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 시저!>는 1950년대의 헐리웃을 배경으로 영화사 ‘캐피털 픽쳐스’의 대표 ‘에디 매닉스’의 좌충우돌을 그리고 있는 영화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포스터에 그려져 있는 대로의 이야기는 전혀 아닙니다. 영화 속의 영화 <헤일, 시저!>의 주인공 배우 베어드 위트록이 납치되는 이야기가 있긴 한데 정확하게는 그 이야기‘도’ 끼어 들어간 이야기입니다. 동시에 ‘꼭 개봉해야한다!’를 내세운 카피라이트와도 상당히 떨어진 이야기고요. 그냥 딱 코엔 형제의 ‘실체는 없는데 점점 커져가는 소동극’ 스타일에 더 가깝다고 생각이 들어요. 동시에 ‘뭔가 괴상하게 꼬여버린 상황에 던져진 사람’이란 전형적인 코엔 형제 식 블랙코미디이기도 하구요.
이런 기본적인 코엔 스타일에 더해 코엔 형제가 이번에 드러낸 건 화려했던 1950년대의 헐리웃에 대한 애정입니다. 은막 뒤는 사기이거나 혹은 서커스에 가까운 무엇이고 (근데 정작 후반부에선 픽션이 현실에서 이뤄지는 블랙 코미디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 안에서 엄청나게 꼬여버린 사건들에 전전긍긍하지만 각종 사건 사고와 블랙 코미디가 난무하는 와중에도 영화와 영화 산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스콜세지의 <휴고>가 떠올랐습니다. 영화 감독으로서 역사의 한 부분에 대한 경의와 애정이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나레이션을 비롯, 구도나 연출 등에서 영화 속의 영화와 영화 자체의 벽을 넘나드는 연출이 인상적입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코엔 형제 식 블랙 코미디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서늘할 정도로 날카롭던 전작들의 ‘결’ 과는 상당히 떨어진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전작들의 이러한 점을 좋아하셨다면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겠네요.
P.S. 음... 제가 1월에 <헤이트풀 8>을 봤는데, 채닝 테이텀은 두 편 연속 캐릭터가 독특하네요.... 흠흠..
P.S. 2 실체 없는 헛소동 타입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이런 저런 서사를 연결하고 진행시키다보니까 영화의 분위기에 동의하지 못한다면 상당히 괴상한 작품으로 남을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어쩌면 해외 영화 사이트에서 드러난 평론가 층과 일반 관객층의 극명히 다른 평가가 이런 부분에서 드러난 거일 수도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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