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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4 13:47
이거 돌고돌아 알래스카 한석에서 갈리는 상황까지 갈 수 있습니다.
알래스카 선거 자체가 워낙 오지가 많아서 개표까지 오래걸리는거로 악명이 높고 거기에 선호투표제라 과반이 나올때까지 다시 확인하기 때문에 말이죠. 여기에서 다수당이 갈리는 상황이 되면 일주일은 더걸릴수도 있습니다. 지금 민주당 현역 페톨라의원이 47.3% 2등은 공화당의 그 이름 높은 사라페일린씨입니다. 26.6% 3위는 닉베일리라고 24.2% 이고 4위 후보가 나머지정도 차지합니다. 공화당 온건파가 2순위를 민주당쪽의 현역의원 페톨라 쪽으로 조금만 이탈해도 민주당이 차지하는 상황이라 예상이 안됩니다. 개표율도 72%정도로 아직도 꽤 많이남았고말이죠.
22/11/14 13:38
WSJ 부두술 크크크크
민주당/공화당을 떠나 트럼프 꼴이 보기 싫은 사람의 입장으로서 이번 선거는 좋은 쪽으로 놀라웠습니다. 공화당이 트럼프를 손절할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데 어떨지는... 2년 더 기다려봐야 알겠죠
22/11/14 13:40
일반탭인데 '민주당?'이라는 의문을 가졌는데 미 민주당 이야기였네요.
결과론적인 이야기겠지만, 불확실성을 만드는 사람이나 집단은 전 세계 어디나 혐오스러워하니 어쩌면 예측가능한 결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북한이 전 세계에서 외톨이인 이유가 있는 것 처럼요.
22/11/14 13:55
사실 유권자들은(심지어 정치고관여층이리도) 과거의 정치적 경험을 통해 다음에 선출될 정치인도 그 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을 기반으로 후보를 선택합니다. 대의정 투표에서는 소위 말하는 ”찍먹“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특히 트럼프같은 기존 정치권에 몸담아 본적이 없는 인물이 등장할 때에는 더욱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찍먹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현대의 언론과 미디어이고요. 아시겠지만 트럼프가 당선된 2016년에는 SNS와 언론의 정체성이 흐려짐으로 인해 많이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저는 트럼프가 1980년대부터 정계 진출을 시도했지만 2016년에야 성공한 이유에 그 비정상적인 혼란도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22/11/14 14:14
근데 또 트럼프도 그동안 많이 변하지 않았나 싶어요. 80년대 트럼프도 관종성향이 없지는 않았지만, 지금정도 수준은 아니었던것 같은데 말이죠...
22/11/14 18:36
그런데 그 때도 실제 득표수는 힐러리가 더 앞섰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트럼프의 승리는 여러가지 요인이 결합이 된 특수한 경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22/11/14 13:47
3 에서 "아길라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승리는 트럼프가 패배한 후 2년 동안 미국인이 [선거 부정주의]에 진저리가 났기 때문이라 해석했다" 라고 번역하는게 맞을 거 같습니다.
단어 하나 차이인데 뉘앙스는 거의 반대가 되네요.
22/11/14 13:59
이번 선거에 로 대 웨이드 (낙태법) 파기가 (중도들에게 민주당 편을 들게 만드는쪽으로) 영향을 꽤 줬다는 분석도 있던데 실제로 얼마나 영향이 큰 이슈였을지도 궁금해지네요.
22/11/14 14:03
cnn 출구조사 중 이번 선거에 가장 중요한 요인을 물은 항목이 있는데 인플레이션 31%, 낙태권 27%, 범죄 11%, 총기 규제 11%, 이민 10% 순으로 나왔다고 하더군요.
22/11/14 14:13
https://pgr21.com/bulpan/29136
미 중간선거 불판 보니까 여러 지역에서 선거 외에도 낙태 관련 법안 가/부 여부도 같이 투표를 한 것 같던데 (불판 댓글란에 소개된 내용만 보면) 거의 모든 지역에서 낙태허용 찬성 낙태금지 반대 결론으로 나온 모양이더라고요.
22/11/14 14:31
5개 주에서 낙태 관련 투표가 함께 진행되었는데, 민주당주인 캘리포니아나 버몬트야 그렇다 쳐도, 스윙주인 미시간에서도 낙태권 찬성이 56대 43으로 승리, 심지어 공화당주라는 켄터키와 몬타나에서도 낙태 합법화 진영이 이겨서 5전 전승했습니다. 낙태 반대 진영은 켄터키와 몬타나의 결과에 충격을 많이 받았더군요.
