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글쓰기이벤트 모음
14회차 - PGR21
13회차 - 여행
12회차 - 의료인
11회차 - 성탄절
10회차 - 추석
9회차 - 휴가
8회차 - 가정
7회차 - 인문사회
6회차 - 이해
5회차 - 추억
4회차 - 감사
3회차 - 지식
2회차 - 키배
1회차 - 자유주제
Date
2015/10/31 11:24:51
Name
맥쿼리
Subject
[일반] 고속버스 부처.
새벽에 고속버스에 올라 탔습니다. 잠시 후 배가 꾸르륵 합니다. 아침 많이 먹었는데 왜 그럴까 싶었죠.
배가 많이 아픕니다. 아침밥으로 그저 햄과 시래기국에 식빵 조금 먹고 우유와 베지밀을 섞어 마신게 다인데..
일단 침착하자. 고통쯤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다.
는 개뿔...상상을 초월하는 분출의 압박이 밀려옵니다. 사람 의지로 생리현상쯤은 쉽게 막을 수 있다고 봤는데 간당간당한 상황이
오니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참고 참을 수록 강도가 점차 강해집니다.
'이게 안되는거였나? 그럴리가?'
그것도 도착시간 1시간 이상 남은 고속버스에서 사람들도 많이 있는데?
커뮤니티에 이런 상황글 올라올때 마다 웃겼는데 실제로 닥치니 아주 아주 심각하고 진지합니다. 진짜 1초라도 힘을 빼면 다 쏟아질거
같습니다. 처음 맛보는 신세계였고 아니 버스엔 이런 위급상황을 대비한 시설이 없다는 사실은 저에게 가츠보다 더한 절망감을
안겨 주었습니다. 이대로는 앞으로 10분을 버티기 힘들거 같아요. 안에서 폭룡이 꿈틀대는데..
버스 기사님께 가다가 휴게소에 내려달라고 해야되는데 일어서지도 못하겠고, 가는길 딱히 세워주지도 않을거 같고 해서 일단 침착하게
노래를 들었습니다. 발라드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고, 댄스음악은 비트음이 묘하게 제 몸을 울려서 역효과고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것도 잠시고,그래 딴 생각을 하자. 몰두하자...디아블로!! 그래 템파밍하던 거..
악사....확산탄, 다발...푸슉푸슉...시원하게 광역딜하는 생각이 제 뉴런을 자극하고 저도 모르게 시원하게 쾌변하는 상상을 순간
해버렸죠. 저지선이 순간 꿈틀꿈틀...초인적인 힘으로 계속 참습니다. 도착까진 아직도 30분은 남은거 같고 순간적으로 자기
합리화를 시작합니다. 이 변동성을 줄일 방법이 없네요.
'아니 못참겠는데 어쩌라고? 버스에 탄 사람들 평생 볼 사람도 아니고 냄새 좀 참으면 되는거 아닌가..그동안 죽기살기로 버텼는데
최선을 다했으면 된 거 아닌가?'
'장에서 소화물이 움직이는 추이와 분당 꾸르륵 거리는 거래량을 바탕으로 지금 쌓인 볼륨을 유추해 보면 여기서 만약 최후의 지지라인이
무너지면 나올 실망매물은 대략 100g정도겠지만 폭풍설사라 확산범위가 넓어진다. 그렇다면..'
네..버스안에서 처리하기로 맘 먹은거죠. 방법이 없습니다. 절망의 끝은 포기, 그리고 나락이죠.
더 참을 수 없었을까? 회상해보면 99.9% 불가능했습니다. 버스 젤 뒤 다섯자리가 비었더군요. 됐다.
그 구석에 가서 쌀래요. 봉지같은거 없으니 그냥 바닥에 할랍니다. 나중에 기사님께 버스 청소비 드려야죠.
그런데..그 위치 근처 자리 처자분이 상큼합니다. 저 처자에게 테러를 가할만큼 내가 저속적이고 야만적이었던가?
잠시 끊어졌던 이성의 끈이 연결되고 자리로 돌아와 핸드폰을 봅니다.
30분..못참아요. 내 속에 있는 폭룡이 최고다!! 그냥 참다가 제 자리에서 클로징해야죠. 고생했다.
그러다 프렌즈팝이라는 겜이 있더군요. 이거라도 잠시 하자.
하다보니 도착했네요??? 진짜 절망의 끝자락에 있었는데 기적이었습니다. 하하.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