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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06 15:37
쥐어짜는 형태는 맞고, 등까지 가진 않고 그냥 복부에서 끝납니다. 시간은 10초 정도고 그 순간은 너무 아프고 평소에는 너무 멀쩡하고요.
18/06/06 15:14
군의관이 충수 절반만 제거해서 다시 염증이 생길 수 있음을 고지했고, 첫번째 응급 수술로 증상을 완화시키고, 이후에 재발 가능성 충분히 알고 있어서 감히 어떤 군의관도 하지 않을 개인 연락처를 줬고, 이후에 재발했을때 다시 책임지고 수술했더니 몸을 망친 의사로 기억에 남는군요. 제게도 많은 생각을 들게 하는 글입니다.
18/06/06 15:22
첫 수술때 맹장 다 잘라내다간 사고 났을것 같은데요..
비슷하게 가슴에 고름이 찬 농흉 심한 환자 정말 깨끗하게 다 긁어내려고 하다가는 출혈 감당안되서 문제되는 경우 있습니다. 그래서 배액 시켜놓고 나중에 재발 가능성 설명도 하게 되고요. 의사가 환자에게 자기 개인 연락처 주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예전에 저도 연락처 드렸다가 전공과 관계없는 문제에도 밤이고 낮이고 전화가 와서 이제는 명함에 핸드폰 번호는 아예 빼버렸습니다. 군 의료가 열악한건 사실이지만 이 글은 그 군의관이 보기에는 무척이나 섭섭할것 같네요.
18/06/06 15:31
주기적인 통증이라니... 꼭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면 좋겠네요. 군의관 문제는 두번째 수술때 실수가 있어 통증이 나타난게 아니라면 첫번째 군의관이 문제였겠네요.
18/06/06 15:31
https://namu.wiki/w/%EC%8B%A0%EC%84%B8%EA%B8%B0%EB%B9%9B%EB%8F%8C%EC%A0%84%EC%84%A4
이거 관련된 이야기일줄 알았는데 아니였군요.. 몸관리 잘하셔서 좋은해설 많이 들려주시길 바랍니다
18/06/06 15:36
오해가 생길 수 있어 덧붙입니다!
군의관이 최선을 다했고, 최선 이상의 성의를 보였다는건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의료 전문가가 아니다보니까, 당시 상황에 대한 어떤 판단이나 아쉬움을 표할 수는 없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주위에 알아본 바로는, 당시 제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두번에 걸친 수술은 너무나도 특이한 케이스라 이상한데? 라는 답변을 주로 들었고 실제 그 수술이 영향을 줬을지는 모르나 그전에는 없던 지병이 생긴터라 제 입장에서 감사함만 간직할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제 원망의 우선 순위라면 군의관은 저~~~~ 아래에 있습니다. (부모님도 마찬가지고요) 내 몸이 아픈상황에서 조금 더 침착하고 영민하게 판단하지 못한 점.. 즉 스스로에 대한 원망이 1순위이고 어쨌든 이상한 지병 남겨준 군대 그리고 군 의료에 대한 원망이 2순위죠.
18/06/06 15:41
의사 분들께서 보실 때는 최선을 다한 군의관의 섭섭함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결국 망가진 몸이 1순위 일 수 밖에 없어서요.. 이 부분은 어디가 옳고 그른 문제는 아닐꺼 같아요. 아 그리고 군의관 연락처로 따로 연락하거나 탓하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파병이란 소식에 애초에 연락할 생각도 안했고요. 수술 직후 까지만 하더라도 군 의료에 대한 불신을, 제 사례를 들면서 케바케라고 반박했었으나 모든게 끝나고 나서는 저도 불신이 생길 수 밖에 없었던 웃픈 일.. 정도 입니다. 배 아픈건 가끔 불편하긴 하지만 사는데 지장은 없고요!
