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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1/11 05:15
서머싯 몸 정말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수많은 인간과 그 각각의 인간성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도 탁월하거든요.
'달과 6펜스'를 읽으셨다면 '면도날'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세상의 눈과 평가를 무시하면서도 자기현시욕구가 굉장했던 이중적인 -그래서 흥미로운 캐릭터인 고갱(스트릭랜드의 모델)과는 달리, 면도날의 주인공 래리는 세상과 속물들이 아무리 더럽히려해도 물들지 않고 오히려 세상 속으로 은거해 버린 기이한 캐릭터입니다. 래리 말고도 흥미로운 인물들이 잔뜩 나오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들이 정말 재밌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길~
15/11/11 10:18
허 신기하네요 PGR말고 다른 작은 커뮤니티에도 똑같이 올렸는데 거기서도 면도날 추천하는 댓글이 첫플로 달려서... 크 같은 분은 아니신거 같지만.. 아무튼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겠네요 바로 다음에 읽어보겠습니다 흐
15/11/11 05:16
이게 이런 소설이었군요. 이야.... 좋은 데요?
어렸을 적에 이영하씨와 김미숙씨가 부부로 나오는 뉴욕스토리였나...?? 하여튼 교포에 대한 드라마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이영하씨가 일탈을 하는데, 그 이유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하여튼 나중에 김미숙씨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뭔가 무의미한 인생에서 벗어나 꿈을 꾸고 싶었다' 라고 했더니 김미숙씨가 '난 세탁소하는 게 뭐 엄청나게 재미있어서 하는 것 같아? 꿈은 당신만 있나?' 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어요. 저한테 뭔가 인상깊었는지 수십년 지나고도 기억이 나는 장면이죠. 스트릭랜드씨 역시 꿈 없는 사람들이 만든 열차를 타고 음식을 먹느니만큼 혼자서만 너무 다른 척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은 합니다만, 그래도 순수한 열정은 인정해야할 것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5/11/11 06:40
재미있네요.
그런데 사실 세탁소처럼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살면 내꿈이 뭐였는지 잊고 살게 됩니다. 드라마속의 이영하씨처럼 꿈을 계속 꾸어야 내꿈으로 남지요.
15/11/11 10:24
아... 저도 스트릭랜드처럼 가족 내팽개치고 꿈타령 하는건 별로에요 크 다만 꿈을 추구하는데 따르는 위험성에 대해서, <그것이 가치가 있기 때문에 무릅쓴다>가 아니고 <나는 이거 안하고는 살 수가 없다>라는 태도가 그럴듯했습니다. 직업과 가족을 버린 것에 대한 위험성보다 그림을 안그리고 사는게 나한테는 더 위험하다는 식의? 흐
15/11/11 12:26
예 저도 그 부분을 제일 높이 샀습니다. 다만 그걸로는 조금 부족해보이는 것이, 스트릭랜드가 만약 신천지에 귀의해서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면 우리가 상당히 다르게 받아들였을 것 같아요. 뭐랄까, 우리가 예술이라면 한 수 접어주게되는 심리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15/11/11 12:51
추구하는 목적이 우리가 어떻게 평가하는 가치인지에서 갈린다고 봐야겠죠.
사실 이거 안하고는 살 수가 없다 나도 내자신을 어찌할 수 없다는 이야기는 마약, 알콜, 도박중독자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추구하는 건 우리에게 아무 도움이 안되는 유해한 목적이기에 우리는 그것을 중독이라 부르죠. 도움이 되는 경우에는 열정, 그런데 그게 지나쳐 유해성이 생기면 다시 중독이란 말을 붙입니다. 일중독 처럼....
15/11/11 18:30
아... 바로 그겁니다... 큭 그게 제가 생각하는 꿈의 본질입니다 마약,알콜,도박중독이나 다를바 없는 열정이되 다만 결과가 좋기 때문에 사람들이 포장해 주는...
15/11/11 06:24
상당히 공감가는 내용인데요. 흐흐.
