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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4/16 23:07:25
Name 삼공파일
File #1 1429155275_20140416.jpg (15.6 KB), Download : 62
Subject [일반] 우리 안에 일베, 너네 안에 일베, 그리고 내 안에 일베. 하지만 어느 안에도 없는 세월호.


#. 세월호

세월호는 없다. 어디로 갔는가? 세월호가 있어야 할 자리, 그 곳 진도 해역에는 잔물결만이 넘실대고 있다. 그렇게 커다란 배가 수많은 목숨을 삼키고서 가라앉았는데도, 이 바다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하다. 수면 위로 희뿌연 해무만이 무겁게 내려와 있어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게 만든다. 세월호는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우리는 어디에서 세월호를 찾고 있는가?

세월호는 침몰했다. 세월호가 침몰한 자리에 세월호는 없다. 세월호가 침몰한 자리는 놀랍도록 잔잔하고 숨이 막힐 정도로 탁하다. 잔인한 장면 앞에서 사람들은 숙연해지고, 사람들은 소망한다. 이 답답하고 잔혹한 바다에 거센 바람이 불어서 파도가 치고 시야를 가리는 더러운 안개들이 걷힌다면, 거짓말처럼 세월호가 다시 돌아와 제주도를 향할 것이라고.

하지만 세월호는 없다. 세월호는 돌아오지 않는다. 조용했던 물결이 갈라져 휘몰아치고 솟아오르는 선체를 따라 회색빛 안개가 주르륵 흘러내리는 그 날에, 세월호가 바다에서 인양되는 그 날에도, 세월호는 침몰하기 전 그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있어서는 안 될 곳에 너무나도 오래 있던 세월호는 처참하게 녹슬고 뜯기고 부서진 모습으로 가슴을 찢어버리는 통곡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우리 눈 앞에 나타날 것이다. 그것은 더 이상 세월호가 아니다. 한 때 배였을 그것에는 수학여행을 떠나는 어린 아이들도, 함께 추억을 만들려던 가족들도 친구들도 없다. 그것은 잔해다.

세월호는 침몰하기 전까지 단순한 선박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것은 침몰하면서 과거부터 미래까지 단 한 순간도 선박인 적이 없게 되었다. 세월호는 침몰하면서 국가가 되었다. 세월호는 세월호가 건조되기 전부터 이미 국가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세월호는 어디에도 없고 따라서 국가는 없다.

세월호는 없다. 세월호는 없고 국가도 없다. 국가가 없는 그 자리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동요와 각성이 없고,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혼탁한 사회 현상들만 흩뿌려져 있다. 한국은 세월호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세월호 사건과 함께 그 이전의 한국은 침몰했다. 세월호가 인양되며 처참한 모습을 드러낼 때 한국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전-세월호와 포스트-세월호의 사이에 놓인 지금 이 곳에 세월호도 국가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찾고 있으며 어디쯤 떠다니는 것인가?





#. 우리 안에 일베

세월호가 침몰하고, 우리는 약자에 대한 혐오와 분노,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정서, 극한으로 치닫는 대립을 맞닥뜨렸다. 이것은 ‘일베’다. 우리는 ‘일베’가 세월호를 침몰시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월호를 침몰시킨 ‘일베’를 혐오하고 분노하고 차별하고 대립하면서 ‘일베’와 함께 ‘일베’가 된다. “우리 안에 일베”라는 모티프는 세월호가 침몰하기 전에 나타났지만 이러한 논리로 전개되었고 여러 사람들의 반발을 일으켰다.

하지만 세월호가 침몰했기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우리 안에 일베”를 만나야 한다. 앞서 ‘일베’로 요약한 비도덕적인 생각과 행동들이 한국 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무너뜨렸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일베’는 한국 사회의 기둥이었다. 국가가 무너지고 흉측한 기둥이 철근과 콘크리트를 드러내고 있지만, 한국 사회는 그 기둥 때문에 무너진 게 아니라 그 기둥 때문에 버티고 있었고, 우리는 그 위에 서 있었다. ‘일베’가 어디에 뿌리 박혀 있었고 우리를 어떻게 받치고 있었는지 샅샅이 뒤져야 세월호를 찾을 수 있다.

