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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25 12:57:57
Name 빵pro점쟁이
Subject 이번 결승에서 묻힌 얘기
우선 우승하신 김정우 선수는 물론
준우승하신 이영호 선수에게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비오는 날 진행에 애쓰신 온겜 스탭분들과
이스포츠를 위해 어렵게 찾아주셨다가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도
비록 현장에 없어 얘기 꺼낼 자격은 없지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번 결승에는 경기 내적이 아닌 외적인 요소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중요한 문제들은 며칠동안 다른 분들이 모두 언급해주셨으니

저는 크고 중요한 사건들 때문에 비교적 묻힌 얘기를 꺼내볼까 합니다





차이와 차별 사이 - 이영호 이겨라

결승 등장씬은 보통 양쪽 모두를 동등한 위치에서 등장시키는 경우가 많았지만
서로 차이를 두는 경우도 제법 있었기 때문에
어느 쪽이 맞다거나 더 낫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차이'가 아닌 '차별'의 영역을 보여준다면
응원하던 절반의 팬에게 오해를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김정우 선수의 크레인 하강 등장과
이영호 선수의 비행기 하차 등장은
오해를 살만큼 '차이'가 제법 컸다고 봅니다


저는 이런 연출 쪽에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이라
이영호 선수 측에 좀더 비중을 뒀다는 느낌만 받았을 뿐
양쪽 다 썩..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게시판 쭉 둘러보니 간지 포풍이네, 비행기 위엄 쩌네라는 식으로
많은 분들이 이영호 선수의 등장씬에 주목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크레인에 붙어있던 2라는 숫자도;;;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요)


특히나 최근 이영호 선수가 쌓아놓거나 보여주고 있는 포스가
김정우 선수에 비해 너무 앞서다 보니
중계진도 이영호 선수의 칭찬을 열마디 늘어놓다가
그래도 재재재재경기를 뚫은 김정우 선수라 모른다는 식으로 계속 언급해주고 있어서


'어라? 우리 예쁜 OO가 아닌 XX를 아예 대놓고 이기라고 밀어주네? 기분 나빠'
..라고 받아들일 수 있었거든요


이것은 뭐, 이영호 선수가 지난 우승자이기도 하고
김정우 선수가 한참 부진했던 것이므로
남 탓을 할 수 없는 선수 본인의 문제이지만
김정우 선수 입장에서나 그를 응원하는 팬 입장에서는
충분히 섭섭했을 수도 있었다고 여겨지네요





재경기 발생시의 작전 타임

예전엔 재경기가 발생될 경우
선수들은 부스에서 나와 5분간 작전 타임을 갖고 재경기에 임한다

뭐, 이런 비슷한 뉘앙스의 규정이 있었는데
예전에도 한번 문제가 된 적이 있어서
저는 없어진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남아있었네요;


이건 제 머리가 나빠서인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 규정대로라면 불미스러운 사고로 재경기가 발생할 경우
무난한 빌드가 아닌 참신하거나 전략적인 또는 맞춤 빌드를 준비해 온 선수에게
무조건 피해가 갑니다

물론 매너 빌드란 암묵적인 불문율도 있지만
상대의 전진 게이트에 맞춰 재경기 때 성큰을 하나 완성시켰다고
솔직히 상대방을 비난할 수도 없는 것이죠


경기 중지된 타이밍에 따라 빌드 노출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재경기가 발생할 경우(물론 가장 좋은 건 이런 상황이 안 생기는 것이지만)
양 선수는 게임이 ppp 일시정지 되었을 때와 동일하게
헤드셋을 벗지 않고,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부스 내에서 심판이나 장비 점검해주는 요원이외와의 접촉을 금지한 채
스탠바이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중계진도 가급적이면 경기에 영향을 주는 빌드 분석이나 예측 보다는
현장 진행에 관련된 얘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장비 교체라든가 해결시간이 오래 걸리는
장시간 대기 상태가 유지될 수도 있어서
양 선수 컨디션 조절이나 화장실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양측 합의 하에 부스에서 나오는 걸 결국 인정해야겠지만
재경기의 피해로 양 선수 모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진 사람은 떨어지고 이긴 사람은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는..;;)

최소한의 장치는 마련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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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xian
10/05/25 13:03
수정 아이콘
경기를 안 봐서 등장신에 대한 차이는 이 글을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뭐 어떻게 보면, 이영호 선수가 디펜딩 챔피언이니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대접'을 한다면 이해해 줄 수 있는 일이긴 한데 역대 스타리그에서 이렇게 스케일 차이가 확연한 등장신으로 디펜딩 챔피언이 대접받은 일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제 기억으로는요) 그렇게 보면 김정우 선수 팬들의 처지에서는 차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 봅니다.

