러나 마지막에는 약간의 떨림으로
얼굴을 마주보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내

모르는 분이니까 이렇게 말씀 드리지만
크게 한숨을 들이쉬고
잠시의 침묵이 흐른뒤에
몸을 판 것은 아니었다고
그런 일은 아니었다며 한번 더 목소리는 크게


떨렸다.


나는 며칠전에 폈던 교재를 다시 꺼내면서
무슨 말을 찾아야 할 지 몰라
힘들었겠어요.
그래서 월급은 아직도..
라고 물었고
그녀는

제가 그런일을 했지만 돈은 받아야 하는게 맞는거 아니냐고
아까보다는 좀 더 격양된 목소리로
그러나 한없이 처량한 억양으로
물었다.

나는 아주 쉽게도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며 당연히 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후배가 어떻게 말해줬는지는 몰라도 난 법률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상담을 하는게 어떻겠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아무래도 돈이 걸린 문제고.. 잘못된 지식으로 싸우게되면
나중에 진짜 질 수도 있는 문제니까요.. 라고 말을 줄이는 내게 그녀는 다시 돈은 받을 수 있는 거겠죠 라고 물었고
나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전화는 이내 예의바른 스무살 어른들의

실례했습니다. 도움이 못 되어주어 미안합니다. 정말 죄송해요.. 저는 그냥.. 아뇨, 괜찮습니다. 이런걸 주변에 말할 수가 없어서..OO이도 이 일을 깊게는 몰라요. 아..예.. 그러니까 그 애한테도 말하지 말아주세요. 아.. 물론이죠. 문득, 전화통화가 나았음을 깨닫고, 전화는 끊어졌다.


그리고 이 일을 전부 까먹을 만큼의 시간이 지나
나는 모르는 번호로 또 한번의 전화를 받았고
목소리를 듣고도 한참을 생각해야 했고
이내 OO의 친구라는 말을 듣고서야 아 그때.. 라고 알아차렸다. 그녀는 다짜고짜 시간이 되냐고 물었고 나는 좀 후줄근하긴 했지만 별 일 없다고 답했다. 예쁜 친구의 앞이라 그나마 깔끔한 옷이라도 입고가고 싶었으나 깔끔해봐야 빨래를 했느냐 마느냐 따위가 기준이었기 때문에 다급히 근처의 커피숍에서 만남을 가졌다. 그녀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한 여름에 긴팔 가디건을 걸치고 나와서는 커피숍에 혼자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었다. 만약 그 커피숍에 다른 손님이 한 팀이라도 있었다면 못 찾았을 것이다. 처음 만났을 때와는 너무나, 너무나 분위기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알 수 있었는데, 맞은편 자리에 앉아 어색하게 인사를 하는 순간 이 분위기가 그때와 다를 바 없음을,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음을, 어쩌면 불길하게도 무언가가 더 나빠졌을

것임을. 어렴풋이.


그리고 그것은 정말 태연자약하게 예상 그대로였다.


그녀는 착한 사람이었다. 원래부터 착한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힘들고 고통스러워 하며 착해진 것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어쨌든 그 자리에서 그녀는 착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앞 뒤 사정을 최대한 가리고 인터넷이나 주변 지인을 통해 해결법을 찾아보았으나, 뚜렷한 행동방침을 정하지 못했고 무료법률상담에서는 구체적인 부분을 알려주지 않으면 대응이 어렵다는 반응을 들었다고 했다. 그녀는 언젠가는 싸워야 할 일이었다는 생각에 큰 용기를 내어-나는 대체 그 바에서 일한 일이 왜 용기있게 말을 꺼내야만 하는 나쁜일이 되었는지 정말로 화가 많이 났지만- '아는' 사람들에게 다시 물었다. 아마도 그녀의 '아는'오빠나 '아는'친구나 '아는'사람들은 모두 착한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했기에 물었을 것이다. 그 경솔함은, 아니. 그녀가 아닌 그녀 주변 사람들의 경솔함은

어쩌면 그깟 엉덩이 한번 만져진게 대수라고 폭언을 한 그 바의 사장보다도
손님이 여기와서 편하게 돈 버는 년이라 그런지 비싸게도 구네 하며 팔을 잡는 중년의 말보다도

