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조의 1,2위가 체코/그리스로 정해지고 이제 세 조가 남았습니다. 그리스가 러시아를 이기며 나름의 기적을 만들어버려 역시 무슨일이든 벌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포츠라는 것을 보여주어 나머지 조들의 결과가 더욱 궁금해진 유로2012입니다. 러시아는 월드컵 방식이었다면 골득실에서 앞서 8강에 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유로의 다른 순위방식에서는 그리스에게 밀려 결국 조별예선 탈락의 눈물을 흘렸지요. 먼저 pgr을 포함 이곳저곳에서 월드컵과 다른 유로의 순위 산정 방식에 혼란을 느끼시는 분들이 있어서 간단히 유로의 순위 방식을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죠.

a) higher number of points obtained in the matches among the teams in question
   동률팀간의 경기에서의 승점
b) superior goal difference in the matches among the teams in question (if more than two teams finish equal on points)
   동률팀간의 경기에서의 골득실
c) higher number of goals scored in the matches among the teams in question (if more than two teams finish equal on points)
   동률팀간의 경기에서의 다득점
d) superior goal difference in all the group matches
   전체 경기에서의 골득실
e) higher number of goals scored in all the group matches
   전체 경기에서의 다득점
f) position in the UEFA national team coefficient ranking system (see Annex I, paragraph 1.2.2)
g) fair play conduct of the teams (final tournament)
h) drawing of lots.

위는 유로2012 공식 메뉴얼에 나와있는 본선 조별예선 순위산정방식입니다. 일단 당연히 승점이 가장 우선이고, 동률이 발생할 경우 위의 a~h의 순서를 따릅니다. 월드컵의, 그리고 많은 세계 대회의 경우 승점 다음에 전체 골득실(d)로 넘어가지만 유로의 경우 동률팀간의 경기결과(a~c)를 우선적으로 봅니다. 먼저 동률팀간의 경기의 승점을 봅니다. 그런데 네 팀이 한 조이기에 동률팀간의 승점이 다를 수 있는 경우는 두 팀이 동률인 경우 뿐입니다. 세 팀이 동률일 경우 (아마도...) 동률팀간의 승점은 같을겁니다. 즉, 두 팀이 동률이면 쉽게 '승자승'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죠. 단, 이처럼 두 팀이 동률일 경우에 서로간의 경기가 비긴 상태라면 서로간의 경기에서의 골득실 및 다득점도 당연히 같기 때문에 전체 골득실 및 다득점을 봅니다. 세 팀이 동률일 경우가 재미있는데, 서로간의 골득실 및 다득점을 따지게 됩니다. 현재 B,C조의 경우 3자 동률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저 규정만으로는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세 팀이 동률인 상황에서 c)에서 한 팀이 빠져나가고 다시 두 팀이 동률이 될 경우 d)로 가는 것인지 a)로 돌아가서 두 팀간 비교를 다시 하는 것인지가 명시되어있지 않습니다. 해외 웹에서도 이 문제로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은데 일단은 a)~c)를 다시 거치는 쪽으로 보고있으며 저 또한 그렇게 판단하고있습니다. 유로2012 진출을 위한 예선전의 규칙에는 다시 동률팀간 경기로 판정하는 것으로 명시가 되어있습니다. 이 규정이 다를 경우 아래의 설명은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방식이 월드컵과 달라서인지 특히 관심이 많은 B조 경우의 수의 경우 심지어 공식 기사도 틀린 것이 많고, 여러 블로그 등의 글에도 상당히 틀린 부분이 많습니다. 물론 위의 규정에 명시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해석이 틀릴 경우 이 글 역시 틀리게 되긴 합니다;;;

Group B

독일 : 승점6 (2승 : vs 포르투갈 1:0승, vs 네델란드 2:1승)
포르투갈 : 승점3 (1승1패 : vs 독일 0:1패, vs 덴마크 3:2승)
덴마크 : 승점3 (1승1패 : vs 네델란드 1:0승, vs 포르투갈 2:3패)
네델란드 : 승점0 (2패 : vs 덴마크 0:1패, vs 독일 1:2패)

