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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5/21 13:09:41
Name OrBef
Subject [일반] [잡담] 이런 저런 망상 몇 가지.
제 글을 종종 읽어오신 분이라면 아실 수도 있겠지만, 지난 1년간 제가 크게 관심있어하는 주제는 종교입니다. 보다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특정 종교보다는 무신론 vs 유신론의 논쟁이지요. 해서 관련 책이나 인터넷 문서들, 유명 학자들의 논쟁 들을 나름대로 꽤 접했는데, 이런 주제로 논쟁하는 사람들은 거의 절대로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고 "왜 듣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자기 얘기를 저렇게 열심히 설파하는지" 짜증을 좀 느끼다가, 얼마전에 생각이 좀 바뀔 계기가 있었습니다. 아래 영상을 보시면, 어떤 나이 지긋하신 기독교인 할아버지 한 분이 리처드 도킨스 (유명한 무신론자죠. 하지만 이 사람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의 강연을 듣다가 자기 신앙에 정말로 회의가 왔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 - "교수님, 저는 지난 50년동안 예수 그리스도를 제 주님으로 섬기면서 제 인생의 기준으로 삼아왔습니다. 적어도 제게는 신앙이란 것이 환상이 아니었습니다"

라고 반박을 가장한 일종의 애원을 합니다 (영어를 모두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할아버지의 억양만 들어보셔도 제발 내 신앙이 거짓이 아니라고 해달라는 애절함이 느껴지실 겁니다). 물론 도킨스야 다음과 같이 대답할 수밖에 없지요.

도킨스 - "당신이 인도에 태어나셨으면 크리슈나라던지 시바에 대해서 같은 신앙을 가졌을 겁니다. 아프가니스탄에 태어나셨으면 알라를 섬겼겠지요. 고대 그리스에 태어나셨으면 제우스나 아폴로에 대해 강한 신앙을 가졌었을 거고요. 인간의 마음이란 것은 그렇게 속기 쉬운 겁니다"

관중들의 대부분이 무신론자였는지, 도킨스의 저 말에 대해서 박수가 막 터져나오는데 할아버지가 한 말씀을 더 하십니다

할아버지 - "제 인생을 환상에 기반했을 리가 없잖습니까. 제가 볼 때에는 예수님은 반석같은 존재입니다. 거기에 답변을 해 주세요"
도킨스 - "당신은 정직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의 믿음을 공유하지 않고, 당신의 믿음이 환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당신이 매우 정직한 분이라는 것은 의심하지 않습니다"

자.... 하지만 제가 이 글에서 얘기하려는 것은 무신론 킹왕짱 뭐 이런 얘기가 아닙니다. 동영상을 보시면 느끼셨겠지만, 할아버지는 지난 수십년간 자신이 믿어온 신앙이 흔들렸습니다. 저기서 다시 원래의 기독교인으로 돌아가면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무신론자가 된다면 자신이 평생을 그야말로 무의미하게 낭비해왔다고 생각하게 될 테고, 저 분 나이에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은 너무 잔인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해서, 몇 가지 망상을 해봤습니다. 만약에 이 글을 읽으시는 분께서 다음과 같은 상황에 처하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1 - 어느날 갑자기 신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아주 명백하게 증명할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보 천치가 아닌 이상, 그 누구라도 당신의 논증을 들으면 무신론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당신이 우연히도 저런 강연회에 설 기회를 얻었고 앞에 수천명의 각종 종교인들이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아는 그 논증을 공개하겠습니까?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사람들 말고, 동영상의 저런 분들을 상상해주세요.

#2 - 잉여스러운 외계인이 심심함을 참지 못해 당신을 찾아와서, 1년 뒤에 지구가 대폭발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떠났습니다. 대폭발은 절대로 피할 수 없으며 인류는 1년 뒤에 멸망합니다. 물론 그 사실을 증명할 각종 증거물도 남겨줬습니다. 당신은 이 사실을 공개하겠습니까?

#3 - 인류는 이 별의 주인이 아니고 실제로는 외계인에게 사육되는 가축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인간을 잘 사육하기 위해서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자유로운 의지로 살고 있다고 믿게 해 놓은 것인데, 실제로는 외계인들이 설정해놓은 무대 위에서 정해진 대로 움직이며 그들의 필요에 따라 살고 죽습니다. 물론 이 사실을 안다고 해봤자 이 현실에서 도망갈 방법은 없습니다. 당신은 이 사실을 공개하겠습니까?