더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그녀를 찌른 듯 했다. 그들은 먼저 왜 '착한' 니가 그런데에 가서 일을 해서 그러냐고 했고, 개중에는 '실망'이라는 사람도 있었고 또 개중에는 '이거 다른 사람은 아냐?'고 묻기도 했고, 결국에는 '니가 잘못한거지 그런 업소에서 일해놓고' 라거나 '그래도 그동안 많이 벌었겠네'라거나 '명품이 땡기디?'라거나, 혹은 남 몰래 그녀를 좋아했던 어떤 순수한 대학생의 순정이 술에 취해 '나랑도 한번 자면 안되냐!'하는 주정에


그 처절한 배신과 모욕속에서
한 마디 말도 꺼내지 못한 채 돌아오고 만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괜찮냐고 물어본 사람이 단 한번 인사를 했을 뿐인 나 뿐이었다고. 그래서 이제는 물어볼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무료법률상담이나 인터넷까지 다시 이 이야기를 떠들기엔 어떻게 될지 너무 무섭다고. 다 착한 사람들이었거든요. 다 좋은.. 사람들이었는데.. 그녀는 더 이상 SNS도 카톡도 아무것도 안 보고 집에만 있다가 그렇게 내게 전화를 건 것이다.


나는 그 때에 노동법 책을 더 잘 읽었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와
왜 착한 사람들은
왜 착한 사람들을 잡아먹어야만
이 사람은 왜 괜찮다는 말을 듣지 못해서
더 나쁜 사람이 떵떵거리고 살아가는 동안에도
아마도 외제차라도 끌고 다닐 법한 그 사장이 다른 알바생의 엉덩이를
한층 싸게 내놓으라고 소리지를 그 시간들 사이에도
이렇게 고통스러워만 하는가에 대해
화가 났고, 슬펐다.


저는 잘 모르지만요, 우리 같이 노동법 책을 읽으면서.. 해결책을 찾아봐요.
OO씨가 잘못한건 없다고 생각해요. 조금 진정이 되면..
그러나 나는 빈말로라도
당신의 친구들도 진심은 아니었을꺼라고
말해주지는 못했다. 요령이 없어서일까.
다만,
한번 더 괜찮지 않은 사람에게 괜찮..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에게 노동법 교재를 제본해 주었고
몇 주 동안 전화로, 때때로는 손님이 없는 한적한 카페의 구석진 자리에서
법률의 내용보다는
그때의 기억을을 하나씩, 천천히 꺼내어
그것도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그 새끼 참 나쁜 새끼네. 하고.
그리고,
만오천원이 넘는 비싼 시급을 받아 낸 것이
엄마 없이 아버지가 홀로 일해 번 돈으로
서울에서 방세를 내고 대학을 다닐수는 없었다는 사정임을
그동안 터뜨리지 못했던 울음과 함께 듣고서야
우리의 만남은 끝이 났다.


한 동안 연락이 없던 그녀는 내 걱정이 최고조에 달해 그 'OO'후배를 찾으려 할 때 즈음에
그녀는 그동안 고마웠다며 자신은 휴학계를 내고 내려가겠노라고 했다.
싸우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언젠가 꼭 다시 오면
그때 진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고. 이렇게까지 자신을 위해줘서 고맙다며.
이런 인사가 참 뻔뻔하고, 어쩌면. 자기가 착각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떠나서 X년소리를 듣더라도 그건 자기 잘못이라고
또 나쁜 버릇처럼 스스로를 탓하는 말로
마지막 통화를 끊으려 했다.

나는


괜찮아지면
그때 서울에 올라왔을땐
나랑 데이트 해줘야 한다고
그쪽이 너무 예뻐서
내 생각에 그쪽이 잘못한건 그거 하나 정도 같다고
그러니까 부디
잘 내려가서(평화롭게) 지내다 오라고.
다시, 이 곳으로(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보자고)
몇몇 군데의 말을 뺀 채 인사를 했다.
처음으로 듣는 웃음과, 울음이 뒤섞여 떨리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나의 첫 노동법과 관련된 이야기는 끝이났다.



아직 돌아온다는 연락은 오지 않지만
그 곳에는 착한 사람을 잡아먹는 착한 사람들을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며
저장되지 않은 휴대폰 번호를 기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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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27 00:33
수정 아이콘
ㅠㅠ 어쩌면 글쓴이에게 처음 털어놓았을 때 너무 따뜻하게 대해줬기 때문에 털어놔선 약점밖에 안 될 사람에게도 털어놓게 된 걸수도 있겠네요
결국 돈은 못 받았다는 거겠죠? ㅠㅠ
히키코모리
15/07/27 04:09
수정 아이콘
최근 일인지 언제 있었던 일인지 정확히 명시되지 않아 모르겠지만,
아시다시피 퇴직후 3 년 이내에만 신고하면 됩니다 ㅡ 신고 가능 기간이 3 년이에요 ㅡ
글쓴분께서 법적인내용이랑 자세히 신고를 했는지 받았는지 그 얘길 전혀 안 쓰셔서 알 수 없네요.
ㅡ 말하고 싶은 주제가 이런 현실적인 법문제 보다는 글 제목 그대로 그 내용을 중점적으로 얘기하고 싶으셨는지도 ㅡ