18/06/06 21:14
우선 통증때문에 계속 불편하신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인과관계는 차치하고 '뭇 사람들이 간단하다'고 여기는 치료이후에 현재시점까지 반영구적으로 통증이 남아있는 환자가 의료에 대해서 불신을 갖을수밖에 없는 심정도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전에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는 댓글을 적었는데, 실제로 네시간동안 이것저것 다른 일 하고 있었지만 계속 빛돌님 글의 상황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군 의료'라는 이슈는 누가 어떤 내용을 가져와서 시쳇말로 '까더라도', 반대 의견이 올라올 이유가 없는, 남녀문제/정치문제와는 비교할수도 없이 극단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군대를 겪었던 남성은 물론이고, 심지어 의료인들도 군의관으로서 본인들이 겪었던 진료환경 및 절차, 행정처리에 대한 경험 때문에 군의료 시스템을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가 없거든요. 거기에 덧붙여, 현재까지 통증이 남아있는 빛돌님의 상태 때문에라도 힘이 되드릴 말만 해드리고 싶고, 태클 없이 공감만 하고 싶은게 사람대 사람으로서의 정이라고 생각하고 사실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 본 글에 대한 모범답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선 댓글을 달고 결코 마음이 편하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댓글에서 저는 다른 분들이 저를 어떻게 판단할지 두렵지만, 조금 다른 반응을 남기려고 합니다. 정말 많이 고민해봤지만 지금의 저는 이걸 써야겠어요... 다른 사람들이 경험했던 군의료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례와는 다르게, 빛돌님의 경우는 [군대에서의] 의료 시스템으로 피해를 입은 것이 거의(개인적 판단으로는 '전혀') 없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빛돌님이 잘못하신 것도 없습니다. 복통을 느낀 바로 다음날에 간부와 함께 외출하여 민간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기존 외진 절차보다 훨씬 빠르게 수도병원으로 월요일에 바로 검진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군병원 접수체계에 빠삭한 부사관의 도움으로 환자가 밀릴수 밖에 없는 군병원(그리고 대형병원)의 한계까지 극복해내었습니다. 심지어 대중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민간병원보다 정확하게 진단을 해내고 당일 수술을 진행할 수 있던 군병원이었습니다. 보통 군의관들이 존재하는 사단 연대급과는 다르게, 군병원 특히 수도통합병원의 경우에는 군의관의 역량 그리고 의지에 따라 보통의 대학병원급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기 뉴스에서 나오는 자기과도 아닌데 진단하고 판정내리는 그런 곳이 결코 아닙니다. 결정적으로, 만나셨던 군의관분이 지금은 어떻게 지내실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당시의 그분은 군병원은 물론이고 일반 외과병원에서도 찾기 정말 힘들 정도로 책임감있는 분이었고, 여태껏 의사들을 만나본 경험상 실력적으로도 하자가 없는 전문의였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절반만 잘라냈다고 하는 것도 적어도 해당분야 지식이 없는 저나 다른 사람보다는 그 시점에서 그 분이 판단하신게 옳습니다. 조금 심하게 말씀드리면 다른 민간에서 치료 받아서 더 무모한 외과의사 만나서 다 떼어낸다음 돌이킬 수 없는 사고 날수도 있는겁니다. 외부의 좋은 대학병원에서 충수염으로 2주 이상 입실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간단한거라 3-4일 있다 끝나는 거라기보다도 그 환자를 그만큼 길게 두고 관찰하기엔 그 병원에 입원해야할 환자가 너무 많습니다. 염증이 심해서 완전절제가 아닌 일부절제만 했고, 그 때문에 의사도 재발 가능성 충분히 있다고 판단해서 더 신경써서 지켜본 것이겠죠. 그리고 그 판단은 옳았습니다. 군의관의 우려했던대로 재발했으나 다행히 입원중이었고, 그전과 비교해서 염증이 확연히 가라앉았기 때문에 그전 상황보다 안전하게 제거를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후에 한주 더 입원해서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었구요. 