무슨 글이 본론이 서론의 반도 안되는 군요. 죄송합니다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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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손을 잡으
13/05/21 13:13
수정 아이콘
#1. 논증합니다. 그러나 대중을 설득하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2. 공개하지 않습니다.
#3. 공개하지 않습니다.
제 답변은 이렇습니다.
13/05/21 13:15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합니다. 본문에 제 입장을 말씀 안드렸네요. 저는 #1, #2, #3 모두 이야기 못할 것 같습니다.
가만히 손을 잡으
13/05/21 13:21
수정 아이콘
너무 간단하게 달았는데 1번의 경우 저의 논증으로 무언가 다른 인생을 앞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걸 밝히는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설득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결국 종교란 이성보다 앞서는 믿음의 영역이기에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진실을 말하고 선택은 네가 해라라는 무책임한 발상입니다..크크.
2번과 3번은 미래에 어떠한 변화도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사람들에게 공포와 절망을 줘야 할 필요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입니다.
어쩌면 1번과 2~3번이 상충이 되는 부분도 있는데 저는 인간의 의지로 미래가 바뀔수 있는가 또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13/05/21 13:34
수정 아이콘
말씀을 듣고 보니 1번과 2/3 번은 경우가 좀 다르긴 하네요.
제 시카입니다
13/05/21 13:17
수정 아이콘
#1 아니오. 말했다가는 한달 내로 저격당해 죽을거 같아요.
#2 아니오. 저만 망나니처럼 살겁니다.
#3 음... 제가 공개하든 공개 안하든 그건 외계인의 농간이겠죠. 기분따라 아무렇게나 할겁니다 -_-;
그대가있던계절
13/05/2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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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다 공개 안합니다. 해봤자 미친놈 소리만 듣겠네요.
13/05/2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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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번 모두 잘 못 말했다간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질꺼 같기도 합니다..
一切唯心造
13/05/2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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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논증하지 않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무신론자이지만 종교는 논리와 이해의 차원을 넘어선다고 생각합니다
유신론자들이 바뀔 것 같지 않고 그 안에서 평안을 얻는 것도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논증을 한다면 저를 악으로 규정하고 여기저기 불려다닐 것 같습니다 이런 유명세는 원치 않아요

2. 공개하지 않습니다 - 모든 것이 끝이 난다는걸 알게 되었을 때 인간의 도덕, 규범이 무너질 것 같고, 꿈이 없는 인생은 죽은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3. 공개하지 않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3/05/21 13:24
수정 아이콘
셋다 공개합니다. 신명나는 키배를 벌일 수 있겠군요.
가만히 손을 잡으
13/05/21 13:28
수정 아이콘
아..크크크. 역시 이리님 답습니다.
저는 1번 공개한다고 해놓고 밑의 댓글에 공격받을 거라는 대목에서 움찔 하는데 역시 키배건 토배건 용기가 필요합니다.
13/05/21 13:35
수정 아이콘
키배는 진짜 죽을때까지 신나게 벌일 수 있긴 하겠습니다 흐흐흐
히히멘붕이
13/05/21 13:27
수정 아이콘
일단은 세 질문 모두 대답은 예스 입니다. 물론 정말 그런 기회가 찾아오면 정신분열증을 겪으며 갈등하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열어둡니다 크크크
절름발이이리
13/05/21 13:29
수정 아이콘
이런 경우 정신분열증 같은 표현 대신, "히히 웃다가 멘붕을 일으킨다"던지 하는 식으로 언어적 묘를 살려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히히멘붕이
13/05/21 13:43
수정 아이콘
히히 굴욕이다
13/05/2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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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3/05/21 13:37
수정 아이콘
꿈속에서 어여쁜 처자를 만나 뭔가 두근두근하는 장면으로 이어지려는 찰라....옆에서 흔들어 깨우면.....
셋다 공개하지 않습니다.
13/05/21 13:44
수정 아이콘
제가 잘못했습니다
sprezzatura
13/05/2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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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빨간약 파란약 선택지같군요.