사람 잔인하죠.
저렇게 저 여자분한테 저런 말 뱉은 사람들은
자기 딴에는 부도덕함을 말로써 응징했다 혼자 착각하죠.
저 신경쓰여요
15/07/27 00:35
수정 아이콘
진짜 착한 사람들이 행복해지면 좋겠네요. 가짜 착한 사람 말구요.
swordfish-72만세
15/07/27 00:38
수정 아이콘
사람은 참 잔인해요. 이 말 밖에 못하겠네요
잭윌셔
15/07/27 00:58
수정 아이콘
주변사람들을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네요. 돈이 뭔지, 사람이 뭔지.. 참 안타깝습니다.
공허진
15/07/27 01:01
수정 아이콘
여성분은 착하다기 보다는 어리숙하네요
그리고 그걸 이용 당한거구요
아무 이유없이 시급이 쎌리가 없지요
타인의 어려움을 약점으로 생각하고 비난하는 지인들은 주위에 널렸습니다 (명절에 친척들만 해도)

사람을 막 대하는 인간들도 나쁘지만 문제는 그런 인간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군대만 가도 소대안에만 악마들 몇명씩 있지요)

그 많은 나쁜사람들을 법과 도덕으로 다 걸러내는건 결코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어느정도는 스스로 조심하고 판단을 해야 합니다
여성분은 비싼 인생공부 했다고 생각하길바랍니다

마지막 문단 같은 경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birkenau
15/07/27 10:21
수정 아이콘
착한것과 어리숙한 것은 다르죠. 동의합니다.
히키코모리
15/07/27 01:13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

바알바가 어떤 곳인지 2013 년 초가을 쯤 그 실태조사 기사가 나왔었는데..
일 하러 들어가기 전에 검색 한 번 하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많이 순진했네요.
임금체불은 그냥 노동부가야죠.
성희롱 정황과 그 이상의 업무 요구는 녹취를 떳어야 했는데
사회물정에 어두웠으니 그건 못했을 거고.

무조건 체불로 걸고 넘어져야 합니다.

혹시 소방법 식품위생법 위반사항 있는지 생각해보라 하시고,

카드 이중가격 제시나 현금영수증 의무발급거부 ㅡ 30 이상은 의무니까요ㅡ
정황으로 탈세 정황이라도 있다면 국세청도 방법입니다.
제가 해봤어요. 필요한건 용기입니다.

불법을 자행한건 점주랑 그 남자들이지 그 학생이 아니잖아요.
저도 이 생각 만으로 송사에서 끝까지 버텄습니다.
안타깝네요


여자 알바생 주로 뽑는 업소들 중에 악덕사장 많아요.
여자애들이 순진하기도 하고 제대로 따진다거나 화내는 일도 별로 없어서 가장 만만합니다.
ㅡ 학교에서 가정에서 또래 집단에서 교육받죠.
따지고 화내고 논라적으로 싸우는 건 착하지 못하고 여성으로써 아주 매력없다라고 ㅡ
사회에서는 여성역할을 하려 하면 손해본다는 걸 사람들이 잘 가르치지 않죠
히키코모리
15/07/27 01:23
수정 아이콘
근로계약서도 당연히 안 썼을테니 이 부분도 모조건 걸고 넘어져야 합니다.

보통 바알바가 선전은 토킹만 하면 된다고 얘기하고
점점 주인이 그 수위를 높이죠.
그러다 결국엔 성매매까지 유도하고 ,
이런 식으로, 유흥이 나쁘다고 교육 받은 일반 여학생들도
바 알바에서 시작해서 점점 올라가는 수위에 적응하다가 결국 업소행이 많다죠.
그래서 직업여성되는 가장 첫 전초단계라고 합니다.