22/11/14 14:28
트럼프와 로 앤 웨이드가 민주당 선방의 양대 요인으로 꼽히는 분위기입니다.
참고하실만한 출구조사 첨부합니다. https://www.reuters.com/world/us/inflation-abortion-top-issues-us-voters-casting-midterm-ballots-exit-poll-finds-2022-11-08/ https://www.kff.org/other/dashboard/health-care-in-the-midterm-elections-apvotecast-polling/#abortion 브루킹스는 아예 "It wasn’t just “the economy stupid”—it was abortion." 라고 제목을 달았더군요. https://www.brookings.edu/blog/fixgov/2022/11/10/it-wasnt-just-the-economy-stupid-it-was-abortion/
22/11/14 14:28
출구조사에서 나온대로 낙태권 즉 로 대 웨이드 번복 영향이 상당히 컸는데요. 이것 하나만으로 큰 영향을 끼친게 아니라 이것을 건드린 보수 성향 정확히는 트럼프가 임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을 중심으로 다음 타겟이 오버거펠 대 호지스 사건 즉 동성결혼 번복이기 때문에 극심한 인플레와 인기 바닥인 바이든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쪽에 신념 투표를 상당히 많이 했어요. 현재까지의 선거 결과만 놓고봐도 중도 뿐만 아니라 트럼프 이전의 공화당 주류 유권자들 일부까지 민주당에 가세한 셈이거든요.
동성결혼까지 건드린다는 게 단순한 루머도 아니고 로 대 웨이드 판례 뒤집을 때 피임과 동성 결혼 합법화한 기존 판례도 뒤집어야 한다는 의견을 보수 성향 토머스 판사가 남겼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이런 흐름들이 이슈가 안될 수가 없었어요. 심지어 대법원의 이런 흐름들 때문에 지난 7월 미 하원에서 동성결혼을 보호하는 일명 "결혼 존중법"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키기까지 했거든요. 그 정도로 낙태와 동성결혼 문제는 미국인들에게 이미 확고하게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걸 건드리기 시작한 부분은 어찌보면 유권자들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라 봅니다. 거기에 트럼프픽들이 바로 이런 역린을 건드린 주체라면 주체들이라 :)
22/11/14 14:03
중간선거 이전에 친구들이 '민주당의 과도한 PC질에 미국인들이 지쳐있기 때문에 공화당이 압승할 것이다.' 라고 얘기했습니다. 최근까지 미국에서 살다 온 친구가 특히나 강하게 이런 주장을 했고요.
그런데, 저도 이쪽을 잘 모르다보니 확언은 못하겠지만, 뚜껑열고 보니 반대로 경제 문제로 민주당의 패배가 예정되어 있던 상황을 트럼프를 위시한 공화당의 지나친 안티PC (정확히는 PC를 포함해 지금까지 사회가 쌓아올려 온 여러 가치와 합의에 대한 극단적인 태도) 때문에 말아먹은 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이런 거 보면 누구나 자기 보고싶은대로 본다 싶기도 하고요 크크
22/11/14 14:53
대체로 반 PC 분위기가 좀 더 우세한 것은 맞는데, 낙태권까지 건드리니까 '그건 좀...' 이 된 게 크다고 봅니다. 적당한 선을 긋고 넘어가지 않았으면 공화당의 무난한 승리였을 겁니다. 트럼프 대법관 임명 스노우볼이...
22/11/14 14:23
최근에 PC가 급발진 하면서 반발이 생겼던거지만 본래 PC로 가는 흐름 자체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것이기는 했거든요. 이걸 너무 되돌리려 하니까 거기에도 반발이 생긴게 아닐까 싶어요. 중도층이 지나친 PC에 제동을 걸라고 공화당에 기울기는 했지만 낙태권까지 건드린건 선을 넘은거죠.
22/11/14 14:55
트럼프가 보수우위로 만들어놓아서 앞으로 민주당입장에서는 골치 아플겁니다.
한 30년은 더 하실수 있는분들로 바꿔놨어요. 연방대법원이 너무 나가면 미국역사상 대책은 두가지정도 있더라고요. 하나는 연방헌법을 고쳐버려서 대법원 판례를 무효화시키는 방법이 있고 다른방법은 가끔 나온건데 법률로 정해져있는 대법관 정수를 바꿔서 새 대법관을 밀어넣는 방법으로 앞으로의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이 있더라고요.
