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3/25 01:29:41
Name 아레치
Subject [일반] 주차 뺑소니 가해자 잡은 후기입니다.
안녕하세요 ^^ 자게의 글쓰기 버튼이 무겁다는것은 알지만
저도 이런저런 눈팅으로 여기 PGR에서 많은 즐거움과 도움을 받았는데요.
주차뺑소니를 당하신분들이 가해자를 잡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싶어
용기를 내어 후기를 남깁니다
편의상 경어체를 생략하오니 양해부탁드립니다 ^^
---------------------------------------------------------------------------------
1일차

오후 3:30 차 긁힘 확인(출고 1달된 신차)
블박메모리 12:30~3:30까지 데이터 확인(사람통행이 많은 장소라 주차영상이 엄청 밀려서 지워졌음)
가해차량 확인 불가능
12:30 이전에 사고시점 추정
11시에 차에 물건가지러갔었기 때문에 11시~12:30에 사고가 난것으로 추정
회사주차장 내 CCTV 11~12:30 시간대 우선 확인
그 시간동안 내 본인 차 부근에 주차를 시도하던 3대의 차중 박살난곳에 묻은 페인트색과
동일하고 유일한 그러나 주차가 상당히 미숙하게 본인차량옆에 주차하던 차량(A) 한대를 용의자로 지목
그러나 차량(A)는 얌전히 있다가 2:30에 빠져나간것이 본인차 블박에 확인되었으나
접촉의심 부위가 깨끗하기에 일단 경찰에 의심차량으로 신고

오후 7:00  퇴근 후 차 긁힘시점을 명확히 파악하고자
어제 밤 집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고 출근한 시점까지 아파트 관리사무소CCTV로
확인해본 결과 1일차 아침 출근까지 차가 깨끗했던 것을 확인 후
사고의심시간대는 9~12:30로 변경

2일차

오전 9:00 출근후 회사주차장 CCTV 재확인
오전 10시 차를 긁고 확인후 잽싸게 운전석으로 달려가서 그대로 도주하는 가해차량(X) 확인
그러나 회사주차장 CCTV는 노후화되어 번호 판독 불가
주변 차량 블박도 역시 시점이 1일지나있어
가해차량(X) 번호를 파악할만한 영상은 당시에 전무하였음 (절망1)
그리하여 경찰에서 회사밖 도로변 CCTV를 확인해보겠다함
      
오후 12:00 만약에 대비해서 데이터복원을 염두에 두고
본인차량 메모리카드외 가해차량동선에 있던 타 차량(B)의 메모리확보
그러나 B차량 차주가 메모리없이 운전하는것을 꺼려하여 새 SD카드를 사다주려했으나
마트는 휴무 근처 컴터가게는 16기가에 4만원을 부르기에 본인메모리카드만을 믿고
B차량차주에게 메모리를 돌려줌
      
오후3:00 지인들을 풀가동하여 번호판독이 힘들었던 회사주차장내
cctv를 온갖 포샵을 했지만 명확한 번호판독 불능(절망2)
      
오후6:00 경찰에서 회사주차장을 빠져나오고 난후 4가지경로중 3가지방향에서
사고시점인 10:00~20까지 가해차량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연락옴(절망3)

오후 7:00 귀가후 마지막희망이라 생각했던 블박메모리 자가 데이터복구 실시
프로그램 총 4개를 동원하여 스캔을 떠도 사고시점이전인 7~9시 시점은 복원이 되어도
사고시점 10시부터 12시까지만 희한하게 복원이 안됨...(절망4 포기할까 생각도..)
하지만 영상속 운전석으로 잽싸게 뛰어가던 가해자가 괘씸해서 멈출수가 없었음
이 작업으로 날밤을 샘....