한국 사회는 잘 알려져 있듯이 경쟁 중심의 사회였다. 그리고 그 경쟁은 교육 기관으로부터 시작된다. 경쟁의 승자에게는 정당한 상품이 주어진다. 공정한 기회, 정당한 대가, 노력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였다. 더 오래 책상 앞에 붙어 있고 더 늦게 퇴근하고 더 많이 일하면 승자가 되는 정의로운 사회였다. 아직도 우리는 이러한 사회를 꿈꾸고 이러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일자리가 없어지고 소득이 줄어도, 우리의 모습과 생각은 그대로, 아니, 더욱 더 강화되었다. 더 많은 지식과 더 많은 성과가 더 많은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어느 때보다도 강렬하게 믿는다.

그런데 1년 전 4월 16일 국가가 침몰했다. 정의를 구현할 국가가 사라졌다. 국가가 사라지고 그 동안 국가를 지탱해오던 기둥이 잔해가 되면서 ‘일베’만이 남았다. 오지선다형 점수와 과외 활동 실적으로 엄정하게 뽑아야 할 대학 입시 전형에, 비극을 겪었다는 이유만으로 유족들이 무임승차하려고 한다. 한국 최고의 대학이라는 서울대는 단지 사는 곳이 시골이기 때문에 ‘지균충’을 받는다. 가장 치열한 취업 전쟁의 시기에 남자들이 2년이란 시간을 허비하는데 여자들에게는 아무런 의무도 묻지 않는다. 데이트 비용도 그렇지만 결혼하고 나면 남자가 돈을 버는 동안 여자는 무엇을 하는가? 아이도 낳지 않으려고 하고 심지어 육아까지 정부에 떠넘기려 한다. 동남아시아와 연변에서 온 외국인들이 한국의 세금으로 불법적인 복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 모두 공정하지가 않다, 정의롭지가 않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하고 편파적인 감정 때문에 잘못된 특혜를 주어서는 안되지 않나?

소수자 차별, 지역 차별, 성차별, 외국인 차별 때문에 한국 사회가 정의롭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정의롭다고 믿고 정상적인 국가의 기능이라고 믿었던 대부분이 소수자 차별, 지역 차별, 성차별, 외국인 차별 위에서 유지되고 있었던 것이다. 국가는 승자에게 합당한 선물을 주는 심판이 결단코 아니다. 국가는 오로지 약자를 구조하는 요원이다. 우리가 믿고 있던 그 이전의 국가는 이미 세월호와 함께 사라졌다. 그 국가를 지탱하던 ‘우리 안에 일베’를 찾아 어디부터 뿌리 박혀 있었는지 송두리째 드러내고 인양해 얼마나 처참한 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그 동안 그 위에 온갖 부조리를 과적하고 정의를 뽐내며 둥둥 떠다니다 침몰했다.





#. 너네 안에 일베, 그리고 내 안에 일베

그렇다. 말도 안 된다. 비록 내가 한국 사회로부터 빼앗긴 것보다는 받은 것이 많았던 운 좋은 사람이지만, 나는 결단코 ‘일베’가 아니었다. 윤리적 신념을 갖고 도덕을 지키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고 했다. 약자를 차별하기는커녕 그들의 편에 서고자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했다. 한국 사회가 ‘일베’ 위에 세워졌다면 작은 망치질이라도 나는 그 ‘일베’의 기둥 위에 휘둘렀다. 그것은 ‘너네 안에 일베’이며 내가 여태까지 그토록 싸워 왔던 것이다.

세월호 사건을 지켜보는 나의 생각 역시 이러한 바탕으로부터 나온다. 세월호 사건은 배의 운행부터 구조 작업, 사후 정부와 여당의 대처까지 사회적인 부조리로부터 기인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유족들은 지금까지도 고통 받는다. 이 약자들을 지키고 보호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히 도덕적인 일이며 사회적 의무이기도 하다. 이 사람들에게 공감하고 위로해주고 정부와 여당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 비판해야 한다. 이 반대로 행동하는 ‘너네 안에 일베’는 내가 맞서 싸워야 할 대상이다.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반작용처럼 떠오른 윤리적인 책임과 인지상정 앞에 그림자처럼 ‘너네 안에 일베’가 나타났다. 나는 ‘너네 안에 일베’와 싸울 책임이 있을 뿐, ‘너네 안에 일베’에는 조금도 기여한 바가 없고 말 그대로 너네 얘기다.