22/11/14 15:28
후자는 1937년 이후로 미국 정치판의 금기중 하나라는 'Court-Packing'이라, 선거인단 폐지만큼 미국의 지금 국체가 유지된다면 쉽사리 하기 힘들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최근에 민주당쪽에서 낙태까지 건들이면 Court-Packing도 생각해보자는 여론이 강해서, 민주당이 집권당으로서 트럼프를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강경하게 나갈 수 있다고 말만 쎄게 하려는 것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선거 결과를 보자니 Court-Packing 이야기가 나올 정도의 자충수를 공화당에서 던진거였군요?
22/11/14 14:41
반PC라고 무조건 좋은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과도한 수준의 PC를 막는 선에서 그쳐야죠 아니 무슨 공화당은 시대를 거스르려고 해도 너무 거스르려 했습니다.
로 대 웨이드가 언젯적 건데 그걸;;; 이건 PC도 아니고 그냥 고전이다 고전..
22/11/14 14:58
사실 낙태 관련 이슈는 PC가 대두되기 훨씬 전부터 미국사회의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이 이슈나 정책에 대한 논문도 꽤 많이 축적되어 있구요.
반PC라고 하면서, (그 속도에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점점 낙태를 여성의 자기결정권으로 인정해가는 추세가 지난 30년간 미국의 흐름이었는데 이걸 한방에 반대로 뒤집어버리려고 하니 PC고 반PC고간에 여기에 크게 관심없던 사람들까지 공화당과 거리를 두게 만든 게 패착이죠.
22/11/14 15:15
https://firenzedt.com/11380
주마다 제각각인데다가 투표소를 몇개 설치하냐 본인으로 인정되는 서류가 뭐냐 이런거로 현장/사전투표에서도 문제가 생기고 더 복잡한건 우편투표인데 우편투표는 당일 소인은 찍혀야하지만 언제까지 도착하는걸 인정할지가 주마다 다 제각각이고 (이쪽은 정치적인 문제입니다) 미국이 넓다보니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한국같이 다음날 도착 이런것도 아니기도하고 (이건 물리적인 문제입니다.) (그래서 주마다 도착가능 시한이 들쭉날쭉이라고합니다.) 거기에 도착한 우편이 중복투표가 아닌지도 확인하고 이러다보니 늘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22/11/14 15:37
거대 금융기업부터 동네 구멍가게까지 통하는 하나의 원칙이 있다고 합니다 '결제는 쉽게'. 돈을 지불하는데 절차가 5초도 안걸리면 '어 내가 여기에 돈을 왜 쓰지? 후회할...'하다가 이미 지르고 있다는거죠 크크크크
그런 시점에서 볼 수 있는게 최근의 미국선거가 아닌가 싶습니다. 힐러리 대 트럼프에서는, 힐러리는 생각을 해야하는 이슈 (여성문제, 흑인 대통령을 이은 또 다른 여성이라는 다양성 어필, 국제적 개입주의 고수, 블루스테이트는 표밭이라고 홀대하고 경합주는 승산없다고 버리는 신들린 선거전략, 트럼프가 정신나갔다고 언론/다른 의원/연예인까지 동원해서 존재감만 어시스트 해줌 등등)로 자신만의 장벽을 만들었고, 트럼프는 단순히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승리했죠. 그런데 지금은 바이든 정권도 인플레 방지법이니 우크라이나 지원이니 공부해올게 많지만요, 트럼프의 공화당이 정말로 엄청나게 설정덕후가 되었습니다. QAnon도 알아서 힐러리와 민주당 지도부가 도마뱀 외계인 렙틸리언이면서 집단적으로 아동 포르노를 생산하고 소비한다는 것도 믿어야하지, 백신 맞으면 빌 게이츠에게 전자파(?)로 세뇌당한다는 것도 믿어야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보여준 부족한 자질과 구설수도 딥스테이트의 선동이며 인류를 구할 진정한 최후의 용사라는 것도 믿어야하지, 낙태와 동성애를 탄압하는게 주 정부의 자율권을 지키는 수단이며 연방정부의 참을 수 없는 압제를 폐지한 것이라고 믿어야지... 요즘 한국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정해진 세계관 설정 믿기'가 투표전의 양상이 되긴 했습니다만, 그럴 수록 신용카드 회사들의 문구를 생각해야하는거죠 '결제는 쉽게!' 과연 트럼프가 물러난 다음의 드산티스의 공화당은 더 쉬운 세계관을 가져올지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22/11/14 15:40
반대로 민주당이 새로미는 세계관은 실제로는 단순합니다.
