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3/01/11 20:33:40 |
Name |
Toss화팅 |
Subject |
생각을 뛰어넘는 박경락. |
어제 임요환선수와 박경락선수와의 경기.
비단 저뿐만이 아니겠지만 다른 사람들도 '뭐 저런 저그가 다 있어.' 라는 생각이 드셨을 듯싶습니다.
초반에 임요환의 범상치 않은 SCV정찰.
개마고원에서 저그가 쉽사리 앞마당에 더블해쳐리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11시 지역 앞마당만 서치를 하고 내려가더군요. 앞마당에 해쳐리를 깔고 있다면 그게 어디든 SCV동반 치즈러쉬를 가겠다는 의도가 깔려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드론 정찰로 박경락이 그것을 보았지만 이미 상황을 돌이킬수 없게 되었죠.
SCV+마린 VS 드론의 싸움. 누가 봐도 SCV마린의 절대 우위를 생각하겠지만 드론의 컨트롤과 정확한 타이밍의 저글링으로 박경락 선수 그것을 막아냅니다.
그리고 임요환선수 이미 막혔을때 이후의 전략까지도 짜온 그는 3배럭을 열기 시작하죠.
이미 타 경기에서 홍진호선수와 같은 상황에서 이겨본 경험이 있는 그였기에 이번엔 어떨까 싶었습니다.
숨막힌 마린과 럴커의 먹고 먹히는 싸움속에 임요환선수 오버로드에 럴커를 태온소리를 들었는지 몰라도 급히 마린을 본진속으로 뺍니다. 그리고 본진에 드랍대비를 하죠.
역시 임요환선수의 방어는 가히 철벽이라고 생각될 정도군요. 아낌없는 터렛과 정확한 타이밍에 탱크까지......
박경락선수가 안일하게 내리면 그냥 럴커 4기 허무하게 잃고 임요환선수의 승리분위기로 가는듯 싶었습니다. 그런데 다행(?)인진 몰라도 2기만 내리더군요. 그래서 저 럴커 다 잡히면 팽팽하겠군 하고 생각하는데
이때 미니맵도 보고 해설도 보고 있는 저도 생각못한 입구를 통과하는 럴커와 동시에 남아있는 럴커 2기의 동시 드랍......이동하면서 발업이 되는 히드라......
할말이 없더군요. 저게 철벽방어 임요환을 뚫는 방법이구나 싶었습니다. 저기에도 틈이 있다니..... 저렇게 손이 빠른 임요환이, 그렇게 미니맵을 잘보는 임요환이. 그렇게 동시방어를 밥먹듯하던 임요환이.....저렇게 휘둘린다는 느낌을 받다니.....
웬지 서지훈선수와 조금 비슷한 상황인듯 싶어서 박경락 선수의 다음 판단이 궁금해졌습니다. 또 빠른 하이브로 갈것인가..... 그러나 박경락선수 전략전술도 다양하고 확실히 테란을 잡을줄 아는 저그유저.
어쩌면 그의 경기의 흐름을 읽는 또 다른 삼지안이 떠진것일지도 모르죠.
2챔버를 올리며 히드라를 모으는 박경락 선수. 확실한 선택이었죠. 이미 앞마당 먹기 힘들어진 테란이 투 엔지니어링 베이를 올리긴 힘든 상황. 결국 히드라를 선택하며 여러곳 동시확장보다 확실한 두개의 확장기지를 선택하는 듯 싶었습니다.
히드라 럴커 체제가 드랍쉽에 약하다는 단점을 확실히 알며 또한 히드라로 정확한 타이밍에 멀티지역 방어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확실한 업그레이드 차와 정확한 타이밍의 커맨드 센터 붕괴.
그 이후 제가 보기엔 마지막 러쉬처럼 보인 소수 마린탱크의 임요환선수의 진격이 마침 럴커가 죽고 새롭게 럴커를 만드는 타이밍이 맞춰진 것이라. 어쩌면 저거 다 잡고 임요환선수가 실낱같은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미친듯이 본진으로 되돌아가는 마린들...... 임요환선수가 왜저러지 하는 순간.
아!
정말 어느때 들어갔는지 알수도 없는 본진 드랍. 과 동시에 지어지던 커맨드센터의 파괴.
감탄을 하지 않을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잠시라도 본진에 쉽게 입성못하게 하는 럴커의 위치선정...... 정말 아트했습니다. 마린 메딕 탱크가 본진에서 수비를 했지만 압도적인 업그레이드 차에 탱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린은 소수 히드라에게도 무참히 당해버리더군요.
그 이후로는 임요환선수 압도적인 물량에 허무하게 GG를 치고 말았습니다.
홍진호 조용호보다 더 강한 저그. 이런말이 나올수 있는 그런 경기였다고 봅니다.
테란상대로 다른 저그들과는 다른 '압도적인 강함'을 보이면서도 같은 게릴라 같은 물량전을 펼치지만 그 만의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스타일리스트인 그는 정말 '지존저그'의 자리에 오를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쪽 눈은 미네랄과 가스를 보며 자원을 관리하고
다른 눈은 미니맵을 보며 전체 경기를 운영하며
다른 한 눈은 실낱같은 테란의 틈을 직시하여 가늘디 가는 칼날로 그 틈을 가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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