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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0/05 15:15:24
Name 여자예비역
Subject [일반] 정신나간 여역 이야기..


사건의 시작은 추석 연휴 전일인 10월 1일..

프로젝트의 장소를 옮기느라 오전을 허비하고.. 점심식사를 하는데..
우리파트 PM이 전체 PM에게 추석연휴전이니 일찍 퇴근하자고 하니.. 전체 PM, "오늘 6시까지 해요" 합니다..
(이 때부터 느낌이 쎄~합니다.)

난.. 6시반 버슨데.. 어찌타라고!!!!

여역은 애써 귀여운척 하며 전체 PM에게 묻습니다.
"오늘 꼭 6시까지 해야되요..?"

순간 생명의 위험을 느낀 PM이 자리 정리 끝나면 가도 좋다고 합니다.


성공이다..! 집으로 향하는 여역.. 목욕재개하고 꽃단장을 해도 시간이 넉넉합니다.
어머니께 드릴 선물을 챙기고 여유롭게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합니다.

남들은 표사느라 줄이 엄청 늘어져 있지만.. 여유로운 여역은 예매발권기 앞에 당당하세 섭니다.
카드를 죽~ 긋고.. 표가 나오는 구멍에 손을 넣었지만 표가 없습니다..! 이게 왠일..?
안내창에는 3분 이내의 표는 환불창구에서 받으랍니다..
아직 1시간 반정도 여유가 있는데.. 이상합니다..

환불창구에 갔더니.. 이미 출발한 버스라 20% 수수료를 떼고 환불해 준다 합니다?
6시 30분표인데 그게 말이 되냐 하니..





16:30 표였다고 합니다....ㅠㅠ


혼미해져가는 정신을 간신히 수습하고 엄청 늘어진 줄에 맨끝에 섭니다...ㅠㅠ
시간표 화면에 순간 17시5분 버스가 있습니다..
허나 줄이 짧아지는 동안 특별편선 버스들은 다 매진되어 나가고.. 결국 밤9시버스 뿐이랩니다...
그거라도 사야지.. 하고 표를 끊고는 무작정 기달려서 버스에 남는자리가 있으면 바로 타버려야지.. 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랄까.. 6시5분 출발 버스에 자리가 빕니다..
더군다가 독자리(우등버스 1인석)입니다.. 아.. 난 운이 좋구나.. 3400원은 아깝지만.. 더 빨리 가게되었으니 다행임.. 이러며 버스에 오릅니다..





가족들이 엄청 놀려댑니다.. 혹시 올라가는 기차표도 시간 잘못 알고 있는거 아니냐.. 다시 확인해봐라 합니다..
평소같으면 훗~ 웃고 말았겠지만.. 전적이 있는 결과로 시간표를 조회해 봅니다..
제가 기억하고 있는 시간이 맞습니다.. 훗..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아직 발권을 안했기에 친구에게 코레일 아이디를 알려주곤 제 표를 보라 햇씁니다..
추석내내 인터넷이 안되는 관계로 부탁한 것인데.. 친구도 밤 늦게야 컴퓨터 앞에 앉았댑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친구의 한마디...



"야.. 이거 10월 1일날 올라가는 표였는데..? 발권안해서 자동취소래.."



동생은 여역에게 본격적으로 구박을 시작합니다...
대체 뭐냐.. 길막힐텐데 어떻게 할거냐.. 이제와 버스표는 어떻게 구할거냐....
새벽에 일어나서 피씨방가서 예매한 결과가 이거냐...
친구는 지금 12시50분 버스있는데 그거라도 예매해주랴 물어봅니다.

여역은 하늘이 노랗습니다..

우선은 주무시는 작은어머니를 깨워봅니다.. 남양주까지 좀 태워달라 하지만.. 작은어머니 친정식구들과 같이 내려오신 통에 자리가 없다 하십니다..ㅠㅠ
사촌동생에게 데려다 달라고 하려했으나 이미 술자리로 떠났습니다...
급박한 마음에 친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친구는 그새 다 매진이 떠서 저녁 9시 이후에나 버스가 있댑니다...ㅠㅠ
전화를 끊고 다시 동생과 토론에 들어갑니다.
술자리에간 사촌동생을 끌고 와야하나.. 지금 빨리 재워야 새벽에 출발한다.. 이러는데..
이와중에 주무시던 어머니 깨셨습니다.
여역을 씹어 잡술듯 처다보시며 동생에게만 위로의 말씀을 건네십니다.

그때..
기적적으로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오전 10시30분 버스에 두자리 연석이 났다..

여역은 기쁜마음으로 카드번호를 불러줍니다..
친구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예매확인창이 뜨면 문자로 세세한 정보를 보내달라 했습니다.

잠시 후 온 문자

10월 4일 오전 10시30분 XX고속 27,28번 좌석

아.. 고맙다 친구야...
한시름 놓은 여역은 잠자리에 듭니다.


그리고 4일 아침.. 온가족이 모여 "10년동안 까일거리 제공하셨네" 합니다.
챙피하고 부끄럽지만.. 그래도 버스표를 구했기에 같이 웃습니다.