3일차
      
오전 7:00 회사에 일찍 출근하여 미리 뽑아둔 지도와 대조 인근 CCTV를 모두 육안으로 확인 지도에 표시하고
CCTV 관리주체의 전화번호도 표기 CCTV가 없던 경로가 하나 있다던
경찰의 설명과 달리 모든 경로에 CCTV존재확인
전문데이터복구업체에 예약전화

오전 9:00 출근하던 B차량 차주에게 다시 접근후 메모리카드 빌렸으나 바로 어제 포맷했다함..
복구프로그램을 돌려도 역시 아무것도 나오지 않음...(절망5)
데이터복구업체 메모리카드 회수해감

오후 6:00 데이터복구업체 역시 그 이전 시점은 복원했는데 이상하게
사고시점만 복원이 안된다고 연락이 옴(절망6)

오후7:00 가해차량이 사고직후에는 CCTV를 피해다녔겠지만 주차장에 들어올때는
당당히 큰길로 다니지않았겠나 싶은 생각이 문득 들어서
경찰이 조회하지못한 사고 이전 시점인 9:40~10:00 로 조회해보고자
CCTV 관리주체에 경찰 입회하 CCTV 열람
      
오후8:00 가장 첫번째로 확인한 CCTV에서 9:50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가해차량과 차량번호 확인 (희열)


이하 후략합니다 ^^
----------------------------------------------------------------------------------
주차뺑소니를 당하셨으면 우선 사고시점부터 명확히 파악해야되는 것같습니다
저는 차를 꼼꼼히 안살피고 그냥 생각없이 타는 타입이라 긁힘이 언제 생겻는지 확인하는게 급선무였습니다.
이 사고시점 파악이 꽤나 시간이 걸리더군요
그 후 주변 모든 경로의 CCTV 유무를 확인하시면 가해자를 좁혀나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방범용 카메라외에 생각보다 많은 CCTV가 있었습니다(주정차단속, 폐기물무단투기단속 등)
저같은 경우는 모든 경로에 CCTV가 있다는걸 확인하는 순간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구요
절망6까지 경험하고도 말이죠 크크크
그리고 주차뺑소니사건은 한 경찰관께서 수없이도 많은 사건을 맡는 부족한 경찰력의 특성상
여기에 수사력을 쏟아부을수가 없는 현실인지라...
아무래도 차주가 발벗고 뛰어야 이게 일이 해결되는것 같습니다.
게다가 CCTV의 운영주체도 각기 달라서 전체 CCTV 현황을 파악하려면 차주가 직접 발품을 팔아야하는것 같구요 ㅠ

아무튼 제 운전경력 12년중 처음(!) 사고이자, 처음 주차긁힘이었는데 이번에 너무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꽤나 보람찼구요... 마지막 차번호를 확인하는 순간 그 희열은 정말이지 경찰분들이 사건해결하시면 이런
비슷한 기분이려나 간접체험하는 기분마저 들더군요 크크크

모쪼록 제 후기가 주차 뺑소니를 당한 피지알러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6/03/25 01:50
수정 아이콘
고생많으셨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도 전에 긁힘사고 때문에 세시간동안 비디오녹화를 돌려보셨었죠... 경미해서 용의차량까지 확인하고도 그냥 넘어가긴 했지만 cctv가 있어도 그놈의 사고시점때문에 미칠지경인데 일일이 찾아다니시기까지 했으니 고생보다 고초라고 해야겠네요..
Leeroy_Jenkins
16/03/25 01:58
수정 아이콘
아니..왜 후기를 생략하시죠?! 인실..이 제일 재밌는거 아닙니까!! ㅜㅜ
정 주지 마!
16/03/25 02:11
수정 아이콘
후기와 인실이 제일 재미난 부분입니다. 글로 안되시면 댓글로라도 써주심이...
16/03/25 02:17
수정 아이콘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글로만봐도 얼마나 열심히 찾으셨을지 짐작이 가네요;;
방민아이유
16/03/25 02:52
수정 아이콘
후기의 후기 기다리겠습니다
사이다같은 인실 기대합니다
아모르
16/03/25 03:21
수정 아이콘
인실x가 시급하지만 저도 당해보고 글과같이 해결본 입장에서 그냥 물피도주로 끝이라 차만 부서지고 내 멘탈과 시간만 나가고 그냥 수리받고 끝
가해자는 안걸리면 개꿀 걸리면 그냥 보험처리

