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체 양해 부탁드림다.
이런 이야기는 밤늦게 옹기종기 모여서 썰 푸는 분위기로 해야 제 맛 아니겠어. 크크. 유독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많고 공포 관련 썰도 많은 곳이 군대인거 같아. 하지만 나는 실제로 겪은 일에 대해서만 말할거란 걸 미리 밝힐게. 술자리에서 친구들에게 이야기 한 적 몇번 있었는데 "이새끼 군대 갔다오더니 구라만 졸라 늘었네. 낄낄낄" 이런 반응이었거든. 약간의 과장이나 생략 같은건 이해해주길 바라. 크크.
나는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바로 다음해 1월에 입대를 했어. 입대하던 날 아침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 사촌 형이 훈련소까지 태워주려고 전날 우리집에서 잤거든. 그날 아침 아버지가 지방에 내려가신다고 분주했는데 엄마는 군대가는 아들은 안중에도 없고 아버지 밥 차리고 넥타이 매어 주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어. 논산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굉장히 서글픈 기분이 들더라고. 나중에 내가 보낸 옷가지를 받고 엄마가 엄청 많이 우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그때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멘탈이 흔들릴 만큼 인간 자체가 엄청 위축되어 있었던거 같아.
군대에서는 생각이란 걸 할 필요가 없어서 너무 좋았어. 조교가 시키는 것을 하고 하지 말란건 안하면 되니까. 처음 2주 동안은 새벽 구보에 낙오를 했어. 팔굽혀 펴기는 5개도 못했고. 근데 몇대 쳐맞고나니까 다 할 수 있게 되더라. 참 신기하지.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햇볕 많이 쬐고 쉴새 없이 구르면서 나는 예전에 자신만만했던 캐릭터를 조금씩 찾았어. 수료할 때는 상장도 받았어. 100미터 기록이 17초 정도 밖에 안되던 내가 몸쓰는 곳에서 최상위권의 성적을 내다니. 진짜 기쁘고 뭐든 할 수 있다는 열의가 생겼던 것같아.
신검에서 키가 175였는데 뜬금없이 주특기가 헌병이 나왔어. 전공이 법학이라서 그랬던건가, 암튼 헌병 학교에서도 조교들에게 평판이 나쁘지 않았어. 어느날 구대장이 나를 부르더니, 제대하는 병사 후임으로 나를 뽑고 싶다고 위에다 보고했다고 했거든. 결국 면접에서 뽀대가 너무 안난다는 이유로 탈락했어. 헌병 장구 착용했을 때 모습이 위압감이 있어야 하는데 나는 너무 웃기다는거야. 한 기수가 200명쯤 됐는데 키 순으로 뒤에서 1,2등이었으니. 크크. 다들 꼬마 헌병이라고 놀렸어.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한 채 자대 통지를 받았어. 헌병은 일반적으로 수방사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출해 가거든. 2호선 사당역 근처에 있는 거기 말야. 후반기 성적도 좋았기 때문에 은근히 기대를 했는데 뜬금 없이 강원도에 있는 모 사단에 배정이 된거야. 실망이 꽤 컸지. 그래도 그 당시에는 어느 부대를 가더라도 사랑받는 후임이 될 자신이 있어서 크게 걱정을 하지는 않았어.
보충대에서 길고 지루한 대기 끝에 나를 데리러 차가 왔어. 흰색 차체에 헌병이라고 쓰여있는 미니 버스였는데 그걸 콤비라고 불렀어. 딱 올라타면 ktx처럼 마주보는 좌석이 있거든. 거기에 앉으라고 하더라고. 따블빽을 벗을 새도 없이 맞은 편에 헌병 하이바 쓴 병장이 전투모 챙을 사정없이 내려치면서 소리를 질렀어. "야이 개새끼야. 노래 불러. 노래 하라고!!"
막 소리를 지르면서 머리를 때리는데 진짜 혼이 쏙 빠져서 말도 안돼는 노래를 나오는대로 막 불렀어. 훈련소와 후반기 교육을 거치면서 '군생활 별거 아니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 나는 뭔가 크게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예비역들은 비슷한 경험을 해본 사람이 많을거야. 창 밖으로 풍경이 얼핏얼핏 보였지만 무서워서 눈을 돌릴 수가 없었어. 야트막한 산중턱으로 이어진 비탈길을 기어올라 위병소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어. 차에서 내리자마자, 길고 긴 군생활을 함께 할 자대 모습이 파노라마 필름처럼 눈에 들어왔어.