이글을 쓴 목적은 희대의 2연속 뻘짓을 했더라도 결국엔 고향에 무사히 갔다왔다는 훈훈한 이야기를 전하려....




..가 아니고.. 취소수수료 9,400원이 아까워서...ㅠㅠ...





.. 도 아니고.. 예매는 꼭!!! 정신을 차리고 해야한다는 교훈을 전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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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kk Wylde
09/10/05 15:18
수정 아이콘
여역은 애써 귀여운척 하며 전체 PM에게 묻습니다. 부분에서 PM은 진심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셨을듯..

설날인가 작년 추석인가.. 그때도 종줄놓 하시지 않으셨나요? 흐흐

PS. 다욧은 꼭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헤헤
박카스500
09/10/05 15:20
수정 아이콘
24시기준을 12시 기준과 헷갈려서 생기는 예매 문제는 저도 간간히 있습니다 ;;;ㅠㅠ
예전에 저도 고향 올 때, 친구들과 KTX동반석을 미리 예매했는데 여역님과 비슷한 실수해서 제대로 털렸죠...
카이레스
09/10/05 15:20
수정 아이콘
여자예비역님// 바..바보라고 해도 되죠? 크큭
지구사랑
09/10/05 15:21
수정 아이콘
즐거웠겠네요... 지나고 나면 다 그리운 추억이 됩니다. :)
여자예비역
09/10/05 15:23
수정 아이콘
박카스500님// 저..만 하는건 아니었군요.. 휴......
카이레스님// 이제 민간인이시라 보호장치가 없음이오.
Zakk Wylde님// PS만 기억하겠소.
사실좀괜찮은
09/10/05 15:26
수정 아이콘
저랑 반대의 경우... 6시 영화인데 16시 영화인 줄 알고 영화관 매표소 앞에 두시간 동안 앉아있었다는 - _- 갓 제대했을 때의 씁쓸한 기억입니다.
파벨네드베드
09/10/05 15:34
수정 아이콘
저보다 낫네요..
전 4명표를 부산->서울 끊어야 되는데 서울->부산 끊어서
일행 분들한테 맞아죽을뻔 한적이...
나두미키
09/10/05 15:40
수정 아이콘
정말 귀여우시다는..............
Lunatic Heaven
09/10/05 15:42
수정 아이콘
추석이라고 맘이 들뜨셨던 겝니다.
그렇게 믿으세요.
여자예비역
09/10/05 15:43
수정 아이콘
본격 바보인증 배틀인가요..
Who am I?
09/10/05 15:43
수정 아이콘
그래도 잘 무사히 다녀오셨으니 이런 글도 쓰시는 거죠...먼산-

전 얼마전....부산 영화제 예매하는데
추가 표가 나온다길래 대기 타고 있었는데....

공지에 9.29(월)로 적혀있었던 거죠. 저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29일만을 기다렸고...정작 추가 예매는 (월)요일에.
...덕분에 지금도 계속 표나오나 살펴보는 중입니다. 으헝.ㅠ.ㅠ

아르젠토아저씨(가 아니라 할배지만)의 영화를 보고야 말거예요. 으허허헝.ㅠ.ㅠ
사실좀괜찮은
09/10/05 15:48
수정 아이콘
Who am I?님// 윽... 저는 그런 사람 영화는 잘 못보겠던데 ㅠ
09/10/05 15:54
수정 아이콘
여자예비역님// 제가 시간차를 두고 했던 실수들을 한 번에 세트로 하셨네요...쿠쿠쿡...
다만, 전 바쁜 명절도 아닌 여유있는 주말에 그런 실수들을 ㅠㅠ;
청보랏빛 영혼
09/10/05 15:59
수정 아이콘
그래도 표가 있어서 다행 ^^

좀 다른 이야기지만 전 추석날 아침까지 근무하고 일요일까지만 off라서
추석 아침 10시 차로 내려갔다가 어제 아침 10시 차로 부랴부랴 올라왔는데
어제 오후 2시에 병원에서 전화왔더랍니다.
'방금 수샘한테 전화왔는데그냥 내일까지 오프하래~'
그럼 뭐하나 난 이미 우등고속 안에 있을 뿐이고! 서울 도착 1시간 전일 뿐이고!

쉬라니까 좋기는 한데 이런 착찹한 마음은... 괜히 가족들 속상할까봐 집에는 말도 안했다는... ㅜ.ㅡ
Zakk Wylde
09/10/05 16:06
수정 아이콘
청보랏빛 영혼님// 저 옷 좀 골라주세요.
09/10/05 16:09
수정 아이콘
전 인천이라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핫핫(?)

사실 정말로 표를 못구해서 아직도 고향이셨으면 더욱 멋진 헤프닝이 되었을 겁니다.
(이...이거슨 악담?)
The HUSE
09/10/05 16:36
수정 아이콘
저도 집이 쩌~~~기 전라남도라서 귀향길이 매번 전쟁이긴 했는데,
조금만 신경써서 노력하면 어떻게든 길은 열리더군요.
다행이네요. 잘 풀리셔서.

