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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13 21:42
알파고의 학습방법이 기보들을 바탕으로 하고있으며, 알파고 본인끼리의 대국에서는 애초에 무리한 침투가 거의 없을거기때문에, 알파고가 약간 허점이 있는 형세에서도 본인집이라고 판단한 공간에 대한 침투수에 약점이 있는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되네요. 3국때의 하변 침투수에 대한 대처가 안일했던것도 큰그림상 어차피 이겨서가 아닌거 같기도하고, 4국때의 중앙 묘수에대한 대처가 완전히 실패한것도 그런 모양새의 연장선같기도 하구요. 애초에 사람끼리의 대결에서는 그정도 그림에서 사활을 거는 상황이 거의 없다고 봐야하니까요.
16/03/13 21:42
대충 오늘 보여 준 약점을 짚어보자면...
창의적인 묘수에 대한 대응이 완벽하지는 않다는 것. 또 불리한 상황(인간의 관점이 아닌 알파고의 판단)에서 역전을 이끌어 내는 능력은 생각만큼 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불리한 상황에서 끝내기로 접어들면 요행수를 던지는 경향이 있어, 끝까지 경합하려는 인간기사 보다 상대하기 쉬운 측면이 존재하구요. 근데 이게 사실 알파고의 능력을 뛰어넘는 수로 알파고를 몰아 넣어야 한다는 얘기라서... '알파고 보다 잘 두면 이긴다.'랑 같은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이번이 아니면 인간의 승리는 없다고 보는 입장이라, 이세돌 사범이 오늘과 같은 묘수로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했으면 좋겠습니다.
16/03/13 21:44
알파고가 불리할때 특히나 중후반에서 불리할때는 멘붕에 빠지는건 맞는거 같습니다..
다만 그 전에 중후반에 불리하다고 판정하고 멘붕에 빠지게 하려면;;; 오늘의 끼우는 묘수처럼 그 전에 분명히 추궁해야 됩니다..
16/03/13 21:46
네.. 불리해지면 약해진다는 건데, 그렇게 만들기가 너무 어렵네요.
무조건 오늘과 같은 회심의 묘수에 기대야 한다면, 승산은 여전히 알파고 쪽이라고 볼 수 있구요.
16/03/13 21:47
'이번이 아니면 인간의 승리는 없다'는 입장에는 심하게 동감합니다. 커제가 입은 털고있지만, 구글이 받아줄지도 의문이고, 중국진출 생각해서 받아준다 하더라도 성장한 알파고에게 커제는 한입 제물에 불과할거 같거든요. 그런의미에서 이세돌9단은 오늘 승리를 통해 '발전된 ai에게 승리한 최후의 인류'라는 상징성을 획득했다고 생각합니다.
16/03/13 21:55
지금버전의 알파고라면, 커제입장에서 본인급과의 대결 기보가 있으니 5판3승제에서 혹시 승리를 기대할수도 있을것 같지만, 이번 이세돌9단과의 기보가 저장되고, 더 업그레이드되는 알파고와의 대결이면 커제는 발릴것 같습니다.........
16/03/14 04:54
근데, 그건 별로 약점이 아닌게..
오늘 프로기사 해설들 들으셨을테니, 해설들 모두 알파고가 떡수 몇수 던지기 10~20분전부터 인간끼리의 대결이라면 이세돌9단의 승리를 확신하는 상황이라 했습니다. 즉 서로의 실력을 아는 인간 최고수들간의 경기였다면 이미 돌 던져도 이상하지 않은 게임 끝난 상황였죠. 다만 알파고이므로 혹시 모른다 했던건데 알파고도 그 정도로 굳어진 상황에선 별 수 없었던 것입니다.
16/03/13 21:44
제 생각에는 알파고는 상대를 엄청나게 고수로 단정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어떤 수가 들어왔을 때 이미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버린거죠. 그래서 이세돌 9단이 그 중간 수를 두었을때 우리 인간은 '어찌어찌 잘하면 살아나가겠는데?' 라고 생각했지만 알파고는 그 한수로 이미 안의 백은 다 살아버린거죠. 상대가 최상의 수로 둔다면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에요. 거기서부터알파고가 꼼수를 하나씩... 결국은 최강수를 두어야 이기지 않나 싶습니다. 바알못이지만 실리를 먼저 챙기고 상대 세력을 부신다고 하던데 그게 이세돌 9단의 장기라고 하더라고요? 내일도 그렇게 덤비지 않을지?
16/03/13 21:58
최후에 알파고가 둔 수들은 상대 실수를 바라는 꼼수가 맡는대, 이세돌9단의 수는 꼼수가 아니었습니다. 앞으로의 전개와 수상전이 어떻게 변화될지 한치앞도 예측하기 힘든수였고, 알파고가 잘 대응한다고 무조건 죽는돌은 아니였어요.