이후의 증상은 이런 말씀 드리면 매정하게 느껴지실 수 있겠지만, 군대에서 치료받아서 잘못된건 아닙니다. 계셨던 곳이 군대라서 탓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 수술로 인한 후유증일지, 아직 잔존하는 무언가가 남아있었던 것일지, 맹장 외에도 통증을 야기하는 다른 부위가 있었던 것일지조차 추측하기 어려운 문제고 '그전의사놈이 잘못했다'라고 쉽게 얘기하는 의사는 믿고 걸러도 될 정도의 인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후 다른 군의관 혹은 의사들에게 문의해봐도 명확한 답변을 얻기가 어려우셨을 겁니다. 원인을 찾기 어렵고 그 전에 손을 댔던 사람이 내가 아니라면, 해당 상황에 대한 경험이 있고 이에 대해 명확하게 꿰뚫어볼 정도의 능력 되는 의사가 아닌 하에는 결코 손대기 꺼려할 것이거든요. 제가 속한 과목보다도 외과쪽은 훨씬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 분야고 그에 따라 의사들의 경험과 지식 정도도 너무너무너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빛돌님이 꺼려하실수도 있고, 이 글을 보는 다른 의사들이 기함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빛돌님이 수소문해서라도 그전의 군의관- 지금은 어느 병원에서의 스탭이 되어있을 가능성이 높음-을 찾아서 연락을 꼭 하셨으면 합니다. 다른 병원 의사도 아니고, 누구도 열심히 일하라고 요구한 적 없는 군의관이 사병에게 본인의 핸드폰 번호를 주면서, 몇년 후에라도 필요할 때 연락하라 했던 것은 그 분이 빛돌님을 '본인의 인생환자' 라고 여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상황에 대해서 어떤 환자보다도 더 고민을 해서 결정을 내렸었고, 그것에 대해서 끝까지 책임지고 싶다는 표현을 한 것이거든요. 그 사이에 바깥 세상에 많이 오염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만 그와 무관하게 그분에게 검사를 받아보고 소견을 듣는 것이 정말 제일 좋습니다. 전문과로도 가장 관련 있는 사람 중에 하나일 것이며 혹여나 본인이 다른 파트를 맡게 되어서 손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 될지라도 누구보다 앞장서서 좋은 방향으로 불편함을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이 그 분입니다. 수도병원 가서 진료기록지를 떼보거나 다른 방법으로라도 알아보셔서 찾아가실 수 있으면 제일 좋겠어요. 아는 의사들, 한다리 건너서 아는 의사들, 포털 검색 그 어느것도 맹장염이 심해서 부분 절제, 이후 가라앉아서 다시 완전절제 했다는 것을 정보를 줄 수 없는 통로들입니다. 그것이 빛돌님이 최초로 2회 수술을 한 사람이 되게 만들고, 마루타처럼 희생되게 만들고, 그런 증거가 될 수가 없습니다... #23 단락 보면서 한마디 한마디가 제가 치료한 주치의가 아님에도 너무 아프고 억울하게 저한테 박혀왔습니다. 앞 단락에서 정말 훈훈한 이야기들을 많이 써주셨는데 그 모든 것이 이렇게 대못을 박기 위한 것이었구나... 하면서요. 4시간 전, 아니 이제 6시간 전이 되었네요, 그때 생각할 거리가 많게 느껴졌던 것은 저도 군의관 때에 신경써서 민간병원보다 훨씬 좋을수밖에 없을 정도로 치료를 했던 환자들이 몇몇 기억나는데, 그들이 이후에 해당 부위에 문제가 생겼을 때 '군대 의료가 다 그렇지 뭐..'라며 제가 그들을 망쳤다고 원망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주절주절 말이 많았네요, 그리고 의도치 않게 일부 분들을 불편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되었든 저도 빛돌님이 원인 잘 찾아서 통증 없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실 수 있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18/06/07 00:00
먼저,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연두님과 비슷한 느낌인게, 저도 글을 작성해놓고 이게 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게 아닌가 싶어서 종일 신경이 쓰였거든요... 글의 목적이 애초에 제 특이한 경험을 토대로 가벼운 웃음을 주자.. 정도였기에 설명이 생략된 부분도 있고, 또 과감한 표현이 포함된 단락도 있다보니 이게 연두님과 같은 분들께 가슴아픈 울림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 저 또한 많이 죄송하고 가슴이 아프네요. 