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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8/14 20:46:22
Name 허풍저그
Subject 이상하게, 이 군의 승리가... 감사하다.
이제동. 이제동. 이제동.

화승,
광안리 패배.
1차전. 4대0. 이제동은,
당연히 4패 중 1패를 담당했다.
2차전. 이제동은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팀원들이 에결까지 끌고 갔고, 당연히 화승을 대표해 그 에결에 나섰다.

임요환 선수가, 그 노장이, 단지 이겼다고, 괜한 허튼 소리하지 않을, 이미 자신을 낮출 줄 아는 황제가, 경기 후 말한, T1 테란 중 자기를 빼고는 이제동을 이겼을 거라는 빌드로, 정명훈이 이제동을 꺾었다.

MSL 4강. 김윤환에게 저저전 패. 이제동이 저저전에서!!!
하지만 김윤환 역시 대단한 선수라는 것을 사람들은 몰랐다. 그는 프로리그, 가장 최근 프로리그 다승 5위, 저그 중에서는 이제동에 이은 2위의 엄청난 선수 아닌가? 김윤환은 걷잡을 수 없는 기세의 김정우도 이긴 선수였다.

그래도 당연히 팬들 혹은 팬이 아닌 사람들의 우려는 사그라들 줄 몰랐다. 당연한 거다. 진짜 팬심은 그런 것이고, 팬이 아니어도, 아마, 그냥 낯설었을 거다. 이제동은 그만큼 괴상한, 아주 생경한 모습을 보여줬으니까.

OSL 4강. 상대는 광안리 결승에서 자신에게만 2패를 안기고 3승을 가져간 정명훈.

이제동의 풀린 눈, 착해보인다는, 폭군의 눈빛의 생소함을 이래저래 표현하는 사람들. 내가 봐도 이건...
아니었다.

모든 신들을 다 끌어모아서 응원했다. 모든 저그의 신들을. 황신, 투신, 그를 구제해 줄 세비어의 영혼. 저그의 순수한 정신, 비유적인 싸우론... 심지어 신을 만들어야 했다. 모르겠다. 맛이 간 상태에서라도 이겨라, 너의 눈빛은 너의 본래의 것이 아니다. 넌 취했다. 패배에 취했어!! 그래서 필요했던 신이 취하신이었다.
등등...

패승승승 징크스? 이제동 스코어? 이런 거... 앞뒤 안가리고,
그냥 응원했다.
저저전 결승이고 뭐고 필요없었다. 본좌? 이런 것도. 나락론? 필요없었다. 왜냐하면, 이제동은 패배로 나락으로 떨어질 선수가 아님을 아니까.

그리고 경기를 본 사람들은, 누구나 목도했다. 살아나는 이제동, 새로운 저그의 신, 파괴신의 눈빛과 그의 파괴 본능을.
어쩌면, 생존 본능이었을지도 모른다. 4드론이라니...
  그리고, 그는 벼랑 끝에서, 기어 올라와서, 상대를 '파괴'했다.

감사하다. 그냥 감사하다.
이제, 이제동이 우승을 한 번 더 해서 골든 마우스를 타고, 이런 건...
상관없다.
물론, (선수를 좋아하니까 응원했겠지만) 난 대놓고 폭군 팬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 경기, 이 4강 매치를... 그가 이기기를 고대했고, 기원했다. 간절히.

왜일까? 모르겠다.
하지만, 어쨋든,

 이겼다. 그걸로 됐다. 모든 것이 종식됐다.
감사하다. 누구에게 감사한지도 모르겠지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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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14 20:47
수정 아이콘
정말 오늘만은 이기기를 바랬습니다. 요즘 패배가 잦다보니.. 저도 모르게 오늘 승리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ㅠ_ㅠ
그라쥬
09/08/14 20:47
수정 아이콘
화승과 이제동 선수 빠로서..... 정말 감사합니다.
09/08/14 20:51
수정 아이콘
응원하는 선수가 이긴것에 기뻐하게 하지 않고 감사하게 만드는 상황이 참.........

+ 저도 이제동 선수의 열렬한 팬으로써, 오늘 결과에 참 기쁘고 감사하게 되네요..
09/08/14 20:51
수정 아이콘
사실 이제동선수가 이렇게 될꺼라곤 아무도 생각못했죠

이제동이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했엇는데

이제동도 인간이죠
엡실론델타
09/08/14 20:53
수정 아이콘
패승승승 징크스? 이제동 스코어? 이런 거... 앞뒤 안가리고,
그냥 응원했다.
저저전 결승이고 뭐고 필요없었다. 본좌? 이런 것도. 나락론? 필요없었다

이부분에서 절대 공감되었다는..

덧붙이자면 정말 오늘 경기는
이제동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이렇게 가슴졸이고 간절히 승리하기를 바란적이 있었나 싶고
이제동선수가 이긴뒤에 이렇게 가슴한편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한적이 있었나 싶네요.
09/08/14 20:54
수정 아이콘
본좌에는 관심 없어요.
그냥 자기 가는 길, 할 수 있는 만큼 묵묵히 열심히 해주는 것만으로 저는 좋습니다.
견우야
09/08/14 20:55
수정 아이콘
이제동선수 정말 고생많으셧고.. 심리적으로도 고생많았을텐데..
힘내시고 ..
결승무대에서도 오늘처럼 멋진경기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그랬듯 이제동 그리고 화승oz 파이팅
09/08/14 20:55
수정 아이콘
엡실론델타님// 그만큼 최근의 이제동선수가 많이 위험해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입니다 오늘 이겨서..ㅠ_ㅠ
하이브
09/08/14 20:55
수정 아이콘
저도 이제동 선수가 힘든 상황에 처하니까 더 애착이 가는 것 같네요.

힘든 상황에서 이겨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동 선수!
소금저글링
09/08/14 21:01
수정 아이콘
오늘 용산 경기장을 뒤흔든
이제동 선수를 연호하는 함성들이
모두 같은 마음 아니었을까요 ^^
저도 t1팬이지만 제동선수 팬으로서 감사하고 즐거웠습니다.
09/08/14 22:48
수정 아이콘
이제동선수 팬은 아니지만 오늘은 이기길 바랬습니다. 어제 김윤환선수가 이긴걸 이제동 컨디션저하라느니 하는 폄하를 보고 그게 아니라 실력으로 졌다고 증명된거 같아서 기쁘네요.
3rD oFFicer
09/08/14 23:41
수정 아이콘
3경기 4드론이 실패 직전까지 갔다가 날카로운 돌파로 이겼을때 저도 모르게 박수 치면서 좋아하고 있더군요;;
벨리어스
09/08/15 11:04
수정 아이콘
ArtofX님//저도 동감입니다. 몇몇분들이 바쁜 와중에 이리저리 치이면서 저그전해서 진 거랑 일주일동안 집중해서 저그전 하는 거랑은 차원이 다르다면서 그저께는 이제동 본연의 실력이 아니었다면서 막 좋아하시더군요. 스스로가 만든 길 속에서 최선을 다한 이제동 선수에게 실례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그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한 김윤환 선수께도 누가 되는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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