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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1/12 20:16
유게에서 보고 어찌되려나 했는데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네요.
해당글에서 윙컷이 뭔지도 알아갔지만 막줄의 날개를 잘라야겠다는 그래도 좀 섬뜩 ..-_-;
15/11/12 20:42
반쯤은 포기하고 있었는데 해결사 동생님들이 도와줘서 해피엔딩으로 끝났네요.
윙트리밍 안할거면 하네스라고 개줄처럼 옷같은거 입혀서 끈으로 달고 다녀도 되는데 대다수의 앵무새들이 이걸 엄청나게 거부합니다. 저희집 새는 목에다가 고무줄 하나 걸어주도 온갖 발광을 떨어대서... 집 밖에 안데리고 나가면 윙컷은 사실 필요가 없긴한데...(그래도 뇌진탕 위험은 있지만요. 이방 저방 날아다니다가 유리창에 머리 콩콩 부딪힙니다.)
15/11/12 20:17
앵무새를 되찾으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저희 아이가 키우던 골든체리 앵무새는, 너무 시끄럽게 울어서 잠깐 현관문 밖에 내놓은 사이에 직접 문을 열고 탈출해서 다시 돌아오지 않았어요... 딸아이가 너무 서럽게 울었는데, "자유를 찾아서 날아갔단다"라고 애써 달래주며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사실은 시원 섭섭했어요... 새 키우는게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거든요. 똥을 얼마나 많이 싸는지. 얼마나 소리를 짹짹 질러대는지, ㅠㅠ (애완동물 코너에서 보는 애완동물이랑 직접 키우는거랑은 완전 다른듯) 지금은 "베타"라는 물고기를 키우는 중인데, 정말 관리하기 편한것 같아요! 사랑하는 새랑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15/11/12 20:46
어렸을 적 어머니가 백구 팔아버리고 줄 끊고 도망갔다고 말씀하셨는데...
차라리 자유를 찾아서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해주시지. 원래 털 달린 짐승들은 보기엔 귀엽지만 기르기에는 정말 까다롭죠. 저도 키우기전에 일년간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했는데도 여간 귀찮은게 한두가지가 아니네요. 그래도 귀찮음보다는 기쁨이 더 커서 키우지만요. 새보다는 개가 훨씬 손이 많이가고..그리고 아무리 동물이 손이 많이 가봤자 육아만 하겠습니까.. 두가지를 병행하는건 정말 힘든거 같아요. 제 친구도 애 둘 낳으니 3년 정도 기른개를 눈물을 머금고 입양보내더라구요.
15/11/12 21:20
저는 사실, 생명을 키우고 싶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그것들이 우리보다 먼저 죽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가 어릴 적 갯벌 여행 갔던 곳에서 물고기를 얻어온 적이 있어요. 그 물고기와 딸아이가 잠깐이지만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차에 싣고 오는 도중, 참 덧없게도 죽어버리더군요. 딸아이가 며칠을 울었는지 몰라요. 위로도 전혀 통하지 않구요. 아파트 앞 나무 밑둥에 작은 무덤을 만들어서 묻어줬는데, 5년이 지나 9살이 된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잠깐 만나 추억을 만든 물고기도 이럴 정도인데, 하물며 애완동물은 어떨까 싶어요. "예정된 죽음과 이별"을 알면서도 씩씩하게 애완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이 부럽습니다.
15/11/12 21:34
공감합니다.
내가 잘못 키워서 생명 하나가 천수를 누리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키웠는데 허망하게 떠나버릴때 상실감은 겪어본 사람만 알겠지요. 누군가에게는 그깟 새 혹은 강아지 햄스터 물고기 여러가지가 있겠지만서도...정이란게 그만큼 끈적 끈적 한거 같아요. 전 성격이 무덤덤한 편에 속하지만 만약 이 새가 죽으면 다시는 혹은 아주 오랜시간동안 반려동물은 못 키울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무새는 잘 키우면 오래 산대요. 자연에서 사는것보다 사람손에서 사는 새들이 평균 수명이 더높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좋은 주인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잘 키워보려구요. 그나저나 짝을 지어주긴 해야 되는데... 소음 두배 똥 두배를 어떻게 견딜련지... 누군가 애완동물 기른다고하면 정말 심사숙고해서 다시 생각해보라고 할겁니다.
15/11/12 20:32
아이고 돌아와서 다행이네요. 저게 앵무새에게 온전한 자유라면, 안타깝겠지만 그래도 자유를 찾아라 하겠지만...
저러고 나가면 온전히 살긴 어렵겠지요. 오래오래 잘 키우시길 바라겠습니다.
15/11/12 20:48
24시간을 못버틸겁니다 아마...
제 눈앞에서 까치한테 열심히 파운딩 당하는 새를 보고 자연의 섭리를 깨달았어요. 원래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무리 지어서 사는 앵무새인데... 저와 함꼐 한 30년..아니 20년만 동고동락하면 고향으로 데리고 가서 자유를 찾게 해줄 생각인데...
15/11/12 20:35
해피엔딩이라 다행입니다.