16/03/13 22:02
알파고가 꼼수를 둔다고 표현한건데 글을 잘 못 썼나보네요. 수정하겠습니다 크
이세돌 9단의 돌이 살거라고 예상하고 여기저기 꼼수를 두지않았나 싶어요
16/03/13 21:46
오늘 발견한 약점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수를 둔다는 점 같습니다.
알파고를 상대로 이기고 있는 상황을 만드는건 전적으로 기사의 몫인데 이 부분에서 딱히 약점이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1, 3국에서 변칙공격 등을 해봤지만 딱히 소득을 얻은게 없었습니다. 오늘의 78수 이전까지 알파고 승리 확률이 70%정도였다는 점은 반대로 패배할 확률도 30%나 있었다는건데 그 중에 하나의 선택을 이세돌9단이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국의 시간대별 알파고의 승률 리포트를 공개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16/03/13 21:53
변칙 공격이 문제가 아니라
변칙 공격의 대응책이 유일무이한 수순이고 그 수순이 떡수처럼 보여서 알파고가 후보군으로 올릴수 없는 수여야 합니다.. 이번 대전을 보고 놀란게 바둑이란게 생각외로 다양한 대응책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실은 정석 이외에 다른 수순은 망한다는 고정관념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그걸 이번에 알파고가 많이 깨준거 같습니다... 다만 그래도 바둑에는 외길수순이 있는 케이스는 많이 있고 그 케이스가 떡수처럼 보여서 직관적으로 찾기 힘들다면?? 알파고는 절대 못 찾을꺼라 믿고 싶네요;;
16/03/13 21:48
오늘보니 알파고가 승률 50% 미만이 되면 계산해보면 자기가 점점 불리해지니 막 던지는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다 죽은돌을 이어갈때 바알못인 저도 왠 쓰레기수를 두는건지 싶었네요.
이세돌이 유리하게만 이끌어나가면 알파고도 문제점을 드러낼 것 같습니다. 이전까진 이세돌이 유리했던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 4국에서 이세돌이 유리해지니 정신줄 놓는 느낌이었습니다.
16/03/13 21:51
뭔가 알파고를 보면서 사이버포뮬러 신의 오가를 보는 느낌이 듭니다.
자신만의 완벽한 길을 알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완벽한 주행이나 의외성이 발생하면 쿨하게 포기하던...
16/03/13 22:01
알파고가 승률이 낮다고 판단할 경우에 초보적인 수를 두는 약점을 보이긴 했지만
그러나 오늘 중계에서도 봤듯이 승률이 50%이하로 떨어졌다고 한 87수 이후에도 역시 계산능력 하나만큼은 엄청 정확합니다. 특히 흑 131수 이건 정말 엄청난 노림수였습니다. 대부분 해설진들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한.. 이 9단이 조금만 잘못 대응했어도 완전 말아먹을뻔한 상황이었습니다.
16/03/13 22:06
흑 131수를 정확히 확인하진 않았지만, 아마 좌변쪽 노림수였을거 같네요. 그전에도 똥수를 던지다가도 좌변 노림수를 던지기도 했구요.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이지만, 형세가 기운 상황에서 일부러 똥수몇개 던지다가, 어설프게 정상적인수 하나 던지고, 그다음에 진정한 노림수(똥수를 가장한)를 던지는 패턴까지 알파고에 있다면 다시한번 소름돋을거 같습니다...
16/03/13 23:22
그 점도 있지만, 알파고가 실수를 하기 시작하는 순간(87수 였나요?) 즈음의 판세를 보면...
전체적으로 중요한 자리가 전체 판에 널려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좌변도, 우변도, 하변도, 중앙도 다 손봐야 하는 상황. 인간들끼리라면, 이런 경우에 그냥 일감으로 한 군데를 손보겠지만, 알파고의 입장에서는 그 모두가 거의 비슷한 가치를 지닌 착수점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말하자면... 가장 중요한 한 점만 있을 때의 가치값이 100이라 치면, 두 점이 되면, 가치값이 한자리수인 곳은 다 버리고, 추려냈을 때, 70:30이라면, 당연히 70에다가 두고, 50:50 정도라면, 좀더 계산해본 다음에, 0.1점이라도 높은 곳에 둘텐데, 10점 이상이 되고, 거의 비등하게 중요한 착점이라면, 점수의 분포는 전부 한자리수일테고, 이쯤 되면, 진짜로 중요하지 않아서 한자리수의 점수를 받았던 곳과 비교가 안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거죠. 몬테카를로 트리 서치 방식에서는, 가지수가 너무 많을 때에는, 대략적인 평가를 통해 평균이하는 쳐내고 나머지만 추려내는데, 만약에 평균이하를 쳐내는 과정에서 그 차이가 너무 미묘해서, 진짜 중요한 곳을 앞 단계에서 버려버렸다면? 사실은 선택하지 말아야 할 악수를 최선의 수로 [착각]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구글이 발표한 논문을 보면서... 그냥 머리속으로만 대략적으로 생각해본 내용이었는데, 왠지 이세돌 9단이 해낸게 아닌가.. 마.. 그리 생각을...
