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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5 22:03
하락장이 오면, 전세금 날릴까봐 무서워서 월세를 오히려 선호하게 될 겁니다..
노력 안해도.. 결국 문제는 시장에 대한 이해도인데..
21/10/05 22:18
영등포, 신길, 대방 같은 여의도 직주근접 동네에선, 임대 알아볼 때 "보증금 최대한 낮추고 월세를 더 내겠다"고 말하면 여의도(금융권)에서 일하냐고 묻습니다. 월세 많이 내는 게 목돈 묶이는 것보다 낫다는 자신감이 있으니(...). 죄송합니다.
21/10/05 22:22
전세는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투자자의 레버리지 조달 수단이기 때문에 시세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침체장에서는 전세 공급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침체장에서는 역으로 전세 수요는 줄어들기보다는 오히려 늘어나기 때문에 전세가가 올라가고, 그로 인해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 즉 갭이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러면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에 다시 투자자들이 들어가죠. 문제는 그러다 하락으로 전환되면 하락폭이 적어도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서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날리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물론 상승으로 전환되면 투자수익율이 매우 극대화되죠. 전자의 상황이 08,09년도 상황이었고, 후자의 상황이 15,16년도 이후의 상황이었죠.
21/10/05 22:31
맞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전자의 사례에 말씀하신 시기엔 레버리지 투자 보기엔 재미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강남 기준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 40%인 집이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닌가요? 06, 07때도 40~50% 정도로 기억하고요.
21/10/06 01:50
제가 말한 레버리지 극대화해서 투자하는 케이스는 강남 같은 곳이 아니라 갭이 적은 구도심 빌라 같은 곳들이 해당됩니다.
뉴타운 개발지 같은 곳에 적은 갭으로 투자했다가 08,09년 하락기에 타격을 제대로 받은 사람들이 많았죠. 강남은 말씀하신대로 그렇게까지 갭이 적은 적은 별로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시기에는 잠실 입주 등으로 전세가가 많이 내려가서 오히려 갭이 많이 벌어졌고요. 그러다가 침체기가 계속되면서 위에서 언급한 투자수요 감소로 인한 전세 공급 감소와 매매 기피로 인한 전세 수요 증가로 갭이 줄어드는, 즉 전세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거기에 13년도 법 개정 이후 전세 대출이 폭발적으로 풀리면서 전세가율 상승을 견인했죠. 그러면서 다시 갭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서서히 상승 시동을 걸기 시작한게 15년도 이후입니다.
21/10/05 22:16
부동산은 잘 모릅니다만, 뭐랄까... 사회과학을 보면 하나를 취하면 뭔가를 내줘야하는데 이득 보는 계층도 다르고, 그 이익을 통제하기도 너무 어렵고(정부 성토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솔직히 뭘 해도 다른 문제는 생길거라서), 국가 시스템이 환경의 변화(보통은 완만하지만 이번처럼 코로나같은거 터지면...)에 빠르게 적응하기도 어렵고...
뭔가 망상에 가까울 정도로 혁신적인 기술 안나오면 백약이 무효다 싶은 생각은 들더라고요. 공간을 접어서 토지를 2배로 만든다던가... 근데 이래도 지방 소멸하면서 서울권 가격은 또 올라갈거같고, 음... 그냥 생각을 포기해버리게 되더군요. 차라리 많은 사람들처럼 사회과학의 대명제를 무시하고 자연과학처럼 'A하면 B된다'라고 믿는게 개인의 행복도는 더 올라갈 것같은... 주제하곤 영 상관없지만, 아무튼 이해하기 쉽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21/10/05 22:32
비슷한 의견인데 전세가 한국 특유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처럼 전세 없으면 이제 선진국처럼 계급 고착화에 못질 땅땅 하는거죠
21/10/05 22:37
네, 위에 집주인이 바보도 아니고 왜 4%를 포기하고 2%를 선택하겠냐고 말했지만, 이는 반대로 임차인(특히 서민, 중산층)에겐 4% 대신 전세대출 3%로 거주할 수 있는 거니 장점이 있죠. 과거엔 이 장점을 통해 총알 장전하며 기회를 노릴 수 있었고요.