저도 10년쯤 전에 회사 옥상에 데려가 일광욕 시키다가 날린 적이 있지요. 날리면 다시 되돌아오곤 했던 녀석이 그날 따라 불어온 바람을 타고 훨훨 날더군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20미터쯤 떨어진 모텔 지붕으로 날아갔기에 사정 이야기 하고 올라갔더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지붕 끝에 딱 붙어 울며 절 찾더랍니다. 바로 집에 가서 트리밍부터 했지요.^^
15/11/12 20:49
전에 쓴 글 댓글에도 남겨주신 말씀이셨는데 ㅠㅠ
역시 닝겐은 미련하고 우매한 동물이라 직접 경험해보고 피를 봐야 깨우치나 봅니다. 저도 내일 커트 할려구요. 까치한테 쫓기면서도 제 주위로 날라와서 이게 날 인식은 하는거 같은데... 결국 옥상에서 재회하다니...
15/11/12 21:36
나무에 올라간 순간 에이 그냥 어떻게든 다시 내려오겠지 싶었는데
과정은 생각한거랑 달랐지만 어쨌든 구해 냈으니...그냥 웃자고 쓴 글이 됐네요. 정말 간만에 똥줄 제대로 탔습니다.
15/11/12 22:28
벌써 그게 몇년이나 지났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만약 해가 떨어지고 어둑어둑해져서 텐트를 치고 노숙을 했더라면 정말 새로운 신화를 썼을지도... 감사합니다.
15/11/12 22:50
11월 12일 목요일 오후 1시 놀이터
결국 최후의 방법을 쓰고 말았다. 전문가의 손을 빌리기로 했다. 전화를 해보니 4~5만원 달라고 한다. 아 내 피같은 돈 내 돈 내 돈... 이미 시원이를 잡으려고 대략 치킨 한마리값이 소요됐다. 11월 12일 목요일 오후 1시 반 놀이터 머리가 벗겨진 조류사육사 아저씨가 왔다. 언뜻 보기에도 20년 아니 30년간 앵무새를 포획하셨을 것 같은 달인의 풍모가 느껴진다. 어깨에 메고 온 저것은 대형 새그물이다. 저것이야 말로 내가 찾던 바로 그 청령언월도다. 사실 새그물을 사고 싶었는데 저 그물은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밖에 없어서 동네 만물상에서 산거다. 내 육천원이 새그물 속으로 날아갔다. 그물을 잘 보니까 무슨 거미줄 같기도 하고 막 잘 짜인 저인망 그물 같은 느낌도 든다. 작업복을 입은 아저씨가 마치 멕시코만을 조각배 한척을 타고 고래와 일기토를 뜨는 산티아고처럼 보였다. 순간이지만 갑자기 돈이 아까운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래 저 망할놈에 앵무새만 잡아준다면... 11월 12일 목요일 오후 1시 40분 놀이터 아저씨 잡아주세요. 화이팅! 11월 12일 목요일 오후 1시 43분 놀이터 아저씨 제발 잡아주세요... 더 힘차게 던져주세요. 11월 12일 목요일 오후 1시 45분 놀이터 아저씨.....
15/11/12 22:55
119를 불러볼까도 생각했지만...
제가 생각해도 안그래도 바쁘신분들한테 새잡아달라는 얼토당토 않는 헛소리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접었고 친구들중 누구 드론 가진애 있으면 불러다가 어떻게 해볼까 생각했는데 날아다니는 속도가 비둘기보다 빨라서 포기하고 텐트 칠 생각했습죠... 전문가 다 필요없어요.. 작고하신 윤무부 박사님 정도는 모시고 와야되는데 ㅠ
15/11/12 22:29
동네 주민들과 어른들과 꼬맹이들이 제 미친짓을 두시간넘게 라이브로 감상하셨습니다.
밤에 그 공원에서 농구하면 시끄럽다고 민원제기 들어오는데... 아마 해떨어지고 제가 그 앵무새 계속 불렀다면 시끄럽다고 경찰이 출동했을지도...
15/11/12 22:30
이래서 소년만화가 중요합니다.
동료 그것은 그 어떤것보다 중요합니다. 오늘 다시한번 동료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고마워 친구들아 특히 마이쮸 빈통 계속 주워다준 5살 아이야. 다시만나면 맛있는 바나나 우유라도 대접하고 싶구나.
15/11/13 00:04
글을 맛깔나게 쓰셔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새를 영영 잃어버렸다..가 엔딩이 될까봐 조마조마 걱정 하면서 봤는데 다행이네요. 기린님을 두 시간 동안 고생시켜 놓고 혼자 해맑은 시원이 사진도 이쁘네요. 크크.
15/11/13 01:03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날아가버린 새들은 찾기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새가 주인닮아서 그런지 명줄이 기네요. 너무 해맑습니다. 까치한테 쪼였는데 다친데가 없어서 다행입니다. 까치 정말 무섭습니다. 깡패에요 깡패..
15/11/13 09:40
화장실과 비교 할 수는 없겠지만 순간 패닉과 짜증은 또이또이 한거 같았습니다. 벌써 몇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많이들 기억해주시네요. 동생은 화장실 변기빼고는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습니다.
15/11/13 15:35
마이쮸 하나 사먹어야 겠네요. 통으로 나오는줄은 몰랐어요.
근데 너무 가벼워서 맞아도 안날라가겠다 싶었는데 왜 저는 흙을 담을 생각을 못했던걸까요 크크
15/11/13 15:40
처음에 데려올때랑은 다르게 밥주는 시간도 살짝 불규칙적이고 청소하는 주기도 조금씩 느려지는 못된 새주인이 되는거 같습니다만...
저 생명이 믿고의지할데가 세상에 저 밖에 없는데 잘해줘야죠. 옥상에서 푸드덕 날라갔다가 다시 제 손으로 날아왔을때 그 순간만큼은 아주 살짝 감동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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