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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4/21 00:18
전 과학적 가능성에는 답할 수 없습니다만, 결국 그런 상상력을 밀고 나갔을 때, 현재의 우리 또한 이미 가상세계에 살고 있지 않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미궁에 빠지게 되므로, 논의 자체가 얼마만큼은 무의미해지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매트릭스적 상상력의 기원이 되는 보드리야르의 '하이퍼 리얼리티'에 대한 논의를 따라가면 이미 현실과 가상현실의 구분은 불가능하며 현실 자체가 가상현실이라는 조금은 극단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가 분류한 시뮬라시옹의 세번째 단계는 근본적인 실재라는 것이 이미 부재하는 현실을 은폐하는 것인데, 감옥이 필요한 이유는 현실 자체가 감옥이라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는 예시를 사용합니다. 실제로 보드리야르는 걸프전은 사실이 아니라, TV 속의 가상현실이라고까지 주장하는데, 여기에까지 이르면 우리가 현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상력을 통해 확실해진 것이 있다면, 고도의 과학적인 프로그램까지도 필요없이 이미 사회적인 가상현실 프로그램이 우리 실제 생활에 작동하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의 감옥의 예도 그렇지만, 요즘 우리가 실감하듯이 쉴세없이 허구와 실제를 대체함으로서 어느 것도 진실이라고 부르기 힘들게 하는 언론매체(특히 인터넷) 또한 그렇죠. 어찌보면 인간은 선험적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활용할 줄 알고 있다는 것인데, 그런 입장에서 보자면 굳이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어떤 사람들은 점점 더 복잡해지는 현실 자체를 통해 더 고도의 가상현실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게 어디까지 리얼해지느냐의 문제가 되겠죠,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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