허나 지금은 계산기를 다시 두드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1/10/05 23:12
말씀처럼 장점은 저렴한 거주 비용이고 단점은 안정적인 전세 가격=집값 상승이나 다름없는 것인데, 자가 보유한 중산층이 되기 위해 소득 증가율>집값 상승률 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게 문제죠.
이게 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조건이라 과거엔 정부의 대규모 신도시 건설 등으로 보완을 하던 것인데... 우리나라 경제가 성숙할 수록 위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난이도는 점점 높아져 왔고, 보완책도 뭐가 더 있을까 싶은 생각은 듭니다.
21/10/06 04:07
지방개발이라는 대안도 있지 않을까요? 서울 경기권만 바라보면 대책이 안보이지만요
정말 혁신적으로 지방개발과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그런측면에서 부산가덕도 공항개발은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1/10/05 22:27
저희 집은 단독주택에 3층은 저희 가족이 살고 1,2층과 옥탐방 세주고 있는데
아파트는 오를지 몰라도 단독은 시세가 그대로고 전세금 받아서 은행에 맡겨봒자 금리도 별로고 차라리 월세 따박따박 받는게 낫다고 봐서 다 월세로 하고 있습니다
21/10/05 22:46
다가구주택, 오피스텔, 원룸이 월세 계약 형태가 많고, 보통 수익형 부동산으로 분류하죠.
매매 차익 기대보다 임대 수익을 통한 현금흐름 창출이 목적이고, 임대가 잘 되는 다가구주택들이 모인 동네는 그래서 재개발도 잘 안 되죠. 월세 수익이 더 나은데? 새 아파트 필요없다고 하시니깐요. 부럽습니다...
21/10/05 23:05
저희 동네도 몇년전에 재개발로 씨끄러웠다가 무산된 후 주택들 철거하고 원룸이나 빌라 짓는 붐이 일더니
지금은 원룬/빌하 촌이 됐습니다
21/10/05 23:28
전세제도가 있는 한 임차인 개개인은 대부분 전세가 월세보다 유리하죠.
그러나 전세 제도가 없는 사회의 임차인 집단이 전세 제도가 활성화된 사회의 임차인 집단보다 유리한가는, 그렇지 않을 것도 같아요.
21/10/05 23:59
둘째 줄에 말씀하신 내용이 아마 사람마다 의견이 가장 크게 갈릴 지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집값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잡기 위해 전세 거래를 줄이는 소프트 랜딩을 유도한다면, 월세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겠죠. 국민들이 사랑하는 아파트는 다가구, 오피스텔과 다르게 차익 기대형 부동산이고, 얘를 수익형으로 차근차근 전환하기 위해선 "월세도 괜찮네"라는 인식이 생길 정도로 임대수익을 보장해야 하니깐요. 심지어 잘못하면 '월세 상승=투자금 대비 수익률 상승'이라 다시 집값을 자극하는 도돌이표로 돌아갈 수도 있겠죠. 이걸 보완하기 위해 1. 정부가 임대주택(국평, 자재도 중급으로)을 폭탄 공급 -> 응~ 돈은 어딨어? 2.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기업임대주택(박근혜 뉴스테이, 문재인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응~ 이제 국민들이 집주인인 사회에서 대기업이 토지와 주택을 보유하는 사회로 가겠네. 그만 하겠습니다...
21/10/06 02:27
말씀하신 보완책 중 2번을 정부가 하겠다는 것이 이재명의 기본주택으로 보입니다.
기존 임대주택과 달리 정부가 손해보지 않는, 즉 투자비와 운영비를 회수하는 수준의 임대료를 책정하는 것이 핵심이라서요. 즉 정부가 토지와 주택을 보유하는 사회가 되는건데... 기존 복지차원의 임대주택과 달리 정부가 임대시장에 플레이어로 직접 뛰어드는거라 실제로 진행된다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궁금해지긴 합니다.
21/10/06 10:46
소득 제한이 없고, 기존 국민임대의 작은 크기가 아닌 59, 84 위주. 이런 점들에서 고민한 흔적은 보이긴 하는데요. 다만 문제는 나오는 월세 얘기를 보니, 거칠게 계산해봤을 때 정부가 손해를 안 볼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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