(물론, 저에게 폭력에 가까운 개인의 일탈을 다룬 책 중에 가장 충격먹었던건 "아내가 결혼했다" 지만 그 남자 주인공의 상황에서 내가 분노를 삭이며 같이 결혼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혼란을 느꼈죠...) 그나저나, 책 제목은 명작 코너를 지나치며 자주 봤던 것 같은데 책 내용을 소개받은 것은 처음이네요. "달의 6펜스"라... 제목만 봐서는 무슨 내용인지 추리할 수 없는 상징적인 제목입니다. 90년대 초반 서양 작가들은, 참 책 제목을 짖궂게 지었던 것 같아요. "호밀밭의 파수꾼"이란 책 제목은 "메밀꽃 필 무렵"같은 느낌인데, 내용은 아주 엉뚱하죠. :-) 전반적으로 "그리스인 조르바"랑 비슷한 주제의 책 같네요 (이 책도 전반부만 읽다가 잠시 놓은 상태인데) 저 같은 경우는 예술을 하겠다는 악마적인 열정을, 다행히 사춘기 때 다 풀어서. 지금은 가끔씩 밀려드는 "악마적인 지름신"을 제외하고는, 큰 위기 없이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바쁜 일이 좀 지나가면, 그리스인 조르바와 함께 찬찬히 읽어보고 싶네요.
15/11/11 06:38
이경우는 좀 극단적인 경우고 사실 강도를 좀 약하게해서 일탈 비슷하게 하는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치관"입니다. 위 소설의 "나"라는 보통 사람이 갖을 만한 가치관이 아니고 나와 스트릭랜드 중간쯤 되는 조금 다른 가치관이면 가능합니다. 사실 비슷한 글을 어제 하나 썼는데, 제 이야기라 올릴까말까 하고 있습니다.
15/11/11 11:26
스트릭랜드의 예시에서 '미안해 여보.. 나 그림이 너무 그리고 싶어' 라면서 양해를 구하는 정도만 타협을 봐도 한결 현실적일텐데요 흐 소설이라고 너무 극단적으로 표현하거 같습니다
15/11/11 12:25
글세말이예요. 나 그림그리고 싶어 그렇게 한번 해보았으면 좋겠네요. 부인도 남편이 그림잘 그리는지 아니까 형편이 허락하는대로 좋은 결과가 있을텐데.
15/11/11 07:33
중년 아재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저는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란 책을 읽고 후에 '달과 6펜스'를 읽었는데, 당시 제게 큰 감동을 줬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아재가 되어서 최소한의 꿈, 혹은 자존심만 남겨두고 하루하루 살고 있지만요. 고등학교 때, 책을 읽으면서는 후에 저도 언젠가 저런 삶을 살아야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가족이 있는 아재가 된 지금은 그냥 그 시절이 그립네요.
15/11/11 07:49
저런 완전한 일탈은 좀 위험하고 작은 일탈을 시도해 보시지요.
저도 아젠데 전부터 하고 싶은 것 짬내서 하고 있습니다. 삶이 확 달라졌어요. 뭐 달라졌어도 집사람하고 늘 토닥대고 아이들 그렇고 하지만... 또 매일 출근해야하고 등등
15/11/11 10:30
제임스조이스는 피네간의 경야 첫 페이지 보고 '이건 언어가 아니구나'라고 생각해서 거들떠도 안보다가 우연히 더블린 사람들을 읽고 '어? 읽을수 있는 책이네?'하고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크 젊은예술가의초상도 '읽을수만'있으면 만족할거 같습니다 크
15/11/11 20:18
저도 젊은 예술가의 초상 읽고는, 율리시즈로 갔다가... 아, 이건 아니구나 싶더라구요. 피네간의 경야, 율리시즈는 아마 평생 읽지 못 할 듯 합니다, 크크.
15/11/11 11:22
"나는 그림을 그려야만 한다고 했잖소. 나도 내 자신을 어찌할 수가 없단 말이오. 사람이 물에 빠지면 수영을 잘하고 못하고가 무슨 상관이겠소. 어떻게든 물에서 나와야지 그렇지 못하면 빠져 죽고 말거요."
이 부분이 아주 정확한 묘사라고 느껴지네요. 아주 정확합니다... "당신은 <자신의 모든 행동이 보편적 법칙으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행동하라>라는 격언을 믿지 않으십니까?" "정말 개 풀 뜯어먹는 소리군." 이 말에 푸하하 하고 웃었습니다. 지난번 백야 글이 인상적이라 이번에도 읽게 되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15/11/12 01:45
제 아이디가 미남주인으로 바뀐 걸 깜빡하고, 반가운 맘에 댓글을 쓰다가 지웠네요. ^^;;
꽤 오래도록 여기저기서(피지알에서도 스트릭랜드로 한동안 있었어요. 그래서 회원 정보에도 스트릭랜드에서 전 닉네임으로 돌아간다고 올려져 있고요. ) 스트릭랜드라는 닉넴을 썼었는데 제가 꿈꾸는 삶과 닮아 있어서 가장 애정이 많이 가는 캐릭터예요. 전 인간의 굴레 덕분에 서머셋 몸을 알게 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달과 6펜스를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작품이 얼마 없어서 안타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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