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선수들의 실제 심정이나 사실과는 아무런 관계 없는
개인적인 재미 위주로 적은 추리 소설급 잡문임을 밝힙니다
[곰TV 2 마재윤vs박태민 그 후]
#1 역린(逆鱗) - 박태민 열받았다(
GameBBS 23473)
#2 삼년불비 우불명(三年不飛 又不鳴) - 라이벌의 의무(
GameBBS 23476)
#3 두전성이(斗轉星移)의 굴욕 - 마재윤도 열받았다(
GameBBS 23489)
#보너스 연재 소설 : 괴로운 선택(
작성중..)
#3 두전성이(斗轉星移)의 굴욕 - 마재윤도 열받았다
두전성이
연나라를 세웠던 선비족의 왕가 후예 고소 모용씨 집안에는 두전성이라는 가전 절세무공이 있다
두전성이는 상대방의 공력을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경우 화를 입게 되지만
감당할 수 있을 경우 원하는 방향으로 힘을 옮기는 것이 가능한 무공이다
주로 자신에게 들어오는 수법을 그대로 되돌려주기 때문에
"그대의 수법을 그대에게 펼친다"라는 문구가 퍼져
모용씨는 강호에 명성을 날린다 - 천룡팔부(원저 김용)
박태민 선수는 날개짓을 시작했습니다
덤으로 자신도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우려하던 결과를 피해
모든 것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재윤 선수는 조금도 기쁘지 않았습니다
14:49
짧은 시간입니다
그 짧은 시간 마재윤 선수가 느꼈던 심정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박태민 선수는 2해처리 개스 → 레어, 히덴을 보여주며
가난한 빠른 럴커 진출을 머릿속에 심어줍니다
아, 내가 원배럭 더블에 팩토리 빨리 올려서 럴커 막고
2스캔으로 진출하면 게임 끝이네
왠걸?
박태민 선수는 타스타팅 몰래멀티 먹으며 3햇철 4가스
그래도 마재윤 선수는 SCV가 5시 정찰 가면서
럴커는 몰래멀티를 지키려는 수단이란 걸 빨리 눈치챕니다
얼른 스캔 달고 앞마당 스파이어 확인
그래.. 테크 타느라 배럭 추가가 늦었으니
배슬 띄우면서 뮤탈 한번 막고 나가서 순회공연으로 끝내지 뭐
또 왠걸?
박태민 선수는 안나오는 틈에 온리뮤탈 모아 대충 흔들면서 초고속 하이브 그레이터 스파
마재윤 선수가 공1업에 겨우 진출하는데
4가스 빨로 모은 뮤탈에 퀸으로 커맨드 습격
젠장, 그래도 앞마당 밀면서 마린 소수 돌려서 5시 끊어주면
뒷심은 테란인 내가 유리해
그러나.. 5시는 내줘도 본진은 성큰으로 시간 끌면서
가디언 띄워서 인스네어 콤보로 몰살시키는 박태민 선수
어? 어? 어?
위기감을 느낀 마재윤 선수는 수습해보려 하지만
그제서야 커맨드 테러가 단순한
심리적인 타격을 주려는 속셈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개스 수급이 안되면서 메딕 추가가 안되고 배슬도 더이상 뜨지 못하게 되어
뒷심도 오히려 본진+앞마당 뿐인(6시 마비) 저그보다 밀렸거든요
마재윤:ㅁㅈㅈ
gg를 치는 마재윤의 손끝이 떨린 건가요?