녹취가 없고 , 수위 높은 업무를 요구했다는 물적 증거가 없이 이 내용으로 신고를 한다면,
무고죄로 역풍 맞은 수 있기 때문에 ㅡ 그 점주들 그러고도 남죠 ㅡ 이부분은 신중하셔야 합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5/07/27 01:24
수정 아이콘
딴지는 아닙니다만 마지막 문단은 좀 신기하네요. 제 경험으로는 오히려 여자들이 따지는 게 많고, 군필자들이 말 잘 듣고 시키기 좋아서 군필자들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말입니다.
히키코모리
15/07/27 01:30
수정 아이콘
20대 초반 순진한 여자애들은 멍청해요.
사회도 일터도 자기가 그동안 겪어온 학교와 가정과 비슷할거라 생각합니다.
상식적인 점주들은 보통 군필자 선호하는데 ㅡ 대신 불합리함에 따지고 대들 가능성이 높은 게 아무래도 여자보단 남자들이죠 ㅡ
악덕들은 이십대초반 어리숙한 여자애들 선호합니다.

이 여자애들은 자기 권리 찾으려고 따지고 화내는 것에 죄스러운 마음도 갖는 경우 많습니다.
이미 학교랑 가정에서 싸움은 나쁘고 화내는 건 나쁘고 여자는 착해야한다고 배웠거든요.
권리 찾으라고 배운적 없거든요.
순진한 여자애 잡아다 호구 삼는 거죠.
15/07/27 03:03
수정 아이콘
첫문장은 성차별적인 요소가 있어서 좀 그렇습니다. 20대 초반 남자도 멍청한 애들 많죠 저도 멍청했고요 지금도 멍청합니다. 아 이건 그냥 제가 멍청한거죠.
하지만 어떤 의미인지는 공감가네요 물론 더 뺏길 것이 많고 저항할 힘이 적다는 것 또한 큰 이유일 것입니다.
히키코모리
15/07/27 03:22
수정 아이콘
제 경험담이라는 게...함.. to the 정입니다.. 사실 제 어린시절에 대한 욕이기도 하죠.
뭐 저 나이 때, 남녀불문하고 대다수가 순진하죠.
그런데 그 순진할 가능성이 여자애들이 더 높고 실제로도 그렇죠.
따지지도 못하고 혼자 숨죽이는 쪽도 여자애들이죠 아무래도. 물리적인 힘도 약하죠.
제가 저 때 잘못 됐다는 걸 알았지만, 제대로 따져보지도 못했죠 저 때는.
그래서 떼인 알바임금이 좀 됩니다.. 주륵.

요번에 제가 송사가 좀 있었는데 , 그거 치밀하게 하면서 이기고 나서 든 생각이,
전혀 겁낼 게 없다는 거 였어요.
그동안 항변 제대로 못하고 그분노를 나에게 돌려서 자학하고 피학적으로 살아왔던게 어찌나 억울하던지.
어른한테 대들고 화내면 도덕적으로 나쁜 거고, 못된 거고,
꼭 나오는 레파토리죠. 도덕성 공격.
법 안 지킨건 지들 ㅡ 사장ㅡ이면서.. 큭큭.

혹시나 해서 나이 젊은 분들한테 얘기하자면,
사장이 월급 줄 때 꼭 통장으로 이체 받으세요.
보통 현금으로 직접 주는 사장들 중에 악덕 많아요.
노동부 신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법적싸움이라는게 서류 ㅡ 기록 ㅡ 싸움이라 꼭 문서로 녹음으로 남겨져있어야 유리해요.
저렇게 현금 줘놓고 나중에 노동부 고소 당하면
자기는 돈 다 줬다고 하거나 얘가 우리 업소에서 일한 적 없다고 발뺌합니다.
팁이라면 팁...
세츠나
15/07/28 10:02
수정 아이콘
빵점동맹이라는 만화가 생각나네요. 바르게 산다는게 뭔가 고민하게 되는...여주가 변화하는 과정이 흥미롭죠.
공허의지팡이
15/07/27 18:20
수정 아이콘
20대 초반 남자도 멍청한데, 별 쓸모가 없어서 이용조차 못당하죠 크크
지금뭐하고있니
15/07/27 01:23
수정 아이콘
중간에 괜찮냐고 물은 사람이 생면부지의 글쓴분 하나라는 게 참 마음에 걸리네요.
근데 어떻게 보면 생면부지였기 때문에 더 그렇게 반응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외로 사람들은 '등잔 밑이 어둡거든요' 오감 중 가장 많이 사용하고 의존하는 것은 시각이고, 자기 주위에서 활동하는 걸 봤기 때문에 의외로 쉽게 저 질문의 단계를 넘겨버리곤 합니다, 친한 사람들이란 존재들이요..