2년을 거기서 보내는 동안 분명 여름도 있었을텐데 어찌된 영문인지 지독하게 춥고 쓸쓸했던 풍경만 떠오르네. 해골처럼 앙상한 나뭇숲에 둘러쌓인 음산하고 황량한 막사가 있었어. 누가 강제로 블러 처리를 한 것처럼 흐릿하고 칙칙한 배경 속에 덩그러니 지어진 건물이었어. 산 아래에 꽤 큰 하천이 흐르고 있어서 사시사철 안개가 껴 있었거든. 대한민국 군대가 다 거기서 거기지만, 지은지 30년은 가뿐하게 넘긴 건물이라 그 모습만 보고 있어도 왠지 가슴이 답답하고 끝없이 막막해지는 그런 곳이었어. 높다란 계단 위에 당직대 건물이 있었는데 한 고참이 건물 아래에 뻐끔하게 내어 놓은 창문 두개를 가리키면서 저기가 영창이라고 알려 주었어. 눈알이 뻐끔하게 뚤려있는 시체의 눈구멍을 보는 것처럼 기분이 오싹했어. 말라죽은 덩굴 같은게 철창에 어지럽게 감겨 있어서 더 을씨년스러웠어.
아무도 말을 걸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내무실에 미동도 없이 앉아 있었어. 약간 긴장이 풀리려고 할때 쯤, 병장 몇명이 일병 한명을 끌고와서 내 눈앞에서 쌍욕을 하면서 다구리를 치기 시작하는거야. 훈련소에서도 군화발로 차거나 탄띠를 풀어서 후려치는 조교들이 몇몇 있긴 했어. 그래도 교육자와 피교육생 관계인지라 최소한의 마지노선은 있었거든. 근데 여기는 그런게 아니었어. 일병 가슴팍에 정통으로 주먹을 꽂아버리니까 내무실 바닥에 꼬꾸라져서 숨을 꺾꺾 거리면서 침을 질질 흘렸어. 진심으로 너무 무서워서 상단 관물대에서 1센티도 눈을 돌릴수가 없었어.
그렇게 점호시간이 시작되면서 나는 완전히 절망에 빠져버렸어. 나와 마주보는 침상에 그 다구리 당한 고참이 서 있었거든. 부동 자세로 점호를 받는 중에 이마를 타고 핏줄기가 흐르기 시작하는거야. 일직 사관은 청소 상태를 점검 하는 중이라 발견하지 못한 눈치였어. 그걸 보고 있는데 진짜 입안이 바작바작 마르더라고. 전투복하고 침상에 피가 계속 떨어지는데 그걸 일직 사관이 발견 못할리가 없잔아. 나는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간부들이 폭행 사실을 인지하면 어떤식으로든 징계를 하거나 주의를 줄거라고 믿었어. 그러면 고참들이 일시적으로나마 몸을 사릴테니까. 그런데 간부란 놈이 피 흘리는 병사를 쓱 쳐다보더니 일직 부관을 보고 나직하게 말했어.
"야, 이새끼 데려가서 피 닦아. 적당히 좀 하라니까..."
이게 끝이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맥이 탁 풀리더라고. 신고를 하든 소원 수리를 하든 초동 수사는 헌병대 수사과에서 하거든. 이제 이 울타리 안에서 내가 죽는다해도 나의 구조 요청에 응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 알게 되었어. 제발 살아만 있자는 심정으로 이 부대의 실체를 파악해보려고 노력했어. 병장 몇명 외에 모든 부대원이 극도의 긴장상태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어. 만성적인 수면부족과 불안 때문에 단체로 무슨 전염병이라도 걸린 얼굴이었어. 농담을 하거나 웃음을 보인다는 건 상상할수가 없었어. 부대 전체가 안개 속에서 시작해서 안개 속으로 빨려가는 느낌이었어.
하나 알게된 것이 있는데, '점호 스타' 라고 부르는 우리 부대에만 있는 이상한 전통이었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이런거야. 병장들이 상병 밑으로 해서는 안될 금기 사항을 정해두는거지. 웃지 않기, 노가리까지 않기, 휴게실과 이어지는 문 사용하지않기, 담배 필때 왼손으로 피기, 취사장으로 이동할때 반드시 연병장으로 돌아가기, 전화나 PX 이용 금지, 전투화 닦을때 쭈그려 앉아서 닦기 뭐 이런 민망할 정도로 유치한 금기사항이 많았어. 필연적으로 어길 수 밖에 없는건데 그걸 점호시간에 발표를 시키는거야. "야 XXX일어나. 오늘 너 점호 스타 만들어 준다. 너 낮에 했던거 다 발표해." 이러면 무슨 인민 재판하듯이 자기 잘못을 스스로 고백하고 고백이 끝나면 미친놈들처럼 그 사람 가슴과 배를 발로 마구 차고 반합 같은걸로 머리를 내리 찍었어. 그런데 진짜 무섭고 소름돋는 건 따로 있었어.
