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 강미란 옮김
<꾸베 씨의 행복 여행>을 통해 행복이란 우리의 삶 아주 가까이에 있음을 알려준 프랑스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프랑수아 를로르가 이번에는 꼬마 꾸뻬의 호기심과 질문을 통해 우리가 그동안 잊고 살았던 삶의 원칙들을 되새겨준다. 그것은 아주 간단한, 그러나 결코 지키기 힘든 명제들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들이다.
꼬마 꾸뻬의 엄마는 전형적인 이상주의자로 일요일이면 반드시 아들과 함께 미사에 참여하고 아들에게 십계명을 성스럽게 여겨야 한다고 가르친다. 반면에 아빠는 아들에게 시험 볼 때 베끼거나 커닝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면서도,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커닝하다가 들키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말하는 실용주의자다.
꼬마 꾸뻬는 그런 가치관의 차이를 통해 서서히 인생을 배워나가기 시작한다. 한 집단에서 자신의 위상을 확실히 하려면 다른 사람과 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것,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으면 자신의 희소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것, 진실을 말할 때에는 언제나 내 앞의 상대가 누구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는 것들을 말이다.
[알라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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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의 삶은 어른의 축소판과 같다. 그래서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인가 보다.]
필자는 '꾸뻬'시리즈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해보았다. '꾸뻬'시리즈가 꽤 히트한 작품이며, 이 책 이전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가르침이 된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알게된 것은 이 책을 읽은 뒤의 일이었다. 어쨌거나, '꾸뻬' 시리즈 중 이 책은 유일하게 '어린이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책이다.
어린왕자를 모르는 사람이 아마 있을까? 소년소녀들에게 있어서 아마 문학적으로 가장 친근하고, 문학스러운 동화를 뽑으라면 어린왕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른이 된 지금도 어린왕자는 '명작'이지만, 조금 난해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수 많은 느낌을 주는 것이 '명작'답지만, 그래서 어른도 어린이도 순수히 어린왕자와 마주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처음 '꼬마 꾸뻬'가 나오는 이 책을 읽었을 때, 나는 '어린왕자'가 훨씬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그려진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어린왕자보다 잘 썼다. 혹은 더 명작이다 같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책은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 있는데, 바로 '어린이의 시점'에서 배우는 인생공부가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정말 잘 비추어 준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작가는 굉장히 욕심이 많은 사람인지, 작은 어린이의 삶을 통해서 어른들이 겪는 수많은 갈등과 삶을 '곧이 곧대로' 보여준다. 특히 꼬마 꾸뻬와 그의 여자친구, 그러니까 아주 어린 초등학생 아이들의 사귐에 있어서 '고추가 단단해지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거나, '고추 집어넣기 놀이'를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거나 하는 이야기나, '공리주의자'와 '이상론자' 그리고 말을 할 때 상대가 누군지를 생각할 것, 정의는 다양한 얼굴을 띄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아이들이 살고있는 현장-학교와 가정등-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그려내는 것을 보고는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소설가..가 되 본적은 없지만, 어린이의 시점이라는 것은 일종의 함축적인 부분들이 있다. 가령 대부분이 어린이답고, 내용이 어린이에 맞춰져있고, 좀 더 이상론적인. 말하자면 더 '도덕적인' 글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책에서 나오는 '꼬마 꾸뻬'와 그의 부모님, 그리고 그 주변인들은 자칫하면 굉장히 무거운 주제로 다뤄질 수 있는 삶의 다양한 갈등, 혹은 극단적 상황들을 '어린이의 세계'를 통해서 굉장히 현명하게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독자로서는, 껄끄럽거나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도 훨씬 편안하게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조금 교육적인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보여주기'에서 끝난다는 점이다. 꼬마 꾸뻬와 그를 둘러싼 문제, 그리고 해결과정은 우리에게 보여주지만 그것이 궁극적으로 '이래야 한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책은 매 파트마다 꼬마 꾸뻬가 소년기를 거치며 깨닫는 삶의 지식을 마지막에 읇어주는데, 그것은 그저 꾸뻬의 깨달음이고 우리가 그것을 깨달을지 반박할지는 우리의 자유에 있다. 즉, 꾸뻬가 보여주는 삶의 지식과 기록은 '교훈'이 될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책에서도, 그러한 지식으로 인해 궁극적인 상황의 종료를 그리기 보다는 그 지식을 얻는 과정 자체를 보여주는데 신경을 잘 쓴듯 하다.