시급히 법개정좀...
판사님
16/03/25 07:29
수정 아이콘
가해자도 잡히고 물피도주 고의 인정되면 벌점과 벌금이 나오는데 요즘은 벌금이 제법 됩니다.(몇백만원까지 나오는걸로)

경찰이야 일이 워낙 많아서 현실적으로 cctv를 전부 뒤져서 찾아봐주기 어렵고
정 억울하면 피해자가 직접 cctv확인해서 경찰신고해서 물피뺑 처리하는게 가장 최선인듯합니다.
아모르
16/03/25 14:16
수정 아이콘
닉값 인정합니다. 크
냉면과열무
16/03/25 07:47
수정 아이콘
사이다를 샀는데 왜 뚜껑만 열고 끝나는겁니꽈
피지알볼로
16/03/25 09:01
수정 아이콘
사이다를 샀는데 왜 뚜껑만 열고 끝나는겁니꽈 (2)
바닷내음
16/03/25 09:02
수정 아이콘
김샜어요 흑흑
16/03/25 10:46
수정 아이콘
크으 이분 비유법 제대로 배우신분
16/03/25 09:15
수정 아이콘
그 다음 이야기를 내놓으시오!!!
Dear Again
16/03/25 09:17
수정 아이콘
네... 고생하셨어요 ㅜ 그렇지만 주차 뺑소니란 용어부터 잘못 된거 같은데요.. 물피도주 정도로 수정하심이
냐옹이
16/03/25 10:41
수정 아이콘
전 이번에 자기 주차자리 확보한다고 제 오도바이 끌다가 넘어트린 후 튄 이웃주민을 잡았습니다.
마나나나
16/03/25 11:25
수정 아이콘
싸다 끊고 휴지가 부족해 덜닦은 기분 크크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제대로 멕이는 후기 기대
이진아
16/03/25 14:30
수정 아이콘
이하 후략합니다라니요 크크
어떤날
16/03/25 15:31
수정 아이콘
음.. 저도 얼마 전에 산지 8개월 정도밖에 안 된 차 옆에 찍혀서 무지무지하게 짜증났는데 (거의 티는 안 나긴 하지만 언제나 첫번째 상처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으니...) 거의 바로 파악했고 당시 바로 옆 차량이 유력하긴 했는데 블박에는 옆이 찍히지 않으니 심증만 있는 상황이라... 그냥 돌아왔었죠. CCTV 생각은 못했을 뿐더러 너무 추워서 이러니 저러니 하기도 귀찮아서..;; 그 뒤에는 세차하거나 볼 때마다 짜증나네요. 알고 보니 뒷문 쪽도 살짝 찌그러져 있고. 에휴... 둘 다 많이 티나는 게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근데 저런 문콕? 정도의 경미한 사고도 경찰서에 신고 접수가 되나요? 그리고 만약 가해 차량을 잡는다면 최소한 수리비는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네요. 전 안 될 거라고 생각하고 금방 포기했는데.. 글쓴 분 대단하세요.
판사님
16/03/25 16:05
수정 아이콘
잡으면 보통은 받을 수 있습니다.
원론적으로는 변상여부와 무관하게 처벌이 되지만
실질적으로는 변상안하면 그 이상으로 벌금을 채워주기때문에 보통은 합의서 받으려고 변상해줍니다.
(알아서 안해주면 형사배상제도같은것도 이용하면 괜춘합니다)
어떤날
16/03/25 16:43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드립니다.
근데요, 저 같은 경미한 상황이면 CCTV 있다고 해도 본인이 아니라 그 전부터 있던 거 아니냐고 잡아뗄 수도 있지 않나요? 그런 경우에도 방법이 있을지... 이미 지나간 일이긴 합니다만 앞으로를 위해.. ^^;;
판사님
16/03/25 20:39
수정 아이콘
충돌부위의 높낮이, 묻은 페인트색 등으로 입증을 하기위해 노력해야겠죠?
현실적으로 범퍼간 충격도 아니고 문콕정도라면 입증이 쉽지는 않을겁니다.
블박에 옆이 찍히지 않아도 문콕당할 정도면 제법 소리가 날테니
블박에 녹음된 소리 + 전후로 옆차에서 사람이 타고내리거나 차가 움직이는 장면
이런식으로 간접증거를 최대한 종합하는 방법이라도 써야할겁니다.