저라면 셋 다 공개 안할 것이고, 2번 3번의 경우라면 오래잖아 자살로 시마이 할 것 같네요.
사는 낙이 없어지면 더 살고픈 미련도 사라질 것 같아요.
난멸치가싫다
13/05/21 14:19
수정 아이콘
셋 다 공개합니다. 난 아니지만 누군가는 그 사실을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알파스
13/05/2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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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냥 혼자만 알고 있을래요. 말하면 더 큰 혼돈이 세상을 강타할거 같네요. 그리고 그걸 알고있는 저도 언젠가는 그 사실을 까먹고 살 겠죠.
Uncertainty
13/05/2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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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번은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실수로 말 할 것 같습니다. 3번은 말하겠습니다.
13/05/2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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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명백하게 증명할수있고 그것을 남에게 반드시 납득시킬수 있는것이라면 그것은 이미 어떤 이론이나, 논증의 차원을 넘어선 것입니다. 마치 하나님을 눈앞에 보여줄수 있다는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신앙인인 당신은 예수님을 부르면 눈앞에 나타나셔서 그 존재를 증거하신다고 합시다. 평생을 무신론자로 살아온 어떤 노인 앞에 하나님을 소환하여 그가 평생을 믿어온 가치를 부정하게 하시겠습니까?

2번.
저는 완전한 필연을 믿지 않습니다. 아니 필연적 운명이 있다하더라도, 제 스스로 완전한 확신을 가지고 인지할수있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질문에서 제시한 현실적 상황은 우주인이 남겨준 증거들을 의심없이 운명으로 받아들이게 된 상황은 아닐것입니다. 그 증거들이 얼마나 확실성이 있는지 다른 사람들과 공부해야 하겠죠.

3번.
제가 자유의지가 있는지 없는지 그들의 꼭둑각시인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건, 지금 정말로 알고 싶은 문제, 명명백백한 답이 존재하고 있는것은 확실한- , 인류의 지혜가 일천하여 당장 답을 얻기에는 요원한 그런 문제들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몇몇 있습니다. 그런 외계인이 있다면 지적수준이 엄청나게 높을것입니다. 이를테면 P=NP문제라던가, 리만가설의 답을 가지고 있는 존재가 있다는것이 제게는 더 중요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들 조차 그들의 인형놀음인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의식의 논리체계자체가 거짓이라면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지적 게임이나 대화조차, 무의미에서 벗어날수가 없습니다.
13/05/21 14:43
수정 아이콘
1번은 무신론자가 신을 보는 것은 그야말로 구원 받는 거니까 좋은 일이지요. 신앙인이 무신론을 받아들이는 것과는 상황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1 ~ 3 번의 공통점은, "알면 울적한 지식들을 알려주겠는가?" 라는 점입니다. 3번에서 말씀하신 "의식의 논리체계 자체가 거짓이라면 모든 것이 무의미" 라는 것은 제가 요즘 고민하는 주제인데, 같은 맥락의 말씀을 해주시니 반갑습니다!!
13/05/2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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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신론에대한 "완전한 증명"이란것이, 무신론자가 신을봐서 구원받는것과 동급의 위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보면 믿을 수 밖에 없는 그러한 완전한 증명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본 신앙인 역시 구원받은 겁니다. 하나님을 눈으로 본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현실에서 "알면 울적한 지식들을 알려야하는가 마는가"의 문제는 정말 케바케의 문제인데
말씀해주신 문제들은 뭔가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것들 이라서 극단적인 답변이 떠오른것 같습니다.
히히멘붕이
13/05/21 17:07
수정 아이콘
그런데 원래 눈 앞에 닭다리를 두고도 이것이 닭다리라고 믿지 못하는 것이 '일부' 종교인들의 행태 아니겠습니까. 저 역시 무신론에 대해 완전한 증명이 가능하다면 그것이 곧 진리가 아닌가, 부정할 수 없는 P가 있는데 NP를 믿을 사람이 있을까 잠깐 고민했지만 그럴 사람 있을 것 같습니다.
켈로그김
13/05/21 14:39
수정 아이콘
저는 아마도 1,2,3번을 술자리에서 신나게 떠들다가,
옆테이블의 50대 김모씨에게 칼맞고 숨질거같습니다.
13/05/2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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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문현답입니다. 가장 현실적인 답변이라고 생각합니다.
켈로그김
13/05/2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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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문우답인데..;;;
리얼함은 나름 있는거 같아요;;
쭈구리
13/05/21 14:40
수정 아이콘
1번. 제발 기회만 주세요. 세상에서 유사과학과 미신이 사라지는 것만큼 간절히 원합니다.