전에 다구리 당한 일병을 C일병이라고 할게. 나는 아직 짬이 안되서 외곽근무(순찰, 터미널, 검문소)는 못나가고 영내근무(위병소, 영창)만 나갈 수 있었거든. C일병도 윗선에 찍혀서 영창, 위병소만 돌고 있던 때라 나랑 근무가 겹칠 때가 많았어. 나는 C일병과 함께하는 근무 시간이 좋았어. 그나마 대화가 가능한 유일한 사람이었거든. C일병은 생존에 꼭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 비교적 친절하게 설명해주었어. 제일 먼저 당부하는게 절대 주위 사람을 믿거나 누구 욕하거나 그러지 말라고 했어. 왜 그런가 했더니 일병, 상병 중에 병장들이 심어놓은 일종의 쁘락치들이 있어서 내 일거수일투족이 병장들 귀에 다 들어간다는거야. 점호시간에 병장들이 스타로 지목 했다는건 이미 보고를 받았다는 의미니까, 어설프게 부인하다가 봉변 당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실토하라고 하더라고. 존나 소름 돋았어.
근무를 자주 같이 서면서 약간 친분도 생기고 질문도 하고 그런 정도 사이가 됐어. 전에 내무실에서 왜 그렇게 린치를 당했냐고 물어봤거든. 갑자기 눈이 분노로 이글이글 타오르면서 혼잣말로 육두문자를 날리더라고.
"티라노 그 씹쌔끼..."
그때 C일병을 주도적으로 때린 사람이 '티라노'라고 불리는 T병장이었어. 최고참은 아니었지만, 무소불위의 철권을 휘두르며 사실상 내무반을 통치하고 있었어. 카리스마가 대단했지. 지금 생각해보면 누가 지었는지 별명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어. 작년에 라틴어를 아주 살짝 공부했던 적이 있어. 진짜 한두달 정도만 깔짝거리다 포기했는데 tyrannus 라는 단어를 본 적이 있거든. 영어의 타이런트(폭군, 참주), 티라노 사우르스 같은 단어의 어원이래. 그걸 보는 순간 나는 이상하게 10년도 더 잊고 있었던 티라노의 얼굴이 팍 떠오른거야. 으 소름끼쳐. 나중에 들은 사실인데 티라노가 일병 시절에 멀쩡한 발톱을 내성 발톱이라고 바득바득 우겨서 의무대에서 한 3개월 삐댔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고참들이 하도 어이가 없어서 '티라노의 발톱' 이라고 옛날 영화 제목 따서 별명 지어준거래. 크크
C일병이 이등병으로 처음 전입왔을 때, 티라노에게 사회에서 리니지1을 했었다는 이야길 했대. 티라노가 자기도 리니지 했었다고 서버하고 아이템 같은거 막 물어보더래. 고가 아이템은 입대 전에 정리했고 휴가나가서 놀 수 있을 정도만 맞춰놓고 들어왔다고 하니까 자기도 휴가나가서 잠깐 하고 싶다고 비밀번호를 물어보더란거야. 아무것도 모르는 이등병 시절이라 그냥 가르쳐 줬대. 그 후로 100일 휴가 나가서 잠깐 접속 했을 때까지 아이템이 그대로 있었다는거야. 그래서 별 생각 안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일병 휴가 나갔는데 아이템이 싹 다 털리고 없더래. 그래서 휴가 복귀한날 티라노에게 아이템 가져갔냐고 했더니 너 휴가 나가기 전에 본인은 휴가 나간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아이템을 가져가냐고 되묻더래. 티라노가 휴가를 나가지 않은건 사실이었거든. 근데 얼마 전에 티라노 측근 한명이 휴가 나갔다 온게 머리에 번뜩 떠오른거야. 그래서 휴가나간 K상병 시켜서 가져간거 아니냐고 따졌다가 린치 당했다고 하더라. 계정에 남아있던 아이템만 팔아도 족히 천만원을 됐을거라고 하던데...
암튼 티라노 이 새끼는 진짜 무시무시한 놈이었어. 단순히 힘으로 찍어 누르기만 하는 폭군이 아니라 반간계와 기만술까지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책략가였던거야. 도편추방제가 있던 아테네에서 교묘한 궤변으로 민중을 선동하는 참주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사람이었어. 훈련소에서는 그래도 전우애라는게 있었거든. 근데 여기는 배신과 모략으로 가득한 정치판이나 다름 없었어. 자기 실수를 후임에게 뒤집어 씌우고 술취해서 자는 애들 깨워서 돈 뺏고 그런 것 따위는 일상다반사였어. 자유한국당 같은데 들어갔으면, 어떤 의미로는 진짜 가공할 만한 정치력을 보여 줬을거야.
자대에 온지 두달쯤 지나 약간씩 그런 분위기를 파악해가고 있었어. 오후 근무를 끝내고 저녁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티라노 이새끼가 취사장에 들어와서 소리를 막 질렀어.