죄송하다는 이야기부터 전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 군의관에 대해 마냥 안좋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는 덧붙였으니, 제가 군 의료 시스템에 대해 안좋은 결론을 내리게 된 생략한 몇가지 이야기를 덧붙여보겠습니다. 먼저, 저는 군에서 한가지 지병을 더 얻었습니다. 혹한기 훈련 동안에 핫팩을 사용 하다가 허벅지 안쪽에 화상 비슷한 증상이 생겼거든요. 기본적으로 제 부주의가 맞긴 하지만.. 이등병때 첫 혹한기 훈련이었고, 복귀 행군 전날 빠레트에 발이 빠지면서 넘어지면서 발목이 꺾였거든요.. 그 상태임에도 눈치가 보여서 행군을 강행했습니다. 물론 자의로 내린 결정이라지만 그 분위기라는건 100% 자의로 만들어지진 않으니.. (이등병이 첫 행군 열외라..뭔지 아실 거라 믿습니다..) 부대 선임들이 도와준 덕에 행군은 완주했지만 그 과정에서 핫팩 사용에 부주의가 더해졌고 (이것도 제 책임이긴 하죠) 그게 화상같은 증상이 되었습니다. 화상 증상 자체는 미미했습니다. 막 피부가 아예 다치거나 외관상으로 이상하진 않았고요. 문제는, 이게 즉각적인 치료?같은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이후에 이상한 증상이 생겼습니다. 허벅지 안쪽으로 힘을 줄 때 마다 다리에 엄청 쓰린 느낌이 들었어요. 대표적인건 대소변; 을 보려고 할 때였습니다. 화상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부위나 통증의 느낌이 화상같단 생각이 들어서 그대로 이야기 했지만 그 또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거기다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아서 추운 날씨면 유독 증상이 심하더군요.. 본문에 이야기한 복통과, 허벅지 쓰라림의 원인을 찾기 위해 수통 한바퀴를 다돌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허벅지 쓰라림은 바로 조치를 못받았었고, 시간이 엄청 흐른 뒤에 복통 관련 검사를 받기 시작하며 함께 알아봤었네요.. 받을 수 있는 검사는 다 받았고요. MRI며 CT며... 복무 기간중에 그런 검사들을 무료로 받았으니 군에서는 할 수 있는걸 다한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제일 실망한건 전혀 다른 포인트였습니다. 수통을 한바퀴 다 도는 동안에, 누구도 절 환자로 느낀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정기 외진은 부대내에서 증상과 방문해야 할 과를 적고 군의관 승인하에 단체로 수통을 방문하고, 현장에서는 각자 검진을 받고 정시에 복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간부가 케어해준건 정말 특이한 케이스였고요) 결국 본인 스스로 내가 어디가 아프니, 어느 과를 가서, 어떤 식으로 문의를 해야 하는지.. 이걸 해결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찾아갔던 수많은 군의관들이 절 바라보는 시선은.. 제가 느끼기엔 의구심과 귀찮음 이었습니다. 뭔가 명확하게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증상... 검사를 해도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 애초에 얘가 아프긴 한건가? 수많은 가짜 환자들과 같은 꾀병 아닌가? 이건 내 분야가 아닌 것 같은데? 검사 결과는 이상 없어요. 더 아프면 다시 오세요. 다른 과를 가보세요. 난 해줄게 없어요. 너무 답답해서 정신??(정확한 명칭은 기억 안납니다)관련 과까지 갔었습니다. 정말 제가 어떤 스트레스 요인으로 통증을 착각하는게 아닌지, 그런 진단을 받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요. 거기서 문전박대 당한 기억은 나네요. 거기서 생각하는 일반적인 정신과적인 케이스가 아니였으니까요. 내가 아픈데.. 내 몸이 이상한데 나 스스로를 의심해야하는 지경이 된겁니다. 거기다 외진이란건 갈 때 부대 내부 눈치가 보일 뿐더러, 제가 가면 다른 누군가 기회를 뺏기는 거기 때문에 죄책감이 엄청 드는 수단이었습니다. 결국 몇차례 반복 시도 끝에 아무런 진전 없이 이건 이유를 알 수 없을꺼야라는 자포자기 심정과, 이 통증 이젠 그냥 익숙해져서 참을만해 라는 합리화가 더해져서 다 포기해버렸습니다. 내가 내 몸을 바쳐서 지내는 군생활인데.. 내 부주의가 있다 한들 군 안에서 생긴 문제인데.. 내가 진짜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제대로 관심조차 없다는 절망감은 정말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전 증상이 그나마 경미하니 다행이지 이런 감정을 큰 사고를 겪은 친구들이 느낀다면 어떨지 상상도 안갔고요. 