그러나 ‘일베’는 내 안에 있었다.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반작용처럼 떠오른 윤리적인 책임과 인지상정”은 ‘내 안에 일베’였다. 나는 ‘내 안에 일베’와 마주하면서 윤리가 도덕으로 나타나고 실천적인 책무를 얻는다. 나에게는 도덕 의식이 있다. 나의 도덕 의식은 나의 양심이며 나의 양심은 나의 경험과 지식, 교육으로부터 형성되었다. ‘내 안에 일베’는 나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는 권력이다. 이 권력은 너네로부터 도덕 의식을 박탈시키고 ‘너네 안에 일베’을 만들었다.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국가가 침몰하고 약자들이 죽어나가는 참사 속에 ‘내 안에 일베’는 나에게 도덕 의식이라는 정체성과 권력을 부여하고 오로지 나만을 유지시킨다. 왜 ‘너네 안에 일베’가 있는지 나는 모른다. 아마 ‘너네 안에 일베’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당연한 정도의 양심도 없을 것이고 감정도 없을 것이다. ‘내 안에 일베’는 수준 높고 올바른 교육을 통해서 형성되었지만 ‘너네 안에 일베’는 아무리 좋은 대학교를 나왔다고 해도 내가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올바르지 않다. 이것은 자만심이 아니다. 다만 나를 구성하는 정체성일 뿐이다. 세월호 앞에서 슬퍼하고 비판할 수 있는 나인 것이다.

결국에는 ‘너네 안에 일베’도, ‘내 안에 일베’도 사실 아무런 윤리도, 도덕도 요구되지도 않고 존재하지도 않는다. 약자를 구조해야 한다는 윤리와 도덕은 너네도 아니고 나도 아니고 국가에게 있었다. 그러나 국가는 침몰했다. 너네와 나는 침몰한 국가의 잔해 위에서 싸우고 있는 누군가가 아니다. 그저 너네와 나 모두 잔해로서 어딘지 모를 바다를 표류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페미니스트다. 나는 새정치연합 지지자다. 나는 유족들을 응원한다. 나는 세월호 인양을 찬성한다. 나는 성소수자의 편이다. 나는 보편적 복지에 찬성한다. 나는 슬퍼한다. 왜냐하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너네한테 없는 도덕이든 지식이든 양심이든 있기 때문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내 안에 일베’가 있고 너네한테는 ‘너네 안에 일베’가 있다.






#. 어느 안에도 없는 세월호

세월호가 침몰했다. 국가가 침몰했다. 지식인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세월호 사건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중대한 의문을 던진 사건이라고. 어느 영화의 낯간지러운 대사가 떠오른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그렇다. 국가란 국민이다. 국민은 우리, 너네, 그리고 나다. 그렇지만 국민은 국가가 아니다. 그래서 국가가 침몰한 자리에 우리, 너네 그리고 나만 남았고 그 안에 ‘일베’가 있다. 세월호가 인양되는 그 장면에서, 자식 잃은 부모 잃은 친구 잃은 절규하는 통곡 소리가 울려 퍼질 그 장면에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잠잠한 바다가 휘몰아치고 시야를 가로 막던 안개가 그 위로 흘러내릴 그 장면에서, 떠오르는 세월호는 국가가 아니다. ‘일베’다. 우리는 이제 ‘일베’를 인양해야 한다.