포르투갈 vs 네델란드 / 독일 vs 덴마크 두 경기가 남았습니다. 최고의 죽음의 조로 여겨진 조였으며, 탈락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이 덴마크였는데 첫 경기에서 네델란드가 덴마크에게 지면서 혼란에 빠졌었죠. 결과적으로 네델란드는 독일에게도 패하며 자력진출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B조는 현재 상위 세 팀의 동률 / 하위 세 팀의 동률이 모두 가능한 상황입니다. 포르투갈과 덴마크가 이길 경우 독일, 포르투갈, 덴마크 세 팀간의 경기결과로 1,2위를 가리고 한 팀이 탈락하게 되며 독일가 네델란드가 이길 경우 포르투갈, 덴마크, 네델란드가 세 팀간의 경기결과로 한 팀만 8강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독일의 경우 비기기만 해도 자력 진출입니다. 다른 경기의 결과에 따라 져도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긴 합니다만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바로 동률일 경우 불리한 처지에 있습니다. 상위 세 팀이 동률이 될 경우 앞서 말한 것 처럼 동률팀간의 골득실-다득점을 따지게 되는데 일단 포르투갈이 네델란드에게 이긴다고 가정하면 독일은 2:1로 지게 되면 다득점에 밀려 3위로 탈락하게 됩니다. 두 골 차 이상으로 지면 당연히 탈락입니다. 물론 포르투갈이 비기거나 지면 독일은 진출입니다.
(독일이 2:3으로 질 경우 아마도 독일이 포르투갈과의 승자승으로 2위가 되는 듯 합니다. 동률팀 판정 후 다시 동률일 경우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공식 메뉴얼에 없네요.)

포르투갈은 자력진출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독일과 덴마크의 경기에서 3:2 이상의 다득점이 나오며 덴마크가 한점차 승리를 하게 될 경우 포르투갈은 네델란드의 경기결과에 상관없이 탈락이 결정됩니다. 물론 일단 이긴다면 3자동률이 되더라도 다득점에서 앞선 상태라서 8강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두 경기 모두 비길 경우에는 덴마크에게 이겼기 때문에 2위 8강진출을 하게 됩니다. 포르투갈과 덴마크 모두 지게 될 경우에는 하위 3자 동률이 되는데 이 때에도 일단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다득점을 한 상태라 유리한 상황입니다. 덴마크가 독일에게 질 경우 포르투갈은 한점차로 져도 8강에 진출합니다.

덴마크는 일단 이기기만 하면 무조건 8강에 진출합니다. 이기면 다른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독일보다는 앞서게 됩니다. 다만 둘 다 비길 경우 포르투갈에게 무조건 밀리고, 질 경우 포르투갈이 지더라도 포르투갈, 네델란드 중 한 팀에게 무조건 밀려서 탈락하게 됩니다.

네델란드는 뭐 일단 당연히 이기고 봐야합니다. 일단 이겨놓고 독일도 동시에 이기길 응원해야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이기더라도 두 골차 승리를 해야합니다. 한골차 승리를 해봤자 아무리 치고받고 많은 골을 넣어도 3자동률 상황에서 다득점에서 포르투갈에게 밀리게 됩니다.

B조 2위는 A조 1위인 체코와, B조 1위는 A조 2위인 그리스와 각각 한국시간으로 22일, 23일 새벽 3시 45분에 8강 경기를 합니다.

B조의 경우의 수 총정리

1. 독일 승 - 독일 1위 확정
  1.1 포르투갈 승 - 포르투갈 2위
  1.2 포르투갈 무 - 포르투갈 2위
  1.3 포르투갈 패 - 하위 3자 동률 / 덴마크 동률팀간 득실 0 (+3/-3)
    1.3.1 네델란드 두 골차 이상 승 - 네델란드 2위
    1.3.2 네델란드 한 골차 승 - 포르투갈 2위

2. 독일 무 - 독일 1위 확정
  2.1 포르투갈 승 - 포르투갈 2위
  2.2 포르투갈 무 - 포르투갈 2위
  2.3 포르투갈 패 - 덴마크 2위

3. 독일 패
  3.1 포르투갈 승 - 상위 3자 동률 / 포르투갈 동률팀간 득실 0 (+3/-3)
    3.1.1 독일이 두 골차 이상 패 - 덴마크 1위, 포르투갈 2위
    3.1.2 독일이 0:1 / 1:2 패 - 덴마크 1위, 포르투갈 2위
    3.1.3 독일이 한 골차로 패하고 독일의 득점이 2골 이상일 때 - 덴마크 1위, 독일 2위
  3.2 포르투갈 무/패 - 덴마크 1위, 독일 2위

일을 하다 지쳐서 잠시 쉬다가 써 본 글인데 경기는 한시간 남았고 지금 깨어있어서 이 글을 볼 분들도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원래 남은 세 개의 조에 대해서 다 정리해볼까 했는데 B조 하고나니 지쳐버렸습니다. 나머지 두 조는 (가능하다면) 추후에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경기 전까지 다시 일을 좀 하다가 경기를 봐야겠습니다. 보다가 잘 것 같긴 하지만요...

덴마크도 예전에 참 좋아하던 팀이긴 한데 이번엔 쇠렌센 선수도 못나와서 크게 응원하는 선수가 없으니 나머지 세 팀 중 두 팀이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외질/반페르시/호날두 선수를 모두 참 좋아해서 셋 중 두 팀이 올라가는 상황도 참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