이런 개인적인 배경이 있다보니 전 나름 부정적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충수염 군의관 역시, 그가 보인 진정성은 의심하지 않지만 '그래서 맹장 수술을 두번 하는 경우도 있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어디서도 듣지 못했기에 의구심이 남을 수 밖에 없고요. (제 몸이고 귀한 자식 몸이라.. 그냥 네이버 검색이나 해보고 한건 아닙니다.. 저도 부모님도 뒤늦게라도 다른 의사분들한테도 자문 구하고 했죠. 제 노력이 부족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맹장 수술 두번은 어디서도 듣지 못했습니다.. 흑)
18/06/07 00:07
물론, (경험에 의거한) 시스템이나 단체에 대한 불신이 개개인 모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 않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단체를 확장하면 국가고, 세계고, 지구다.. 전 평소에 그런 성향이라;;) 좋은 분들도 있고, 훌륭한 분들도 있고, 좋은 점도 있죠. 그냥 지극히 소소하고 개인적인 경험에 의거한 생각이고 제 생각이 다 옳지도 않습니다. 정말 편협한 시각이니까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불신을 전염시키거나, 집단을 비난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공유한다 정도였으나 재미있게 써보려고 하는 과정에서, 제 솜씨가 부족해서 누군가에겐 상처를 주지 않았나 싶어서 많이 죄송스럽네요.. 저 때문에 마음의 짐을 얻은 분들이 계시다면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저, 또는 다른 분이 상처를 받지 않을까 조심하신 분이 있다면, 당신은 분명 따뜻하고 좋은 사람일 것입니다. 편안한 하루 되세요. 꾸벅
18/06/07 00:35
긴 시간 내어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말씀하셨던 다른 경험담 같은 경우엔 군대와 군 의료 시스템 자체의 문제라는 점에 저도 십분 동감합니다. 정황상 적지 않은 나이에 입대 및 훈련을 받으신 것 같은데, 실제로 군의관 동기들도 기초군사훈련 기간 때에 상당수가 무리해서 지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저만해도 그전보다 확실히 무릎도 시리고 발목도 좋진 않네요. 단체생활 + 부족한 짬 + 임전무퇴의 군인정신(?) 이 더해져서 소중한 몸을 상하게 만들게 되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또한 댓글에서 언급했던 '군병원의 경우에는 군의관의 역량 그리고 의지에 따라 보통의 대학병원급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곳' 의 숨겨진 의미는, 쏟아지는 환자/가짜환자에 지쳤거나 의욕이 사라져있는 군의관들이 있는 경우에는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물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곳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사실 그 점에 있어서 평범한 군의관을 비난하기에는 너무 비상식적인 수의 환자들이 하루에 몰려드는 감이 있어서 조심스럽습니다만, 보호자조차 변변치 못한 외로운 사병환자들또한 많은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감사하게 여기는건 제가 속한 곳의 사병 환자들이 대부분 군의료를 악용하려는 것이 아니었던 순수한 친구들이었고, 불편함의 정도가 경미할지라도 제가 그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 과를 전공하였으며 최소한의 보조 인력이 존재했다는 점입니다. 맹장을 전부 도려낸 수술을 했다고 하면 2번 하는게 이상하겠지만, 염증 때문에 부분적인 맹장 절제를 했다는 건 그렇게 비과학적인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제 분야에서는 비슷한 개념의 술식이 있거든요. 저도 기회 될 때 아는 외과의사들에게 물어보긴 해야겠습니다. 알지도 못하는 내용 논문 찾으러 들어가기엔 제 분야 찾는것도 귀차니즘 장벽이 커서 -_-;; 본의아니게 군 의료에 대한 트라우마를 더 끄집어내버린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네요; 앞으로 보다 좋은 치료를 받으실 수 있길 기원하겠습니다. 여러모로 생각도 많이 해보고 좋은 공부 되었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18/06/07 01:01
연두님 입장 십분 공감합니다!