차에 사람이 타거나 옆차가 움직이는게 찍히지 않았다면 cctv화면과 블박 소리나는 시간을 대조하면 더 나을거고요.
커피는레쓰비
16/03/25 17:09
수정 아이콘
다음...다음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ㅠㅠ
어니언갈릭파스타
16/03/25 18:00
수정 아이콘
뺑소니아닌데요 재물손괴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285 [일반] 서유럽의 테러는 감소추세 [39] 달과별8384 16/03/26 8384 8
64284 [일반] 고급 유머 게시판의 필요성과 운영방법 [71] kien10019 16/03/26 10019 50
64283 [일반] [자작] 인생이 덕질에 방해된다(1) [4] 좋아요3540 16/03/26 3540 5
64282 [일반] 날히스토리아 - 관용의 조건 (1,2) [15] 6년째도피중3766 16/03/26 3766 14
64281 [일반] <헤일, 시저!> 보고왔습니다. (스포?) [2] 빙봉2632 16/03/26 2632 0
64280 [일반] [프로듀스101] 대격변이 일어난 3차 투표 결과 [191] Leeka12653 16/03/26 12653 0
64279 [일반] 악운의 상 [12] 카서스4732 16/03/25 4732 1
64278 [일반] 스베누 18000원 [40] 순규하라민아쑥12659 16/03/25 12659 4
64277 [일반] 광고컨텐츠를 팬이 퍼온것은 광고게시물인가 아닌가? [72] 삭제됨8886 16/03/25 8886 13
64274 [일반] 응급실#2 [12] 지하생활자5884 16/03/25 5884 22
64273 [일반] [진상] 중식당 서빙하면서 본 블랙리스트 TOP5 [44] 강정호10524 16/03/25 10524 15
64272 [일반] [번역] What's expected of us [18] 아무무5816 16/03/25 5816 8
64271 [일반] 인공신경망과 알파고 - 알파고는 어떻게 동작하는가?(3) [14] 65C027818 16/03/25 7818 6
64270 [일반] 쓰레기 처리를 한다는 것. [8] 토다기4794 16/03/25 4794 8
64269 [일반] 에릭남/DEANx개코/린/홍진영/엠버의 MV와 오마이걸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9] 효연덕후세우실4501 16/03/25 4501 0
64268 [일반] 출사 :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 29 (5. 문득 바람의 방향이 바뀌니) [43] 글곰5015 16/03/25 5015 58
64267 [일반] 주차 뺑소니 가해자 잡은 후기입니다. [23] 아레치15444 16/03/25 15444 10
64266 [일반] [프로듀스101] 대격변을 앞두고 하는 앞으로의 예상 [48] evene8072 16/03/25 8072 7
64265 [일반] 크루이프 어록 [12] Galvatron7710 16/03/25 7710 3
64264 [일반] 크림빵 뺑소니 사건 대법원 판결 확정 등(오늘의 사건사고) [14] 카우카우파이넌스7600 16/03/24 7600 14
64263 [일반] [해축] 요한 크루이프 사망 [34] Igor.G.Ne9240 16/03/24 9240 0
64262 [일반] "미국 이어 유럽 은행들도 러시아 국채 매입 거부" [5] 군디츠마라6289 16/03/24 6289 0
64261 [일반] '3월의 기적'은 캘리포니아의 풍요를 지켜줄 수 있을까? 사막 속 번영의 어색함 [13] santacroce7318 16/03/24 7318 1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