인플레 방지법이나 우크라이나 지원 이런건 복잡하지만 단순한것도 있습니다. 내맘대로 낙태 못하게하는 공화당! 동성결혼 강제로 이혼시키려는 공화당! 딱 이렇게말이죠.
22/11/14 16:16
공화당의 설정이 복잡해졌다는 상황 자체가 참....... 이해가 갈듯 하다가도 안 가네요
거의 대부분 진보의 메시지는 머리 아프고 귀찮고 짜증나는 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메시지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고 보수의 메시지는 문자 그대로 보수, 즉 "이대로만 갑시다."니까 메시지를 단순화하기 쉬웠을텐데 말이죠 물론 붉은 여왕 효과로 풀이할 수 있듯 그들의 "보수"조차 끊임없는 변화의 산물이긴 하겠습니다만은 수많은 음모론과 뇌내 망상을 끄집어와야 비로소 상대방을 공격할 무기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공화당의 상황이 무슨 꼬라지인지 감도 못 잡겠군요
22/11/14 16:22
요즘 '보수'가 '대안우파'와 불편한 동거를 진행한지는 전지구적으로도 이제 10년이 넘은 상황이니까요 흐흐.
이제는 '이대로 갑시다'를 표방하는 보수 정권들도 보기 힘들어졌죠. 예를 들어서, 가장 대표적인 모순이 '글로벌화/일극체제 거부'인건데, 이건 '반동'의 영역이지 '현상유지'의 영역이 아닙니다. 문화적 보수주의도 본래는 '외국인을 왜 이 아름다운 나라에 들이냐 쯧쯧쯧' 할 수 있는 영역인데, 이제는 '들어오는 자들을 막자'라는 주장 자체가 이미 외국인들이 입국해서 일하고 영주권따고 귀화하는 시대에서는 '귀찮고 짜증나는 변화를 추구'하는 포지션으로 바뀌었고요. 저는 이걸 이해하고 나니까 국내외 정치 포지션들이 대부분 이해가 가더랍니다. 그래서 '트럼프주의'는 참으로 시의적절하고 미국의 시대정신 그 자체인 고립주의, 자국우선주의, 반이민을 외치는 이민국가로서의 이중성 등등의 종합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트럼프주의의 첫 사도가 된 '트럼프'는 자신이 왜 집권하는지도 모르는 백치였습니다. 정확히는 정치인 출신도 아니었지요. 그래서 이번에 드산티스가 '정치인이 이해한 트럼프주의로 재집권을 노려보자'라는 무서운 그림을 그리고 있던데 아무래도 훨씬 무서운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겠죠, 더 뼈 굵은 테드 크루즈도 시도했다가 결국 실패한 그림이니까요.
22/11/14 16:31
역사의 종말이죠 흐흐흐. 그냥 우파는 이미 죽은지 오래입니다. 사람들은 다들 같은 보수정당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들만이 답해줄 수 있는 현안같은건 도도새처럼 멸종한지 오래죠. 반공이요? 소련이 죽은지가 언젠데요. 민주주의의 확산? 네오콘이 처참하게 죽으면서 끝났습니다. 경제발전? 이제 상대당이 집권하면 국유화하고 세계무역에서 이탈한다는 말도 안 먹히죠. 보수적인 음악과 복장을 강제하는걸 원해서 투표하는 사람은 이제 선진국에서도 드물고요.
그러면 이 보수정당이라는 제도권의 사람들이 집권해서, 또는 집권하기 위해서 열심히 찾아다니고 대답하는 현안들로는 무엇이 있습니까? 반 LGBT, 자국민우선주의 (Nativism), 문화 보수주의, 세계화 거부, 인터넷 20대 마초이즘... 흐흐흐 이제 누가 본체입니까?
22/11/14 17:18
제가 머릿속으로 막연하게 생각하던 내용들이 댓글 읽고나니 꽤 명료해지는 느낌입니다.