트라우마까지는 아니고요!! 어차피 다 지난일이고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다보니까요. 오히려 오랜 시간 고민하시고, 배려해서 말씀해주시는게 너무나도 진정성있게 와닿아서 힐링이 되었습니다. 생각이 다르고 입장이 달라도 너도 나도 다 사람이거늘... 그게 아닌 대화를 많이 보다보니 상대적으로 힐링이되서요.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18/06/07 01:08
** 구글링 해서 관련 자료를 좀 찾아보았습니다. 나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위안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183543/ : 기존의 충수염 치료를 했지만 잔존했던 충수돌기에서 다시 염증이 생긴 케이스들에 대한 논문입니다. 이후에 온전하게 남은 충수돌기를 제거하고 끝난 것 같네요. 구글에서는 partial appendectomy 키워드로 검색해보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저 Stump appendicitis 의 치료가 다시 맹장수술, 끝. 이기 때문에 그 당시의 군의관분께서 한번에 위험을 감당하기보다는 부분 제거 후 문제 재발시 조기에 재수술을 결정하신 것 같습니다. 어느정도 키워드는 잡혀서 추가적으로 알아보시기 수월할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18/06/07 14:14
댓글 정독했습니다. 의사분으로서의 고뇌마저 느껴지는 글이군요. 사실 아프다고 찾아오는 환자들은 저마다 자기몸이 우선이지만, 그걸 매일같이 진료하고 수술하고 하는 외과의들은 그저 하나의 업무일 수도 있을 터인데도 의료인으로서 환자를 대하는 생각의 깊이마저 보입니다. 그런 태도, 정말 배우고싶네요. 나중에 제가 정말 신체적으로 위기인 상황에 댓글쓴분같은 의료인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18/06/06 16:03
몸이라는게 그때 잠깐 더 아프고 말면 괜찮은데, 잘못 대처해서 계속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골치 아프죠. 군에서 이런 경우가 많구요. 에구..
18/06/06 16:36
항상 느끼지만 제목 잘지으시네요 크크크
저도 맹장 수술 후에 그런 통증이 있었는데 몇년 후에 사라졌습니다. 사람이 다친부위는 좀 살살 움직이는데 장이라는 녀석은 그런 자비가 없다보니(??) 전날 과식하거나 하면 많이 아프더군요 저는 수술한지 10년쯤 됐는데 통증은 없습니다.
18/06/06 16:48
크론병이 주로 배에 가스찬거랑 통증을 호소하시는분들이 많은데 내시경해보시고 큰병원 4~5군데 돌아다녀보는건 어떨까싶었는데
제대하신지 4년이 넘으신걸로 아는데 크론병이 그렇게 오랫동안 멀쩡할리는 없을거같고 어쨋든 큰병원 4~5곳은 가보세요
18/06/06 18:11
저희 부대 바로 옆이 수통이라 자주 갔었더랬는데...
어느날 코골이 수술이 유행을 했고 코골이와 쌍커플 수술 인원을 (자원받아) 보냈었네요.. 복귀한 병사들에게서는 괴담만이 크크 수통은 종교활동하러 갔었는데 시원하고 좋았던 기억입니다
18/06/06 19:27
안그래도 코수술을 권해서 코수술을 했다가 제대후에 수술 3년만에 재수술을 받았어야 했다는 기사를 어제 읽었는데 성형수술을 권하고 자원받는게 특이한 일은 아닌가보네요. 무슨깡으로 군대에서 성형을...덜덜
18/06/06 19:48
당시에 내무반에서 코골이 문제이야기도 나오고
쌍커플의 경우 (제대로 안읽어서..) 여튼...꽤 많이 보냈습니다. 다들 공짜라니깐 가는 아이들이었는데.. 엄청 미안하네요... 수통 실력이 그렇게 안좋은지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18/06/06 19:30
제가 일병떄였다면 일단 부대 앞 병원은 못갔을거고
갔다면 배에 가스찬거다 -> 싸대기 맞고 욕, 갈굼 먹고 일 더 시킴 코스 였을겁니다. 아직도 제때 치료 못받아서 만성 통증이 되어버린 어깨랑 무릎이 욱씬 욱씬 합니다.