시스템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따라서 국가라는 존재도 믿지 않는다. 민주주의도, 헌법도, 정부도 사람들이 시스템이라는 허울을 굳게 믿음으로서 존재하는 척하는 도깨비 같은 것이다.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하고 책임을 물을 때마다 시스템은 마치 존재했던 것처럼 나타난다.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처참하게 무너졌던 시스템이 유령선처럼 떠오르면서 ‘우리 안에 일베’, ‘너네 안에 일베’, ‘내 안에 일베’를 광기 어리게 흩뿌린다.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국가가 침몰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너네, 내가 침몰한 것이다. 침몰한 것은 이제 없다. 우리, 너네, 나는 반드시 인양되어야 한다. 인양하여 윤리적 주체로서 우리, 너네, 나를 반드시 복원시켜야 한다. 그렇게 해서 우리 안에, 너네 안에, 내 안에 세월호를 찾아야 한다.

1년 전 4월 16일 오늘, 침몰한 세월호는 어느 안에도 없다. 바라건대 그리고 반드시 그래야 하는데 또 그럴 것임을 간절히 믿는데 각자 ‘모두’의 눈가에서 눈물 한 방물만 있으면 된다.






#.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실종자를 하루 빨리 찾길 바라며 유족들을 위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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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퓨천지
15/04/16 23:18
수정 아이콘
으음 중도적인 성향을 가진 제가 일베 한정 극분노화 하는 이유가 세월호 사건을 그냥 극우 보수적인 시점에서만 바라봤다는 것이 아니고, 고인 드립과 거기에 곁들여진 여러 안좋은 말들 때문에 싫어합니다. 과연 그들은 대체 뭣때문에 세월호 사건에다가 고인 드립까지 쳐가면서 안좋게 비방을 하는것인지.. 진짜 이해가 안갑니다. 그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것인지 진짜 모르겠습니다. 그냥 아예 일베와 일베충이라는 존재들 자체가 그냥 싹 소멸해버렸으면 좋겠네요. 왠지 모르게 일베 관련 이야기만 들으면 분노하게 되고 자꾸 그들에게 욕을 하게 됩니다. 분명히 세월호는 안전 부주의로 인한 인재였고, 또한 거기에 약간의 안좋은 상황이 겹쳐지면서 발생한 것이거늘 그들은 그걸 부정하고 비방하려고만 한다는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씁쓸할 따름이네요.
(일베 한번도 안가본 사람입니다. 진짜로요.)
삼공파일
15/04/16 23:21
수정 아이콘
이 글 안에서 '일베'를 진짜 그 일베를 지칭하는데 쓰기도 하고 개인과 집단에 나타나는 여러가지 심리 묘사를 나타내는데 쓰기도 해서 조금 헷갈릴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그런 의문이 제가 '일베'를 이런 용법으로 쓰게 된 중요한 계기입니다.
다리기
15/04/16 23:21
수정 아이콘
일베는 그냥 인간 이하의 존재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할 필요도 없어요.
쓰레기같은 놈들이 아니라 쓰레기 그 자체라고 생각하고 맙니다 저는.. 결국 관심병의 막장버젼이겠지만요.
삼공파일
15/04/16 23:23
수정 아이콘
사실 제가 이 글에서는 일베를 찾고 이해하고 파헤쳐서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과 일베 문제는 제가 볼 때도 이제 불가분이었기 때문에 해결점을 찾으려고 그렇게 주장한 것입니다.
15/04/17 00:47
수정 아이콘
오유에서 추천을 많이 받으면 베스트에 가듯
일베에서도 추천을 많이 받으면 베스트로 갑니다