집에 가는거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남들 다 가는데 안가고 있으니 조금 휑하더군요...ㅠ.ㅠ
천둥질럿
09/10/05 16:48
수정 아이콘
아아 마이크 테스트중...

클럽에서 보고 부리나케 달려와서 봤는데

역시 글본이를 실망시키지 않고 백만년만에 로긴하게 만드는 훈훈한 글이군요...

결국 무사히 추석연휴를 보내고 오셨다는 한줄요약이?

아님 같이 죽자고 다요트 신공을???
09/10/05 16:51
수정 아이콘
전 수원이라 이런 일 없습니다. 훗~

여튼 동갑내기 바보 인증 하는 것도 아니고, 왜들 그러신답니까. 여역 님과 저기 파모 군님.ㅠ_ㅠ
그래도 가족들과 추석 보냈으면 된 거죠.
하마터면 쓸쓸하게 추석을 보낼 뻔...
09/10/05 16:58
수정 아이콘
전 자고 일어나면 친척들이 거실에 다 있어서 이런 일 없습니다. (^^)

다만 친척들 전부 있는데 씻어야 하는 그런 사태가..
wish burn
09/10/05 17:17
수정 아이콘
상병휴가때 동서울에서 대전가는 버스로 살포시 갈아탔는데,
알고보니 대구가는 버스였답...
(표검사하던 기사분이 끌고내려주신 덕분에 제때 도착하긴 했습니다.)
핸드레이크
09/10/05 17:21
수정 아이콘
이거슨..천둥질럿님과 카이레스님을 백만년만에 로긴하게해서 댓글 달게 하는 본격자기망신프로젝트성 글이군요
쪽빛하늘
09/10/05 17:35
수정 아이콘
여역님 긴말 안하겠습니다...
바보 -_-
Ms. Anscombe
09/10/05 17:36
수정 아이콘
쪽빛하늘님 말에 용기를 얻어 이어갑니다.

여역님 긴말 안하겠습니다...
바보 -_- (2)
09/10/05 17:37
수정 아이콘
그래도 버스에 앉아서 오신 예비역님이 부럽네요.
포항에서 서울까지 한 5시간 정도를 서서 갔더니 다리가 하난지 두갠지도 모르겠더군요.T_T
달덩이
09/10/05 17:53
수정 아이콘
전 추석당일 토요일에 광주내려갔다가 , 일요일 새벽기차 타고 올라왔지요. (모두 당일에 표를 구했습니다. 에헴)
WizardMo진종
09/10/05 17:57
수정 아이콘
여자 예비역이라서 그렇습니다. 남자 예비역은 안그러지요... 아쉽;;;
WizardMo진종
09/10/05 18:01
수정 아이콘
저도 바보짓한걸 써보자면,,

법원을 가야하는데

집에서 나간후에 도장을 놓고온걸 알았음.
-> 한정거장 가서 내리고 걸어서 집으로

도장들고 나왔음
-> 통장을 두고 나와서 버스정류장에서 집으로

통장과 도장을 들고 법원까지 왔음
->서류가 중간에 빠진게 있어서 집으로.

모든서류와 통장과 도장을 들고 법원에 왔음
->5분만에 해결...
윤성민
09/10/05 19:00
수정 아이콘
여역이라기에 소설동의보감에 나오는 전염병 이야기인줄 알았네요
버디홀리
09/10/05 19:32
수정 아이콘
다음엔 오빠가 태워주도록 노력하께.......;;
09/10/05 20:39
수정 아이콘
음... 유게로?
09/10/05 21:35
수정 아이콘
설마 미국까지 와서 때리시진 않으실테니 저도 용기를 내어 말씀드려봅니다.

여역님 긴말 안하겠습니다...
바보 -_- (3)
09/10/05 21:43
수정 아이콘
OrBef2님// 한국땅을 정녕 안 밟으실 예정이신겁니까...?

아 하긴 들어오실 때쯤 되면 까먹으시는건가요?[후다닥]
09/10/05 21:52
수정 아이콘
괜찮으세요 고작 9천원 가지고요

저는 얼마전에 야구 경기 날짜 헷갈려서

예를들어 20일날꺼 예매했는데 21일날 야구장 찾아간;;;;;

문학경기장에서 제일 비싸다는 프랜들리석(경기장 1루나 3루에 볼록 튀어나온 좌석)

표값 8만원에다가

야구도 못보고 서울에서 문학까지 왔다갔다한 기름값

거진 한 10만원 날렸네요 ㅜㅜ
내일은
09/10/05 22:10
수정 아이콘
BIFROST님// 애도...
날아랏 용새
09/10/05 22:21
수정 아이콘
여역님 전라권이 고향으로 알고 있는데..
10월 1일 오후 4시 반쯤에 호남선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줄을 서고 계셨으면 모르는 사이에 뵙을지도 모르겠는데요 ^^;;;
김밥천국라면
09/10/06 03:40
수정 아이콘
여역님 좀 웃어도 되겠습니까?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간만에 좀 웃었네요....자다 깬 이 밤에 -_-
09/10/07 16:07
수정 아이콘
어떻게든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으신(?) 여역님이 승리자입니다.(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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