"야, 개들!"
그러자 밥 먹고 있던 고참들이 다들 숟가락을 놓고 관등성명을 외쳤어. 나도 숟가락을 놓고 바싹 얼어 있었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우리 부대에서는 일병을 '개'라고 불렀거든.
"개새끼들이 왜 사람같이 먹고 있어. 앙?"
갑자기 일병들이 숟가락을 놓고 식판에 얼굴을 쳐박고 밥을 먹기 시작하는거야. 너무 황당했지만 짬 찌끄러기도 안되는 이등병이 뭘 어쩌겠어. 얼굴에 최대한 밥풀이 붙지 않게 식판에 입을 대고 밥을 먹기 시작했어. 옆에 있던 고참이 이등병은 하는거 아니라고 엄청 화난 눈짓을 보내더라고. 참 미칠 노릇이었지. 숟가락을 들고 티라노 쪽을 보니까 옆에 약간 띨빵하게 생긴 처음보는 사람을 한명 데리고 왔어. 러닝 셔츠나 활동화가 깨끗한거 보니까 왠지 신병인거 같더라고. 나도 벌써 후임을 받는건가 생각이 들어서 약간 기분이 좋았어. 극도로 핍박받는 경험을 해보면 후임한테는 진짜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막 들잔아. 군대 갔다온 사람들은 아마 다 알거야. 티라노가 내 옆자리에 신병을 앉히더니 챙겨주라고 말했어.
저녁을 다 먹고 취사장 뒷편에서 고참들 담배 피는걸 기다리고 있었어. 짬통 근처에 고양이들이 살았는데 이 부대는 고양이까지 경계심 가득한 표정으로 사람을 피했어. 고참들이 식판에 남은 반찬을 들고 다가가려하면 앙칼진 울음소리를 냈거든. 야간에 근무를 서면 고양이 울음소리가 위병소까지 들려. 밤에 들으면 그 소리가 어린애들 울음소리처럼 느껴져서 기분이 진짜 으스스하고 찝찝했어. 말 없이 담배를 피우던 티라노와 다른 고참들이 신병하고 나만 두고 취사장 안으로 들어갔어. 5분쯤 기다려도 안나오길래 신병에게 집은 어디인지 몇기인지 이런거 슬쩍슬쩍 물어봤어. 더듬더듬 하면서 막 XX이병님 이러면서 나한테도 이것저것 물어보더라고. 나는 신이나서 아는데까지 다 이야기 해줬어.
근데 얘가 "혹시 고참들 중에 조심해야 할 사람 있습니까?" 이런걸 묻더라고. 아까 니 옆에 있었던 티라노 그 새끼가 최고 요주의 인물이라고 완전 개XX라고 말해주려는 참이었어. 근데 신병 마빡에 빨갛게 동그라미 자국이 보이는거야. 해가 저물기 시작하던 때라 벌써 어둑어둑했는데 어둠 속에서 그 빨간 자국이 엄청 선명하게 눈에 띄더라고. 갑자기 고양이도 묘하게 귀기 어린 소리로 앵앵거리고 기분이 께름칙해서 그냥 얼버무려 버렸어. "사실, 나도 온지 얼마 안되서 자세히는 몰라." 이런식으로. 근데 신병이란 새끼가 존나 집요하게 캐묻더라고. 뭔가 약간 이상해서 계속 입을 다물었지. 그때 마침 취사장에서 고참들이 나오는 소리가 들렸어. 갑자기 신병 이새끼가 존나 큰소리로 웃으면서 이러더라고.
"아 시발, T병장님 이새끼 안 속는데 말임다. 낄낄낄."
존나 음침한 눈빛으로 날 보면서 웃고 있는거야. 알고 보니 이새끼 티라노 측근 중에 한명인데 초소에 땜빵으로 갔다가 오늘 복귀한거라고 하더라고. 이마에 빨간 동그라미 자국은 치약 뚜껑에 대가리 박아서 난 자국이라 하고. 와 소름이 소름이 진짜... 그 사건 이후로 나는 24시간 극도의 긴장 상태로 있을 수 밖에 없었어. 야간 근무 갔다와서 빨래나 개인 정비도 해야하니 항상 잠은 3~4시간 밖에 못잤어. 그런 생활이 이어지면서 거의 정신적으로 탈진 상태까지 오게 되었어. 몸무게가 20키로 가까이 빠졌던거 같아. 그렇게 외줄타기 하듯 간신히 버텨가고 있을 때 영창에 미결수로 간부 한명이 들어오면서 부대 분위기가 묘한 국면으로 흘러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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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벌써 5시ㅠ 분량 조절능력이 쓰레기라 이제 프롤로그 끝났네요.
본편은 최대한 콤팩트하게 줄여서 주말내에 올려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