18/06/06 20:36
글의 방향이 좀 어긋난 것 같은데요.
초진한, 부대 근처 로컬 의사를 원망하는 글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하겠습니다만.. [나도 군 의료의 희생양이구나... 군의관 사람이야 좋아보였지만 결정적으로 내 몸은 희생당한거구나.... 그는 나를 그렇게 망치고 레바논을 간거구나...] 수술한 군의관에 대한 이 정도의 원망의 글은, 정밀검사 다 받고 나서 그 군의관의 잘못이 확실해 졌을 때 써야 할 수준 아닌가요. 군 의료의 문제까지도 아니고, 적으신 상황에서는 그냥 초진 의사의 잘못 밖에는 보이지 않는데요. 지인에게 묻고, 포털 검색하고 하는 선에서 그치지 마시고 꼭 정밀검사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18/06/08 20:51
동감입니다.
글쓴이가 제대후 다른 의사에게 정밀검사를 받지 않고 (댓글을 보니 자문은 받아본 것 같지만) 이런 글로 타인을 비판하는 것은 좋지 않아 보입니다. 그와 별개로... 무엇보다도 본인 건강을 생각하셔서 정밀검사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18/06/06 22:08
저도 하지정맥 수술하는데... 이효리 노래 틀어놓고 마취된 제 하반신에 그렇게 욕을 하면서 집도를 하더군요..
트라우마 걸려서 10년정도 병원을 안가고 살았다가 맹장터져서 입원했는데... 의사랑 간호사는 정말 친절하고 좋은분들이더라구요.
18/06/06 22:16
그리고 제 친구가 맹장수술후에 뭐가 잘못되서..정확히는 한 쪽 고환이 오리알만해져서(..) 다시 한번 수술했던 기억이 있긴 하네요. 그게 뭐가 잘못된건지는 모르겠지만;;
18/06/07 16:07
솔직히 군대에서 수술받는 사람들이 부러웠습니다
몸쓰는부대라서 하루하루가 힘들었는데 몇달씩 입원해서 푹 쉬고 매일매일 보험금도 두둑하게 나와서 전역전에 최소 몇백이상 벌어가고 평생 쓸데없이 건강해서 아무리 심하게 아파봤자 몸살감기 하루, 신나게 운동하다가 발목 삠 각종 입원및 수술경력 전무 군대에서 매일매일 몸쓰면서 신나게 구르다보면 한번쯤 어디 아프지 않을까 싶었는데 너무 멀쩡하더군요 전역하고 생각해보면 몸건강히 제대한게 참 운이 좋았던건데 크크
18/06/07 22:54
친숙한 닉네임의 게시글을 보려고 들어왔다 결국 할생각이 전혀 없던 핸드폰 인증까지 하고 저도 댓글하나만 남기겠습니다.
