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 가입은 오래 전에 했지만 그동안 눈팅만 해오다 저희 학교 소식을 알려드리고자 무거운 글쓰기 버튼을 눌러봅니다.
이번 대선에서 기호 1번 후보가 서강대를 졸업하셨지요.
저는 올해 서강대를 졸업한 서강대 동문입니다.
제가 처음 입학할 때 여러가지 카더라 에피소드 같은 것도 들었습니다.
어느 비?눈? 내린 날 박근혜 후보가 학교 언덕을 오르다 질퍽해진 길에 구두가 더러워 지자 다음날 다 벽돌이 깔렸다더라 등등
그땐 갓 입학한 터라 키득키득 웃고 넘어 갔지만요.
그 이후 대학에서 역사에 대해 공부하게 되고 제가 몰랐던 정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니 기득권 층이 자신의 권력을 놓지 않기 위해 어떠한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지금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을 반대하고 민주당은 비판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에 저희 학교 선배가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오셨죠.
대통령 후보가 되기 전인 작년부터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도 여러가지 분위기가 감지됐었습니다.
박근혜 후보 쪽에서 지원한다는 소문의 단체가 자주 모임을 갖고, 학내 자치기구에서 후보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5년전 고대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내었으니 아마 서강대에서도 저쪽 포럼에서 지지 성명을 내겠구나 생각하는 참에 이 반대 성명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강대에는 학벌로 대통령 후보를 뽑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저도 참여하였습니다.
발제는 서강대 민주동우회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고 그 후에 페이스북을 통해 동참 서명을 받았습니다.
초안의 제목이 '서강동문은 박근혜 동문의 청와대 입성을 반대합니다' 이어서 너희들이 서강 전체를 대표하는 것이냐는 비난여론에 제목도 바꾸는 우여곡절 끝에 1631명이나 되는 동문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4일간의 짧다면 짧은 서명운동시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서강학우분들이 참여해주셔서 놀랐습니다.
www.facebook.com/sgalumni2012 이쪽으로 들어가시면 참여한 동문들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래에 성명 전문을 첨부합니다.
"그대 서강의 자랑이듯, 서강 그대의 자랑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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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동문의 청와대 입성을 반대하는 서강동문 1631명 공동서한
“박근혜 동문의 청와대 입성을 반대합니다.”
2012. 12. 17.
박근혜 동문께.
통념상, 대학동문이 유력 대선 후보라는 사실은 자랑스러울 법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린 박근혜 동문과 동문이란 사실이 역사의 죄인처럼 남게 되진 않을까 걱정합니다.
서강대의 상징 알바트로스 탑, 그곳에 새겨진 선명한 문구, “Obedire Veritati”(오베디레 베리타티, “진리에 순종하라”)를 기억하는 우리는 박근혜 동문의 대통령 당선을 지지하는 행위가 그 가르침에 부합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 하에 "고소영 내각"이란 단어가 만들어졌지요. 특권을 얻기 위해 대학동문들이 충성경쟁하고, 결국 국정을 파탄내버린 사태를 기억합니다. 이에 구시대적인 연고주의를 거부하겠다는 분명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도달한 우리는 오늘 이 선언에 기꺼이 동참합니다. 이것이 서강의 지성이며, 정의의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2012년의 대통령선거는, 국정을 파탄낸 이명박 정권의 연장인가 종결인가, 민주주의가 전진할 것인가 퇴보할 것인가, 부패와 부정을 지속할 것인가 공정과 정의를 실현할 것인가, 남북한의 대결을 지속할 것인가 평화체제로 전환할 것인가, 서민을 위한 경제의 진전인가 답보인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선거입니다.
슬프게도 박근혜 동문이 서있는 자리에는 독재, 부패, 부정, 실정, 남북 대결, 반서민, 친재벌의 대명사인 인사들이 우글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박근혜 동문이 있습니다. 박근혜 동문의 선거본부와 정당이 만들어낼 대한민국의 퇴행적 미래는 상상만으로도 우울합니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파괴하였던 독재자의 딸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부모를 선택할 권리가 없고, 박근혜 동문 또한 독재자(The Dictator)의 딸로 태어날 선택권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전두환으로부터 6억원 수수와 이에 대한 세금미납에 대한 의혹, 정수장학회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부일장학회의 강탈과 그 운영에 대한 논란 등 수많은 진실과 합리적 의심에 의해 내려진 결론입니다.
지성의 요람, 진리에 순종하라는 배움을 준 서강의 지성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박근혜 동문은 시대정신에 부적합한 인물이란 것입니다. 진리에 순종하라는 서강에서, 진리를 파괴하는 국가지도자가 배출되는 비극이 발생할까 노심초사합니다. 그래서, 소리내어 말합니다.
"박근혜 동문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반대합니다. 박근혜 동문의 당선은 역사의 후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