그리고 작전타임 5분 규정... 저거 예전 이윤열 선수 1000경기 때에 논란이 되었던 거였는데 아직도 남아있었나요... 글쓴 분이 말씀하신대로 상대의 빌드가 노출된다는 것 때문에 독특한 빌드를 구성해 온 선수가 손해볼 확률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고 그래서 그 때에도 논란이 있었죠. 물론 그 때는 이윤열 선수가 이겼으니 그나마 논란이 좀 적어졌지만, 아직 안 없어졌다니 참......
BlackHunter
10/05/25 13:12
수정 아이콘
디펜딩챔피언vs도전자의 결승이 몇번 있긴 했는데

이렇게 등장신에 차이를 둔건 처음인것 같습니다

아레나 MSL에서 박지수선수가 이제동선수에게 도전하는식의 등장신이 있긴 했었죠(물론 대역이긴 했지만..;;)

이건 좀 아닌데..싶더군요
장군보살
10/05/25 13:13
수정 아이콘
김정우 선수를 응원하는 입장이었지만, 다소.. 차이가 나는 등장 오프닝에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이영호 선수는 디펜딩 챔피언이었잖아요. 골든 마우스를 바로 눈앞에 두고 있는 자사 리그의 2회우승자인데..
더욱이, 항공사 스폰의 리그였고... 항공기에서 등장하는 오프닝씬을 어느 정도 예측은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그 때 이영호 선수에게는 신 혹은 갓이라는 별명이 대세였고, 온게임넷 해설자조차도 여태컷 이리도 한 게이머를 '신'이라고 빈번하게 언급한 적은 없었죠. 그러다보니.. 실제로 신의 등장과 같은 연출을 하려는 의도라고도 생각되구요. 오프닝 보고 느낀 점은 정말 그거더군요. 신에게 도전하는 인간 구도.. 아무튼 그런 여러가지 스토리라인을 연출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기도 하구요.
아에리
10/05/25 13:14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등장할때 친구에게 불만 섞인 문자를 보냈습니다.
왜 우리 정우는(저그는 전부 우리;;;선수..) 안전제일 써있는 이상한거에 태워서 보내고 투덜투덜..이라고요.
제가 피해의식이 있나 했는데 실제로 인터뷰에서도 불만이 없었냐고 물어봤으니 그건 아니고.
김정우 선수가 딱히 불만이 없다니 다행이지만 앞으로는 신경 써줬으면 합니다.
10/05/25 13:14
수정 아이콘
디팬딩 챔피언 대접을 해준다는 느낌이 들어서 납득되던걸요. 그렇게 포장된 이영호선수를 꺾었으니 김정우선수가 좀더 주목받을 여지도 좀더 커졌을테고, 추후 디팬딩 챔피언들이 받을 대접도 기대되지 않나요? 만약 김정우선수가 결승에 연속으로 올라가면 김정우선수도 충분한 조명을 받을겁니다. 누가 뭐라해도 스타리그는 우승자대우를 확실히 해주거든요. 엄옹께서 말씀하시듯, 스타리그 우승자는 하늘이 내린다... 라는 말이 맞도록요.
칼잡이발도제
10/05/25 13:20
수정 아이콘
글쎄요... 서로 다른 등장신을 꼭 '대접'이라고 생각하지 않을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크래인등장도 충분히 멋졌고 비행기에서 두명이 내리는것 보다 한명이 크래인에서 먼저내리고 그 다음에 다른 한명이 비행기에서 내리는게 극적인 효과도 더 좋아보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이영호 선수가 단순히 '디펜딩 챔피언'정도가 아니기도 하지요... 결승 전까지만해도 '갓'영호로 불리던 사니이였으니깐요... 오히려 '최종병기'로서의 이영호 선수의 가치를 나타내기에는 단독 등장씬이 더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우 선수 팬분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드실수도 있겠지만 김정우 선수의 결승 컨셉이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매'였던걸 생각하면 비행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화려하고 또한 공중에서 등장하는 장면이 더 잘어울렸다고도 해석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장군보살
10/05/25 13:20
수정 아이콘
확실히 항공기 하차와 크레인 승강 등장이 차이가 나긴 한데, 결정적으로 이영호에게는 몇명의 수행원이라고 해야하나? 그런게 있었죠. 그에 비해 김정우는 딸랑 혼자서 저벅저벅.. 확실히 신과 인간 구도를 컨셉으로 잡은 것 같더구만요. 그 때 나돌던 그리피스와 가츠 짤방 영향 떄문인지.. 확실한 건 그런 이영호 선수를 꺾었기 때문에, 김정우 선수의 우승이 좀 더 빛나고 주목받았죠. 스폰도 스폰이고, 결승 장소도 비행기 격납고다 보니.. 정말 스타리그 사상 가장 멋지고 스케일이 큰 연출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최악의 결승 소리도 들어야했지만요.
개념은?
10/05/25 13:27
수정 아이콘
김정우 선수 우승 인터뷰에도 언급했었죠.
- 입장할 때 크레인틀 타고 내려왔는데 무섭지 않았나? 그리고 이영호의 등장신이 조금 더 멋있었는데 질투나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다.
▲ 원래 놀이기구를 잘 타는 편이다. 별다른 느낌은 없었는데 흔들리는 바람에 약간 어지럽더라. 이영호 선수가 나보다 멋있게 등장하기는 했는데 지난 시즌 우승자이고, 최강의 선수니까 그 정도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김정우 선수도 이렇게 생각하기에 별 문제 없어 보입니다.
Lainworks
10/05/25 13:44
수정 아이콘
1번 크레인은 중계석이랑 비행기가 있던 곳에 있었고 등장씬에 사용한게 2번 크레인이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말이지만 김정우 선수 때문에 2번이라고 쓴건 절대 아니에요~
arq.Gstar
10/05/25 14:44
수정 아이콘
저는 정말 '최강자' vs '도전자' 의 구도를 정말 제대로 보여줘서..
김정우선수도 나름 독기품고 할 수 있었던것 같아서 좋았는데요..
생각하기 나름 아닐까요.
그여름그대로
10/05/25 15:28
수정 아이콘
디펜딩챔피언VS도전자의 구도는 좋았는데.. 이영호 선수의 등장에 비해 김정우 선수의 등장은 정말 초라하더군요. 현장에선 어땠는지 몰라도 적어도 티비로 볼때는 그랬습니다.
파일롯토
10/05/25 15:47
수정 아이콘
아직도 저러나요 케스파...
재경기시 감독코치의 접근하면 절대 안되죠...
kkkkaaaa
10/05/25 16:06
수정 아이콘
전 등장씬은 되게 좋았어요. 위에서 아래로 등장하는 김정우선수와 비행기에서 도전자를 맞이하는 이영호선수! 근데 그 크레인에 천이라도 둘러주지.. 좀 멋있게;; 노란색 녹슨느낌나는 기계타고 내려오니 초라한느낌이었어요.
내귀에곰팡이
10/05/25 16:36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 응원하러 간 저도 김정우 선수의 등장신은 마음에 좀 걸리더군요.
뭐랄까... 그러잖아도 첫 결승이라 얼어 있을 텐데 저렇게 위에서 내려보내다니 싶어서요.
정면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르게 관중 규모를 실감하고 내려왔을 터라, 혹여 압도당하지는 않았을까 염려되기도 했었구요.
3배빠른
10/05/25 17:19
수정 아이콘
확실히 문제 있었습니다.

