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퍼펙트 게임. 영어로는 Perfect Game, 일본어로는 완전시합(完全試合)이라고 불리는 이 기록은 사전적 의미로 27명의 타자를 단 한명도 진루시키지 않고 완벽하게 승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야구 역사에서 가장 보기 힘든 기록중 하나로 100년이 넘는 미국 프로 야구역사에서도 이를 달성한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리 리치먼드가 처음 달성한후 23번 나왔고, 일본프로야구에서는 후지모토 히데오
[1]가 달성한 이후 15번이 나왔습니다.
[2] KBO 리그에서는 아쉽게도 달성된 적이 없습니다. 1997년 5월 23일 OB전에서 26타자 퍼펙트로 막고 심정수를 포수실책으로 내보냈던 정민철의 노히트 노런이 퍼펙트 게임에 가장 근접했었죠. KBO 퓨처스리그까지 확대하면 이용훈이 2011년 한화 2군을 상대로 달성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프로에서의 기록과는 별개로 아마야구, 실업야구를 포함하면 한국에서 퍼펙트 게임은 몇번 나왔을 까요? 이 글을 작성하게 된 계기도 과연 얼마나 될까?하는 의문을 해소하고 싶어서 입니다. 따로 정리되어 있는 문서가 나오지 않아 일일이 찾아본 결과 2016년 7월 13일 기준으로 총 26번 달성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죠?
#2. 최초라는 수식어
한국 야구 역사상 최초의 퍼펙트게임은 언제 였을 까요? "기록"으로 남겨진 최초의 퍼펙트 게임은 1957년 10월 22일, 제38회 전국체전 중등부 준결승에서 대신중의 김상용이 동인천중을 상대로 9이닝동안 단 한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고 1:0으로 승리를 거둔 경기입니다. 중학야구 최초이자, 한국야구 최초의 기록으로 남았지만 아쉽게도 이날의 상세한 기록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최초의 퍼펙트 게임이 달성한지 1년 후인 1958년 5월 22일에 고교야구의 첫 퍼펙트 게임이 탄생합니다. 용산 육군구장에서 펼쳐진 제13회 청룡기 쟁탈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서울시예선에서 휘문고의 강남규가 서울공고를 상대로 퍼펙트 게임을 달성한 것이죠. 이는 한국 야구사에 기록된 두번째 퍼펙트 게임입니다.
1964년 9월 23일에는 실업야구 역사상 첫 퍼펙트 게임이자 한국야구사 세번째 퍼펙트 게임이 탄생합니다. 그 주인공은 크라운맥주의 투수 고순선이었죠. 서울 수유리에 위치해 있던 상업은행 야구장에서 열린 대통령배쟁탈 전국실업연맹전에서 철도청 야구단의 27타자를 상대로 9이닝 동안 탈삼진6, 내야 땅볼8, 내야플라이4, 외야 플라이7, 파울 플라이 2개로 깔끔하게 막아내며 1시간 36분 만에 퍼펙트 게임을 달성하게 됩니다.
대학야구 최초, 그리고 유일한 퍼펙트 게임은 1971년 6월 1일, 제 11회 전국대학야구연맹전 춘계리그 제8일째 펼쳐진 한양대와 동국대 간의 경기에서 나왔습니다. 한양대학교 투수 정기혁이 동국대 타자 27명을 상대로 공 91개를 던져 삼진 5개를 잡은 끝에 4-0 승리를 거두며 달성했죠. 이후 대학야구에서는 퍼펙트가 나온적이 없습니다.
아래는 한국 야구사에서 나온 퍼펙트 게임들입니다.(2016년 7월 13일 기준)
#3. 각종 기록들
- 1964년에는 3일 연속으로 퍼펙트 게임이 나왔습니다. 9월 23일에는 실업야구 고순선(크라운맥주)이 철도청을 상대로 퍼펙트를 기록했고, 다음날인 9월 24일 중학야구선수권에서 한장철(경상중)은 성동중을 상대로 퍼펙트를 달성합니다. 그리고 25일에는 김영덕(해운공사)이 조흥은행 타자 27명에게 1베이스도 허용하지 않으며 퍼펙트를 달성하죠.
- 동인천중은 역사에 남은 첫 퍼펙트 상대팀이었지만, 초등부 최초 퍼펙트 선수를 배출한 학교이기도 합니다.
- 한장철과 이길환은 일생에 한번도 하기 힘든 퍼펙트 게임을 두차례 달성한 유이한 선수입니다.
- 경상중학교와 선린중학교, 휘문고등학교는 퍼펙트게임을 2차례 기록한 팀들입니다. 반대로 퍼펙트 게임을 가장 많이 당한 팀은 어딜까요? 바로 철도청으로 1964년, 1972년 총 2차례 희생 당했습니다.
- 최연소 달성자는 이창호, 최고령 달성자는 이용훈 입니다.
- 퍼펙트 게임을 달성한 선수중 프로에서도 활약한 선수들은 김영덕(전 프로야구 감독, 1964년), 권영호(전 삼성 투수, 1973년), 이길환(전 OB 투수, 1973년, 75년), 이용훈(전 롯데 투수, 2011년) 등이 있습니다. 현재 프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윤대경(삼성), 김태훈(SK)이 있네요.
영광의 얼굴들. 이 그림에 현재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그리고 언젠가 프로에 올라올 아마추어 선수들의 얼굴이 채워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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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명 이팔룡, 부산 출생의 야구선수 입니다(1950년대에 일본으로 귀화했습니다). 퍼펙트 게임 달성 뿐 아니라, 단일시즌 최저 방어율 (0.73,1943년) / 일본 최초의 퍼펙트 게임 달성 (최고령달성 32세 41일) / 일본프로야구 최초 통산 200승을 달성 / 일본프로야구 통산 승률 역대 1위(.697) / 일본프로야구 통산 방어율 역대 1위(1.90) / 200승 투수중, 유일한 2자리수 패배(200승 87패) / 역대 최연소 감독(1946년, 25살)등 일본 야구 역사에 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죠.
[2] 2007년 달성된 비공식 시합 1경기 제외.
[3] 사진이 없는 선수들은 검색해봐도 당시 사진이 나오지 않아서 입니다. 윤대경 선수는 중학시절 사진은 아니지만 현역 선수라 넣었습니다.
참고자료 :
- 한국야구사(1999)
- 한국야구사연표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 나무위키
-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