진보 세력에 대해선 심지어 내부적으로도 교조적이고 가르치려 들고 재수없다는 평이 많은데 이건 진보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본인들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계속 설득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까요. 그런데 요샌 보수라는 사람들도 그에 못지 않게 가르치려 들고 재수가 없는데?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거든요. 말씀하신대로 보수의 주류가 정통 우파에서 대안우파로 전환되어가는 과정에서 이제는 우파들도 본인들의 세계관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보면, 보수에게서 계몽주의의 냄새가 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사실 지금껏 보아온 정통 보수 영감님들에게선 계몽적이라는 느낌은 딱히 받지 못했던 걸 생각해보면 (대신 다른 방향으로 답답했죠. 니들이 꼬우면 어쩔건데 하며 버티는 느낌으로 크크) 더욱 더 이런 특성들이 젊은 대안우파의 속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22/11/14 22:44
첫 댓글부터 이 댓글까지 너무 재밌는데요…? 혹시 이것과 관련된 생각들이 댓글 달아주신 것 말고 좀 더 있으시면 잘 모아서 자유게시판에 글 하나 올려주시길 부탁드려도 될까요? 닉네임 볼 때마다 기대감을 안고 글 보는데 이런 내용은 최근에 다루신 적이 없는 것 같아서요. (물론 이미 있으시면 정말 죄송합니다…)
22/11/15 15:11
아이고 댓글 감사합니다. 미국 정치에 대해서는 저도 관심이 참 많은데 (제 과거글 중에서 미네소타와 캘리포니아를 비교해본 이후로 저도 트럼프주의는 인생에서 궁금한 요소 중 하나가 되어서 가끔씩 근황을 살펴보고 그렇습니다. 송구스럽게도 그 뒤로는 저도 다뤄보지 못했네요) 저도 정보를 얻는 경로가 제한되다보니 하나의 꼭지로 글을 쓰기가 쉽지 않아서 계속 '써야지 리스트' 안에서도 밑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저도 막연한 생각들에 가까워서 글보다는 댓글로 자주 표현되니 관련 글이 등장할 때마다 더욱 열심히 댓글을 적어보겠습니다~
22/11/15 00:47
보수-리버럴 구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면갈수록 보수주의 세력이 내세울 커다란 비전은 없어지고 있지요.
과거에는 반공, 체제 수호, 경제 부흥, 인권과 민주주의의 확산, 세계 자본주의의 성장, 세계화와 세계 평화 같은 거대한 비전이 있었어요. 반면 직접 이뤄야 하는 국내 정치에서의 대응은 훨씬 간단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국가개입을 줄이고 문화적으로는 전통을 유지하면 되는 방임형 방법론만 취하면 되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대안우파가 우파의 핵심 혹은 단단한 기둥 중 하나가 되면서 오히려 반대가 되었습니다. 거대한 비전은 사소하게 바뀌었으나 국내정치에서 [대안우파 지지자들이 바꿔달라는 것은 수없이 많아졌습니다.] 사실 (나만)"해줘"는 대안우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댓글을 인용하자면 반 LGBT, 자국민우선주의 (Nativism), 문화 보수주의, 세계화 거부, 인터넷 20대 마초이즘 + 낙태금지 정도인데 커다란 비전도 없고 세계화와 평등과 자유의 시대에 오히려 방법론적으로 커다란 반발과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 되어가거든요. 하지만 동시에 본인들이 향유하는 문화에 보수주의적 잣대를 들이밀거나 본인들이 누리던 복지가 축소되면 극도로 반발합니다. 전통적 보수층은 뒤로는 반발해도 정책에 모른 척 지지해줬지만 핵심적 대안우파 지지층은 이민자나 소수자가 누리던 것만 딱 골라 없애기를 바라거든요.
22/11/14 19:17
사회변동이 많이 진행되어서, 이대로만 갑시다, 라고 하면 이미 합의 혹은 진보파의 승리로 인해 정착되어버린 비보수적 제도를 용인하는게 되는거고, 그게 딱 낙태 동성애등의 문제죠. 온건 보수파들은 맘에 들진 않아도 받아들인 부분인지라, 이젠 그걸 물르는게 "현상에 대한 과한 변동" 이 되어버린 셈이구요. 사실 세계적으로 극우파가 늘어나는 이유도, 점점 진보적이었던 의제들이 합의된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을 극우적 입장에선 받아들이지 못하다보니 그렇게 되는 부분이 크다고 봅니다. 기존 우파는 너무 물러터졌으니, 쎄게 나갈 우파가 필요하다고 그들은 생각하는거고, 이것이 민주국가라면 어디서든 벌어지고 있는 정치 불안정의 핵심바탕이 되고 있죠.
22/11/15 11:52
예 말씀하신 대로 더 큰 범주라서 '낙태법 파기보다는 영향력이 적었다'기보단 그것도 반트럼프에 들어가거나 겹친다 정도가 될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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