저는 보지 않은 웹툰이지만, 송곳이란 웹툰이 생각나네요. 정확한 대사가 기억나진 않고 뉘앙스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만, 아마도 '우리는 선한 사람을 위해서 악한 사람과 싸우는 게 아니라, 덜 악한 사람을 위해서 더 악한 사람과 싸우는 거다'는 내용이었고, 이 말은 착하디 착한 사람만 마주친다는 것이 어렵다는 대답으로, '당신들은 안 그럴 거라고 장담하지 마. 서는 데가 달라지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는 대사는 이 글을 본 저 스스로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하겠습니다.
그 분이 평안해졌기를 바랍니다.
사악군
15/07/27 11:07
수정 아이콘
아마 정확하게는 '시시한 약자를 위해 시시한 강자와 싸우는 거다'라는 말일 겁니다. 더 악하고 덜 악하고도 아니고 그냥 시시한 인간들입니다. 약자와 강자일 뿐 강자에 위치의 서면 스스럼없이 약자를 수탈할 그런 약자들이라도 지금 약자이니까 그들을 위해 싸워주는 거죠...
파란만장
15/07/27 01:47
수정 아이콘
캬 헬조선 클라스.. 깝깝하구뇨..
공허의지팡이
15/07/27 01:49
수정 아이콘
착한 사람도 돈 앞에서는 똑같죠. 착한 정도로는 돈의 위력에 놀아나는거죠.
힘이 있어야죠. 힘!!!
그 예쁜 친구도 힘이 있는데, 깨닫지 못했네요.
솔로10년차
15/07/27 01:51
수정 아이콘
그 상처를 줬다는 착한 사람들은 상처를 줬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저 역시 착한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게, 저도 모르게 착한사람에게 상처주지않도록 조심해야겠네요.
사람값이 싸다보니, 돈으로 사람을 부릴 때는 정말 가차없어지는 것 같아요.
시급 만오천원이 받아야 얼마나 받는 거라고.
시급 만오천원...
시급 만오천원...
하아... 돈이 뭐라고 사람의 가치를 깎아 내릴까요.
음란파괴왕
15/07/27 03:02
수정 아이콘
여자분이 너무 순진했네요. 안타깝습니다.
단약선인
15/07/27 08:58
수정 아이콘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인데 안타깝습니다.
정직하고 착한 사람들에게 법이 머나먼나라 이야긴 것은 이젠 비밀도 아닌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습니다.
대통령과도 겨룰 수 있을법한 대법관들이 KTX 여승무원들에게 선물한 판결을 보면...
여기선 아주 아주 조용히 살다가 조용히 떠나고 다신 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요.
발라모굴리스
15/07/27 14:12
수정 아이콘
살다보면 억울할일 참 많죠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남 일같지 않네요
착한게 아니라 약한겁니다
아직 어려서(주위 사람도) 그런것들이 상처로 다가와 약해진 것 같네요
시각에 따라선 그렇게 큰 일도 아니고 충분히 이길수 있는데 너무 안타깝네요
인생 공부 독하게 했다 쳐야죠
이런 억울한 경험은 한 살이라도 어릴때 경험할수록 좋죠
지금은 답답하겠지만 잘 견디면 훌륭한 정신적 자산이 되줄듯
조언을 구할사람과 말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구별할 지혜라는거 그냥 생기지 않잖아요
힘들다고 그렇게 아무에게나 기대면 안된다는거 좀더 자신을 믿어야한다는 거 그 아가씨가 이번기회에 깨달았음 하네요
내가 너무 착해서 당했어란 마인드는 (제삼자는 그렇게 말할수있지만 ) 당장 쓰레기통에 쳐넣어야 합니다
이번판은 지지 인정해야 성장합니다
두캉카
15/07/27 14:14
수정 아이콘
문체가 박민규소설? 생각나네요.
안타깝습니다.
히히멘붕이넷
15/07/27 14:27
수정 아이콘
화내는 것도 배워야만 화낼 줄 아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 아가씨도 스스로를 위해 화내는 법을 좀 배워야 성인으로 살아갈 수 있을텐데 하필이면 첫 사회경험이 너무 안좋게 끝난 것 같아요..심약한 사람들은 예방주사도 좀 약한 걸로 놔줘야 면역력이 생기지, 너무 센걸로 맞으면 견디고 일어설 의지도 상실해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걱정이네요 쩝. 보통은 그래도 주변에서 대신 화내주는 걸 보면서 '아 나 이거에 대해 화내도 되는 거구나. 분노해도 되는구나.'하고 깨닫게 되는데...휴...그래도 바위처럼님마저 없었다면 그 아가씨 마음이 얼마나 참담했겠습니까. 애쓰셨어요.
프로아갤러
15/07/2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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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액수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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