약간 불만인 점은, 꼬마 꾸뻬가 초등학생 고학년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참 고차원적인 사고방식을 지녔다는 점이다. 물론 어린이의 시점을 정말 잘 살렸고, 꼬마 꾸뻬가 선택하는 단어나 문장은 어른 소설가가 썼다고 보기에는 신기할 만큼 잘 맞아 떨어지지만, 그럼에도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꼬마 꾸뻬가 대체 얼마나 어른스러운건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교육차이가 있어서 그 나라 애들은 실제로 이런걸까? 프랑스에 대한 경험이 없으니 전혀 모르겠다. 그리고 소설은 또한 옴니버스 스토리와 메인스토리가 약한 연결고리를 가진 구조여서 몰입도가 뛰어나거나 장르소설처럼 흥미가 폭발하는 재미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것과는 다른 따스한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어린이의 시점이라는 것은 독자를 어린이처럼 만든다는 점에서 재미있다.
필자가 좋아하는 화끈한 스타일의 소설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거리낌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이와 직업, 남녀를 따지지 않고 누구에게나. 나머지 꾸뻬 시리즈도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체 평점을 주자면 4.0은 넘는다고 생각한다. 특히 중간중간 조금 있는 삽화의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전체적으로 소설이 잘 정돈되어있고 혼란스럽지 않으며, 독자에게 완전한 답을 주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깔끔하게 잘 정리해서 주고 그것이 '재밌다'.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은 소설 아닐까?
[꼬마 꾸뻬의 인생 수첩 훔쳐보기]
좋은 점수만큼이나 친구들은 중요하다.
좋은 점수는 친구들만큼 중요하다.
이렇게 쓰고나니 편안히 잠을 잘 수 있었다. 엄마와 아빠 모두를 즐겁게 해준 것 같았기 때문이다. p.53
예수님처럼 행동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p.95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일은 어렵다. 그렇게 할 수도 없다. p.156
대장은 우리를 속상하게 할 수 있다. 엄마의 대장이 엄마를 속상하게 했던 것처럼.
하지만 나 자신이 대장이면 문제가 없다.
내 장래희망은 대장이 되는 것이다. p.203
행복이란 글을 쓰고 싶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p.227
고추가 단단해지는 것은 나중에 아기를 만들기 위한 연습이다. p.260
차이점은 사람들이 모두 같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와 다른 사람들을 좋아할 수는 있다. 차이점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좋아할 수 있다. p.346
길을 가는 것은 인생과도 같다.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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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군의 책 소개 시리즈]
1. 선셋 파크 - 폴 오스터
https://pgr21.com/?b=8&n=43049
2. 비브리아 고서당의 사건 수첩 - 미카미 엔
https://pgr21.com/?b=8&n=43073
3. 뫼신사냥꾼 - 윤현승
https://pgr21.com/?b=8&n=43117
4.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https://pgr21.com/?b=8&n=43150
5. 내 심장을 쏴라! - 정유정
https://pgr21.com/?b=8&n=43228
6. 13 계단 - 다카노 카즈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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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배를 엮다 - 미우라 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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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위험한 관계 - 더글러스 케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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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올림픽의 몸값 - 오쿠다 히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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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노사이드 - 다카노 가즈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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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체인지킹의 후예 - 이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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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십자가 - 시게마츠 기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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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거장처럼 써라! - 윌리엄 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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