위에 연두님께서 댓글로 남겨주셨지만 현직에 일하는 사람 중 한명으로써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글이네요. 저는 지금까지 일하면서 한번도 환자에게 제 개인적인 연락처를 준적도 없고 아주 친한친구의 지인이나 부모님이 아시는분이라고 해도 질환이나 의료관련해서 저에게 물을게 있다고 하셔도 부모님을 통해 연락을 받거나 꼭 저에게 물어보고 연락처를 주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완벽하게 상황을 판단할 수 없는 환자의 입장에서 그것도 직접 진찰도 할수없는 전화나 메신저로는 절대 환자를 직접보는 의사만큼 그 상황에 대한 판단을 할수 없으며 또 어줍잖은 제 의견을 밝혔다 만약 제 의견이 잘못되면 그것만큼 불편한 상황은 없거든요. 저는 치료받으셨던 군의관만큼 책임감이 크진 않았지만 의사생활을 하다보면 기억에 남는 위에 연두님께서 말씀하신 [인생환자]라고 여길만한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으며 그 군의관에게 빛돌님은 분명히 그 [인생환자]였다고 생각됩니다. 의사가 일반 병원도 아니고 사병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준다는 것 자체는 절대절대 일반적이거나 쉬운 경우가 아닙니다. 보통 일반적이지 않은 질환이거나 빛돌님처럼 여러증상이 애매하게 혼재되있으며 흔히 할수있는 검사로는 원인이 어떤것인지 밝혀내기 어렵거나 힘든 환자가 많았으며 일반적이지 않기에 일반인이 생각하는것만큼 일사천리로 진단과 치료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만 결국 그런 환자를 우여곡절 끝에 치료하고 또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을때 정말 의사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이런 경험은 절대 많지 않습니다. 가볍고 흔한 질환은 흔한 질환대로 기억에 쉬 없어지기도 하고 또 의료인에게 감사를 표현해주는 환자, 보호자도 많지 않습니다..) 또한 이런 환자를 만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의사자체도 많이 성장하기도 하구요. 사실 같은 의료인이 보기에 그 군의관은 정말 직업정신이 투철하며 특히 군의관이라는 특이한 직책에서 개인적인 연락처를 남겨주고 저런식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빛돌님은 정말 운이 좋았다라고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 군의관이 만약 빛돌님의 이 글을 본다면 의사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을 자신의 기억이 누군가에게는 잘못된 치료를 하고 외국으로 빤스런한 파렴치한 의사로써 기억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직업적인 회의감이 들정도로 아주 속상할것같습니다. 아무런 상관없는 제가 느낀 감정도 위에 연두님이 느끼신 아프고 억울한 모르긴 몰라도 같은 종류의 감정일것 같거든요. 환자의 입장에서 빛돌님처럼 당연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의료의 영역에 한해 일반인과 의료인의 정보격차는 아주 크기 때문에 저도 항상 내가만일 환자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을 하지만 쉽진 않습니다. (항상 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외과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오랜만에 pubmed, ncbi를 검색해봐도 충수염을 두번수술하는 경우가 전혀 없는 의사의 오진이 만들어낸 결과물로 보기엔 힘듭니다. 진단이 늦어졌고 염증이 심하게 번진 일반적이지 않은 case에 대해 합리적인 치료였는가에 대한 대답은 저도 외과전공이 아니기때문에 쉽게 판단이 힘들지만 분명히 전혀 없는 case는 아닙니다. 저는 처음 방문했을때 오진을 했던 그 의사보다 구글링만 해보아도 전혀 다른 전공을 가진 제가 봐도 100% 없다고 확신할 수 없는 경우를 그런경우는 없다. 본인의 한정된 경험안에서 맹장을 두번수술할수도있어? 라고 확답을 내린 빛돌님이 아시는 지인 의사분이 오히려 저한텐 더 밉고 잘못됬다고 생각이드네요. 군 의료 시스템에 불신은 당연히 군대를 다녀오신분이라면 그리고 군의료 체계에서 근무를 했었던 저의 경우도 정상적인 시스템은 아니며 군의관의 역량에 따라 천차만별의 아웃풋이 나올수 있는 아주 잘못된 시스템이라고 생각되지만 그 안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환자를 위해 고민했을 그 군의관마저 몸을 망치고 빤스런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참 씁슬합니다. 심숭생숭해서 오늘은 혼자 맥주라도 한잔하고 자야겠네요. 꼭 빛돌님도 통증의 원인을 해결하고 쾌차하시길 바라겠습니다.
18/06/09 00:31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를 원한게 아니라... 저도 너무 민망하고 가슴아프네요...
괜한 짐을 드린 것 같아 면목 없습니다. 저한테도 정말 감동적이고 좋은 의미로 남아있고, 자리잡고 있는 의사 선생님들도 계시니 너무 상처 받지 마세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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