디씨에서 파생되어 나온 일베는 아주 극단적으로 부정적인것들로 가득차있다고 생각해요 (여성혐오,극우성향,특정지역에대한 증오?) 여기서 누가 더 자극적으로 부정적인 내용을 말하느냐에 따라서 추천을 받게되는거죠
더많은 추천을 받기위해서 더 자극적이고 끔찍한 내용(뉴스에 많이 나왔지요..)을 적기시작했고 그 결과가 현재의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막장'이라는 호기심 때문인지 몰라도(옛날 코갤?같은..) 제 또래~더 어린친구들이 많이 빠지는것 같습니다(대부분 20대~10대 인것같아요)
정말 이해가 안되는부분은.. 추천게시글(일베)을 위해서 그런 끔찍한 내용들을 입과 머리에 담는것인가 입니다..
SSoLaRiON
15/04/16 23:26
수정 아이콘
오늘 광화문에서 분향을 위해 기다리는데 한 일베유저가 자신의 승용차안에서 '일간베스트만세 일베화이팅'을 외치는데 소름이 쫙 돋더군요.
삼공파일
15/04/16 23:29
수정 아이콘
일베 초창기부터 '먹이를 주지 말자' 주의였고 진중권이 일베랑 토론한다고 그럴 때도 그 이유 때문에 정말 싫어했었습니다.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지 간에 말씀하신 그런 현상들은 이제 더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되었고 일베가 세월호 사건의 또다른 단면이라고 할 정도로 깊이 연관되었다고 생각해서 이런 글을 썼습니다.
삼공파일
15/04/16 23:48
수정 아이콘
요즘 피지알에서 좀 막하다 보니 이미지가 안 좋아져서 그런지, 글이 또 길고 난해해서 그런지, 오늘 날이 날인지라 리플이 좀 전반적으로 없어서 그런지, 여튼 생각보다 반응이 좀 없네요 ;; 하하 ;;
단지날드
15/04/16 23:52
수정 아이콘
원래 좋은글은 파이어가 잘안되죠 흐흐;;
삼공파일
15/04/16 23:54
수정 아이콘
파이어를 원한다기 보다 독자와의 소통을 원한달까요? 좋은 글이라서 안 읽는다 뭐, 그런 자기 위안 같은 건 안 해도 될 경지에는 이르렀습니다. 흐흐.
헬레인저
15/04/17 07:32
수정 아이콘
무언의 동조가 아닐까요? 내 말이 니 말이네 싶으면 댓글로 제 조잡한 의견을 더 하기 보다는 깔끔하게 남겨두고 싶거든요.

오히려 반박하고 싶거나 너무하다 싶을 때 댓글을 다는 경우가 많은 것을 생각하면 실망하지마시고 좋은 글 더 많이 써주세요
15/04/17 11:14
수정 아이콘
좋은 글에 실없는 리플 달기 싫어서 그냥 읽고 추천만 하는 저 같은 사람도 있어요 흐흐
15/04/16 23:48
수정 아이콘
좋네요.
시간내서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삼공파일
15/04/16 23:49
수정 아이콘
네, 고맙습니다^^
순대없는순대국
15/04/16 23:50
수정 아이콘
요즘 일베라 부르는 사람들은 항상 있어왔습니다. 보통 자신들이 하는 행동이 비난받을걸 알기에 숨기고 있을 뿐이죠.
폭식투쟁과 같은 어처구니 없는 짓거리를 길거리에 대놓고 할수 있다는 것은 한국사회가 그만큼 병들었다는 방증입니다. 부끄러워하지 않아요.
일베와 같은 부류가 무서운것은 실체적으로 보이는 행동이 아니라 그들의 행동에 동조하는 숨겨져 있는 많은 사람들 때문입니다. 이걸 바꿔야되요.
사회가 건강해야 합니다. 그들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엄하게 꾸짖을수 있을만큼.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품고서도 최소한의 기준이 흔들림 없을 정도로 말이죠.