2번. 가족의 시한부 선고를 알릴 것이냐의 문제와 비슷한데 사람은 자신의 죽음을 대비할 권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숨기는게 더 잔인한 것 같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미리 알고 싶어하지 않기도 하겠지만 아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한 인간의 죽음도 아니고 인류의 멸망인데 아무것도 모른채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한 순간에 끝나버리는 건 너무 허무해요. 뭐 세계적 대혼란과 무정부 상태가 우려되긴 하지만 그것도 인류가 받아들여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3. 이건 밝히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엄밀히 따져 보면 지금도 인간에게 자유의지는 없다고 보거든요. 그래도 유전자에게 조종 당하는 것보다 외계인에게 조종당한다고 믿는게 더 굴욕적으로 생각될 것 같기에 그냥 숨기렵니다. 하지만 입이 근질거려서 얼마나 참을 수 있을런지.
어머 어머 레이나
13/05/21 14:41
수정 아이콘
일개 개인이 다룰수 있는 문제가 아닐 것 같습니다. 사회안에서 이용당하다가 버려질것 같아요

차라리

그정보를 언론사에 비싸게 팔고 2번경우는 1년간 열심히 쓰겠습니다.
13/05/21 14:43
수정 아이콘
질문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1,2번의 경우 모두 공개합니다. 2번 같은 경우는 제가 가진 정보로 약간의 이득을 취할 생각을 하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공개할 것 같아요. 3번은 자유의지를 부정하는 가정인데, 공개한다는 판단은 무의미합니다.
13/05/21 14:50
수정 아이콘
말씀을 듣고 보니 3번에는 그런 함정이 있군요.
절름발이이리
13/05/21 14:54
수정 아이콘
다만 자유의지가 없다는 얘기가, 자신의 선택에 대한 관여가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죠.
13/05/21 15:26
수정 아이콘
이리님이 말씀하시는 '자유의지'가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습니다. 제 직관으론 자유의지는 선택에 대한 관여라고 여겨지는데요.
절름발이이리
13/05/2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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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전에 orbef님과 자유의지와 관련해 쪽지를 주고 받았는데, orbef님이 쓰신 문장을 복붙하겠습니다.

1. 자기 자신은 인과율의 지배를 받지 않으면서 물리 세계에 관여할 수 있는 어떤 것 - 데카르트의 이원론/송과선 등등등에서 말하는 자유의지
2. 물리 법칙의 지배를 받으면서 주어진 상황에서 조건을 잘 비교해서 선택을 하는 자유 의지 - compatibilist 쪽에서 말하는 자유의지

아무런 여지가 없다는 서술은 1번에 가깝다면, 본문은 둘다 해석될 가능성이 있구요. 물론 쪽지를 주고 받은 바에 의하면 orbef님은 1번을 의도하고 쓰신 것이긴 할 겁니다만.. 저는 2번도 자유의지의 범주에 있다고 봅니다.
13/05/21 15:45
수정 아이콘
죄송하지만 더욱 이해가 안 가네요. 자유의지가 없다는 주장이 단순히 이원론을 부정한다는 뜻으로만 해석될 수 있다는 의미인가요?
쭈구리
13/05/21 15:03
수정 아이콘
아시모프의 단편이 생각나네요. 자유의지에 대한 건 아닌데 인류가 실험실의 쥐 신세라는 것을 안 후, 그 실험은 자동적으로 폐기되고 그것을 대체하는 다른 실험이 시행되어 버린 걸 깨닫게 됩니다.
원래 실험은 인간보다 더 상위의 존재가 유머라는 것을 만들어서 인간에게 주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실험이었는데 인간이 그 사실을 알고 난 후에 실험이 폐기되어 어떠한 유머에도 웃지 못하는 존재가 돼버리죠.
켈로그김
13/05/21 14:45
수정 아이콘
그런데 3번의 경우는 그렇게 믿는 사람을 본 경우가 있습니다.

그 분의 말씀으로는..
1)술은 항상 취하지 않을 정도로만 먹고, 정신 똑바로 챙겨야 한다.
2)그런데, 자네는 외계인을 믿는가?
3)욕심 부리지 말고 착하게 살아야 천수를 누릴 수 있다.
4)왜냐면, 튀는 인간은 외계인이 죽이기 때문이다.
5)예수 그리스도, 알렉산더, 슈베르트(;;)가 그 좋은 예이다.

..그렇다더군요..;;

그리고 나서 저는 그 분이 말을 할 틈을 주지 않고 계속 주제를 바꿔가며 술자리를 마쳤습니다 -_-;;
13/05/21 14:51
수정 아이콘
20대때는 그런 분 만나면 참 재미있어했는데 요즘 그런 분 만나면 정말 1초가 아깝더군요.
13/05/21 14:50
수정 아이콘
1. 공개를 하되 제발을 받아들이고 안받아들이고는 종교인들의 마음일거 같습니다.
정보의 제공이 곧 정보의 흡수 및 체득으로 이어지는게 아니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개인이 가진 선입관과 주관에 의해서 가공되서 받아들어여지게 되겠죠..

