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답게 길지 않은 내용입니다.

저는 전형적인 비판으로 가득한 청개구리 성향의 모두까기 유형 입니다.
이런 성격 유형 네.. 저도 압니다. 좀 피곤한 성격이죠.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그러진 않습니다. 나름...자상하고 친절해요. 다만 토론에서의 성향일 뿐...)
그런데 남을 피곤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요새는 제 자신이 상당히 피곤합니다.

원래 댓글이나 쓰고 있지 글을 많이 남기는 편은 아니긴 했지만 언제부터인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신앙 간증이 필요한 시대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 이런 부분에서 현재 상황이 모두가 너무 극단적이고 조그마한 것에서조차
피아를 구분하여 적의를 드러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별거 아니게 생각하면 정말 별 것 아니거든요.
정확하지 않게 단편적인 정보로만 댓글을 남기는 것이 좋지 않긴 합니다.
그런데 사실 그럴 수 있거든요. 모두가 완벽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습득하기 위한 시간을 쏟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서 기레기 퇴치가 중요하긴 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냥 적의를 강하게 드러냅니다. 그리고 몰아가고 낙인을 찍습니다.
이젠 이런 과정이 어렵지도 않아요. 이력 추적도 쉽고 아카이브 등으로 기록 남기기도 쉽거든요.
이런 분들은 한번 찍은 낙인을 절대 바꾸지 않아요.
심지어 집요하게 쫓아다니면서 자신의 낙인을 다른 이에게 넓리 알리고 자신의 비난에 대한 공감을 요구합니다.
(더 이상 메시지는 관심이 없고 메신저는 이미 낙인을 찍었으니까요.)
그러니까 뭐랄까 자신만의 잣대로 피아가 한번 결정되면 절대 바뀌지 않을 분들이거든요.

과연 이런 것이 올바른 방향일까요? 많은 의문이 듭니다.
왜 대화와 토론이 중요한 것일까요? 비폭력적인 수단이기도 하지만 (물론 때로는 말이 더 상처를 주기도 하죠.)
그 과정을 통해서 이해와 협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굳이 피아를 가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아군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하지만 최근에 많은 커뮤니티에서 이런 것들에 대한 관심은 더 이상 없는 것처럼 느낄 때가 많습니다.
더 이상의 조그마한 비판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작은 풍자도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나만 허용하고 너는 안되. 라고나 할까요?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이 사람은 XXXX이네 라고 낙인 찍고 적의만 드러낼 뿐.

그래서인지 의견의 호불이 갈리는 글을 쓸 경우 신앙 간증 스러운 문구를 쓰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젠 이런 신앙 간증스런 문구조차 이용하는 시대가 되어버렸죠.)

그러다보니 중립적인 커뮤니티가 거의 존재하지 않게 되더군요.
한쪽이 득세하는 순간 수많은 낙인찍기로 더 이상 합리적 반대의견이 존재하기 어려워집니다.
다른 의견으로 글쓰기가 정말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고 이는 다시 획일화를 가속시킵니다.

활발한 의견 교류와 토론이 즐거운 커뮤니티가 그립습니다.
그나마 PGR이 최근 시류에서 여러 이슈거리에서 가장 중립적인 편이라 자주 방문하는 편이네요.
(물론 여기 또한 편향적인 분들이 계시지만 균형감있게 분포되어 있달까요? 자체 정화가 되는 듯)
청개구리 성향으로써 모두까면서 즐거운 대화와 토론으로 피곤하고 싶지만...
(물론 저 역시도 누군가가 보기에는 극단주의자일 수도 있고 그럴기에 조심하려 합니다.)
아무튼 뭔가 요샌 참 다른 의미의 피곤한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