ㅈㅈ 앞에 ㅁ이 딸려왔습니다
(저는 채팅 젤 처음 할 때는 항상 'ㅔ'가 자동으로 붙던데 혹시 그 문제인지도 모르겠네요)
떨릴 수 밖에 없겠죠
박태민 선수가 시작한 날개짓에는 더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었거든요
스타일이 비슷하긴 했지만
두사람의 플레이는 성격처럼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박태민 선수가 치밀한 계산을 통한 예민하고 바짝 날이 선 날카로운 운영으로
상대보다 한발씩 앞서나간다는 느낌이라면
마재윤 선수는 상대의 정보를 캐내면서 자기의 거짓 정보를 흘리는 심리전을 통해
구렁이 담 넘어가듯 뻔뻔하고 대담하면서 능수능란한 운영으로
두발, 세발씩 막 앞서가는 스타일이거든요
마재윤 선수는 5시 몰래 멀티를 지키는 럴커를 보는 순간부터
경기 끝나는 시간까지 쭉
자기 자신과 시합했다는 느낌을 받았을 겁니다
출발은 3햇처리가 아니었지만
2햇 레어 심리전에 속아서 몰래 멀티를 통한 4가스의 위협을 받은 점
극초반 소수 저글링(4마리) 소수 럴커(히드라3)..
도대체 스파이어 완성되는 7분 10초까지의 그 많던 3해처리 라바는
저글링과 히드라 된 5마리 빼고 모두 어디로 갔나요?
박태민 선수 드론 쨌거든요; 박태민 선수가;
빠른 럴커 보여주면서 테란 웅크린 동안
배짱 튕겨서 몰래 멀티 4가스에 드론 왕창 붙이고..
소수 럴커는 멀티 방어 하면서
유연하게 체제 변환한 뮤탈 한바가지로 흔들기
예상조차 못한 엄청 빠른 퀸의 등장과
초고속 하이브 그레이터 스파이어로 등장한 8 가디언
방송 경기에서 마지막으로 본게 언젠지 가물가물한 인스네어(설마 우주 결승이 마지막?)
그야말로 완벽했습니다
마재윤 선수는 심대한 정신적 타격을 받았습니다
심리전을 통한 우위를 점하는 방식이나
자신감 넘치는 배짱과 예상을 뒤엎는 전개
커맨드 먹으면서 두발, 세발 앞서나가게 되는 점과
인스네어 뿌리는 효과적이고 화려한 쇼맨쉽까지..
자신이 애용하던 수법이거든요
자기가 날고 기는 쟁쟁한 테란 유저들을 잡으며
마에스트로에 군림하게 만든 그 수법으로 그대로 당했습니다
커맨드 뺏기는 순간 머릿속에 스쳐지나간 건
커맨드 뺏기던 때의 이윤열, 임요환 선수의 심정일테고
앞마당에서 인스네어 뿌려지며 전멸당할 땐
우주에서 박정석 선수가 마지막 캐리어와 커세어 잡힐 때 심정이었겠죠
이게 이런 기분이구나..
천룡팔부 무협지를 읽을 때
가장 흥미를 가지게 되는 무공은 아무래도
고소 모용씨의 "그대의 수법을 그대에게 펼친다"였습니다
두전성이
물론 고소 모용씨의 무공은 두전성이를 통해 되돌리는 것도 있지만
더더욱 뛰어난 것은 해박한 지혜와 식견으로
강호의 거의 모든 무공에 통달한다는 것입니다
모용씨는 다른 문파 수많은 무공을 섭렵하여
두전성이 없이 더 완벽하게 돌려줍니다
악랄할 정도로 비춰지는 모용씨의 그 천재성은
당하는 이로 하여금 말로 표현 못하는 굴욕감을 느끼게 해주고요
가장 자랑하는 평생 절기를 자신보다 더더욱 완벽하게 구사하며
패배를 안겨주는 상대방을 만났을 때의 그 굴욕감은..
차마 말로 설명 못합니다
박용욱 선수가 강민 선수에게 셧아웃 당했을 때
강민 선수가 김택용 선수에게 셧아웃 당했을 때
박용욱 선수도 강민 선수도 자신의 플레이를 보는 듯한 환영에 시달리며
차례차례 세경기를 고스란히 내주던 전례가 있었죠
박태민 선수는 마재윤 선수가 쓰던 수법을
그대로 돌려주었습니다
아니.. 거기다
친절한 박태민 선수는 한가지를 더 얹어줬네요
마재윤 선수의 심리전과 배짱에
자신 특유의 치밀한 계산된 운영을 완벽히 섞어 융합해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었습니다
극초반
저글링 달랑 4마리..