2. 역시 공개해야죠.
대응을 해서 싸우던 혹은 받아들이던 그것에 준비할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3. 2와 같은 이유로 역시나 공개하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죽음에 이른다면 고민이 되겠지만요..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3/05/21 15:00
수정 아이콘
뭐 사실 1,2,3번 같은 일은 여러 주제와 형태로 지금도 여기저기 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나고 있지요... 자기가 알아낸 정보가 둘도없는 진실인양 생각하여 열심히 설파하고 다니는 사람들이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넘어갈 사람은 넘어가고 대부분은 그냥 무시하지요. 제가 아무리 떠들고 다닌다봐야 음모론 종말론 설파자들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될 거 같아 그냥 귀찮아서 안하렵니다.
아케르나르
13/05/21 15:08
수정 아이콘
그건 그래요... 실제로 신. 혹은 다른 절대적인 무언가에게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많죠. 나 자신이 어떤 우연한 계기로 선택 받아 위 본문의 1,2,3번과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해도, 아마도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헛소리하는 사람 정도의 취급을 받지 않을까요? 그것이 절대적인 진실이라고 눈앞에서 보여줘도 믿지 못하는, 않는 사람들도 세상엔 너무나 많습니다. 당장은 본문에서 가정한 이성적인 사람들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었을지라도... 세상은 그런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니까.. 결국은 칼 세이건이 말하던 '악령' 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제 말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군요.
13/05/21 15:15
수정 아이콘
본문의 가정은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진실을 알려줄 수 있다는 것이긴 한데, 현실적으로 보면 말씀대로 될 것 같긴 합니다.
김성수
13/05/21 15:02
수정 아이콘
1. 이런 명백한 증명방법이 있다는것에 대해 회의적이지만, 뭐 가정이니깐.. 있으면 공개합니다.

2. 공개합니다.
내일 다 같이 죽는다고해서 카오스가 된다고 해도, 그 자체를 극복해야 하는게 더 인간답다고 생각하기에
준비를하면 큰 카오스가 없을것이라 예상하는쪽이 방향상 올바른것 같습니다.

3. 공개합니다.
SuiteMan
13/05/21 15:22
수정 아이콘
2번만 빼고 전 공개할것 같아요. 2번이야 뭐...달리 방법이 없으니
1,3 번은 공개한 후의 상황이 너무 너무 재밌을것 같네요.
Betelgeuse
13/05/21 15:24
수정 아이콘
1. 명백하다고 하니 공개합니다. 그런데 그 논증을 반박하는 사람들과 키배를 벌이고 싶진 않군요...

2. pgr에 글을 올려서 공개합니다. 자게로 가야할까요 유게로 가야할까요.

3. 공개하지 않습니다. 내가 여자친구가 없는게 외계인의 설정이였다니..이런 나쁜놈들...
그땐그랬지
13/05/21 15:29
수정 아이콘
1. 그렇게 살라고 내버려둡니다.
2. 증거물을 이용해 밝히고 사이비 종교를 만듭니다. 나를 믿으면 구원받을 수 있다고. 그리고 1년동안 아름다운 아가씨들과 신나게 즐깁니다.
3. 점조직 형태로 사람들을 포섭해서 저항군을 만듭니다.
13/05/21 15:29
수정 아이콘
가, 부를 떠나 세가지 질문 모두 대전제는 '모두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논증, 증명, 증거가 있다"것이니만큼
사회적 갈등이나 논쟁의 여지는 없을 듯 하고 화자 내부의 가치갈등이 포인트가 되겠군요.

어렵네요.1- 만약 저 할아버지 한 분이라면 차라리 그 사실을 말하지 않고 싶겠지만 전세계 남녀노소의 사람들을 생각하면 말을 해야겠고
2- '어차피 안다고 한들 뭔가를 할 수 있는것이 없다'는 전제에 전세계 사람들이 공히 동의한다면 불편한 사실과 혼란, 절망 이외 무슨 의미가 있을까.
3- '이 사실을 안다고 해봤자 이 현실에서 도망갈 방법은 없다' 역시 모두가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면 2번과 유사한 듯 합니다.