16/03/14 04:24
가치 판단하는 과정이 밸류 네트워크+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으로 알고 있습니다.
밸류 네트워크에서 말씀하시는 부분은 해결되지 않을까요?
16/03/14 10:13
앞쪽에서 말한게 밸류 네트워크의 단점을 말씀드린겁니다.
'가치값'이라고 쓴건, 밸류 네트워크라는 말이 이 분야에 문외한인 분들이 보기에 의아할 수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해서고요. 알파고의 밸류 네트워크는, 착수 가능한 모든 점들이 각각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인데, 밸류 네트워크 상에서의 가치값이 높은 지점이 여러 군데가 비슷비슷하게 나타날 때 나올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한거죠. 그 지점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알파고가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예측입니다.
16/03/14 04:34
정확한건 프로기사들과 알파고 제작자들이 같이 논의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전 78수부터 87수가 놓일때 까지 진행에서 알파고가 수들의 가치를 잘못 판단했다고 생각합니다. 즉, 인간의 언어로 말하자면 수읽기를 잘못한거죠. 그로 인해 7~8수 진행 동안 승리가능성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책정되었고, 그 형세판단하에 쉽게 가는 완착마저 섞이는 바람에 승패가 뒤바뀔만한 손해를 본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간 알파고를 접해본 이세돌9단 입장에선 어? 이 정도는 알텐데, 어? 몰랐어도 이 정도에선 파악할건데..라고 생각해서 버그성이란 표현을 쓴 듯 합니다. 제가 보는 알파고는 다음과 같습니다. 알파고도 완벽한 수읽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 상황 새로운 형세판단과 매우 넓고 깊은 수읽기를 하기 때문에 손해보는 수읽기를 하더라도 몇 수만에 그 손해를 완화할 유연한 대응을 하는 것이 강점인데 누가 봐도 알파고가 유리한 형세에서 급격하게 판세가 뒤바뀔 만한 오늘과 같은 타개국면등에선 그 몇 수만에 순식간에 뒤집힐 수가 있다. 즉, 인간의 실수와 비슷한 면도 갖고 있고, 그 실수를 완화시키는 능력이 인간을 훨씬 초월하는게 강점이지만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이게 뭐 딱히 약점이라 볼 수는 없다 생각하고 다만 알파고의 강점이 십분 발휘될 운영으론 극히 힘들고 승리를 장담은 못하지만 가능성을 위해선 오늘과 같은 운영이 필요하다 정도.
16/03/14 04:56
외길수순만 되고 그 외에는 망하는 케이스일 경우 알파고가 잘 대처 못한다는 부분에서 동감합니다..
말씀하신데로 생각해보니 밸류 네트워크 쪽에서도 자연스럽지 않은 행마들이 외길수순인 판세에서는 이후 상황에 대한 가치 판단이 안될듯 합니다.(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은 확률이라서 당연히 안될꺼구요..) 개인적으로는 알파고의 이번 대국들을 보면서 외길수순이라 생각되는 많은 케이스에서 쉬운 행마로도 다르게 보면 수가 나는 상황이 매우 많다는 점에서 감동받았습니다... 4국에서는 쉬운 행마로는 해결이 안되는 상황이 만들어진거라고 생각하구요...
16/03/14 07:43
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의 알고리즘에 의해 당연할수도 수도 있는 것을 버그라고 표현했을 뿐,
인터뷰를 보면, 따로 분석하지도 않았음에도 대국시의 느낌만으로도 상당히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듯 합니다. "자기가 생각하지 못했던 수가 나오면 일종의 버그 형태로 몇 수가 진행된다. 생각 못했을 때의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요약하자면 1.인류중 이세돌만이 정확하게 읽을 수 있을 정도의 고난이도의 수순이면 알파고도 실수할 가능성이 존재하며, 2.그 수순이 아니면 단 몇 수만에 판세가 크게 달라질 벼랑길이면 알파고가 실수를 강점으로 만회하기전에 충분한 이득을 챙길 수 있고, 3.여기에 형세가 뒤바뀔 정도라면 완착마저 가미되어 추가로 더 큰 손해를 본다. 이 정도네요. 어찌보면 이세돌9단의 버그표현이 적절할 수도 있는 것이 생각을 좀 해보니 알파고의 학습에 의한 기력강화 외에도 보완할 방법이 있네요. 2.의 경우에 벼랑길의 높이에 따라 장고를 하게 하여 수읽기 착오 가능성 및 지속 가능성을 줄이고, 3.은 벼랑길로 일단 진입한 후엔 무리수나 완착을 배제하도록 형세 50:50의 모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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