초반 레어
히드라 달랑 3마리.. → 1마리 본진 변태, 2마리 멀티 변태
초중반
스파이어 완성 타이밍 뮤탈 견제 → 아껴서 가디언
중반
온리 뮤탈(측정 불가)
퀸 1마리(히어로 퀸;; 아니 히로인 퀸)
스커지 2→4→6→10
막판
6시에서 저글링 추가 2, 다시 2 추가
뮤탈(측정 불가)
피해 재건
극초반 저글링은 SCV 잡고 맵 한바퀴 뛰고 마린 진출 확인용으로만 뽑아둔 최소 숫자입니다
히드라 3마리도 수비용 럴커 딱 최소 숫자에.. 뮤탈 타이밍에 상대 입구 탱크 전진 시간 끌기용
뮤탈 숫자는 제가 잘 몰라서 통과;
퀸 딱 1마리.. 이 퀸이 좀 빨리 나와서
당시 얼마나 박태민 선수가 관광하려고 흥분했나 싶었는데
커맨드 먹고 본진 돌아가서 인스네어 2번 뿌리는 걸 보고 감탄!
(마나 회복 시간까지 계산했단 거죠)
스커지 2마리씩 늘어나는 장면 다시 확인해보면 더 황당합니다
정확히 배슬 1기씩 늘어난 거 보일 때마다 딱 2마리씩 추가됩니다
거기다.. 처음 6마리로 정확히 배슬 3기 격추합니다
(이후 추가된 4마리는 실패하지만)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했던 뮤탈 빼고는
얼마나 치밀하게 계산된 숫자들인지 모르겠네요
필요한 만큼의 딱딱 맞춘 숫자 이외의 자원은
모두 드론과 오버와 주력인 뮤탈로 돌렸단 얘기죠
초반은 심리전으로 배짱부리며 한발,
중반은 맵 특성 파악을 통한 본진 커맨드 습격으로 두발, 세발 앞서나가고
종반은 빠른 테크와 일찍 돌린 4가스로 완성시킨 승리
마재윤 선수의 심리전과 배짱 플레이를 흡수한 것에
박태민 선수의 꼼꼼한 계산된 플레이..
이 경기를 통해 박태민 선수가 마재윤 선수에게 전한 멧세지는
딱 하나 밖에 없습니다
너가 이룬 업적은 대단한 것이지만
나는 너가 하는 걸 너보다 더 잘할 수 있다
내가 너보다 더 잘한다
아무리 저그의 마에스트로라고 해도 타격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습니다
이 단 한경기가 주는 멧세지는 마재윤 선수로 하여금
더이상 지휘를 하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이제부터 지휘는 내가 한다
경기 후 당했다면서 혀를 쑥 내민 마재윤 선수가 선수석을 나설 때
최종전에서 정말 다시 박태민 선수를 만나고 싶었을까요?
설마 만나고 싶었더라도 테란으로 이길 자신은 없었을 겁니다
박태민 선수는 어제까지의 자신이 알던 박태민 선수가 아니었으니까요
이미 자기보다 높은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MSL의 제왕이자 수많은 우승과 놀랄만한 경기력으로
저그의 마에스트로라 불리는 자신을
내려다보면서 말이죠
그 대단한 마본좌를 아래로 내려다보면서 말이죠
마재윤 선수가 박태민 선수의 역린을 건드렸다면
박태민 선수도 마재윤 선수의 역린을 건드린거죠
아마 선수석 나가면서 마재윤 선수는 속으로 생각했을 겁니다
형, 결승까지 와. 오늘 빚 그때 다 갚는다
마재윤 선수도 화났습니다
.......................the end ("연재 소설 : 괴로운 선택"도 보너스로 올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