나중에 카메라를 통해 본 화면은 그나마 포장이 되어서 김정우도 제법 멋지게 잡혀보였지만
직접 본 크레인 하강 장면은 (참고로 크레인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관람했습니다) 초라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에 비해 비행기에서 이영호 선수가 내리는 장면은 정말 소름돋을 정도로 멋졌죠.
그야말로 천지차이였습니다.

같이 봤던 주위 사람들도 하나같이 '문제가 있다' 는 반응들이었습니다.
제 친구중 한명은, 이영호 팬인데도 불구하고
그 등장신을 직접 보고 난 직후 '너무 사람차별 하는 것 아니냐?' 고 펄펄 뛰면서 오늘 경기는 김정우를 응원하겠다고 선언할 정도였고
그 외 같이 갔던 여러명의 사람들 역시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이번 결승에 다른 문제가 없었다면, 분명 이 문제가 부각되었을꺼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차이가 아니라 분명 차별 맞습니다.
사실좀괜찮은
10/05/25 23:08
수정 아이콘
흠... 재경기 발생시 5분 룰은 어느 정도 이해해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빌드가 발각된 경우거나 할 경우, 그 선수는 조언이 필요한 것이 분명하거든요. 다만 어떤 상황에서의 재경기이냐에 따라서 차등을 둘 필요는 있겠다 싶긴 합니다. 서로 빌드를 모르는 극초반에 발생한 재경기라면, 게임화면을 보고 있던 코치진 접근은 오히려 빌드유출이 되는 것이니까요.
제발좀요
10/05/25 23:21
수정 아이콘
저도 입장신은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차이가 나잖아요 ..;;
입장신을 보면서 괜히 제가 이를 악물었네요..
'그래 정우야.. 우승해서 이런 푸대접과 차별을 후회하게 만들어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재경기시 작전타임 5분은..
심리적으로 타격을 입었을지 모를 선수에 대한 보호 차원의 의미가 있지 않을 까 싶습니다..
근데 빌드보호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안 좋기도 하니..
추후 논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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