셋다 전제가 절대적이고 무시무시해 사람들과의 논쟁이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화자가 될 사람, 내 안의 갈등으로 미치게 될 것 같습니다.
현재의 심정으로는...
1. 한다. (어린아이, 교리때문에 차별받는 이들, 사회해악적인 종교논리...등 때문에)
2. 한다. (사회혼란이야 있겠지만 사람들에게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
3. 안한다. (매트릭스와는 차원이 다르죠. 안다고 한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
13/05/21 15:41
수정 아이콘
1번 대해서는 이슬람의 여자 아이에 대한 성기 절제 등의 해악을 제가 생각하지 않은 상태에서 본문을 작성했었네요. 말씀을 듣고 보니 1번은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13/05/21 17:39
수정 아이콘
신앙은 스스로 만드는 신념의 영역이므로 타인의 왈가왈부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을 바탕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그 다음에는 영웅문에서 홍칠공이 곽정에게 해준 대사 정도가 무난할 듯 합니다.
"리처드 도킨스은 사탄이니 속지마시오."

#1 갈릴레오. (사회적으로 부자가 될 확률과 종교인에게 테러를 당할 확률을 계산했을 때,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곤란할 것 같습니다.)
#2 설사 공개해도 정부한테 묻힐 듯.
#3 외계인이 지구에 관여하지 않으면 삶에 별 영향이 없으니 현재처럼 삼. 다만, 공개해서 큰 돈을 벌 수 있으면 함.
13/05/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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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제 밤을 새워서 머리가 잘 안돌아가서 그런 것일수도 있는데, 본문의 리처드 도킨스의 일화와 관련하여 질문해주신 3가지 질문들이 어떤 의미와 의도를 가지고 질문하신건지 잘 파악이 안되네요;;

일단 할아버지의 사례에서 보면, 진리를 깨닫는 데 나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신념과 신앙이라는 것을 대충 악세사리처럼 매달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면 자신이 다시금 깨달은 진리로 인해 평안해질 수 있어야지요. 만약 무신론이 진리라고 깨닫는다면 그때까지 속고 살았던 삶을 청산할 수 있고 그로부터 평안하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겠지요. 반대 사례로 일평생 무신론으로 지내다,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진리로 깨닫는다면 새 삶을 살아가게 되겠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다원주의자가 아니라서 참진리는 하나라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말입니다.

진리라는건 청중의 반응과는 상관 없이 전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2,3번 질문은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받아들여지네요. 네가 깨닫게 된 진리를, 위험이나 격론을 무릅쓰면서까지 다른 이들에게 전할것이냐?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Yes 가 될 것 같네요. 하지만 전하는 방법을 고심해 봐야겠지요. 성경에서도 같은 내용을 전했는데 누구는 하루에 3천명이 회심하고, 누구는 그 자리에서 돌에 맞아 순교했으니까요. 그러나 전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위의 질문들은 진리를 전하지 않아도 그것을 모르는 이들이 차라리 모르고 지내는게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이런 느낌이 좀 있는데, 만약 그게 생명과 관계된 일이라면, 그것을 아는 것이 대단히도 중대한 일이라면 좀더 답변에 대해 고심해볼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jjohny=Kuma
13/05/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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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을 공개하면 위험해질 것인가... 하는 문제는 설정대로 생각해보면 좀 미묘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논증을 듣는 사람 모두가 확실히 진실을 깨닫고 무신론자가 되는 설정이라면
1) 기존 무신론자들은 저를 신처럼 떠받들 겁니다. (새로운 유신론?!?!)
2) 개별 종교인들은 다수가 저의 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종교 지도자들 중 기존의 지위나 권력이 아쉬운 사람은 (무신론이 진실이라는 점을 깨닫더라도) 저에게 분풀이를 할 수 있겠지만, 저에 대한 부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정신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존에 자기 편이던 수많은 종교인들이 돌아섰고, 오히려 적지 않은 숫자가 자신에게 공격적으로 변했을테니까요.
13/05/2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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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미묘하기는 하지만, 커플론을 따르며 커플신을 믿고 언젠가 커플이 될 것을 믿는 솔로들의 모임에서 '커플신 따윈 없어, 넌 원래 솔로야.'를 증명하면 사람들 반응이 - 본문에서는 광신도를 제외한다고 했지만 - 그렇게 순탄할 것 같지는 않아요.
jjohny=Kuma
13/05/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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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제가 정답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가정부터 불가능한 일인데,
그 어떤 평행세계에서도 그런 신앙은 성립될 수 없습니다?
13/05/2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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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신이 없을리가 없습니다. 적어도 제게는 그 신앙이 환상은 아니었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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