가장 먼저 쉽게 할수있는 첫번째 방법으로 일베와 같은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하는 사람들이 그걸 단호하게 끊어내야 합니다. 애국보수니 표현의 자유니 하면서 그들을 우쭈쭈하면서 자신에게 유지한 구도를 만드려 하는 사람들은 정말 반성해야 합니다. 나라 좀먹고 있어요.
삼공파일
15/04/16 23:52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항상 있어왔죠. 그런데 이것이 세월호 사건과 만나서 다른 의미로 다가왔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순대없는순대국
15/04/17 00:00
수정 아이콘
우리사회의 적나라한 민낯이 들어나는 순간이었죠.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필연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이런식으로 사회를 분열시켜 자신들에게 유리한 사회구조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잘못역시 매우 큽니다. 금도를 넘었어요.
삼공파일
15/04/17 00:03
수정 아이콘
저 역시 세월호를 둘러싼 국론 분열에 청와대나 국정원의 기획이 매우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하지만 어디까지나 심증이죠. 솔직히 무상급식이나 복지 이슈에 관련된 것은 별 감흥이 없는데 세월호를 가지고 이런 식으로 한다는 것에 정말 분노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어떤 주체로서의 국가가 이미 무너졌고 일베는 만들어지거나 이용된 것이 아니라 그저 나타난 것이라고 봤습니다.
순대없는순대국
15/04/17 00:15
수정 아이콘
굳이 따지자면 국부(?!) 이승만 시절부터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박살이 나있었으니, 주체로서의 국가가 무너졌다는 말은 조금 어폐가 있습니다. 시작부터 없었어요. 4.19 혁명 이후 무너지고 쌓고를 반복하면서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었죠. 지금도 만들어가는 중이구요. 지금은 무너지는 중이지만;;;; 각설하고 단순히 주체로서의 국가가 무너졌기에 일베와 같은 부류가 대두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강자에 편에서 상대적 약자들에게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은 항상 있어왔고, 많은 사람들 역시 정도의 차이일뿐 그런 성향이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걸 강화시키는 요인때문에 요즘과 같은 사단이 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회적 변화로 인한 요인이야 지금당장 어떻게 할수 없다손 치지만, 이걸 의도적으로 강화시키는 행동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죠.
삼공파일
15/04/17 00:19
수정 아이콘
한국 사회의 특수성과도 당연히 연관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약자에 대한 멸시와 혐오는 어느 국가에나 등장하는데, 한국에서 나타나는 혐오는 언제나 정의와 평등의 원칙의 탈을 쓰고 나타납니다. 본문에도 설명해보려고 시도는 했는데 좀 더 구체적인 생각이 필요하겠죠.
순대없는순대국
15/04/17 00:33
수정 아이콘
나역시 피해자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나 역시 피해자인데 나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왜 다른 사람에게는 특별대우를 해주냐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라는 것이죠.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하면 좋은데... 기본적으로 핵심을 파악하기는 힘들고 파악한다고 해도 내가 어떻게 해볼수 있는 상대도 아니고 하니... 엉뚱한 대상을 문제의 원인이라고 타겟팅을 하던지 아니면 단순한 화풀이대상으로 만만한 다른 집단을 선정하던지 하는 오만가지 뻘짓을 하는게 아니냐 싶습니다. 요즘들어 심화되고 있는 사회적 약자 또는 소수자에대한 배타적 공격성이 보이는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뭐라 딱 정의내리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단지날드
15/04/16 23:50
수정 아이콘
추천드리고 갑니다.
삼공파일
15/04/16 23:5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분리수거
15/04/17 00:08
수정 아이콘
너네와 나 모두 무너진 국가 위에서 표류하고 있는것 뿐이다라는말 좋네요.. 전경이 시위대에게 폭행당했다는 멘션과함께 유가족을 폭도로 몰아세우는 트윗들이 요동치는걸 보고왔더니 많은 생각을 하게합니다.
삼공파일
15/04/17 00:20
수정 아이콘
비록 방 안에서 이런 글만 쓰고 있지만 지금 현장에서 행동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위처럼
15/04/17 00:16
수정 아이콘
좀 이해하기 난해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아나키스트 같지만 국가에 대한 희망은 놓지 않은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저, '정의롭다는'관념이 또는 효용이라고 해야할까요? '정당하다'는 일반적관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에 대해서 많이 민감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본문 글쓴 분도 그런 생각이신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잘 읽었습니다.
삼공파일
15/04/17 00:21
수정 아이콘
네, 그 관념을 '일베'라고 써봤습니다. 고맙습니다^^
15/04/17 02:41
수정 아이콘
단순한 느낌으로 어릴적 동네 양아치들이 요즘은 일베짓으로 나타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행태와 습성이 비슷해 보입니다
세상의빛
15/04/17 15:12
수정 아이콘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이 드네요
저 자신의 윤리의식에 대하여 성찰해보았습니다
지난 1년간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보려고 노력했으나
바다 속에 양심을 묻고 사는 것 같은 그런 부채의식이 계속 머리 속을 떠나지 않네요
행동하시는 분들 처럼 용기있게 나서지 못하더라도
묵묵한 지지를 보내며 유가족 분들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삼공파일님 좋은 글로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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